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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코드 레드(Code Red) Chapter 1 샘 올트먼(Sam Altman) — 속도의 화신: AGI 경주의 선두 주자 Chapter 2 젠슨 황(Jensen Huang) — 가죽 재킷의 황제: AI 시대의 엔진룸을 만든 사나이 Chapter 3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 — 오픈 소스의 반란군: 메타버스의 폐허에서 AI 제국을 세운 황제 Chapter 4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 — 잃어버린 영혼을 재발견한 군주: 클라우드 제국의 두 번째 전성기 Chapter 5 순다르 피차이(Sundar Pichai) — 조용한 각성: 코드 레드를 깨부순 테크 관료의 반격 Chapter 6 그렉 브록먼(Greg Brockman) — 오픈AI의 심장: 비전 뒤에서 코드를 짜는 사나이 Chapter 7 마크 앤드리슨(Marc Andreessen) — 브라우저에서 이데올로기로 Chapter 8 손정의(Masayoshi Son) — “인류를 위해 신(神)을 사겠다” Chapter 9 비노드 코슬라(Vinod Khosla) —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자가 미래를 산다 Chapter 10 리드 호프먼(Reid Hoffman) — 실리콘밸리의 철학자: 연결의 마술사 에필로그 코더에서 정치가로, 수천조 원의 판돈이 만든 신화 참고자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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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델리를 떠나기 전, 한 기자가 올트먼에게 물었다. “당신은 AGI에 도달하기 위해 어떤 희생도 감수할 건가요?” 올트먼은 잠시 침묵했다. 그리고 대답했다.
“나는 안전하게 AGI에 도달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먼저 도달할 것입니다. 그게 우리이길 바랍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적어도 노력하고 있으니까요.” 그 말에는 자신감과 불안이 공존했다. --- p.33 사실 그 가죽 재킷은 아내와 딸이 골라준 옷이었다. 원래 피부가 유독 민감했던 젠슨은 다른 소재의 옷을 입으면 늘 피부 자극에 시달렸는데, 신기하게도 가족이 선물한 이 가죽 재킷만큼은 몸에 착 감기듯 편안했다. 그렇게 우연히 입기 시작한 옷이 편해서 계속 찾다 보니 어느덧 20년째 고집하는 그만의 아이콘이 되어버린 것이다.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젠슨 황이라는 리더의 본질을 가장 잘 보여주는 일화일지도 모른다. 세상은 그의 거대한 비즈니스 전략에 열광하지만, 정작 그를 지탱하는 힘은 이처럼 작고 인간적인 디테일을 한결같이 지켜나가는 일관성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 p.57 2023년 2월, 메타는 첫 번째 대형 언어 모델 ‘라마(LLaMA, Large Language Model Meta AI)’를 발표했다. 원래는 연구용으로만 제한적으로 배포했지만, 며칠 뒤 가중치 파일이 온라인에 통째로 유출되는 뜻밖의 사고가 터졌다. 실리콘밸리가 발칵 뒤집혔지만, 저커버그는 이 위기를 역이용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2023년 7월, 후속작 ‘라마(LLaMA) 2’를 아예 전 세계에 무료 오픈소스로 공개해버린 것이다. 오픈AI의 GPT와 구글의 제미나이(Gemini)가 API 접근 권한을 팔아 장사할 때, 저커버그는 판을 통째로 흔들었다. “오픈소스 AI는 미래의 길입니다(Oen Source AI is the Path Forward).” 그의 선언은 오픈AI와 구글을 향한 거대한 선전포고였다.. --- p.76~77 2026년 2월, 런던에서 열린 ‘마이크로소프트 AI 투어’ 무대에 오른 나델라는 기술의 본질을 흐리는 유행어들을 향해 차가운 경고를 날렸다. “의미 없이 쏟아지는 쓰레기 같은 생성형 콘텐츠, 즉 ‘AI 슬롭(AI Slo)’은 인공지능의 위대한 가능성을 낭비하는 짓입니다.” 나델라는 소모적인 벤치마크 점수 경쟁이나 슬롭 양산 논쟁을 접고, AI를 인간의 두뇌 능력을 확장하는 ‘인지 증폭기(Cognitive Amlifier)’로 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실제 비즈니스 현장에서 어떤 생산성 결과를 내는가만이 유일한 척도라는 뜻이었다. --- p.109 손정의는 “소프트뱅크의 다음 프런티어는 피지컬 AI”라고 선언하며, “ABB 로보틱스와 더불어 초인공지능과 로보틱스를 융합한다는 공동 비전 아래, 세계 최고의 기술과 인재를 한데 결집해 인류를 한 단계 더 진화시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디지털 AI에 사상 최대의 돈을 걸고, 칩 사업에서 엔비디아와 정면으로 맞서며, 산업용 로봇까지 통째로 집어삼키는 전략. 손정의는 지금 소프트웨어에서 하드웨어로, 인터넷에서 물리 세계로, 단순 투자자에서 거대한 생산자로 스스로를 변신시켜가는 중이다. --- p.16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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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만드는 것과 제대로 만드는 것은 같은 일인가”
네 개의 미래를 그린 사람들, 그 두 번째 기록 토대를 놓은 자와 시장을 설계하는 자는 다른 종족이다. 전자가 진리를 향한 호기심으로 움직였다면, 후자는 자본과 시간, 그리고 지배권을 두고 움직인다. ‘코드 레드’가 상징하는 것은 바로 그 시간의 압축이다. 어제까지 학회 발표장에 머물던 아이디어가, 오늘은 수천억 달러의 시가총액과 수억 명의 사용자를 건 전장(戰場)으로 옮겨졌다. 『AI 인물 열전』 시리즈는 AI 시대를 ‘만들고, 키우고, 지키고, 흔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4권에 걸쳐 담아, 독자가 AI의 태동과 성장, 사업과 비전,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새로운 도전을 하나의 흐름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한다. 2권은 그 위에 시장을 세운 열 명의 이야기다. 이들이 그리는 미래의 모습은 서로 충돌한다. 누군가는 폐쇄를, 누군가는 개방을 무기로 삼는다. 누군가는 모델을 만들고, 누군가는 그 모델이 돌아갈 하부구조를 짓는다. 올트먼은 “먼저 도달하는 자가 규칙을 만든다”며 속도를 최우선 가치로 삼고, 젠슨 황은 “많이 살수록 더 이득”이라며 세계에 연산 능력을 팔아치운다. 앤드리슨은 “AI는 세상을 구할 것”이라 외치며 AI의 발전 속도를 늦추는 모든 것을 부정하고, 손정의는 “나는 ASI(초인공지능)를 실현하기 위해 태어났다”며 자신의 인생을 판돈으로 건다. 그러나 이들 모두 AI의 미래를 지금 당장 지어야 한다는 조급함만큼은 놀랍도록 일치한다. 이 책의 매력은 이 열 개의 청사진을 하나로 봉합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올트먼과 앤트로픽(Anthropic)의 다리오 아모데이(Dario Amodei)는 인도 정상회의 무대 위에서 서로를 외면한 채 주먹을 쥐었고, 올트먼과 그렉 브록먼은 2023년 11월 ‘5일간의 전쟁’ 끝에 함께 회사로 돌아왔다. 스승과 제자, 동료와 경쟁자, 후원자와 배신자로 얽힌 이들의 관계는 그 자체로 이 시대의 시장이 던지는 가장 큰 질문—빨리 만드는 것과 제대로 만드는 것은 같은 일인가—을 상징한다. 저자는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는 대신, 어긋나는 열 개의 설계도를 한자리에 펼쳐 독자가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게 한다. 저자 김경달은 오랫동안 미디어와 인터넷 비즈니스, AI의 접점에서 일해 온 전문가답게, 복잡한 산업사와 자본의 흐름을 일반 독자도 쉽게 따라갈 수 있도록 풀었다. 신문 기자와 인터넷 포털의 전략기획을 거쳐 경제미디어 ‘더코어(The Core)’를 이끌고 있는 그는, 열 인물의 인터뷰와 발언, 사업 행보를 촘촘히 교차시키면서도 이야기의 속도를 잃지 않는다. AI 시대를 이해하려면 그 시장을 설계한 사람이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부터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것이 이 시리즈가 인물에서 출발하는 이유다. 시장은 설계되고 있다. 다음 책은 그 폭주하는 속도에 브레이크를 걸려는 사람들, 『AI 인물 열전』 3권 〈AI의 안전망을 구축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만들어라. 다만, 무엇을 만들고 있는지 알고 만들어라.” 2권은 그 ‘무엇’을 묻는 열 개의 기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