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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들0장. 데이터1장. 매칭2장. 새벽3장. 고백4장. 산책할래요 물음표5장. 꿈6장. 어떤 밤7장. 생존8장. 산책 말줄임표 물음표9장. 검은새와 가드너작가의 말공연배소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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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새와 가드너 쉼표 그리고 데이터〈정원사와의 산책〉에는 범주의 바깥에 존재하는 세 인간동물이 등장한다. 장애인이자 자살 생존자인 ‘검은새/박지후’와 트랜스젠더인 ‘가드너/강이명’, 그리고 이들을 매개하는 존재 ‘데이터’가 그들이다. 끝의 끝으로 밀려난 고립된 몸들이 디지털 공간을 통해 만나고 연결되는 과정을 그린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으로 판단의 자리에 서게 되는 곳에서 ‘진짜 나’로 있을 수 있는 공간은 생존과 직결되기도 한다. 검은새와 가드너의 대화는 온라인 채팅으로 이루어지고, 따라가다 보면 누구의 것인지 모를 혼잣말이 절박하게 들려온다. 만나지 않음으로써 시작된 만남은 앞으로 어떻게 이어질까? 우리는 어떻게 오늘을 살아 낼 수 있을까? 비록 실재를 확인할 수 없는 불안한 연결망 위에서 늘 상대의 생사를 의심해야 하지만, 이들은 매일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각자의 가능성과 불가능성 사이를 살아간다”. 산책할래요 물음표상상적 산책은 걷지 않고 누워서도 할 수 있다. 실제로 무엇도 하지 않아도 가능하기에, 역설적이게도 걸을 수 없는 다양한 존재와 함께 걸을 수 있다. 이 작품이 불러일으키는 심상은 자신의 결여로 이어지기도 하고, 여전히 자신을 살게 하는 좌표가 되어 산책길 앞에 당도하게도 한다. 이 극은 퀴어함과 장애함을 품은 몸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계를 통과하는 순간을 보여 준다. 그렇게 “끝내주는” 여행길에 오른 검은새와 가드너는 자신의 안, 세상의 밖, 자신과 세계의 경계에 머물러 있는 존재들로서 상상 속 모잠비크에 착륙한다. 이들은 만나지 않는 방식으로 만나, 고유한 자신을 감각하며 자신들만의 개기일식을 함께 목격한다. 당신만의 개기일식 쉼표 우리의 이야기400배나 작은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리는 개기일식처럼, 어둠과 빛은 전복되고 어둠이라 여겨지던 것은 비로소 해방된다. 그 찰나의 시간을 견디는 믿음 속에서 새로운 빛이 도래한다. 〈정원사와의 산책〉은 세상이 승인한 익숙하고 건강한 관계 바깥에서,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죽음을 밀어내며 마침내 '우리'를 불러내는 서투르지만 진실한 생존의 기록이다. 개기일식이 벌어지는 어둠의 한가운데, 서로를 굳이 해결하려 하지 않고 문제 많은 모습 그대로 함께 살아가는 삶을 나누며 끝내 이들은 외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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