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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1부 | 누가 뭐래도 빛이브와 이브의 이브신세기공룡생활지침서하이웨이Chodanpyeonsoseol나이롱지속 가능한 디지털 시대의 천사오토 캐드 바로크가상 터널생일은 매일 있고자연사박물관디오라마환상특급2부 | 네게 남은 사랑이 얼마나 있어?나쁜 설탕과 파이프오르간드라마투르기연체엠마와 버려진 애인사랑을 건강히대제전, 그리고 매미떼의 죽음나 없이세한도욕조를 부정하며 여름 나기Linked Contemporary Lovers클레멘타인부는 바람 이기기3부 | 나중에 또 초면인 것처럼레디메이드노상관찰학의 실제반달리즘mortar망고를 아세요?초행길에서 만난 초월자한끼랜드마크1541그런 것은 아름다운 셈법이 아니다human being루비 썸머의 실종4부 | 우리 다음의 우리는 또 없을 거니까소녀 … 신세기푸른배영원살아 있다는 감각인챈트가드닝Girlish라디에이터를 긍정하며 겨울 나기보편적 대도(大盜)video essay-간신히 입 열기의 방식으로죽지 않고 계속 살아가기시네마토그래피홈타운 오브 뉴 에라발문 | 편지의 아름다운 힘은 편지를 보내지 않을 때 나온다 | 문보영(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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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와 만화적 상상력으로 가득한새로운 장르의 등장발문을 쓴 시인 문보영은 이 시집을 “보내지 않은 편지 다발”로 인식한다. “윤다미의 시는 ‘함께 있음’이 아니라 ‘엇갈린 상태에서의 접속’을 통해 관계를 형성하며, 이것은 편지의 본질이자 ‘도킹’이 뜻하는 바이기도 하다. 사랑은 둘이 하나가 되는 것이 아니라, 일시적 접속, 연결 방식이다.”(「발문」) 이러한 엇갈림의 미학을 가장 잘 보여주는 시가 「소녀 … 신세기」이다. 21세기에서는 오류로 치부되는 ‘22세기의 윤다미’가 ‘21세기의 윤다미’를 행복하게 해주려고 위험을 무릅쓰고 찾아온다는 이야기이다. 이대로 영원히 함께할 수 없기에 서로의 몸에 흔적을 남김으로써 서로를 기억하겠다는 시구는 도킹이 선사하는 강렬한 사랑의 순간을 보여준다. 도킹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이처럼 어긋남이 전제되어야 한다. 서로 떨어져 있고 어긋나 있어야만 비로소 연결할 필요를 느끼고, 마침내 도킹을 향해 움직이기 때문이다. 시집 속 화자들은 가상의 세계를 부지런히 설계하고, 그 속에서 ‘나’와 연결될 ‘너’를 향해 움직인다. Docking point 1: 신세기 부트캠프무너지는 문장들 사이에서세계를 시작하는 법이 시집에는 ‘창조’와 ‘구축’에 관한 내용이 두드러지게 등장한다. 시 쓰기를 건축에 비유한다면, 시를 짓는 시인은 건축가, 조금 더 거창하게 말하면 세계의 창조주가 된다. 그러나 이 시집에서 세계를 건축하는 일은 화려한 마법 같은 게 아니다. 얇은 다리로 지탱하지 못해 문장이 속절없이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해 미장부터 배우고 싶다고 고백하는 서투른 창조주의 노동(「mortar」)이다. 아담의 갈비뼈를 훔쳐 고가도로를 세워도 좁은 이 차선 도로는 꽉 막혀 있고, 기하학을 배워 폐건물을 부술지언정 구원은 쉽게 도래하지 않는다(「하이웨이」). 여기에 천사들의 파업 선언에 맞서 컴퓨터 학원의 광고를 보며 비장하게 “Hello World”를 입력하는 창조주(「지속 가능한 디지털 시대의 천사」)의 고군분투가 더해진다. 하지만 꼬박 보름 밤낮을 새워 코딩한 끝에 마주한 피조물은 “저는 아직 아무것도 모릅니다”라며 오류를 뱉어내고, 창조주는 “천지장조도 부트캠프가 있었더라면”이라는 파격적인 위트를 던진다. 이처럼 윤다미가 그리는 ‘신세기’는 완벽하게 군림하기보다는 끊임없이 짓고 허무는 서투른 창조주들의 세계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신세기 디오라마 위에서 윤다미식 사랑이 펼쳐진다. “선생님께선 제게 책임질 수 없는 커다란 말을 시에 쓰지 말라고 하셨는데, 그렇게 따지면 하나하나 전부 큰 말들이었기 때문에 쓸 수 있는 말이 없었습니다. 개미, 먼지, 동전. 그런 것조차도 저의 시는 다리가 너무 얇아서 지탱을 못 하고, 그래서 문장은 속절없이 무너지고…… 그래서 미장부터 배우고 싶었나봅니다. 건축을 잘하고 싶어요. 집을 하나 세울 때까지. 그것이 미니어처라고 해도.”_「mortar」 부분 Docking point 2: “결국 사랑 사랑 사랑”완벽히 닮지 못해도기어이 연결되기를 선택하는 마음윤다미가 구축한 신세기 디오라마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인간의 유약한 사랑이다. 광활하고 막막한 우주 공간에서 조난당한 우주인처럼 시적 화자들은 각자의 궤도를 돌며 서로에게 접속할 타이밍을 살핀다. 이들은 서로에게 도킹하기를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사랑을 좇는다. 머리카락을 팔고 머리끈을 받는 지독한 궁핍함 속에서 “마음만으로 마음을 사기에도 마음이 너무 비쌌다”고 말하면서도(「그런 것은 아름다운 셈법이 아니다」), 네게서 받은 편지가 우리를 지키지는 못해도 “상하지 않게 할 수”는 있다며 품에 넣는 다정함(「가드닝」)이 그 증거이다. 윤다미 시의 사랑은 결코 영원이나 안주를 약속하지 않는다. 도킹이 언젠가 찾아올 언도킹(undocking)을 전제하듯, 사랑은 여름이 오면 녹아 사라질 눈사람을 기꺼이 낳아 기르고 독립시키는(「라디에이터를 긍정하며 겨울 나기」) 이별 예행연습과 닮아 있다. 배꼽을 이식받으면서까지 ‘너’와 닮은 존재가 되고 싶어 하지만 결국 완벽히 ‘너’처럼 되지 못하는 필연적인 실패를 겪기도 한다.(「human being」) 그러나 화자들은 합일에 실패한 자리에서 좌절하는 대신, 연결되기를 바라며 서로에게 가닿으려 한다. 그리하여 윤다미의 시는 엇갈림 속에서도 끝내 ‘사랑’으로 귀결되는 신세기의 기묘한 멜로드라마가 된다. 네가 눈사람을 낳아 기르자고 했다 지금 낳아 여름이 오기 전까지만 기르고 다음 겨울이 왔을 때 또 낳자고 나는 그렇게 계속 헤어져야 하는 이유를 아직 묻지 못했는데너는 이미 빨간 손으로 눈사람을 낳고 있었다 (…) 창밖에는 네가 키워낸 눈사람이더 많은 눈보라가 치는 곳으로 떠날 준비를 하는 모습이 보였다침착하게 걷고 싶은 마음 하나만은 제대로 물려준 것 같지_「라디에이터를 긍정하며 겨울 나기」 부분*시인의 말나를 거기에 두고 왔으니22세기에서 다시 만나자 2026년, 윤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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