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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간사서문_상흔의 지도를 펼치다1장-임권택의 영화 여정과 〈길소뜸〉〈길소뜸〉이 놓인 자리‘나’를 말할 수 없던 시간들: 1950-70년대1980년대: 나를 응시하기 시작하다2장-국가 서사의 공백과 남겨진 고통생방송 〈이산가족을 찾습니다〉의 영화적 재매개국가 주도의 감정정치감동의 스펙터클과 현실의 잔여3장-상실의 기표로서의 고향그 이름, ‘길소뜸’첫사랑: 순수와 낙원상실의 정념과 죄책감4장-장소들: “지겨워서요, 이놈의 땅이”황해도 연백군의 해안 마을엇갈림과 단절의 무대, 춘천재생과 유동의 장, 속초망각 위의 번영, 부산기억의 전시장, 서울5장-기억의 정동지리갯벌, 흔적과 망각의 자리흐름과 경계의 장소, 수변산, 고립과 생존의 공간6장-겹쳐진 시간두 개의 전쟁: 한국전쟁과 베트남전국가의 성장, 개인의 빈곤1980년대의 전쟁 서사7장-몸에 새긴 기억배우의 얼굴과 ‘메타?기억’몸, 기억의 아카이브상흔의 또 다른 얼굴, 결핍에필로그주참고문헌크레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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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 찾기’가 소환한 세대의 기억영화의 제목인 ‘길소뜸’은 주인공들이 자란 고향 마을의 이름이다. 실제 지도에는 존재하지 않지만 어딘지 친근한 이 지명은 주인공 화영(김지미)과 동진(신성일)에게 고향의 흔적을 불러내는 언어적 장소이자 귀향할 수 없는 공간을 상기시킨다. 〈길소뜸〉은 영화가 곧 기억의 장소임을 강렬하게 증언한다. 억눌린 과거가 현재와 부딪히며 파편적인 기억으로 되살아나고, 개인의 삶과 집단의 역사가 한 서사 안에 교직된다. 전쟁과 분단이 한국 사회에 남긴 집단적 상처가 어떻게 기억으로 치환되어 지금의 삶 속에 자리하는지, 영화는 그 내밀한 과정을 집요하게 응시한다. 특히 당시 이산가족 찾기라는 국가적 이벤트가 만들어 낸 감상적인 서사에 맞서, 국가가 봉합하려던 비극의 실체를 개인의 서늘한 현실로 되돌려 놓는다. 이 기록 방식은 〈길소뜸〉이 제작된 1980년대라는 시대적 조건과 맞닿아 있다. 이 시기는 고속 성장의 그늘 아래에서 오랫동안 억눌려 왔던 네이션의 기억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한 때이다. 특히 광주의 비극은 역사를 ‘지배의 기록’이 아닌 ‘저항의 서사’로 재편하려는 실천적 각성을 불러일으켰다. 〈길소뜸〉에서 전쟁은 지나간 과거로 박제되지 않고, 현재를 규정하는 실존적 조건으로 자리한다. 성장기에 전쟁의 참화를 고스란히 겪어 내야 했던 세대의 기억이 이산가족이라는 국가적 서사를 통과하며 현재로 소환된다. 그렇기에 〈길소뜸〉은 전쟁 이후의 삶을 살아온 ‘자기 세대’의 감각, 즉 임권택이 정면으로 마주한 ‘자신의 시간’을 담은 영화라 할 수 있다. 이 영화의 독보성은 형식적 성취를 넘어, 한 감독이 마침내 자신의 목소리로 발화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에서 비롯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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