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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도서 관촌수필
이문구
1997.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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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 소개 1

이문구

 

LEE,MUN-KU,李文求, 호:명천

고향 잃은 사람들이 갈 곳 없음을 밝히면서 우리 사회 현실 속에서 개인이 겪는 갈등과 불안의 실마리를 제시하는 글들을 써온 이문구 씨는 농민소설의 전범을 보여주는 소설가다. 오늘 날에는 보령으로 바뀐 충남 대천의 관촌 마을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자랐으며, 6·25전쟁으로 아버지와 형들을 잃고, 이어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 15세 때 가장이 되었다. 1959년 중학교 졸업 후 상경해 막노동과 행상으로 생계를 유지하던 그는 1961년 서라벌예술대학 문예창작과에 입학해 김동리, 서정주 등에게 수학했다. 등단작품『다갈라 불망비』(1963)와 『백결』(1966)의 독특한 문장과 문체에
고향 잃은 사람들이 갈 곳 없음을 밝히면서 우리 사회 현실 속에서 개인이 겪는 갈등과 불안의 실마리를 제시하는 글들을 써온 이문구 씨는 농민소설의 전범을 보여주는 소설가다. 오늘 날에는 보령으로 바뀐 충남 대천의 관촌 마을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자랐으며, 6·25전쟁으로 아버지와 형들을 잃고, 이어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 15세 때 가장이 되었다.

1959년 중학교 졸업 후 상경해 막노동과 행상으로 생계를 유지하던 그는 1961년 서라벌예술대학 문예창작과에 입학해 김동리, 서정주 등에게 수학했다. 등단작품『다갈라 불망비』(1963)와 『백결』(1966)의 독특한 문장과 문체에 주목한 김동리는 추천사에서 '한국 문단은 가장 이채로운 스타일리스트'를 얻게 되었다고 밝혔다. 문장으로 치면 '북의 홍명희, 남의 이문구'라 할 정도로 만연체와 구어체, 토속어와 서민들의 생활언어가를 구수하게 구사하고 있다.

농촌을 소재로 한 그의 대표적인 작품 『관촌수필』은 1950∼1970년대 산업화시기의 농촌을 묘사함으로써 잃어버린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현재의 황폐한 삶에 대비시켜 강하게 환기시켜 주는 작품이고, 새마을운동 이후 변모된 농민의 모습을 생생하게 묘사한 또다른 연작소설 『우리동네』는 산업화 과정에서 농민들이 겪는 소외와 갈등을 가감없이 보여줌으로써 일종의 농촌문제보고서와 같은 작품으로 평가된다. 또한 나무이름을 제목으로 하는 단편모음집 『내 몸은 너무 오래 서 있거나 걸어왔다』는 1990년대 이후의 영악해진 농민과 삭막해진 농촌풍경을 각기 다른 양태를 지닌 나무에 비유해 정감 있는 토속어로 맛깔스럽게 그려낸 작품이다. 작가의 문학과 인생역정의 또다른 표현으로 평가되는 이 작품집으로 2000년 동인문학상을 수상했다. 이처럼 우리말 특유의 가락을 잘 살려낸 유장한 문장으로 작가 자신이 경험한 농촌과 농민의 문제를 작품화함으로써, 소설의 주제와 문체까지도 농민의 어투에 근접한 사실적인 작품세계를 펼쳐보여 농민소설의 새로운 장을 개척한 작가로 평가된다.

그의 작품들은 문학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고 독자들에게 오랜 시간 사랑을 받았지만 작가 등단 27년 만에 『매월당 김시습』이 처음으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한편 한국문학의 발전을 위해 민족문학작가회의, 한국소설가협회, 국제펜클럽 등의 단체에서 활발한 사회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주요작품으로 《이삭》(1968) 《이 풍진 세상을》(1970) 《암소》(1970) 《해벽》(1972) 《추야장》(1972) 《관촌수필(1~3)》(1972) 《백면서생》(1974) 《우리동네 김씨》(1977) 《우리동네 최씨》(1978) 《우리동네 유씨》(1979) 《우리동네 장씨》(1980) 《우리동네 조씨》(1981) 《강동만필1》(1984) 《강동만필2》(1985) 《장곡리 고욤나무》(1991) 《유자소전》(1991) 《더더대를 찾아서》(1994) 《장척리 으름나무》(1994) 《장동리 싸리나무》(1995) 《장천리 소태나무》(1998) 등 다수가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1997년 07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51쪽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1330651

책 속으로

책 끝에 몇 마디 객담을 덧붙이려 드니 여러 느낌을 제쳐가며 앞질러 떠오르는 것이, 새삼스럽게도 나는 늘 남의 덕으로 살아왔다는 생각이었다. 전부터 내가 남들 앞에 떳떳이 내놓을 만한 자랑거리로 여긴 것도 '나는 인덕이 많은 자'라는 사실 한 가지뿐이었다. 이 한 가지만으로도 내 평생은 남달리 다행스러운 셈이라고 일매지어 말할 수 있으리라. 나는 이 이상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이 인덕은 이 책 속의 모든 글에서도 드러나고 있지만, 성년 이후 문단 데뷔를 비롯, 생활·창작·수상·출판 따위 어느 것 한 가지도 스승과 선배와 친구의 분별이나 우정에 의하여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 없다. 특히 잡문집을 포함하여 6권에 이른 출판은 그 중에서도 두드러진 것이었으니, 7권째가 되는 이 『관촌수필(冠村隨筆)』도 그 예외가 아님은 두말할 나위 없다. 나는 지난 10여 년 동안 여러 가지 오죽잖은 글을 지었거니와, 내 가늠에도 그 중의 태반은 같잖고 되다 만 것들이었다. 그러나 그런 중에서도 『관촌수필』만은 남의 이야기도 아니고 하여 좀더 낫게 써보려고 나름으로는 무던히 애쓴 편이었다.

읽는 분에게 참고가 될까 하여 대강 잡기하면, 내가 이 나이 먹도록 벗어나지 못하는 것의 하나가 이미 유년 시절부터 몸에 밴 조부의 훈육이기도 하지만, 이야기를 늘어놓기 전에 먼저 나부터 소개함이 바른 순서 같아 말머리를 삼은 것이 「일락서산(日落西山)」이다. 이 책 속에는 실화를 그대로 필기한 「화무십일(花無十日)」 같은 것도 있고, 「여요주서(與謠註序)」 「월곡후야(月谷後夜)」처럼 지금도 그 자리에 살고 있는 동창생이나 친척의 이야기도 있으며, 후제 내 자식이나 조카들에게 읽히기 위해 소설이니 문학이니를 떠나 눈물을 지어가며 쓴 고인에 대한 추도문 「공산토월(空山吐月)」 같은 글도 있다. 금년(1977) 연초 「공산토월」의 정희 엄마를 찾아갔다가 벌써 중학교 졸업반이 된 고인의 유복녀를 보고 나는 또 울었다.

대개 조부 다음으로 내게 영향을 끼친 이는 한마당에서 자란 동네 아이들이었다. 30년이나 세월한 지금은 반 이상이 죽었거나 행방불명이 되었지만 그들이야말로 여러모로 나를 키운 사람들이니, 「행운유수(行雲流水)」의 옹점이, 「녹수청산(綠水靑山)」의 대복이, 「관산추정(關山芻丁)」의 복산이가 그들이었다.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차례로 쓰자면 아직도 멀었지만, 그러나 이제는 그만 묻어두려고 한다. 묵은 이야기보다는 앞일이 더 복잡하겠기 때문이다. 소식 모르는 옛친구들의 행운을 빈다.

--- 머리말 중에서

사모를 쓰고 가지색 단령을 입은 수즙음에 움츠려든 석공의 얼굴이 조무래기들한테 에워싸인 채 떼밀려오듯 하고 있었다.콧잔등엔 맑은 땀방울이 돋아 있었고 목화를 신어 무척 뒤퉁스런 걸음을 걷고 있었다.석공의 두 어깨 너머로 훨씬 치켜 올려진 채 뒤따라오던 청사초롱도 나는 보았다.이어 청사초롱 뒤로가마 지붕이 보이자 나도 다른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가마 곁에 달라붙으며 각시 구경을 하려 했지만, 가마 앞에 오던 폐백물 든 사람과 감주단지를 든 부인네 그리고 함진아비 영감이 소리를 질러가며 말리고, 가마를 멘 두 교군꾼의 걸음이 가마 발을 제껴볼 틈도 없을 만큼 잽싸서 뜻을 이뤘던가는 기억이 없다.

그들과 기질이 상통할 뿐 아니라 여러모로 닮은 서울 시인으로는, 나무 때어 눌린 무쇠솥 숭늉 같은 박재삼 씨가 있다.누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한잔헐까요?'

하고 물으면, 고은 씨나 이호철 씨 못잖은 미소를 보이며,

'안 헐 수 있습니까?'

하고 입술부터 핥는 이 낮술의 대가는, 설령 박성룡 씨가 없는 자리더라도 반드시 한가락 뽑아야 배긴다.

---p.181-162하단

물은 부드러우나 추운 겨울에 얼면 굳어져 부러진다.

--- p.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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