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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래는 판사로 재직하며 ‘철옹성’ 사법부 내에서 공공연한 돈봉투의 수수로 상징되는 법관의 부패현상을 해방 후 처음으로 제기하며 그 시정을 요구했다. 사법부는 분노하였다. 그는 법관직에서 파면되었다. 영래는 로스쿨 교수가 되었다. 교수로서 학문적으로 큰 업적을 남겼다. 그러나 그는 우리 사회의 불공정 현상의 대명사로 된 로스쿨 체제의 결함을 소리 높여 외쳤다. 로스쿨 교수직에서 쫓겨났다. 이때 로스쿨, 검찰, 법원, 권력기관이 손을 합쳐 꾸며낸 음모인 ‘세상의 똥구멍’을 보며 영래는 진저리를 쳤다. 오직 신앙으로 이를 극복했다. ‘겨울보리’가 되어 몸을 바싹 낮추고 차가운 폭풍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렸다. 이제 그는 폭풍이 지나간 뒤의 평화와 고요 속에서 자신의 몸 전체로 하늘과 바람과 구름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농사꾼이 되었다. 그러나 그는 불굴의 투지를 갖춘 반기득권 주의자로서의 행보를 멈추지 않았다. 태평성대가 왔다며 온갖 호사를 누리는 ‘진보 귀족’들의 ‘가면 놀이’를 두고 볼 수 없었다. 그 가면을 벗겨 그들의 추한 모습을 드러내었다. ‘문빠’라는 정치적 팬덤의 잔인한 공격이 따라왔다. 결국 그 집요한 공격을 감당할 수 없어 허덕이던 아내는 세상을 떠났다.
영래는 이 모든 고난이 거센 눈발처럼 몰아치는 벌판에서 저 멀리 비치는 창조주의 등불을 향한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그가 가는 길은 세속의 성공이 아니라 ‘참자유’를 향한 여정이었다. 과거 판사 시절 심한 우울증으로 생사의 경계에 섰던 그의 목숨을 구해준 안형도 교수가 앞서 지나간 길이기도 했다. 그는 마침내 유랑의 길을 떠나 죽음을 맞는다. 하지만 그의 잿빛 에너지인 영혼은 몸에서 빠져나와 ‘영혼의 세계’로 향하고 그곳에 미리 와있던 아내의 영혼과 만나게 될 것이다. 이 소설을 이루는 기둥의 하나는, 의식 혹은 영혼이 육체적 죽음 후에도 실재한다는 이론이다. 그리고 이 영혼의 사후실재론은 논리적 귀결로 ‘영혼의 세계’ 혹은 ‘영혼의 고향’의 실재로 이어지고, 나아가 영혼의 끝없는 ‘환생’이 우리 앞에 다가설 수 있다. 이 소설은 영래라는 이 시대 한 엘리트 지식인의 풍파에 가득 찬 고난의 삶과 우리 인식의 지평을 크게 넓힐 영혼의 사후실재론을 접목하여 이야기로 풀어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