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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의 말
1. Anguish 비통 2. Anxiety 불안 3. Background 배경 4. Beliefs 믿음 5. Blessing 축복 6. Body 몸 7. Brand 브랜드 8. Breath 숨 9. Burnout 번아웃 10. Care 돌봄 11. Crazy 정신 나간 12. Death 죽음 13. Echo 메아리 14. Eclipse 일식 15. End 끝 16. Evanescent 덧없음 17. Forgetfulness 망각 18. Freedom 자유 19. Guilt 죄의식 20. Horizons 지평선 21. Humour 유머 22. Illusion 환상 23. Immovable 부동 24. Injury 상처 25. Intimacy 친밀함 26. Invisible 비가시적인 27. Ireland 아일랜드 28. Love 사랑 29. Moon 달 30. Nagging 불평 31. Now 지금 32. Old 늙음 33. Public 공공성 34. Relationship 관계 35. Reverie 백일몽 36. Rich 부유함 37. Routine 루틴 38. Sex 섹스 39. Shame 부끄러움 40. Sleep 잠 41. Sojourn 머무름 42. Stopping 멈추기 43. Stumble 넘어짐 44. The ‘그’ 45. Time 시간 46. Undeceived 속임수에서 벗어나기 47. Unhappiness 불행 48. Unknown 미지 49. Unordinary 비범 50. Vanity 허영심 51. You 너 52. Zen 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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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우리가 이 세상에 처음으로 주는 것이자 마지막으로 가져가도록 허락받는 것이다. 숨쉬기는 세상에 대해 무엇 하나 알기 전부터 행하는 일이자, 힘겹게 얻은 모든 지혜와 무관하게 마지막으로 행하는 일이다. 태어나 처음 쉬는 숨, 그리고 그로부터 한 시간 후든 수십 년 후든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쉬는 숨은 종교나 신념과 상관없이 모두 순수하게 성스럽다. 두 숨 사이의 삶이 성스럽든 아니든 말이다. 숨은 이렇듯 삶을 끝맺을 뿐 아니라 우리 삶의 매 순간과 함께한다.
---p.61 「‘8. Breath 숨’」 중에서 고유성과 야성이라는 우리의 독특한 내면은 언제나 매일같이 세상으로 나아갈 통로, 길, 연결선을 요구한다. 세상으로 나아가 인정받는 훌륭함의 형태를 갖추고자 하는 것이다. 이 훌륭함은 자신의 삶, 나아가 이를 지켜보는 남들의 삶까지 더 생기 있게 만들어 준다. ---p.90 「‘11. Crazy 정신 나간’」 중에서 인간은 환상을 통해, 본래 자기 것이 아니었던 것을 계속 떠나보내야 하는 경험을 통해 단단하고도 필요한 유머 감각을 배운다. 유머 감각은 개인적인 수치심이 주는 관대한 통찰이 바로 다음 모퉁이에서 늘 우리를 기다린다는 삐딱한 이해를 통해 길러진다. 환상이 사라질 때 나는 가장 관대한 교훈, 즉 남들이 나를 두고 웃을 때 그 순간 동시에 함께 웃는 것이 성숙함의 가장 영광스러운 징표임을 학습한다. ---p.146 「‘22. Illusion 환상’」 중에서 친밀하고 낭만적인 관계에서 우리는 활기와 온전한 존재감을 얻지만 동시에 자기가 지닌 결함과 방어의 중심부로 끌려 들어간다. 우리는 새로운 관계에서 곧바로 거부당할지 모른다는 취약성을 느낀다. 악기 지판 위에서 자신 없이 떨리는 손에서 긴장감을 느낀다. 있어서는 안 되는 피부의 혹을 처음으로 만지게 되었을 때 기이하고도 유익한 친밀함을 느낀다. 친밀함은 접촉하기와 접촉받기를 꺼려 하는 마음에 아랑곳 않고 우리에게 접촉하려 뻗은 손이다. ---pp.165~166 「‘25. Intimacy 친밀함’」 중에서 ‘지금’을 살아야 한다는 조언은 늘 청교도주의의 엄격함을 동반한다. 온전히 현재를 살아야 한다고 말하는 이들은 ‘지금’에 대한 자신들의 특별한 이해에 동참하고 그 특권의 대가를 치를 것을 요구한다. ‘지금’은 우리가 있어야 할 유일한 곳이고 ‘지금’을 살지 않는다면 특별한 천국에 들어갈 자격이 박탈당한다면서 우리를 ‘지금’으로 불러들인다. 이렇게 협소하게 정의된 ‘지금’이라는 단어에는 실질적인, 거칠고 통제 불가능한, 전복적이고 정의되지 않는 경험이 숨어 있다. 그렇다. ‘지금’은 단일한 의미에 갇히기를 원치 않는 단어다. 단호하게 사용하면 할수록, 파생적인 의미를 통제하면 할수록 ‘지금’은 우리의 이해를 벗어나고자 한다. ---p.208 「‘31. Now 지금’」 중에서 우리는 부끄러움을 부끄러워하지 말아야 한다. 부끄러워해야 할 것은 우리의 주저함, 자격이 없어 포기해 버린 모든 행태에도 불구하고 영원히 포기하지 말아야 하는 삶의 과업을 그토록 조심스럽게 가르치고자 하는 부끄러움의 관대하고 영원한 희망을 선선히 따르지 않는 우리의 주저함인지도 모른다. ---p.262 「‘39. Shame 부끄러움’」 중에서 시간을 통제하려고 헤아리는 일을 멈추면, 시간에 이름을 붙이고 그 시간에 어떤 일이 일어나야만 한다고 보는 강박이 멈춘다. 평야를 가로지르는 하나뿐이었던 길이 갑자기 백 개가 넘는, 아무도 가 보지 않은 갈래로 나뉜다. 아들이나 딸과 온전히 보내는 30분은 몇 년 동안이나 소중한 기억으로 남는다. ---p.299 「‘45. Time 시간’」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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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언어로 다시 읽고
삶으로 다시 나아가기 《위로 II》는 일상에서 마주하는 수많은 말과 이미 정해져 있는 의미들 사이에서 잠시 멈춰 서라고 제안한다. 바깥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로부터 한 걸음 물러나 오래도록 돌보지 못했던 마음속 말에 귀 기울이라고 말한다. 그 길에 먼저 들어서는 사람이 저자 데이비드 화이트다. 그는 《위로 II》를 통해 ‘사랑’과 ‘죽음’처럼 삶의 깊은 곳과 맞닿은 단어부터 ‘배경’, ‘달’, ‘그(the)’처럼 일상적인 단어들을 통해 자신의 인식과 사유를 한 올 한 올 펼쳐 보인다. 이 책의 특이한 점은 저자의 삶에서 일어난 구체적인 사건이나 주변 인물이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이 기록이 놀라울 만큼 개인적인 느낌을 주는 이유는, 한 사람이 자신과 타인, 세상을 이해하고 판단하는 방식과 사고 과정을 숨김없이 드러내기 때문이다. 저자는 익숙한 말에 덧씌워진 관습적인 의미를 걷어 내고, 그 말이 자신의 삶에서 무엇을 의미해 왔는지 집요하게 추적한다. 몸이 기억하는 감각과 오래전 풍경을 불러내고, 미처 이해하지 못했던 마음의 깊은 곳으로 천천히 내려가 오직 자신의 경험을 통과한 의미를 찾아 나선다. 그리고 지금, 여기에서 우리가 삶을 제대로 마주할 것을 요구한다. 지평선은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다. 의식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나 지평선은 저 멀리서 언제나 우리를 부르고 끌어당긴다. 여름 해안에서 끝없이 밀려 나간 대양의 파도가 그려 놓은 소금 선은 해변에서의 휴가라는 생각을 멀리 뛰어넘는 매력적인 선이고, 멀리 보이는 산맥 능선은 직접 찾아가지 못한다 해도 늘 우리를 유혹한다. (……) 지평선은 나라는 존재가 결국 보고 듣고 감각하는 모든 가능성이라는 점을 알려 준다. 지평선은 내가 도달하든 않든 끊임없이 나를 부른다. 아무리 멀다 해도 지평선은 나를 부르며 다른 방식으로 살라고 한다. (133쪽, ‘20. Horizons 지평선’ 중에서) 하나의 단어는 한 사람의 세계를 품고 있다 · 불평(Nagging) : 양쪽 모두에게 경청되지 못하는 사랑 · 브랜드(Brand) : 진정한 예술가들이 모두 거부하는 것 · 죽음(Death) : 다시 살고, 다시 상상할 기회 · 부끄러움(Shame) : 우리의 숨은 욕망을 가리키는 교사 · 사랑(Love) : 때로 우리에게 자비가 없고, 우리를 불사르는 것 52편의 글은 저자가 단어를 바탕으로 자신의 내면과 세상을 탐색해 온 사유의 아카이브처럼 읽힌다. 서로 연결되지 않던 기억과 관계, 감각과 시간은 한 단어 아래 모여 새로운 맥락을 이루고, 그 이면에 숨어 있던 낯선 감정이 드러난다. 그렇게 일상의 표면에만 머물며 겉돌던 단어는 저자의 사유를 통과하며 삶의 구체적인 감각을 다시 얻는다. 단어 하나하나를 향한 해석을 천천히 따라가다 보면 독자 역시 자연스럽게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된다. ‘나는 왜 이 단어를 이렇게 생각하게 됐지?’, ‘아, 그때 이런 마음이었지.’ 같은 생각이 떠오르는 동안, 잊었다고 생각했지만 우리 삶의 저변에서 영향을 미치던 감정과 관계의 순간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낸다. 미처 알아보지 못했던 우리 마음의 윤곽과 삶의 반경이 더욱 선명해지는 것이다. 이는 마음속에서 표류하던 진짜 목소리를 되찾고, 우리가 아는 것보다 더 촘촘한 감각과 기억으로 이루어진 자신을 더 깊이 받아들이고 긍정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