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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은 설명되지 않는다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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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editor’s note
프롤로그

PART 01
희 喜 - 다시 믿어보기로 한 사람들
001 그랜마 모지스: 늦게 시작해도 괜찮다는 증거
002 노먼 록웰: 익숙한 일상의 가치를 돌아보게 하는 시선
003 마르크 샤갈: 상실 속에서도 놓지 않았던 사랑
004 칼 라르손: 평범한 하루를 햇빛으로 채우려 했던 사람
005 에바 알머슨: 마르지 않는 미소의 이유
006 알렉스 카츠: 오래 바라본 얼굴의 온기

PART 02
노 怒 - 감정이 삶을 밀어붙일 때
001 장 미셸 바스키아: 분노로 이름을 얻고, 사랑을 갈망했던 얼굴
002 오스카 코코슈카: 사랑과 광기 사이에서도 무너지지 않았던 사람
003 에바 헤세: 불안정한 형태로 버텨낸 분노
004 프랜시스 베이컨: 폭력적인 삶을 그대로 끌어안은 화가
005 오노 요코: 움직이는 사람에게만 보이는 YES
006 안젤름 키퍼: 잊지 않기 위해 그린 사람

PART 03
애 哀 - 잃어버린 것과 함께 사는 법
001 조르조 모란디: 사물 곁에 머물며, 시간을 살았던 사람
002 에드워드 호퍼: 평생 고독을 선택한 화가의 침묵
003 루이스 웨인: 현실과 멀어지며 남긴 세계
004 즈지스와프 벡신스키: 악몽을 그리며 살아남은 사람
005 리처드 롱: 천천히 지나가며 남긴 것들
006 루치오 폰타나: 캔버스의 상처 너머로 열린 공간

PART 04
락 樂 - 그럼에도 살아가게 하는 힘
001 알렉산더 칼더: 놀이가 예술이 되었을 때
002 데이비드 호크니: 변화를 멈추지 않는 시선
003 줄리안 오피: 가볍게, 그러나 끝까지
004 테오 얀센: 실패를 반복하며 걷게 만든 꿈
005 아그네스 마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고요를 지켜낸 힘
006 프리덴슈라이히 훈데르트바서: 직선을 거부하고 자유를 선택한 색

에필로그

저자 소개 1

이윤서 (이윤서더아트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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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통해 화가의 삶을 들여다보고, 그 안에서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발견한다. 명화를 설명하는 데 머물지 않고, 예술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관해 꾸준히 글을 쓰고 강연하고 있다. 예술고등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미술교육학과를 졸업했다. 미학·미술사학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미술치료학 박사과정에서 예술과 마음의 관계를 연구하고 있다. 도서관과 교육기관, 공공기관 등에서 명화인문학 강연과 ‘명화를 통한 마음스케치’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2019년부터 울산FM 97.5 〈배윤호 이남미의 확 깨는 라디오〉 명화 코너에 출연하고 있다. 대표 저서로 《
그림을 통해 화가의 삶을 들여다보고, 그 안에서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발견한다. 명화를 설명하는 데 머물지 않고, 예술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관해 꾸준히 글을 쓰고 강연하고 있다.
예술고등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미술교육학과를 졸업했다. 미학·미술사학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미술치료학 박사과정에서 예술과 마음의 관계를 연구하고 있다. 도서관과 교육기관, 공공기관 등에서 명화인문학 강연과 ‘명화를 통한 마음스케치’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2019년부터 울산FM 97.5 〈배윤호 이남미의 확 깨는 라디오〉 명화 코너에 출연하고 있다. 대표 저서로 《하루 10분 100일의 명화》 《왠지 끌리는 명화 한 점》 《그림, 마음으로 읽기》 《그림의 마음을 읽는 시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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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8월 30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240쪽 | 380g | 140*204*13mm
ISBN13
9791193653470

책 속으로

오랜 시간 강의실과 라디오에서 사람들과 그림 이야기를 나누며 유독 오래 남았던 이들,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질문을 남겼던 이들이 이 책 안으로 들어왔다. 어떤 그림 앞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미소를 지었고, 어떤 그림 앞에서는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놓았다. 또 어떤 그림은 불편하고 무거워서 외면하고 싶었지만 이상하게도 시간이 지나도 마음속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이 책의 화가들은 그렇게 사람들의 반응과 기억 속에서 오래 머문 이들이다.
--- p.9, 본문「프롤로그」중에서

칼 라르손의 그림은 “이렇게 살아야 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다만 함께 사는 시간이 어떻게 공간을 바꾸는지를 보여준다. 반복되는 일상, 밥을 먹고, 바느질을 하고, 물을 주고, 창을 여는 시간들. 그 느리고 사소한 반복이 쌓여 집이 된다.
춥고 어두웠던 어린 시절을 지나, 끝내 햇빛이 들어오는 방을 만들어낸 라르손이 포기하지 않았던 것은 함께 살아가는 시간을 지켜내려는 마음이었는지도 모른다.
--- p.44, 본문「칼 라르손 : 평범한 하루를 햇빛으로 채우려 했던 사람」중에서

바스키아의 그림은 분노로 시작하지만, 끝내 사랑을 향해 열려 있다. 인정받고 싶었던 마음, 이름 불리고 싶었던 욕망, 그리고 누군가에게 선택받고 싶었던 얼굴. 그의 낙서는 공격처럼 보이지만, 오래 바라보고 있으면 오히려 손을 뻗는 몸짓에 가깝게 느껴진다. 여기 있다고,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고, 나를 봐달라고 말하는 방식처럼.
우리는 누구의 분노를 예술이라 부르고, 누구의 분노를 소음이라 부르는가. 그리고 우리는 무엇이 되어야만 비로소 이름을 얻을 수 있는가.
--- p.68, 본문「장 미셸 바스키아 : 분노로 이름을 얻고, 사랑을 갈망했던 얼굴」중에서

그는 영웅을 그리지 않는다. 대신 마룻바닥을 남긴다. 인물이 지워진 공간, 사건이 지나간 자리, 기억만 남은 장소. 탄생을 암시하는 침대는 동시에 그 영웅 서사 뒤에 감춰진 폭력과 책임을 드러낸다. 새로운 시작을 말하기 전에, 우리는 그 바닥을 먼저 바라보아야 한다는 듯이.
마룻바닥의 나뭇결은 시간의 결처럼 이어진다. 그 위를 지나간 수많은 발자국, 그러나 지금은 아무도 없다. 그것은 단순한 공간 묘사가 아니라, 독일이라는 국가가 통과한 역사적 층위를 상징한다. 키퍼는 신화를 부정하지 않는다. 대신 신화를 태워 그 잔해를 남긴다.
--- p.115, 본문「안젤름 키퍼 : 잊지 않기 위해 그린 사람」중에서

모란디는 말했다. “현실보다 더 추상적인 것은 없다.”
그리고 또 말했다.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지금 보고 있는 것을 성실하게 보는 것이다.”
이 말은 그의 작업 방식이자 삶의 태도였다. 세계를 여행해도 아무것도 보지 못할 수 있고, 작은 방 안에서 병 몇 개를 바라보며 세계를 이해할 수도 있다. 그는 후자를 택했다. 많이 보기보다 오래 보기를 선택했다.
--- p.125~126, 본문「조르조 모란디 : 사물 곁에 머물며, 시간을 살았던 사람」중에서

예술은 언제나 작가의 의도에만 머물지 않는다. 사람들은 그 앞에서 자연스럽게 자기 삶의 균열을 떠올린다.
살아오며 조금씩 벌어지고, 갈라지고, 완전히 메워지지 않은 시간들. 우리는 한 줄의 칼자국을 바라보면서도 먼저 자신의 기억을 만나게 된다. 설명보다 감정이 먼저 도착하는 이유도 아마 그 때문일 것이다.

--- p.213, 본문「루치오 폰타나 : 캔버스의 상처 너머로 열린 공간」중에서

출판사 리뷰

어떤 그림은 이유 없이 좋고
어떤 그림은 쉽게 다가오지 않는다
‘나는 왜 이 그림 앞에 서 있는가’

라디오에서 그림 이야기를 할 때마다 나는 깨닫는다.
듣는 사람들은 이미 각자의 그림을 마음속에 그리고 있다는 사실을.
이 책 역시 그런 방식으로 읽히기를 바란다.
정답을 제시하지 않고, 같은 길을 권하지도 않는다.
다만 이 사람들이 지나온 감정의 자리 앞에서,
독자 역시 자신의 희·노·애·락을 조용히 떠올릴 수 있기를 바란다.
- 작가의 말 중에서

우리는 종종 그림 앞에서 서두른다. 무엇인가를 느껴야 할 것 같고, 멋지게 감상해야 할 것 같다. 그러나 이 책에 등장한 화가들의 삶을 따라가다 보면 마음은 언제나 정돈된 형태로 찾아오지 않고, 삶 역시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된다. ‘기쁨’은 환희라기보다 다시 믿어보기로 한 선택이었고, ‘분노’는 폭발이 아닌 삶을 밀어붙이는 힘에 가까웠다. ‘슬픔’은 함께 살아가야 할 시간이었으며, ‘즐거움’은 다시 움직이게 만드는 에너지였다.
이 책을 구성하고 있는 희·노·애·락의 네 파트는 감정의 목록이라기보다 삶을 건너는 방식이자, 감정 앞에 서는 태도이다. 우리는 모두 기뻐하고, 분노하고, 잃어버리고, 다시 웃는다. 중요한 것은 그 감정을 얼마나 잘 설명했는가가 아니라, 그 시간을 어떻게 지나왔는가에 있다. 그림은 그 통과의 시간을 가능하게 해주는 매개가 된다. 말이 없어서가 아니라 말을 강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조금 느려도 괜찮다. 지금 이해되지 않아도 괜찮고, 당장은 아무 느낌이 들지 않아도 괜찮다. 그림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다. 답을 재촉하지 않고, 말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다만 조용히 묻는다. 지금 어떤 마음으로 이 그림 앞에 서 있는지를.

희喜 다시 믿어보기로 한 사람들
그랜마 모지스, 노먼 록웰, 마르크 샤갈, 칼 라르손, 에바 알머슨, 알렉스 카츠.
늦게 시작했고, 평범했고, 상실을 겪었고, 몸이나 삶의 조건이 완전하지 않았던 사람들이다. 이들의 인생이 처음부터 희망적이었던 건 아니다. 그럼에도 어느 순간 다시 믿어보기로 선택했다. ‘희喜’는 들뜬 기쁨이 아니라, 포기하지 않겠다는 조용한 결심에 가깝다.

노怒 감정이 삶을 밀어붙일 때
우리는 누군가의 분노를 마주하면 본능적으로 한 걸음 물러선다. 그림도 마찬가지다. 거칠고 불편한 그림 앞에서 우리는 종종 시선을 돌리고 싶어진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많은 사람들이 오래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 유난히 불편한 그림들을 꼽는다.
이 장에 등장하는 화가들은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분노를 살아냈다. 장 미셸 바스키아는 세상이 붙여놓은 이름과 편견에 맞서 그림을 그렸고, 오스카 코코슈카는 사랑과 상실 속에서 광기와 가까운 감정을 통과했다. 프랜시스 베이컨은 인간 존재의 폭력성과 불안을 외면하지 않았고, 에바 헤세는 불안정한 삶을 끝까지 작업으로 견뎌냈다. 오노 요코는 침묵 대신 움직이는 태도를 선택했고, 안젤름 키퍼는 사람들이 잊고 싶어 했던 역사와 기억을 내려놓지 않았다.
어떤 이는 세상을 향해 소리쳤고, 어떤 이는 상실을 끌어안았으며, 또 어떤 이는 끝내 외면하지 않음으로써 자신의 감정을 살아냈다. 분노의 얼굴은 모두 달랐다.

애哀 잃어버린 것과 함께 사는 법
모란디는 사물 곁에 오래 머물렀고, 호퍼는 침묵 속의 고독을 바라보았다. 루이스 웨인은 웃는 고양이들 뒤에 외로움을 남겼고, 벡신스키는 죽음과 상실의 그림자를 자신의 세계 안에 남겨두었다. 리처드 롱은 사라질 흔적임을 알면서도 계속 걸었고, 루치오 폰타나는 완벽한 표면 대신 틈과 상처를 남겨두었다. 그들은 지나간 것을 붙잡으려 하지도, 잊으려 하지도 않았다. 대신 그것이 머물 수 있는 자리를 삶 안에 남겨두었다.
모든 것은 지나간다. 그러나 어떤 것들은 형태만 바꾼 채 우리 안에 남는다. 애(哀)는 끝내 없어지는 감정이 아니라, 오래 살아낸 사람의 시간 속에 조용히 스며드는 기억에 가까운 것인지도 모른다.

락樂 그럼에도 살아가게 하는 힘
이 책에서 ‘락’은 가벼운 행복이 아니다. 오히려 모든 감정을 통과한 뒤에도 삶을 완전히 내려놓지 않게 하는 힘, 다시 움직이게 만드는 감각이다. 실패하고 넘어지고 상처받으면서도 우리는 서로에게 “그래도 살아보자”고 말한다. 다시 웃고, 다시 사랑하고, 다시 하루를 시작하는 마음. 이 장에 담긴 사람들은 그런 희망을 끝내 놓지 않았던 이들이다. 알렉산더 칼더, 호크니, 줄리안 오피, 테오 얀센, 아그네스 마틴, 훈데르트바서를 만나본다.
‘락樂’은 도착점이 아니라, 다시 하루로 돌아가기 위한 숨이다.

어떤 그림은 위로가 되고
어떤 그림은 질문이 되며
또 어떤 그림은 조용한 침묵을 남긴다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읽지 않아도 괜찮고, 마음이 닿는 장을 반복해서 펼쳐도 좋다. 어느 페이지에서든 잠시 멈출 수 있기를 바란다.
본문은 예술가의 삶과 작품에 대해 살펴본 후, 과거와 현재 한국에서의 ‘전시 현황’을 알아보고, ‘작가 노트’로 마무리했다. 책을 읽은 후 더 친밀하게 다가오는 또는 궁금해지는 화가와 작품이 생길 것이다. 우리 주위 어딘가에서 늘 누군가의 전시가 열리고 있었다는 것도 알게 되고, 미술관 개관기념 전시회(2024년 강릉 솔올미술관이 개관하면서 루치오 폰타나(파트3 ‘애’ 수록작가), 아그네스 마틴(파트4 ‘락’ 수록작가) 전시회가 열렸다), 과거는 물론 현재에도 많이 열리고 있는 개인전, 회고전도 이제 조금씩 눈에 들어오게 될 것이다. 2009년부터 서울스퀘어 외벽에서 만날 수 있는 줄리안 오피(파트4 ‘락’ 수록작가)의 미디어 작품 〈군중(Crowd)〉은 서울역을 오가는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더 이상 작품처럼 보이지 않고 하나의 풍경에 가까워졌다. 이렇게 작품이 도시를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도시의 일부가 되어버린 것처럼, 『그림은 설명되지 않는다』 책 속 많은 예술가들의 작품들이 곧 그들이 평생 지켜내고자 했던 그 무엇, 인생이었음을 우리는 책을 읽으며 깨닫게 된다.
설명되지 않아도 괜찮은 마음이, 이렇게 조용히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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