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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도서 나의 사전연명의향서
죽음을 인식하면 삶은 다시 정의된다
김지수
북루덴스 2026.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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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프롤로그
질문의 답을 찾아
나의 사전연명의향서

Chapter1. 아버지는 밤에만 울지 않았다

무너진 여름
아버지는 밤에만 울지 않았다
그림자
하늘이 붕괴되던 날
이유 없는 불안
살아가며 슬퍼해야 한다는 것
내 인생의 화두

Chapter2. 존엄한 삶이라면

밀랍 인형들
지옥의 소리
슬픈 가슴
노란 눈
정체성을 잃지 않은 채

Chapter3. 정체성을 지킨다면 존엄한 죽음이다

죽음을 인식할수록, 삶은 나 자신으로부터 존중받는다
이제 제발 그만!
존엄 없는 마지막을 강요할 수는 없다

Chapter4. 나의 사전연명의향서

그때 어땠어요?
자신의 정체성이란?
아빠, 호스피스는요?
정말 어려울 것 같아요. 막상 닥치면요
시한부를 선고받으면
왜 아빠는 지문이 없지?
가족 곁에서 마지막 숨을 거두는 것은?
왜 죽음 앞에 이르러서야 깨닫는 걸까요?
그런데 아빠?

에필로그
부록
용감한 의사들

저자 소개 1

김지수

 
오랜 시간 대학병원을 제집처럼 드나들며 취재했다. 호스피스 병동에서 만난 말기 환자들에게 마음이 갔다. 이들이 자신들의 연약한 일상을 끝까지 지켜내는 것을 보면서 삶을 다시 정의 내릴 수 있었다. 비극적인 상황에 놓이더라도 끌어안아야 한다는 것, 그게 삶이라는 것을. 그리고 삶의 주인으로서 후회 없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죽음을 생각하고 준비해야 한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2023년 연합뉴스를 떠나면서 17년간의 기자 생활을 마쳤다. 연합뉴스TV에서 생방송 ‘김지수의 건강 36.5’, ‘김지수의 글로벌 브리핑’을 진행했다. 지금은 삶과 죽음의 존엄을 생각할 수 있는 글을 쓰고 콘텐츠를
오랜 시간 대학병원을 제집처럼 드나들며 취재했다. 호스피스 병동에서 만난 말기 환자들에게 마음이 갔다. 이들이 자신들의 연약한 일상을 끝까지 지켜내는 것을 보면서 삶을 다시 정의 내릴 수 있었다. 비극적인 상황에 놓이더라도 끌어안아야 한다는 것, 그게 삶이라는 것을. 그리고 삶의 주인으로서 후회 없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죽음을 생각하고 준비해야 한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2023년 연합뉴스를 떠나면서 17년간의 기자 생활을 마쳤다. 연합뉴스TV에서 생방송 ‘김지수의 건강 36.5’, ‘김지수의 글로벌 브리핑’을 진행했다. 지금은 삶과 죽음의 존엄을 생각할 수 있는 글을 쓰고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jisu2100

유튜브 @jisuoprah

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1월 09일
쪽수, 무게, 크기
240쪽 | 386g | 145*215*16mm
ISBN13
9791199522114

책 속으로

이 글을 쓰게 된 동기는 하나의 질문에서 비롯됐다. “존엄한 삶은 무엇인가?” 여기서 ‘존엄한 삶’이란 내가 어떤 삶을 존엄하다고 믿는지의 문제이다. 이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아버지를 떠올렸다. 마음 깊은 곳에 묻어뒀던, 지금까지도 온전히 마주하기 힘든 기억의 일부를 끄집어냈다.
--- p.11

우울을 지독하게 겪고 치료받은 경험은 보건의료 분야를 취재하던 내게 방치된 우울이 벌이는 참극이 무엇인지, 내가 왜 이런 지경에 이르렀는지 생각하게 했다. 중증의 우울증을 불러온 원인을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오랜 시간 외면해 온 내 마음을 들여다보면 되는 일이었다. 마음 깊은 곳에 숨겨뒀던 슬픔은 어느새 내 턱밑까지 차올라 있었다. 슬픔의 근원을 마주해야 했다. 나는 결국 가장 오래 숨겨두었던 문을 열어야 했다. 아버지는 밤에만 울지 않았다
--- p.26

방문을 열고 내다봤다. 어둠 속에서 한 남자가 여자에게 기댄 채 우는 모습이 흑백의 실루엣으로 보였다. 달빛이 밝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남자의 얼굴을 볼 수 없게 해줘서. 달빛은 무대의 조명처럼 이 둘을 비추고 있어 눈앞에서 벌어지는 일이 연극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이건 연극이 아닌 내가 겪는 현실이었다. 울음이 그쳤는데도 두 분은 잠자리에 들지 않았다. 왜 주무시지 않냐며 부모님께 다가갈 수가 없었다. 비극은 두 분의 턱 밑까지 차올랐지만, 나는 한쪽 발도 담그려 하지 않았다.
--- p.43

“어떻게 모든 사람이 다 행복할 수 있나요? 행복을 잘 느끼지 못하는 사람도 있어요. 그렇다고 그 사람이 인생을 대충 살지 않아요. 더 열심히 살려고 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그게 뭐가 잘못됐다는 거죠? 그래요. 저는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인간입니다. 제가 주변 사람에게 피해 준 적이 있나요?”
--- p.54

‘죽음이 이렇게 신속하게, 효율적으로 처리되는 일인가?’ 이동용 베드가 화물 엘리베이터로 들어가는 걸 바라보며 들었던 생각이다. 그가 사용한 병상은 어느새 정리됐고 하얀 린넨이 깔렸다. 나는 생전 처음 보는 광경을 넋 나간 듯 바라봤고, 다른 환자들의 보호자들도 비슷했다. 주변에 의식이 있는 환자들은 없었다. 중환자실에서 누군가의 임종을 목격한 환자들이 큰 충격에 빠지는 일은 자주 있었다.
--- p.76

연약한 삶일지라도 끝까지 지켜내는 걸 보면서 나는 죽고 싶다는 생각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었다. 취재를 통해 목격한 존엄한 죽음은 신념을 만들어줬다. 인간은 반드시 존엄하게 죽어야 한다는 것. 내 삶이 지향하는 가치, 즉 정체성을 잃지 않은 채 마지막 숨을 거두는 게 존엄한 죽음이라고 결론 내렸다. 나는 이렇게 죽을 것이라고 결심했다.
--- p.120

당장 먹고사는 것도 힘든데 뜬금없이 죽음 타령이냐고 말하고 싶다면, 그럴수록 당신의 마지막을 생각해 볼 것을 권한다. 어떻게 생을 마칠지, 눈 감는 순간까지 지키고 싶은 당신의 정체성, 당신이 지향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정립돼 있다면 삶은 발전할 수밖에 없다. 다시 꿈꿀 수 있는 용기가 생기고, 도전하는 힘이 생기기 때문이다. 살고 싶지 않은 충동으로 괴로웠다면, 상황은 반대가 될 것이다. 인간관계로 힘들다면 삶의 유한함, 그 끝이 언제일지 모른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면 문제가 쉽게 풀릴 수 있다. 지금 내게 중요한 게 무엇인지 보이기 때문이다. 신기한 건 죽음을 인식할수록 삶은 나 자신 그리고 타인으로부터 존중받는다는 사실이다.
--- p.126

스위스는 내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에게도 의사 조력사망 제도를 시행 중이다. 의사 조력사망이란 회복할 수 없는 말기 환자와 치료할 수 없는 질병이 깊어진 환자의 경우 의사에게서 치명적인 약이나 주사를 처방받아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 있도록 해주는 제도이다. 현재 스위스와 네덜란드, 벨기에,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미국 일부 지역 등에서 시행 중이다. 프랑스와 영국에서는 이 제도의 시행을 앞둔 상태이다. 회복할 수 없는 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죽음에 관한 자기 결정권을 가질 수 있도록 해 주는 나라들이 많아지는 추세다.
--- p.145

“6년 동안 아빠는 흔들림 없는 모습이었어요. 아빠가 떠나신 후 어떤 사람들은 묻더라고요. 그렇게 버티실 수 있었던 건 무엇 때문이라고 생각하냐고요. 대답하지 않았어요. 제가 감히 무슨 말을 할 수 있겠어요.”
--- p.170

“나도 받았으면 좋았겠구나. 호스피스 병동에서는 오직 환자의 편안한 마지막만 생각하며 돌봐준다면서. 소생할 수 없는 상태에서는 고통을 줄여주는 게 제일 중요해. 남은 시간에 환자가 정말 원하는 걸 할 수 있게 해줘야 해. 그게 결국 환자의 정체성을 지켜주는 거지.”
--- p.178

“죽음을 존중한다는 게 하루아침에 되질 않아. 평소에 내면을 잘 들여다봐야 해. 내 마음이 어떤지 내 안의 감정들이 어떤지 알고 관리해야 해. 내면을 다스릴 수 있어야만 죽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단다. 어떤 형태의 죽음이라도 말이야. 남들 눈에 비극으로 보이는 죽음이라고 하더라도 끌어안아야 해. 그러려면 내면의 힘이 필요하단다.”
--- p.183

25년 만에 만났는데도 세월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았다. 헤어져 있는 동안 아버지는 나를 지켜봐 왔고, 나는 아버지를 생각했다. 희로애락 모든 감정의 끝에는 아버지가 있었다. 기쁘고 즐거울 때 아버지와 함께 있다는 걸 상상했고 화나고 슬플 때 아버지를 떠올리며 스스로 위로했다. 아버지는 내 인생의 북두칠성과 같았다. 사막에서 길을 잃었을 때 별자리를 보고 가야 할 길을 찾듯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반짝이는 별들로부터 위로받을 때가 있었다. 수많은 별은 하늘에서 자식을 그리워하는 부모의 눈동자라 생각했다. 그중에 아버지의 눈동자도 있을 거라 믿었다. 가장 빛나는 별을 찾으며 그리움을 달래던 지난날이었다.
---p.204

나의 글이 독자들에게 자신의 삶을 더욱 존중할 수 있는 ‘자극’이 되었으면 좋겠다. 존엄한 삶의 출발점은 자신을 존중하는 마음에서 시작되며, 존엄한 죽음도 결국 그 연장선에 있다는 것을 많은 이들이 공감했으면 좋겠다.

---p.221

출판사 리뷰

1장은 서른여섯에 중증 우울증 진단을 받은 저자가, 번아웃과 죽고 싶은 충동 속에서 한 정신과 전문의(동료 기자)를 만나 치료를 시작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다. 기자로 치열하게 일하며 “아버지의 몫까지 잘 살아야 한다”는 압박 속에 자신을 몰아붙인 삶이 어떻게 우울로 폭발했는지, 그 내면의 배경이 펼쳐진다. 이 과정에서 저자는 스무 살 무렵부터 이어진 아버지의 병과 죽음을 다시 마주한다. 정체불명의 희귀병으로 점점 몸의 기능을 잃어가며 밤마다 울던 아버지, 휠체어와 인공호흡기에 의존하게 된 이후 더 이상 감정을 밖으로 드러내지 못했던 시간들이 생생하게 묘사된다. 아버지의 울음은 저자의 정서 밑바닥에 ‘슬픔’을 심었고, “아버지는 울어도 나는 살아가야 한다”, “살아가며 슬퍼해야 한다”는 삶의 태도를 만든다. 한편 저자는 오프라 윈프리의 삶과 고백에서 큰 위로와 용기를 얻으며, “행복을 잘 느끼지 못해도 존엄하게 살 수 있다”는 관점을 발견한다. 우울과 나쁜 생각을 견디는 동안 마음을 기록하고 분석하는 훈련을 통해, 감정에 끌려가지 않고 스스로를 돌보는 법을 배우고, 결국 “어떻게 행복할 것인가”를 넘어 “어떻게 존엄하게 살고, 존엄하게 죽을 것인가”라는 자신의 평생 화두를 세우게 된다.

2장은 중환자실에서 마주한 ‘연명치료의 현장’을 통해, 생명 연장이 곧 존엄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묻는다. 목에 관을 꽂고 온몸에 줄이 박힌 채 의사 표현도 못 한 ‘밀랍 인형 같은 환자들’, 방치된 중년 여성 환자, “이게 내 마지막 여행이었어”라고 절규하는 노란 눈의 간암 환자, 말할 수 없게 된 후두암 환자까지, 저자는 여러 얼굴의 ‘말기 환자들’을 기록한다. 이들의 공통점은, 죽음 그 자체보다 ‘내가 어떻게 살고 어떻게 떠날 것인가’에 대한 자기 결정권이 무너졌을 때 가장 큰 고통을 겪는다는 점이다. 저자는 무의미한 연명의료가 환자의 정체성과 존엄을 어떻게 훼손하는지 보여주며, 삶의 끝에서도 “나답게 살 권리”를 지키는 것이야말로 존엄한 삶의 핵심이라고 말한다. 2장은 그래서, ‘연명’이 아니라 ‘존엄’을 선택하기 위한 질문들 ─ 나의 가치관, 나의 방식, 나의 마지막을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 ─ 로 독자를 이끈다.

3장은 ‘죽고 싶은 삶’에서 ‘죽음을 생각하는 삶’으로 건너온 저자가,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는 것이 곧 존엄한 죽음이라는 결론에 이르기까지의 여정을 서술한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와 연명의료결정법을 통해 우리가 마지막을 어느 정도 설계할 수 있음을 설명하면서도, 콧줄(비위관)처럼 여전히 환자에게 존엄 없는 고통을 강요하는 제도적 한계를 짚는다. 위암 말기였던 한 아버지의 사례 등 요양병원·호스피스·콧줄 삽입의 현실을 통해 “누구도 존엄하지 않은 마지막을 강요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또한 스위스 등에서 시행 중인 의사 조력사망 제도와 해외 논의를 소개하며, 한국 사회가 연명의료 중단의 시점과 범위를 넓히고 호스피스·완화의료를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저자는 독자 각자가 ‘나의 마지막’과 끝까지 지키고 싶은 가치, 나다운 얼굴이 무엇인지 스스로 정의해 보자고 권한다. 죽음을 직면하고 준비할수록 일상이 달라지고, 남은 시간을 더 단단하고 품위 있게 살아갈 힘이 생긴다는 것, 그것이 이 장이 전하는 핵심이다.

4장은 아버지의 죽음을 둘러싼 트라우마와 악몽을 직면하는 과정에서, 저자가 ‘정체성을 지키는 죽음’이 무엇인지를 아버지와의 상상 속 재회를 통해 묻고 답해가는 이야기다. 캐나다 로키 여행을 배경으로, 투병기와 시한부, 나비와 빙하의 이미지가 겹쳐지며 “몸은 망가져도 정신과 정체성만은 훼손되지 않게 살겠다”는 아버지의 결심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호스피스, 연명의료 중단, 의사 조력사망 제도에 대한 대화를 통해, ‘어떻게 죽을 것인가’의 문제는 결국 ‘어떻게 나답게 살 것인가’의 문제와 맞닿아 있음을 보여준다. 저자는 시한부를 통보받은 이들이 남은 시간을 “두 번째 삶”으로 삼을 수 있으려면, 삶의 통제권과 존엄을 끝까지 자신의 손에 두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버지와의 마지막 대화, 그리고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을 지나, 4장은 독자들에게도 각자의 상자 속에 숨겨둔 아픔을 꺼내어 자신의 정체성과 ‘나의 사전연명의향서’를 스스로 써보라고 조용히 권하는 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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