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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도서 내가 살았던 집
2001년 제26회 한국소설문학상 수상작품집
은희경
개미 2000.11.30.
판매자
순천형설지공
판매자 평가 4 122명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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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 대상 수상작
은희경 - 내가 살았던 집

2. 추천 우수작
김별아 - 삭매와 자미
김남일 - 자미원에는 어떻게 가는가
한창훈 - 춘희
서하진 - 사심
정영문 - 자폐증
송은상 - 기억의 창
박성원 - 댈러웨이의 창
김석록 - 도움 주기

저자 소개 1

은희경

 

Eun Hui Gyeong,殷熙耕

1959년 전북 고창에서 출생했고 전주여고를 거쳐 숙명여대 국문과와 연세대 대학원 국문과를 졸업했다. 졸업 후 출판사와 잡지사에서 근무하였다. 오늘을 살아가는 인간의 고독과 내면적 상처에 관심을 쏟는 작품들을 잇달아 발표하여 젊은 작가군의 선두 주자가 되었다. 등단 3년만인 1998년에 『아내의 상자』로 제22회 이상문학상 수상하면서 소설가로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다. 한국문학번역원 비상임이사(제4대, 임기3년), 문화관광부 한국문학예술위원회 문학위원회 상임위원, 미국 워싱턴대 객원연구원으로 활동하였다. 30대 중반의 어느 날, `이렇게 살다 내 인생 끝나고 말지` 하는 생
1959년 전북 고창에서 출생했고 전주여고를 거쳐 숙명여대 국문과와 연세대 대학원 국문과를 졸업했다. 졸업 후 출판사와 잡지사에서 근무하였다. 오늘을 살아가는 인간의 고독과 내면적 상처에 관심을 쏟는 작품들을 잇달아 발표하여 젊은 작가군의 선두 주자가 되었다. 등단 3년만인 1998년에 『아내의 상자』로 제22회 이상문학상 수상하면서 소설가로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다. 한국문학번역원 비상임이사(제4대, 임기3년), 문화관광부 한국문학예술위원회 문학위원회 상임위원, 미국 워싱턴대 객원연구원으로 활동하였다.

30대 중반의 어느 날, `이렇게 살다 내 인생 끝나고 말지` 하는 생각에 노트북 컴퓨터 하나 달랑 챙겨 들고 지방에 내려가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이 은희경의 인생을 바꿨다. 199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 『이중주』가 당선되어 등단했으나 알아주는 사람이 별로 없자, 산사에 틀어박혀 두 달 만에 『새의 선물』을 썼다. 이 작품이 제1회 문학동네 소설상을 수상하면서 필명을 날리게 되었다. 한 해에 신춘문예 당선과 문학상 수상을 동시에 한 작가는 1979년 이문열, 1987년 장정일 이후 처음이었다. 또한 1997년에 소설집 『타인에게 말 걸기』로 제10회 동서문학상을, 1998년에 단편소설 『아내의 상자』로 제22회 이상문학상을 수상, 2000년에 단편소설 『내가 살았던 집』으로 제26회 한국소설문학상을 수상했다.

은희경은 등단한 다음 해부터 2년 동안 엄청난 양의 작품을 소화해냈다. 해마다 2000매 이상을 썼을 것으로 추측된다. 은희경 소설은 무엇보다 ''잘 읽힌다''는 것과 무척 ''재미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그 뒤에는 단순한 유머가 아닌 진한 페이소스를 숨기고 있다. 은희경 소설의 매력은 소설의 서사 진행 과정중 독자들 옆구리를 치듯 불쑥 생에 대한 단상을 날리는 데 있다.

그녀의 소설을 흔히 사랑소설 혹은 연애소설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은희경은 "궁극적으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의 상투성'', 그로 인해 초래되는 진정한 인간적 소통의 단절"이라고 한다. 그녀를 따라 다니는 또 하나의 평은 ''냉소적''이라는 것이다. 그녀는 사랑이나 인간에 대해 환상을 깨고 싶어한다. 그녀에 의하면 ''사랑의 가장 커다란 병균은 사랑에 대한 환상''이다. 그녀는 사랑에 관한 이 치명적인 환상을 없애기 위해 사랑을 상대로 위악적인 실험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그녀의 대표작 중 하나인『마이너리그』는 58년 개띠 동창생 네 친구의 얽히고 설킨 25년 여 인생을 추적하면서 '마이너리그'란 상징어로 한국사회의 '비주류', 그러나 실제로는 대다수 보통 사람들이 해당될 수밖에 없는 '2류인생'의 흔들리는 역정을 경쾌한 터치로 그려낸 소설이다. 작가는 이 소설에서 우리 사회 곳곳에 숨어있는 갖가지 허위의식, 즉 패거리주의 학벌주의 지역연고주의 남성우월주의 등을 마음껏 비웃고 조롱하는 가운데, 주인공들의 마이너 인생을 애증으로 포옹한다. 작가는 권두의 '작가의 말'에서 "내게 주어진 여성이라는 사회적 상황은 한때 나로 하여금 남성성에 대한 신랄함을 갖게 했다. 이제 나를 세상의 남성과 화해하게 만든 것은 삶의 마이너리티 안에서의 동료애가 아닌가 한다. 그러나 나는 아직도 불완전한 도중(道中)에 있다"라고 말한다.

저서로 소설집 『타인에게 말 걸기』, 『상속』, 『행복한 사람은 시계를 보지 않는다』,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 『다른 모든 눈송이와 아주 비슷하게 생긴 단 하나의 눈송이』, 『중국식 룰렛』, 장편소설 『새의 선물』, 『마이너리그』, 『그것은 꿈이었을까』, 『비밀과 거짓말』,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태연한 인생』, 『소년을 위로해줘』, 『빛의 과거』가 있다. 문학동네소설상, 동서문학상, 이상문학상, 한국소설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 이산문학상, 동인문학상, 황순원문학상을 수상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00년 1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02쪽 | 466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7038346

책 속으로

한 아이가 매일 밤 창가에서 달에게 기도를 해. 그리고 아침이면 꽃밭에다 자기가 쓴 편지를 갖다 놓는 거야. 그애는 꽃밭으로 부친 그 편지가 엄마에게 전해질 거라고 믿고 있어. 그런데 하늘나라라는 나라에 살고 있는 엄마한테서는 답장이 오지 않아. 아이는 달에게 자꾸만 묻지. 달님은 내 친구니까 말해줄수 있지요? 엄마가 나를 잊어버린 건 아닌가요? 잠든 아이의 뺨은 눈물자국으로 얼룩지곤 했어.

어느 날 아침이었어. 아이가 밖으로 나가니 꽃밭 한가운데로부터 분수가 솟아오르듯 노란 나비떼가 수없이 날아오르고 있는 거야. 얼굴을 덮고, 어깨를 덮고, 다리를 덮고, 세상 전체를 덮었어. 아이는 그 노란 나비떼 속으로 뛰어들어가 춤을 추며 기뻐하지. 엄마가 답장을 보냈다 라고 소리치면서. 그날 밤 아이는 아무리 기다려도 달을 볼 수가 없었어. 달은 너무나 작아져서 아이의 눈에 보이지 않았던 거야.

엄마의 사랑을 확인하여 행복하게 잠든 아이의 머리맡에서 달이 속삭였어. 내 달빛의 비늘로 나비를 만들었기 때문에 나는 이렇게 작아져버렸어. 이 세상에는 친구를 단 한번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서 자기의 소중한 것을 버리는 마음도 있단다. 그러나 너도 어른이 되면 알수 있을거야. 행복이란 다만 인생의 어떤 하루일 뿐이라는 것을...

--- p.40

엄마의 사랑을 확인하여 행복하게 잠든 아이의 머리맡에서 달이 속삭였어. 내 달빛의 바늘로 나비를 만들었기 때문에 나는 이렇게 작아져 버렸어. 이 세상에는 친구를 단 한 번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서 자기의 소중한 것을 버리는 마음도 있단다. 그러니 너도 어른이 되면 알 수 있을 거야.

--- p.

엄마라는 사람들과 그저, 일상적으로 지내는 일이 이토록 힘겨운 것인가 싶었지요. 고백하자면 나는 그때쯤은 여자를 인정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여자에게 눈을 흘기지 않았고 불손한 언사를 쓰지 않았습니다. 여자가 만든 음식을 말없이 먹었고 가끔은 낮잠에 빠진 여자를 연민에 차서 바라보기도 했어요.

--- p.183

"난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해요. 그날, 강동훈이가 어떤 얼굴로 죽어 갔는지 … 그게 다 내 책임이죠."

은혜는 아무런 대꾸를 할 수 없었다.

"짜식 … 고문관이지만 농땡이는 피울 줄 모르는 놈이었구요. 그런데 그날은 왜 그랬는지 몰라요. 얼음물이며 맥주도 차갑게 준비해놔야 하는데 하나도 안 해놨어요. 그래서 작전을 마치고 돌아온 애들이 열이 받칠 대로 받쳤던 거죠. 누구는 전투에 나가서 죽을 고비를 수도 없이 겪는데, 가방끈이 길다는 이유로 강동훈이만 항상 열외냐, 이런 불평이 쌓이고 쌓였던 거죠. 그렇게 된 이상 나도 더 이상 강동훈이를 봐줄 수 없었어요."

박의 얼굴에 후회의 표정이 역력했다.

"걔가, 조기 귀국을 상신해서 돌아갈 날을 불과 보름 남겨놓았는데, 판초 우의에 덮여 헬리콥터에 실려 날아갈 때, 참 … 그런 시체들은 다 영현중대로 보내지지요. 집으로는 사십만 원의 전사 보상금이 보내지고 … 걔보다도 그놈 어머니를 생각했어요. 강동훈이가 유복자였거든요. 어머니가 홀몸으로 삯바느질을 해서 보란 듯이 서울대학교 철학과 까지 보냈는데 … 그런 놈이 설마 단 한번의 전투에서 죽어버릴 줄이야 누가 알았겠어요? 난, 솔직히 철학과라는 데서 무얼 배우는지 몰라요. 하지만 서울대학교를 다닌 놈이니까, 죽음도 다를 줄 알았어요. 어쩌면 내가 그걸 확인하고 싶어했는지도 모르죠. 아니, 네놈이 아무리 서울대학교엘 다녔어도, 봐라, 여기 이 전쟁터에선 그런 배지가 무슨 소용이냐, 그걸 알려주려 했을까요? 어쨌거나 난 완전히 꼭지가 돌아버렸지요. 달은 지랄같이 밝은데 … 그래서 … ."

은혜는 이제야 모든 상황을 짐작할 것 같았다.

강동훈이 죽고 나자 박은 미친 듯이 술을 퍼마셨다. 그런 다음 부대 앞 강가로 뛰쳐나가 총을 마구 내갈겼다. 그날따라 달은 휘영청 밝았는데, 박은 그 지랄같이 밝은 달을 향해 수도 없이 총을 난사했던 것이다.

--- pp.127-128

"난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해요. 그날, 강동훈이가 어떤 얼굴로 죽어 갔는지 … 그게 다 내 책임이죠."

은혜는 아무런 대꾸를 할 수 없었다.

"짜식 … 고문관이지만 농땡이는 피울 줄 모르는 놈이었구요. 그런데 그날은 왜 그랬는지 몰라요. 얼음물이며 맥주도 차갑게 준비해놔야 하는데 하나도 안 해놨어요. 그래서 작전을 마치고 돌아온 애들이 열이 받칠 대로 받쳤던 거죠. 누구는 전투에 나가서 죽을 고비를 수도 없이 겪는데, 가방끈이 길다는 이유로 강동훈이만 항상 열외냐, 이런 불평이 쌓이고 쌓였던 거죠. 그렇게 된 이상 나도 더 이상 강동훈이를 봐줄 수 없었어요."

박의 얼굴에 후회의 표정이 역력했다.

"걔가, 조기 귀국을 상신해서 돌아갈 날을 불과 보름 남겨놓았는데, 판초 우의에 덮여 헬리콥터에 실려 날아갈 때, 참 … 그런 시체들은 다 영현중대로 보내지지요. 집으로는 사십만 원의 전사 보상금이 보내지고 … 걔보다도 그놈 어머니를 생각했어요. 강동훈이가 유복자였거든요. 어머니가 홀몸으로 삯바느질을 해서 보란 듯이 서울대학교 철학과 까지 보냈는데 … 그런 놈이 설마 단 한번의 전투에서 죽어버릴 줄이야 누가 알았겠어요? 난, 솔직히 철학과라는 데서 무얼 배우는지 몰라요. 하지만 서울대학교를 다닌 놈이니까, 죽음도 다를 줄 알았어요. 어쩌면 내가 그걸 확인하고 싶어했는지도 모르죠. 아니, 네놈이 아무리 서울대학교엘 다녔어도, 봐라, 여기 이 전쟁터에선 그런 배지가 무슨 소용이냐, 그걸 알려주려 했을까요? 어쨌거나 난 완전히 꼭지가 돌아버렸지요. 달은 지랄같이 밝은데 … 그래서 … ."

은혜는 이제야 모든 상황을 짐작할 것 같았다.

강동훈이 죽고 나자 박은 미친 듯이 술을 퍼마셨다. 그런 다음 부대 앞 강가로 뛰쳐나가 총을 마구 내갈겼다. 그날따라 달은 휘영청 밝았는데, 박은 그 지랄같이 밝은 달을 향해 수도 없이 총을 난사했던 것이다.

--- pp.127-128

출판사 리뷰

이번 제26회 한국소설문학상 대상 작품「내가 살았던 집」은 중학생 딸을 가진 미혼모가 5세 연하의 방송기자와 세 계절(가을, 겨울, 봄)에 걸쳐 사랑을 나눴던 '공간'을 상징한다. 남자는 여름에 소식도 없이 다른 여인과 결혼했지만 신뢰했던 자기 형의 죽음으로 절망에 빠진 상태에서 다시 그녀를 찾아 아내가 집을 비운 틈을 타서 욕정을 나눈다. 여자는 칙칙한 관계를 청산코자 마음을 다진 터라 늦가을 밤 늦게 여섯차례나 전화를 시도하는 남자에게 코드를 뽑아버린 채 단절해버린다. 우울해진 남자는 새벽까지 술을 마시다 취한 채 차를 몰고 귀가중 교통사고로 처참하게 죽는다. 이른 아침 여자는 해외 출장을 위해 김포공항으로 가던 중 교통사고로 길이 막혀 조바심치다가 간신히 비행기를 탈 수 있었으나, 정작 그 남자의 죽음 때문이었다는 걸 알게 된 것은 해외에서 돌아온 뒤였다.

초조를 하며 반항기가 돋아난 딸이 가출해버린데다 상처만 남긴 사랑하던 남자의 죽음까지 맞게 된 여인은 그 남자가 남긴 생명의 싹을 낙태해버리고 비 오는 밤 음주운전으로 그가 죽었던 사고지점을 지나며 '교통사고 사망지역'이란 붉은 바탕에 흰 글씨가 씌어진 간판을 지난다. 그가 죽은 사고지점이 어쩌면 그녀에겐 자신이 사랑으로 살았던 영혼의 집인지도 모른다. 그곳에서 그녀는 휴대용 전화를 받으려다가 순식간에 중앙선을 넘나들며 차를 빙그르르 돌리는 위험한 순간을 겪는다. "자신이 원하지 않는 인생인데도 열심히 사는 것. 그것이 생존"이라고 말했던 그가 새삼 그녀에게 다짐해주려는 전화였을까. 아니면 그 지점에서 함께 사랑의 저승으로 가자는 그의 유인이었을까.

그녀는 "삶이라는 만만찮은 악의의 존재와 중요한 국면에서 대결하고 있다는 것"만을 똑똑히 느끼면서 사고지점인 사랑의 '집'을 벗어난다. 가출한 딸애도 자신의 낙태를 반기며 귀가해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그녀는 이제 과거의 '집'을 지나 현재적 삶으로 돌아온다는 내용이다. 윤후명(소설가)씨는 은희경 소설이 지닌 감각적인 문체와 속도감 있는 내면 추구를 통한 자기 응시의 통찰력이 돋보인다. 윤리의식의 붕괴가 인간의 파멸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도덕주의에 얽매이지 않으면서도 세속적인 현실성을 잃지 않는 냉철하리만큼 약삭빠른 보통 사람들의 삶의 예지가 번득인다. 허망하면서도 그 허망을 견디며 살아나가야 하는 아픔이 한 여인의 옹골차면서도 섬세한 자세 속에 스며 나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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