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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머리에
옮긴이의 글 추천의 글 1 역사와 글쓰기가 만나다 2 질문하고 추론하고 비판하며 사유하다 3 글쓰기 1단계, 정보 수집하기 4 글쓰기 2단계, 메모와 초고의 작성 5 글쓰기 3단계, 글쓰기의 구체적 기술들 6 글쓰기 4단계, 자료 표기법 부록 본문의 주 참고문헌 찾아보기 |
Richard Marius
남상일(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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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을 재구성하는 역사 글쓰기의 모든 것
최근 몇 년간 팩션, 사극 등 ‘역사’를 소재로 한 다양한 서술 방식이 사회 전반에 걸쳐 이슈가 되고 있다. 더불어 역사학계 내에서도 상아탑 안의 독자만을 대상으로 한 글쓰기에서 벗어나 대중과 소통하는 ‘역사 글쓰기’에 대한 고민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역사’를 대상으로 한 ‘글쓰기’, 즉 ‘사실에 기초해 과거를 재구성하는 역사 글쓰기’는 어떻게 이루어져야 할까? 시중에는 ‘글쓰기’ 관련한 도서들이 넘쳐나지만 정작 ‘역사’라는 소통 방식에 집중한 글쓰기를 본격적으로 다룬 책은 거의 없다. 그 빈자리를 채우는 책이 이번에 출간되었다. 바로 『역사 글쓰기, 어떻게 할 것인가(A Short Guide To Writing About History)』이다. 이 책은 영미권에서 가장 널리, 오랫동안 읽힌 역사 글쓰기 책으로, 1989년 초판 발행 이후 최근 개정 7판까지 이어지면서 꾸준히 사랑을 받아오고 있다. 역사에 질문을 던지고 주제를 정하고 정보를 수집하고 견해를 다듬어 메모와 초고를 거쳐 최종 글로 표현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글쓴이가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내용들을 빠짐없이 다루며, 어휘 선택과 구두점 방식, 주와 참고문헌을 정리하는 세부 지침(역사 글쓰기를 위한 지침)을 꼼꼼하게 다루고 있다. 특히 이번 개정 7판에는 컴퓨터와 인터넷을 역사 글쓰기의 필수 부분으로 포함시켜서 이를 이용한 조사를 할 때의 유의사항을 추가함으로써 급속히 진화하는 최근의 전자매체 환경에 맞게 보완된 점이 돋보인다. 더불어 부록으로 실린 학생이 직접 쓴 논문 평가와 서평 글쓰기 지도 또한 매력적인 역사 글쓰기를 하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유용한 팁을 제공한다. 그러나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글쓰기 매뉴얼의 꼼꼼함에만 있지 않다. 이 책은 역사 글쓰기를 하기 위해 필요한 ‘특별한 사유 방식’을 함께 다룬다는 점에서 기존 글쓰기 책과는 다른 위치를 점한다. 역사 글쓰기의 핵심은 곧 역사가의 ‘과거에 관한 생각’을 드러내는 것인 동시에 과거의 이야기를 지금의 독자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말하려는 노력에 다름 아니다. 따라서 이 책은 ‘질문하고 추론하고 비판하며 사유하는’ 역사 연구 방법을 중요하게 다룸으로써 “역사 이해와 역사 서술의 결합이라는 독특한 목표를 잘 소화”하고 있다. 마리우스(그는 1999년에 세상을 떠났다)와 페이지 두 역사학자는 학생들에게 내준 역사 글쓰기 과제를 통해 이들이 어떻게 역사를 글로 재구성함으로써 사유를 발전시키는지를 꼼꼼하게 살피면서, 그 과정에서 주의할 점을 세밀히 들려준다. 행간마다 실제 경험과 역사적 사건을 적절히 배치함으로써 매뉴얼 이상의 매뉴얼 역할을 한다. 이 책은 역사를 읽고, 쓰고, 사유하는 모든 이들이 곁에 두면서 참고해야 할 필독서로서, 특히 역사의 초입에 들어선 이들에게는 글쓰기를 통해 ‘역사가처럼 읽고 생각하는 방법’을 알려줄 것이고, 역사의 한복판에 서 있는 이들에게는 ‘역사가로서 글을 쓰는 행위’가 어떤 의미인지 고민하게 할 것이다. 초판이 발간된 이래 수많은 대학생들이 역사 글쓰기에 이 책을 이용했다. 나는 늘 역사가들이 어떻게 과거를 연구하고 글을 쓰는지 학생들이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에 관해 이 책의 공동 저자인 리처드 A. 마리우스가 한 말을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 (중략) 제3판의 서문에서 그는 이렇게 썼다. 내 강의를 듣는 학생들은 대부분 역사란 인명과 지명, 연대를 잘 외우는 것에 불과하며, 시험 문제도 그런 것들이 출제된다고 생각한다. 리포트도 도서관에 가서 백과사전을 찾아 읽고 주제에 관해 아는 바를 기록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스스로 사실에 관해 사고할 줄 알아야 한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다. …… 내가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싶은 것은 그와 다르다. 역사를 구성하는 일차 자료를 연구해 그 의미를 밝히고 그것에 관해 이야기를 만들어야 역사를 흥미롭게 공부할 수 있다. …… 내가 학생들에게 역사 글쓰기를 가르치는 목적은 누구나 스스로 생각하고 그 생각을 이용해 여러 가지 주제에 관한 재미있고 독창적인 글을 쓸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려는 데 있다. ― '책머리에' 중에서(5~6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