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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1부 우주로 가는 법 1장. 별까지 가는 법, 그리고 하늘의 층 1.1 화성, 두 번만 엔진을 켜는 여행 1.2 행성에게서 속도를 빌리다 1.3 역사상 최고의 속도 1.4 심해 우주 여행 1.5 떨어지는 자에게는 무게가 없다 1.6 높이가 위성 속도를 결정한다 1.7 하늘에 정지한 위성 1.8 스타링크는 왜 낮게 나는가 2장. 달로, 그리고 던진 것을 되받는 법 2.1 달은 왜 가는가 2.2 정거장으로서의 달 2.3 로켓 추진의 비밀 2.4 재사용 로켓 2부 손안의 기술 3장. 손바닥 기계와 생각하는 모래 3.1 특정 전파는 어떻게 대륙을 이동하나 3.2 파는 어떠하길래 그 넓은 영역을 덮나 3.3 채널은 왜 섞이지 않나 3.4 결국은 스위치 하나 3.5 끝없이 더 작게 3.6 돌멩이에 새긴 생각 4장. 전기를 담고, 움직이는 기계 4.1 전기는 담는 게 아니라 가두는 것 4.2 리튬 배터리 4.3 배터리 무게의 이중성 4.4 배터리, 반도체 두뇌 및 전기 모터 5장. 날개로 뜨는 기계 5.1 떠 있는 내내 힘을 쓴다 5.2 커질수록 가혹해진다 5.3 헬리콥터는 왜 시끄러운가 5.4 수직이착륙기의 조용한 날개 3부 AI 기계는 어떻게 배우는가 6장. 가르치지 않고 배우는 기계 6.1 가르치는 방향을 거꾸로 6.2 틀리면서 배운다 6.3 잠들어 있던 발상: 기계학습 6.4 방대한 데이터,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의 만남 6.5 끝말잇기를 닮은 일 6.6 그럴듯함을 좇는 기계 7장. AI는 정말 이해하는가 7.1 뜻을 모르고도 말이 될까 7.2 무엇이 빠져 있는가 7.3 알고 있는 지식을 벗어난다는 것 7.4 왜 기계는 새로운 지식 만드는 일을 못 하는가 7.5 AI의 미래는 모른다 4부 시간을 읽는 법 8장. 지구의 나이를 재는 법 8.1 억 년을 재는 시계 8.2 절반이 되는 데 45억 년 걸리는데? 8.3 두 다른 시계로 시간을 검증하다 8.4 세계 지질 전도, 땅의 나이 9장. 화석이 증언하는 진화의 시간 9.1 수중과 지상을 잇는 고생물 9.2 눈은 어떻게 생겨났나 9.3 눈의 진화는 얼마의 시간이 걸렸나 9.4 사람 눈보다 더 좋은 구조의 눈을 가진 문어 10장. 하늘에서 떨어진 종말 10.1 진흙 속의 수상한 금속 10.2 그날, 그리고 그 후 10.3 정말 운석이 범인인가 5부 생명을 읽고 고치다 11장. DNA, 읽고 다시 쓰다 11.1 부엌에서 건져 올리는 생명 11.2 그림자로 읽어낸 모양 11.3 너무 적고, 너무 많다 11.4 같은 책, 다른 페이지 11.5 왜 유전자는 극소수일까 11.6 DNA 조작이 가능해지다 12장. 약, 우연에서 설계로 12.1 약은 병의 원인 세포에 끼어드는 분자다 12.2 부작용이라는 피할 수 없는 그림자 12.3 우연으로 만들어졌던 약 12.4 십 년이 걸리는 깔때기 13장. 다시 생명에게 맡기다 13.1 화학으로 약을 짓던 시대 13.2 한 바퀴 돌아, 다시 생명에게 13.3 몸의 군대를 깨우다 13.4 어긋난 설계도를 고쳐 쓰다 13.5 생명을 읽고, 고치고, 빌리다 끝마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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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교양서의 흔한 함정은 두 가지다. 하나는 결과만을 진열하는 것이다. 이런 책은 "빛의 속도는 초속 30만 km다"라거나 "DNA는 이중나선 구조다" 같은 문장을 늘어놓을 뿐, 그것을 어떻게 알아냈는지는 건너뛴다. 다른 하나는 반대로 수식과 전문 용어에 잠식되어, 정작 독자가 세계를 새로 보게 되는 경험은 주지 못하는 것이다. 『주머니 속의 우주』는 이 두 함정 모두를 피해 간다. 그리고 그 방법이 흥미롭다 ? 이 책은 결과가 아니라 앎에 이르는 과정, 그리고 그 앎이 어디서 멈추는지를 보여주는 데 집중한다.
책의 구조 자체가 이미 하나의 논증이다. 저자는 손바닥 위의 스마트폰 한 대에 접혀 있는 다섯 겹의 과학 ? 로켓공학, 전자공학과 인공지능, 지구화학과 진화생물학, 분자생물학 ? 을 차례로 펼쳐 보인다. 언뜻 무관해 보이는 다섯 분야를 하나로 묶는 것은 소재가 아니라 태도다. 뉴턴의 대포알 사고실험에서 인공위성의 궤도를 끌어내고, 연못에 던진 두 돌멩이의 물결에서 전파가 서로 섞이지 않고 겹치는 이유를 읽어내고, 부엌의 딸기 한 알에서 이중나선의 발견을 되짚는다. 낯선 것을 낯익은 것에서 끌어내는 이 반복된 몸짓이야말로 이 책의 진짜 방법론이다. 가장 인상 깊은 대목은 3부 "AI 기계는 어떻게 배우는가"다. 저자는 대형 언어모델이 다음 단어를 고르는 방식을 "혼자 하는 끝말잇기"에 빗댄 뒤, 곧바로 존 설의 중국어 방 논증을 끌어들여 정면으로 묻는다 ? 규칙대로 기호를 옮길 뿐인 것을 과연 "이해"라 부를 수 있는가. 이 대목에서 책은 단순한 기술 해설을 넘어선다. 기계가 "지식의 평균"에서는 그럴듯한 답을 길어 올리지만, 그 평균을 배반하고 바깥으로 도약하는 일 ? 저자가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론을 예로 드는 그 도약 ? 은 하지 못한다는 진단은, 지금 이 순간에도 유효한 질문을 던진다. 4부와 5부에서는 저자의 성실함이 더 선명해진다. 지르콘 결정 속 우라늄과 납의 비율로 지구의 나이를 재는 이야기는 자칫 건조할 수 있는 소재인데, 서로 다른 원리의 측정법들이 45억 년이라는 하나의 숫자로 수렴한다는 사실을 통해 과학적 확신이 어떻게 축적되는지를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예측을 통해 실제로 발굴된 화석 틱타알릭의 이야기, 그리고 51번 사진 한 장이 이중나선 발견의 결정적 단서가 된 대목에 이르면, 이 책이 일관되게 말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분명해진다. 과학은 정답의 목록이 아니라, 증거 앞에서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고 또 부정당할 준비가 되어 있는 하나의 태도라는 것이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마지막까지 잃지 않는 겸손함이다. 저자는 안다고 우기지 않고, 모르는 것 앞에서는 정직하게 멈춘다. 이 태도는 장식이 아니라 이 책 전체를 떠받치는 뼈대다. 답을 외우게 하는 대신 좋은 질문을 던지는 법을 가르치려는 책, 그리고 그 질문이 우주선의 궤도에서 시작해 우리 몸속 DNA에까지 가닿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책. 과학이 무엇을 알아냈는가보다 어떻게 알아냈는가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이 책의 다섯 갈래 여정을 끝까지 따라가 볼 만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