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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1. 패러디, 온고지신으로 거듭나는 예술의 생명력 피오트르 우클란스키 ㅣ 무섭니? 야하니? 샐리 만 ㅣ 소녀와 사슴이 만난 건데, 뭐가 이상하다고 난리람? 마크 퀸 ㅣ 팔 없고 다리 짧은 임산부 조각의 소박한 승리 존 나바 ㅣ 2005년 부활한 마네의 바텐더 모리무라 야스마사 ㅣ 엄숙주의는 가라! 카메라 스쿠라 & 쿤스트 푸 ㅣ 21세기의 구세주는 무엇으로 버틸까? 샘 테일러우드 ㅣ 350년을 건너뛰어도 변치 않는 진실! 훔쳐보고 싶은 그녀의 사생활 김학량 ㅣ 추사 선생이 허허 웃겠는 걸 멜 레이모스 ㅣ 단도직입적으로 누드의 본질을 말하다 마르코스 로페즈 ㅣ 최후의 그날까지 먹고 또 마신다 임택 ㅣ 겸재의 후예와 조립식 진경 산수 리우 진 ㅣ 1968년을 울린 한 발의 총성, 30년 후 다시 발사되다 2. 아름다운 예술에 도전하는 사회 비판적인 예술 제이크 & 디노스 채프먼 ㅣ 세계화에 휩쓸린 아프리카의 초상 옥정호 ㅣ 예식장, 현실과 동화 사이 고트프리트 헬른바인 ㅣ 미국적인, 너무나 미국적인 조나단 반브룩 ㅣ 두 개의 바코드와 9ㆍ11의 단순한 진리 노상균 ㅣ 종교와 예술은 닮은꼴 : 우상을 통해 감동에 이르다 데미언 허스트 ㅣ 포스트모던 시대의 인체상이냐? 혹은 표절이 남긴 상처냐? 덴묘야 히사시 ㅣ 정치, 예술로 들어가다 조습 ㅣ 2002년, 1987년 시가전을 떠올리다 송상희 ㅣ 여자답게 앉아야지? 김상길 ㅣ 웃어야 할까? 최정현 ㅣ 우리 몸의 8할은, 컴퓨터 자판이다 박불똥 ㅣ 콜라 마시고 빈 병은 뒀다 뭐해? 최진기 ㅣ 벤츠의 야심찬 신형 모델은 티코? 박정연 ㅣ 색채의 마술사와 애국심의 현란한 만남 3. 거품을 허무는 경량화된 예술의 등장 이동욱 ㅣ 츄파춥스를 둘러싼 엽기 혹은 진실 : 참수와 막대사탕 함연주 ㅣ 거미 여인의 편집증 : 미물에게 따스한 시선을 앤디 골즈워시 ㅣ 빗속 내 그림자 최소영 ㅣ 청바지 유미주의의 유서 깊은 역사 더그 피시본 ㅣ 일단 먹고 들어가는 예술 팀 노블 & 수 웹스터 ㅣ 마우스 커플의 순간적 사랑, 조명과 함께 사라지다 박이소 ㅣ 점 하나에 '님'도 '남' 이더니 서도호 ㅣ 이역만리의 향수와 기거할 수 없는 집의 탄생 김영진 ㅣ 외눈 거인을 위한 배려 브라이언 융엔 ㅣ 예술이란 일종의 용도 변경이다 데미안 오르테가 ㅣ 폭스바겐의 아이러니, 예술의 아이러니 홍명섭 ㅣ 세상에서 가장 저렴하고 가벼운 미학 : 물과 함께 씻겨갈 예술의 운명 한수정 ㅣ 문인가 문이 아닌가 알랭 드클레르 ㅣ 초간편 행위 예술의 모범 사례 안규철 ㅣ 각목 거미줄이 동여맨 현대인의 삶 4. 미술관을 등지고, 부피와 충격으로 승부 건 '옥외' 예술 스탠 허드 ㅣ 20만 평 도화지에 트랙터를 붓 삼아 론 뮤엑 ㅣ 소년은 왜 저리도 커야만 했을까? 이자 겐츠켄 ㅣ 花! 이승택 ㅣ 바닥에 내려앉은 용의 꼬리를 보라 마야 린 ㅣ 들판이 왜 저러지? 미셀 엘름그린 & 잉가 드락셋 ㅣ 19세기를 뚫고 나온 21세기 사건 노먼 포스터 ㅣ 도심 속의 거대한 오이 최정화 ㅣ 용서되는 거짓말, 샐러드바를 위한 나무 한 그루 마우리치오 카텔란 ㅣ 경악의 카타르시스 : 금기를 재현할 때 생기는 해프닝 5. 장르 간 교차와 미디어 친화적 미술의 탄생 손동현 ㅣ 골룸은 동양화에도 나오더라 이형구 ㅣ 미국 남서부를 가로질러 한반도에 이른 추격전의 명수들 조정화 ㅣ 좌대의 주인이 바뀐 세상에 내리는 Rain 아이다 마코토 ㅣ 뒤통수가 있는 풍경 : 논길과 소녀의 '대칭' 미학 정양희 ㅣ 구체관절 미소녀의 환생 신화 무라카미 다카시 ㅣ 일본적인, '누가 봐도' 일본적인 미술의 탄생 권재홍 ㅣ 만화, 영화, 프라모델, 설치... 장르 복합체의 결정판과 Made in Comix 질 바비에 ㅣ 영웅은 어떻게 늙는가 재닛 P. 슬로언 ㅣ 사진이 아닙니다 박주욱 ㅣ 뒤집었더니... 론 켄트 ㅣ 먹고산다는 것의 누추함 권오상 ㅣ 꽈당~ 미끄러지는 찰나의 깨달음, "위기가 곧 기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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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알고 보면 별거 아니다?!
"현대 미술에 대한 일반인의 경직된 인식에 참신한 자극을 주고 싶었다"는 필자의 말에서 알 수 있듯 이 책은 이미 검증된 거장들에 대한 일방적인 찬양보다는 젊은 미술가들의 참신한 창의력과 아이디어에 초점을 맞췄다. 예술가와 작품에 대해 일반 대중이 품고 있는 필요 이상의 경외심에 경종을 울리고, 거장들에게 바쳐진 헌사 때문에 주눅부터 들어 제대로 볼 기회조차 갖지 못했던 작품들을 객관적으로 그리고 조금은 냉담하게 바라보는 작품 읽기를 제시한다. 독자들은 이를 통해 생소한 현대 미술을, 먼 곳이 아닌 내 발치의 그것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처럼 모호함, 난해함으로 대중의 관심에서 더욱 멀어진 현대 미술을 쉽고 재기발랄하게 풀어낸 저자의 미술 보기는 미술 문외한들이 어떻게 미술을 즐길 수 있는지 길잡이 노릇을 해준다. 예컨대, 하늘의 북두칠성을 바라보며 박이소의 <북두팔성>을 풀이하고, 외눈 거인을 위해 외눈 안경을 만든 김영진의 <싸이클롭스>를 보며 소외받은 상상력을 격려하는 반이정의 해설은 현대 미술이 미술 전공자들만의 전유물이 아닌 그 누구나 공유할 수 있는 표현의 수단이며 상상력의 나래가 될 수 있음을 역설한다. 한편 미술 에세이를 표방하는 쉽고 재미있는 일상 언어를 구사하면서도 그 깊이가 떨어지지 않는 것은 이 책이 저자의 신변잡기나 주관적인 감상의 나열보다는 미술 작품 그 자체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도는 미술을 통해 사회와 현실을 보며 작품 그 자체의 의미를 찾는 미술 읽기의 새로운 표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이 책은 큐레이터나 작가가 아닌 전업 미술 비평가가 미술에 거리감을 느끼는 일반인을 염두에 두고 쓴 본격적인 미술 에세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만하다. 현대 미술은 피카소, 뒤샹, 워홀 이후 어떻게 되었을까? 명쾌한 그 남자 반이정이 바라보는 현대 미술의 특징은 크게 5가지로 구분된다. 첫째. 패러디, 온고지신으로 거듭나는 예술의 생명력 유명한 시(詩)의 양식을 그대로 모방해 해당 시를 조롱하는 고대 그리스 문학 기법인 패러디는 현대 예술에서도 빠질 수 없는 중요한 기법이다. 예술가는 패러디를 통해 선배 예술가의 공적에 대한 단순한 오마주를 넘어 그들이 안주하고 있는 미학적 해이함에 대한 비판과 전복까지 담아낸다.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을 패러디한 마르코스 로페즈의 <멘디오라차에서의 불고기 파티>는 예수와 12사도 대신 웃통을 벗고 바비큐를 뜯는 남미 사내들을 등장시켜 정형화된 도상을 살짝 비트는 패러디의 진수를 보여준다. 둘째. 아름다운 예술에 도전하는 사회 비판적인 예술 자유의 여신상 복장을 한 부시 대통령이 피칠갑을 한 빈 라덴을 짓누르는 덴묘야 히사시의 <부시 대 빈 라덴>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사회적 갈등에 대한 작가의 입장 표명이다. '미술=아름다움'이라는 대중들의 획일화된 인식에 반기를 들며, 시사성을 배신하지 않는 이러한 시도는 아름답진 않을지라도 존재 가치는 충분하다. 셋째. 거품을 허무는 경량화된 예술의 등장 가볍거나 일상적인 재료 혹은 1회성 재료를 사용한 작업을 통해 미술 작품이 어깨에 힘을 잔뜩 줬던 지난날의 위세를 과감히 포기하는 현장을 살펴보자. 뉴욕 센트럴파크에서 가랑비를 맞으며 땅에 몸도장을 찍은 앤디 골즈워시의 행위 예술은 물리적인 형체가 아니라 미학적 충격 그 자체에서 예술의 존재 가치를 찾는다. 더 이상 물리적으로 존재하지 않을지라도 우리의 기억 속에 잊혀지지 않는 감동을 선사한 작품은 미술의 존재 의의를 되짚어 보게 하는 것이다. 넷째. 미술관을 등지고 부피와 충격으로 승부 건 '옥외' 예술 사면이 흰색인 전시실에 미술품을 주제별로 분류하여 진열하는 한계에서 벗어나기 위해 미술관에서 탈주해 거리로 나온 미술품은 그 커진 부피만큼이나 상상력도 한없이 키워나간다. 딸기, 포도, 바나나 등 상이한 분류 체계의 과일과 채소가 한 나무에 달려 있는 최정화의 <과일나무>가 도심에 우뚝 솟았다. 2006년 일본 교과서에 수록될 예정인 이 작품은 그 크기와 기발함으로 공공 미술의 새로운 한 획을 그었다. 다섯째. 장르간 교차와 미디어 친화적 미술의 탄생 전통적인 제작 방법에서 벗어나거나 또는 친숙한 이미지를 화폭에 옮겨 오는 현대 미술의 양상은 팝 아트에 성공적으로 도입된 이후, 하나의 주류를 형성했다. 물론 선택된 소수를 위한 순수 예술과 대중 예술 사이의 구분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서로가 서로의 자양분이 됨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양로원으로, 동양화 속으로 헐리우드 슈퍼 영웅들을 들여온 질 바비에나 손동현의 작품은 순수 예술과 대중 예술의 구분에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진다. 엄숙주의는 가라! 시원시원하게 배열된 그림과 읽기 쉬운 글을 따라 술술 넘어가는 책장은 이 책 최대의 장점이다. 시각적 만족을 주는 작품과 현대 미술의 거품을 빼는 재미있는 해설을 따라 한 장 한 장 넘기다보면 현대 미술은 더 이상 그들만의 잔치가 아니다. 미술, 뭐가 그렇게 어렵다고 난리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