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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rcey B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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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경찰은 오래도록 눈빛을 교환했다. 경찰학교에서 언제나 남편이 첫 번째 용의자라는 이론을 배웠겠지. 하지만 아내가 실종될 당시 남편이 대서양 건너편에 있었을 경우 수사 방향을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 가르쳐 주는 수업은 빼먹었나 보다.
“2~3일 더 지켜보죠.” 경사가 말했다. “잠깐 머리를 식히고 싶었을 수도 있으니까요. 자기만의 휴가를 갖고 싶어 하는 엄마들이 많아요.” “경찰관님은 이해 못 하세요. 에밀리는 아들을 저에게 맡기고 갔다고요! 이런 식으로 말없이 아이를 두고 떠나서 전화도 안 하고 연락을 끊었던 적은 한 번도 없어요.” 내가 말했다. “다른 이유들이 있겠죠. 저도 아이가 셋이니 믿어 주세요. 저도 며칠 휴가 내서 고급 스파에 묵으면서 나만의 휴식 시간을 갖고 싶다는 로망을 꿈꿉니다.” 블랑코 경찰관이 말했다. 나는 잠깐 말을 멈추고, 내 블로그를 생각하며 엄마들이 그 말을 얼마나 자주 했는지 떠올렸다. 하지만 에밀리는 그런 엄마가 아니었다. 뭔가 심각하게 잘못되었다는 것을 어떻게 이해시킬 수 있을까? 한편 경찰들은 숀에게 다른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연락을 해 보았는지 묻고 있었다. “제가 친구인데요. 저랑 제일 친해요. 아마 무슨 일이 있었으면 나한테 먼저 말할…….” 몰로이 경사는 내 말을 막았다. “가족은요? 가까운 친척은 없습니까?” “아내의 어머니가 디트로이트에 삽니다. 하지만 거기 갔을 리가 없어요. 에밀리는 엄마와 몇 년째 소원한 사이입니다.” 충격이었다. 에밀리는 자기와 엄마가 서로 아끼는 모녀 사이라고 믿게 했었다. 내가 부모님 모두 돌아가셨다고 했을 때 매우 안쓰럽게 여기기도 했다. --- p.60~61 잠시 기절을 했었던 것 같다. 그다음 장면은 내가 화장실 바닥에 앉아 있었다는 거다. 아마도 넘어지면서 세면대 한쪽에 머리를 부딪친 것 같았다. 피를 멈추려고 수건을 이마에 눌렀다. 침실에서 마일스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마일스가 얼굴 위로 피가 흐르는 나를 보자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나는 생각했다. 그래, 울어야지. 울어도 돼. 우리 착한 아기. 당연히 무서울 거야. 너희 엄마는 괴물이니까. --- p.154 스테파니는 말했다.“다른 사람한테는 한 번도 하지 못한 이야기인데 너에게는 하고 싶어.” 스테파니는 항상 그런 식으로 대화를 시작했다. 어떤 이야기들은 상당히 세기도 했고, 다른 이른바 ‘비밀’들은 너무 시시해서 듣자마자 잊었다. 마일스와 니키가 탄 작은 잠수함이 우리를 지나쳤다. 그들은 웃으며 손을 흔들었고 우리도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나는 히치콕 영화의 장면을 떠올리고 있었다. 회전목마는 점점 빨라지고 점점 통제를 벗어나서 팔리 그레인저와 로버트 워커는 죽기 직전까지 간다. 그 기구를 멈출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회전목마 밑으로 기어 들어가는 작은 노인이다. 그 사람이 위험에 처한 모습을 보는 것이 회전목마가 도는 것보다 더 기괴하고 서스펜스가 넘쳤다. 마일스와 니키의 놀이기구가 미친 듯 돌아가게 되면 우리는 어떻게 할까? 누가 그 회전목마 밑으로 기어 들어가 우리 아이들을 구할까? 티켓을 확인하는 아르바이트생은 핸드폰 문자를 보내고 있다. 그렇게 할 사람은 스테파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스스로에게 상기시켰다. 너는 에밀리야. 스테파니가 아니야. 나는 돌아서 스테파니 옆에 바짝 붙고는, 이런 일이 일어날 경우를 대비해 주머니에 넣고 다녔던 작은 최신형 녹음기를 눌렀다. --- p.251~252 레스토랑에 앉아 내 쪽으로 걸어오는 그녀를 보는 순간, 내가 살아 있는 한 다른 사람을 이처럼 사랑할 수 없음을 알았다. 그녀는 너무나 영특하고, 너무나 맵시 있고, 너무 우아하다. 모두가 고개를 돌려 그녀를 쳐다본다. 그녀에게는 그런 특유의 에너지가 있다. 그녀가 공간에 들어오는 순간 공기 속의 무언가가 바뀐다. 혼자 있어도 그렇고, 그녀의 곁에 있는 행운의 남자까지도 그 시선을 받는다. 반면에 스테파니가 혼자 들어온다면 아마도 그녀는 약속에 늦거나 주차할 곳을 못 찾고 헤매는 비실비실한 남자와 같이 왔겠거니하게 된다. 어쩌면 곧 그녀를 바람맞힐 상대를 기다리는 것이려니 싶을지도 모른다. 스테파니 생각은 하고 싶지 않았다. 내가 지금 절대 생각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스테파니였다. --- p.3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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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탁 하나만 들어줄래?”
모든 것은 이 한마디에서 시작되었다! 스테파니는 코네티컷 교외에서 다섯 살 아들 마일스를 키우는 일상을 블로그에 올리며, 전업주부이자 파워블로거로 살아가고 있다. 어느 날 교통사고로 남편과 남동생을 한꺼번에 잃고 싱글맘이 된 그녀의 낙은 수많은 동료 엄마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과 최근에 새로 사귀게 된 친구 에밀리와의 우정이다. 아들 마일스의 단짝 친구 니키의 엄마라는 인연으로 친해진 에밀리는, 스테파니가 보기에 ‘같은 엄마’이기 이전에 그녀가 동경하는 모든 것을 가진 완벽한 친구다. 변변치 않은 일을 하다 그만두고 주부로 살고 있는 자신과 달리 유명 디자인 회사에서 홍보부장으로 근무하면서, 여전히 예쁘고 날씬한 몸매에 값비싼 디자이너 의상을 걸치고 맨해튼으로 출근하는 에밀리를 보고 부럽지 않다면 거짓말일 테다. 거기에 잘생기고 돈도 잘 버는 남편과 고급스러운 저택에서 우아하게 살면서 아들 니키도 알뜰하게 챙기니, 그야말로 옆에서 보는 에밀리의 삶은 너무도 완벽해 보였다. 그런데 그 에밀리가 어느 날, 거짓말처럼 사라져 버린다. 스테파니에게 자신이 퇴근할 때까지 몇 시간 동안만 아들 니키를 봐 달라고 부탁한 것이 그녀의 마지막 말이 되었다. 에밀리는 대체 어디로, 왜, 어떻게 사라진 것일까? 얼떨결에 에밀리의 아들 니키를 맡아 돌보면서 스테파니는 에밀리가 사라지게 된 과정을 추적해 보기로 하고, 이를 블로그에 써 나간다. 에밀리의 남편 숀과 처음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그녀의 가정에 깊숙이 들어가면서 스테파니는 점차 자신이 몰랐던 에밀리의 놀라운 모습들을 보고 혼란에 빠진다. 대체 이 집에서 에밀리에게, 숀에게, 스테파니 자신에게 무슨 일들이 일어났고 또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부탁 하나만 들어줘』는 스테파니, 에밀리, 숀이 1인칭 시점으로 풀어 놓는 이야기들이 교차되며 소설이 진행된다. 동일한 사건을 바라보는 세 사람의 서로 다른 시각이 맞물리며, 이야기는 독자들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여기에 소설 속에서 스테파니가 쓰는 블로그의 글들이 삽입되면서 세 사람을 둘러싼 사건과 복잡한 심리들이 다채롭게 얽히고설키는 세계 한복판으로 독자들을 단숨에 몰아넣고, “부탁 하나만 들어 달라”는 말은 책장을 넘기면 넘길수록 점점 감당하기 어려운 한마디가 된다. 예상 가능한 도메스틱 스릴러의 전개 방식을 충실히 따르면서도 끝까지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게 하는, 시종일관 긴장감을 놓지 않고 이야기를 차곡차곡 쌓아 나가는 신예 작가의 놀라운 역량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그리고 아마도 독자들은 책을 덮으며 주변을 돌아보게 될 것이다. 나 자신 혹은 내 주변에서 현실 속 또 다른 스테파니, 에밀리, 숀을 발견하고 일상적인 관계에 스며든 균열을 깨닫는 순간 느껴지는 서늘한 스릴은 이 책이 선사하는 또 하나의 재미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