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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1부 주말은 결국 올 테니까] 목요일의 눈치 이 책은 왜 비닐에 싸여 있어? 인스타그램을 하면 열등감이 자꾸 커져 선택의 기준 파를 썰다가 마음의 여유 용기를 마주하면 낯선 마음이 듭니다 반나절이 느린 계단을 오르는 사람의 마음 제목만 봐도 유용한 일 꼭 필요한 반복 잘 듣고 있어요 애써 본 한 사람의 다정함 혼자일 때 겁나는 일 각자의 그래프 정착 한 걸음 느린 광고 걱정의 얼굴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지금이라는 시작점 체념도 재능 본래의 의도 잠깐의 부러움 뒤, 아주 오랫동안의 응원을 투명한 내일 [2부 모든 요일을 좋아하는 마음으로] 1퍼센트의 행복으로도 우리는 진짜 행복한 사람 미신은 잘 믿는 편 난 늘 나에게 더 좋은 사람 혼자여도 괜찮은 화병에 얼음 몇 알 나도 누군가에게 늘 일방적이기만 할까 봐 구슬 아이스크림 그녀 양손에 봉지 오늘의 설거지, 내일의 행복 우리 언젠가는 구체적이어서 고마웠던 지운다고 해도 사라지지 않을 잃어버린 게 아니라는 상상 스물넷의 11월 방향이 되는 사람 옆에 앉은 사람의 프로필 사진 광화문에서 동경하는 사람에게 다른 사람들도 다 좋아해 어떤 날의 쓸모 있음 땀자국 그 여름, 엄마의 식탁 자랑할 것은 없어도 만족은 있이 각자의 김밥 [3부 무채색 하루에 색색의 미소를] 한숨 푹 자고 나면 오늘은 머리를 감지 않았어 당연히 필요했던 온기 안심을 위한 증명서 빨간약 팔레트 얼굴 나만 우산이 없는 꿈 음역대를 지키는 하루 다정한 질투 같이 살자 보풀 세상의 모든 불친절을 이겨 내는 건 이기심 한 걸음 뒤엔 항상 너에게 코로나 블루가 오해는 금물 모든 것이 선물로 남는 사이 할머니와 커피와 선글라스 현관 앞에서 당신의 뒤통수를 본 날에는 어른의 기준 할아버지의 구루마 굳이 굳이 상처를 주려고 악역에는 이유가 없었으면 좋겠다 힘들었었어의 ‘었’이 두 번 나오기 전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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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이 보이지 않을 땐 멀리 보고, 마음이 막막할 땐 앞만 보며 걸으면 된다는 어른들의 이야기가 생각났다. 어쩌면 지금의 나는 앞만 보며 걸어야 할 때인지도 모른다. 목요일의 나는 내일이 금요일이라는 사실만 생각하며 살아도 괜찮을 것이다. 지금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서 피곤하다는 걸 알려 주는 사람의 말을 믿고 싶으니까. 그 말이 고마워서 피곤이 조금 달아나니까.
--- 「목요일의 눈치」 중에서 나도 모르게 이를 꽉 깨무는 순간이 어디 파를 썰 때뿐일까요. 삶은 긴장의 연속이고 집중해야 할 일투성이니까 하루에도 수십 번 나도 모르게 이에, 목에, 또 어깨에 힘이 들어갑니다. 너무 피곤하고 괜히 지치고 많이 힘든데 힘듦의 이유를 찾지 못할 때가 자주 있지 않나요. 저는 가끔 인기척 없이 찾아오는 자책과 후회를 1밀리미터의 가림막도 없이 맞이할 때가 있습니다. 그런 날에는 이유를 찾는 일이 하루를 더 고되게 만들기도 해요. 어쩌면 그건 파를 썰 때처럼 나도 모르게 이를 꽉 물고 있었던 묵직한 통증일지도 모릅니다. --- 「파를 썰다가」 중에서 언제나 커다란 산더미만큼 걱정하는 내 모습이 조금 지치고 가끔 밉다고 누군가는 말했지만 나는 언제나 걱정을 한다. 위로를 가볍게 만드는 일에 동조하고 있을까 봐. 응원의 진심에서 무게를 덜어 내는 일에 앞장서고 있을까 봐. 걱정에서 발견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은 더 나은 모습에 대한 기대뿐일지도 모르겠다. 그 기대를 버리지 않기 위해 애쓰는 사람. 언제나 걱정을 하는 나는 늘 나에게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 「난 늘 나에게 더 좋은 사람」 중에서 혼자 있을 때든 누구와 함께 있을 때든 그 시간이 꼭 의미를 남길 필요는 없지 않을까. 혼자 있을 때 특별한 일을 해야 할 필요는 더더욱 없고. 잘 쉬는 것. 그저 아무 탈 없는 하루를 보내는 것. 잠깐이라도 머리를 비우는 것. 혹은 생각을 하는 것. 잡생각이라도 좋으니 떠오르는 것을 그대로 직면할 줄 아는 것. 좋으면 좋은 대로, 무념무상이면 무념무상인 대로, 불안하면 불안한 대로 ‘나는 지금 이런 하루를 보내고 있구나’ 받아들이는 것. 그런 것을 인정하면서 그렇게 보낸 하루까지 칭찬할 수 있는 사람은 스스로를 좀 더 아끼는 법을 아는 게 아닐까. --- 「혼자여도 괜찮은」 중에서 무례한 사람들 사이에서 도망가고 싶은 날이 이어진다. 살기 싫어진 마음이 새로 산 니트의 보풀처럼 이곳저곳 뭉쳐져 있다. 작고 순박한 손가락으로 등 뒤의 보풀을 하나하나 떼어 주는 건 다른 이의 이름을 기억할 줄 아는 다정한 사람. 무례한 사람들 사이에서 무례해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사람. 살기 싫어진 마음을 다시 차곡차곡 개켜 서랍 속 구석으로 넣어 두게 하는 사람. 그래서 오늘은 좀 더 살고 싶어졌다. 그 마음을 닮아 서로의 보풀을 떼어 주고 싶어서. 그래도 아직까지는 보풀을 떼어 주고 싶어서. --- 「보풀」 중에서 힘든 하루를 겪고 와서도 나에게 예쁜 말을 해 주는 사람을 만나면 존경심이 들어요. 그 사람이 겪은 하루를 온통 알고 싶으면서도, 그래서 고단했을 그 하루를 나도 애써 토닥여 주고 싶으면서도, 그저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있고는 해요. 지금 이 순간이 너무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참으면 늘 참아야 하고, 가만히 있으면 바보가 된다는 말이 가끔은 맞을 때가 있어서 속상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정한 사람들이 나와 함께였으면 좋겠어요. 이 다정함이 세상의 모든 불친절을 이겨 낼 수 있다면, 그 결투에 내 모든 파이팅을 전하고 싶어요. --- 「세상의 모든 불친절을 이겨 내는 건」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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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인생의 목요일일지도 모르지만,
결국 주말은 오니까 “어쩌면 지금의 나는 앞만 보며 걸어야 할 때인지도 모른다. 목요일의 나는 내일이 금요일이라는 사실만 생각하며 살아도 괜찮을 것이다.”(p.17) 누군가의 성취가 나를 우울하게 할 때. 타인과의 경쟁에서 밀릴까 불안할 때. 나만 아무것도 이룬 게 없는 것 같아 초조할 때. 지치고 고단한 하루 속에서 스스로에 대한 확신 없이 자꾸만 작아져 본 사람에게 안대근은 말한다. 어쩌면 지금 이 시기는 기나긴 삶 안에서 그저 목요일일지도 모른다고. 매일이 지치는 목요일 같지만 주말은 늘 찾아오듯, 불안으로 그림자 진 지금도 결국은 환한 곳으로 향해 가는 과정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안대근은 2년 전부터 수필 구독 메일링 서비스 〈매일메일근〉을 진행해 왔다. “내가 얼마나 해냈는지, 해내지 못했는지, 내 수고가 어느 정도 성과를 냈는지 확인할 수 없는 것투성인 데 반해 기록은 정직하고 담백한 증명”이라는 그의 말처럼, 〈매일메일근〉에서 이어진 이 책은 어제의 나를 믿고 내일의 나를 의지하며 한 걸음씩 나아가려는 노력의 산물이다. 지금이 인생의 목요일이라면, 그 목요일마저 좋아할 수 있다면 매일이 더 나아질 거라는 믿음을 품고 사는 건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불안한 나날 속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일 것이다. 내일이 기대되는 오늘을 위해 월화수목금토일 모든 요일이 좋아지는 일상 사용법 그는 “잠들기 전에는 내일이 두렵고 아침에 깨서는 오늘 하루가 걱정되는 매일매일이 아니”길 바라는 마음으로 모든 요일을 좋아하기 위해 노력한다. ‘1부 주말은 결국 올 테니까’에는 하루하루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성실’은 저자에게 있어 아주 중요한 삶의 가치이자 태도다. 비록 지금은 별로여도 언젠가는 더 나아질 거라는 바람을 품고 반드시 빛을 발할 자신의 장점과 필요와 과정을 차곡차곡 쌓아 간다. ‘2부 모든 요일을 좋아하는 마음으로’에서는 일상 속에서 작은 행복을 놓치지 않으려는 태도가 돋보인다. “1퍼센트의 행복으로도 진짜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말하며 매일에 숨어 있는 작고 소중한 행복을 발견해 나간다. ‘3부 무채색 하루에 색색의 미소를’에서는 사람과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한다. 내일이 두려워지지 않는 응원을 해 주는 사람, 세상의 모든 불친절을 이겨 내게 하는 다정함을 선물하는 사람, 색연필로 그은 빨간 작대기에 선을 두 개 더 그어 세모를 만들어 주는 사람, 좀 더 나은 사람이 되게끔 만들어 주는 사람. 다양한 관계 속에서 좋은 것을 보고 배우려는 노력은 곧 괜찮은 어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기나긴 인생을 한 주간이라고 생각했을 때 지금은 주말로 가는 중간 지점일지도 모른다. 지치고 힘든 목요일을 지나고 있다면, 지금 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건 그저 오늘을 잘 살아내는 것이 아닐까. 《목요일은 지나가고 주말은 오니까》에는 그런 뭉근한 마음과 담백한 응원이 깃들어 있다. 이 책을 읽는 당신도 모든 요일을 좋아할 수 있게 되기를, 이 책이 고단한 하루하루를 이겨 낼 수 있는 힘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제목만으로도 힘이 되었으면 해서 누군가에게 책 같은 사람이고 싶다”는 그의 다정함에 힘입어 주말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내딛기를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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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대근의 글은 싱거운 구석이 있다. 이 싱거움은 허전함이 아니라 여유에 가깝다. 자극과 한없이 멀어짐으로써 읽는 이의 마음을 동하게 한다. 싱거워서 자꾸 읽게 됨은 물론이다. 부족해서가 아니라 여운 때문이다. ‘여유’와 ‘여운’은 나머지(餘)를 품고 있는 단어다. 우리가 내 것을 챙기기 바쁠 때 그는 혹시 누군가 떨어뜨린 것은 없는지, 딴생각을 하다 놓친 것은 없는지 헤아린다. 그에게는 일상을 돌보고 주변 사람들을 챙기는 일이 나를 지키는 일이다. 눈치를 살피는 그 덕분에 수요일의 다음 날, 혹은 금요일의 전날이었던 목요일이 특별한 날이 된다.
달력을 펼쳐 동그라미를 그리는 사람을 떠올린다. 과거를 향해 손 내미는 일은 기념하는 일이다. 미래를 향해 손 뻗는 일은 기약하는 일이다. 기꺼이 이 일을 하는 다정함 덕분에 월요일의 미련도, 화요일의 불안도, 수요일의 고민도 사이좋게 목요일로 모인다. 기지개를 켜면 금요일이 되고 그토록 기다렸던 주말이 찾아올 것이다. 매일의 고군분투가 일주일이 반복된다는 사소한 기쁨이 되는 순간이다. 사소한 것을 걱정하는 사람은 사소한 것에 감동하고 고마워하는 사람이다. 문득 싱거운 사람 곁을 맴돌며 몸에 가득 쌓인 염분과 부기를 빼고 싶어졌다. 목요일이면, 아니 목요일에도 생각날 책을 만났다. - 오은 (시인, 팟캐스트 [책읽아웃] 진행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