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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01 문화지리학의 연구 주제
1.1 들어가며
1.2 문화와 문화연구
1.2.1 문화의 본질
1.2.2 초유기체로서 문화와 문화담론
1.2.3 문화연구
1.3 문화 지역·공간·장소
1.3.1 문화지역
1.3.2 문화 공간과 장소
1.4 문화전파
1.4.1 문화전파의 유형
1.4.2 문화전파의 원리와 장벽
1.4.3 문화접변
1.5 문화생태
1.6 문화사
1.6.1 문화사의 정립
1.6.2 문화사의 실제
1.7 문화정치
1.7.1 문화전쟁
1.7.2 하위문화
1.7.3 제국의 문화정치
1.7.4 젠더와 섹슈얼리티의 문화정치
1.8 문화경관
1.8.1 경관과 문화
1.8.2 신문화지리학의 경관
1.9 문화산업

02 공간과 장소
2.1 들어가며
2.2 케논, 코라, 토포스
2.3 객관적 공간과 주관적 장소
2.3.1. 객관적 공간에서 주관적 장소로
2.3.2. 주관적 장소
2.4. 투안과 렐프의 장소
2.4.1. 투안의 장소와 공간
2.4.2. 렐프의 장소와 장소상실
2.5. 관계적 공간과 장소
2.5.1. 장소를 다시 생각하기
2.5.2. 세계적 장소감과 권력 기하학
2.5.3. 절대적, 상대적, 관계적 공간
2.6. 장소에서 벗어나기
2.6.1. 드 세르토의 장소와 공간
2.6.2. 오제의 장소와 비장소

03 인간과 환경의 관계를 바라보는 여러 방식
3.1 들어가며
3.2 인간-환경 관계를 바라보는 전통적 관점
3.2.1 환경결정론
3.2.2 가능론
3.2.3 문화생태학
3.3 인간-환경 관계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
3.3.1 포스트모던 생태학: 비평적 전환과 ‘관계적/
혼종적’ 환경
3.3.2. 정치생태학

04 경관
4.1 들어가며: ‘경관’이라는 키워드
4.2 문화경관: 형태에서 의미로
4.2.1 형태로서의 경관
4.2.2 의미체계로서의 경관
4.3 경관 개념을 둘러싼 긴장
4.3.1 ‘보는 방식’으로서의 경관
4.3.2 젠더화된 경관
4.3.3 경관의 이중성
4.4 비재현적 경관 연구
4.4.1 재현의 위기와 경관의 물질성
4.4.2 비재현적 경관 연구의 스펙트럼

05 농업
5.1 들어가며: 농업의 기원과 전파
5.1.1 농업의 시작과 1차 농업혁명
5.1.2 2차 농업혁명
5.1.3 3차 농업혁명과 녹색혁명
5.2 농업 지역의 분포와 유형
5.2.1 이동식 경작(화전)
5.2.2 자급적 작물·가축 농업
5.2.3 집약적 농업(벼농사)
5.2.4 집약적 농업(밀 및 기타 작물)
5.2.5 유목 및 반유목
5.2.6 원시적 정착 농업
5.2.7 낙농업
5.2.8 과수·원예·특용작물
5.2.9 혼합농업
5.2.10 상업적 곡물 농업
5.2.11 지중해식 농업
5.2.12 플랜테이션
5.2.13 상업적 목축업
5.3 현대 농업의 특성과 과제
5.3.1 현대 농업의 위기와 변화
5.3.2 기후변화와 농업
5.4 나가며: 농업의 지속가능성과 과제

06 종교
6.1 들어가며
6.2 보편 종교와 민족 종교
6.3 주요 종교의 성장과 확산
6.3.1. 기독교
6.3.2. 이슬람교
6.3.3 불교
6.3.4 힌두교
6.4 종교 경관과 성지
6.4.1 주요 종교의 건축물
6.4.2. 종교의 성지
6.5. 종교와 생활
6.6 나가며

07 촌락의 문화지리
7.1 들어가며
7.2 촌락의 패턴(pattern)
7.2.1 가옥의 밀집도에 따른 분류
7.2.2 촌락의 기하학적 형태에 따른 분류
7.3 촌락 경관
7.4 우리나라의 전통 촌락: 경관과 장소들
7.4.1 종족 집단과 종족 마을
7.4.2 종족 촌락의 형성 배경과 지역적 분포
7.4.3. 종족 촌락의 경관 구성과 경관 요소
7.5 도시화, 세계화와 촌락의 변모(變貌)

08 언어와 텍스트
8.1 들어가며
8.2 언어
8.2.1 계통과 분포
8.2.2 언어경관
8.2.3 지명
8.3 텍스트
8.3.1 경관텍스트론
8.3.2 내용 분석과 담론 분석
8.3.3 문학
8.3.4 서사
8.4 나가며

09 민족과 인종
9.1 들어가며
9.2 사회적 범주로서의 민족(ethnicity)
9.2.1 공유된 문화와 정체성을 가진 집단으로서의
민족
9.2.2 집단 내부의 정체성 혹은 그 정체성을 규정하는
방식으로서의 민족
9.3 사회적 범주로서의 인종(race)
9.3.1 인종의 사회적 구성
9.3.2 인종주의(racism)
9.4 민족과 인종, 그리고 지리: 역사적 변천과 최근
동향
9.5 결론: 민족과 인종 지리학의 현재적 의의

10 신체와 공간, 정체성
10.1 들어가며
10.2 근대화와 몸의 추상화
10.3 여성주의 인식론에서의 몸: 젠더와 신체의 정치
10.3.1 젠더화된 공간: 위치성과 권력, 몸의 배치
10.4 교차성의 지리: 신체 위에 중첩되는 권력들
10.5 물질성과 신체의 재구성: 신유물론과 비판장애학의
기여
10.5.1 신유물론: 비인간, 물질, 감응하는 신체
10.5.2 비판장애학: 몸의 표준성과 기능주의
해체하기
10.5.3 물질성과 비판장애학을 통한 신체의 재정의:
공간정치적 함의
10.6 디지털 공간과 젠더화된 신체: 감시, 수행성, 그리고
재구성
10.6.1 디지털 공간 내 젠더화된 신체 수행성:
알고리즘과 표준화, 감시
10.6.2 디지털 공간 내 신체 및 정체성 재구성의
가능성

11 감정과 정동
11.1 들어가며: 감정적 전환(Emotional Turn)
11.2 감정과 정동의 경계: 인식론적·존재론적 논쟁
11.2.1 비재현 이론과 정동지리학
11.2.2 페미니즘과 감정지리학
11.2.3 무의식과 정신분석지리학
11.3 감정과 정동을 연구하기: 방법론적 논쟁
11.3.1 인터뷰: 말로 담아낸 감정
11.3.2 참여관찰: 몸으로 살아낸 정동
11.4 나가며: ‘감정에 서툰’ 지리학을 넘어서

12 인간 너머의 지리학
12.1 들어가며: ‘인간 너머 조건’의 도래
12.2 인간 너머 지리학의 등장과 발전
12.2.1 ‘물질적 전회’와 인간 너머 지리학
12.2.2 인간 너머 지리학을 넘어서
12.3 인간 너머 지리학의 주요 특징
12.3.1 관계적 존재론
12.3.2 복수의 인식론
12.3.3 코스모폴리틱스의 정치
12.3.4 관계적 윤리
12.3.5 비판과 응답
12.4 인간 너머 지리학의 연구 주제
12.4.1 새로운 동물 지리학
12.4.2 균, 바이러스, 다종의 세계
12.4.3 인간 너머의 도시

13 유산
13.1 들어가며
13.2 기억과 역사, 그리고 장소
13.3 사회적 구성물로서의 유산: 유산 산업과 불협화음의
유산
13.4 공식유산으로서의 세계유산: 탈영역화와 재영역화,
그리고 공간의 생산

정리 및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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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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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

한국문화역사지리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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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화역사지리학회는 전통지리학의 기반 위에서 영미권 문화·역사지리학의 철학과 관점, 방법론을 비롯해 일본과 중국의 학문적 성과를 비판적으로 수용하며, 한국의 문화현상과 역사지리를 주체적으로 설명·분석·해석해온 학술단체다. 회원들은 국내외 대학과 다양한 연구기관에서 활발한 연구와 교육 활동을 이어가며 문화·역사지리학의 발전을 이끌고 있다. 또한 한국학 전반의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으며, 자연과학과 인문사회과학을 아우르는 지리학의 특성 속에서 문화·역사지리학의 융합적 가능성을 확장해왔다. 역사학, 인류학, 민속학, 조경학, 도시인문학, 문화연구, 미술사, 경관학, 문학이론, 환경사
한국문화역사지리학회는 전통지리학의 기반 위에서 영미권 문화·역사지리학의 철학과 관점, 방법론을 비롯해 일본과 중국의 학문적 성과를 비판적으로 수용하며, 한국의 문화현상과 역사지리를 주체적으로 설명·분석·해석해온 학술단체다. 회원들은 국내외 대학과 다양한 연구기관에서 활발한 연구와 교육 활동을 이어가며 문화·역사지리학의 발전을 이끌고 있다. 또한 한국학 전반의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으며, 자연과학과 인문사회과학을 아우르는 지리학의 특성 속에서 문화·역사지리학의 융합적 가능성을 확장해왔다. 역사학, 인류학, 민속학, 조경학, 도시인문학, 문화연구, 미술사, 경관학, 문학이론, 환경사 등 인접 학문 분야의 연구자들과의 강연과 토론을 꾸준히 이어가며 학문 간 교류와 연구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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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8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444쪽 | 192*252*30mm
ISBN13
9791167072566

책 속으로

문화지리학은 문화, 사회, 환경 상호 간의 역동적 관계와 지역·공간·장소를 무대로 한 문화적 실천을 설명·분석·해석하는 인문지리학의 분과이다. 경험주의에 입각한 버클리 학파의 전통문화지리는 사회지리와의 건설적 접목을 계기로 포스트모더니즘, 후기구조주의, 탈식민주의, 문화유물론, 페미니즘 등 다양한 이론과 철학의 깊이를 더한 신문화지리로 거듭났고, 이미지와 텍스트 본위의 재현과 상징적 의미의 구성에 기운 신문화지리를 반박한 비재현 문화지리는 신유물론과 관계성에 근거하여 수행·정동적 전환과 인간중심주의의 해체를 이끌었다. 다원적으로 공존하는 이들 전통·신·비재현 문화지리는 관점과 방법론을 달리하며 다양한 주제를 탐문하는데, 본 장은 그간의 성과를 종합하여 문화·문화연구, 문화 지역·공간·장소, 문화전파, 문화생태, 문화사, 문화정치, 문화경관, 문화산업의 8대 영역을 제안한다.
--- p.104 「01 문화지리학의 연구 주제」 중에서

공간과 장소의 개념과 관계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상대적인 것이다. 이 글에서는 이러한 개념과 관계가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살펴보았다. 텅 비어 있는 무한성의 케논은 공간 개념으로, 존재가 위치하는 고정적인 토포스는 장소 개념으로 이해될 수 있으며, 생성 과정에 위치한 코라는 공간으로 이해되기도 하고 장소로 이해되기도 한다. 현대 지리학에서 객관적 공간과 주관적 장소 개념은 각각 1950년대 실증주의 지리학과 1970년대 인간주의 지리학의 등장과 함께 발달했으며, 1960년대 행동주의 지리학은 인간 외부 세계에서 인간 내부 세계로 관심을 돌림으로써 객관적 공간과 주관적 장소의 가교 역할을 하였다.
--- p.150 「02 공간과 장소」 중에서

이 글의 결론은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환경은 배경이 아니라 관계의 무대이며, 인간은 그 무대에서 제약을 견디고 가능성을 모색하며 권력과 의미를 엮어 가는 행위자이다. 환경결정론-가능론-문화생태학-포스트모던 생태학-정치생태학으로 이어지는 다섯 갈래의 사유는 서로를 대체하지 않는다. 오히려 서로의 빈틈을 메우는 렌즈로 함께 작동할 때 우리가 마주한 열섬·가뭄·보전과 생계의 충돌 같은 구체적 문제를 더 정확하게 읽어낼 수 있다.
--- p.172 「03 인간과 환경의 관계를 바라보는 여러 방식」 중에서

다양한 경관에 대한 관점을 검토할 때 잊지 말아야 할 점은 경관에 대한 서로 다른 접근법과 방법론은 경관 연구에서 배타적으로 적용될 수도 있지만, 성찰적이고 나아가 상호보완적인 방법으로 활용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즉, 지금까지 살펴본 문화지리학에서 진행된 경관과 관련한 수많은 논의들은 단일하고 표준화된 결론으로 귀결된 것이 아니라, 경관 연구의 역동성과 다채로움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러한 다양성과 역동성이야말로 문화지리학에서 경관이 여전히, 그리고 앞으로도 중요한 이유일 것이다.
--- p.199 「04 경관」 중에서

현대 농업은 기계화와 화학농업을 넘어 GPS, 드론, 사물인터넷 등을 활용하는 정밀농업과 스마트 농업으로 전환되어 왔다. 그러나 농촌 인구의 감소와 고령화, 도시화에 따른 농지 축소, 기후변화로 인한 작황 불안정과 재배지역의 변화, 토양·수질 오염, 생물다양성 감소, 농업 관련 기업의 시장 지배력 확대 등 복합적인 위기도 심화되고 있다. 또한 세계의 기아와 식량 문제는 생산량 부족만이 아니라 분쟁, 빈곤, 정치적 불안정, 자원 접근의 불평등 및 수출 중심 농업구조와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 p.225 「05 농업」 중에서

오늘날 종교 지리학의 과제는 전통적인 분포 패턴이나 환경과의 상호작용 연구를 넘어 확장되고 있다. 신문화지리학의 흐름에 발맞추어 종교 경관 이면에 숨겨진 권력관계, 젠더, 소수자의 장소 경험 등 비물질적이고 사회적인 의미를 해독하는 심층적 접근이 요구된다. 더불어, 세계화와 이주로 인해 다양한 종교가 한 공간에 혼재하는 현대 사회에서 종교는 갈등의 불씨가 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포용과 연대의 구심점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서로 다른 종교적 공간관과 문화를 이해하려는 지리학적 시선은, 다문화 사회의 평화로운 공존과 상호 존중을 실현하기 위한 필수적인 시민적 소양이라 할 수 있다.
--- p.251 「06 종교」 중에서

20세기 이후 급속히 진행된 도시화와 세계화는 촌락 지역을 빠르게 변모시키고 있다. 많은 촌락들은 기존의 로컬 스케일을 벗어나 지역과 국가 및 세계 무역 네트워크에 편입되고 있다. 특히 기존의 이분법적 도시와 촌락 개념에 맞서 새로운 촌락성 담론이 부상하면서 오늘날의 촌락은 실제적으로도 개념적으로도 재구조화를 경험하고 있다. 촌락 지역은 어떤 하나의 관점으로 이해하기 어렵게 되었으며, 지리학을 넘어 다양한 관점에서의 탐색이 요청되고 있다.
--- p.274 「07 촌락의 문화지리」 중에서

텍스트는 흔히 언어의 일부로만 인식되나 문화지리학에서는 글뿐만 아니라 사회를 구성하고 움직이는 이념을 비유할 때도 있다. 언어경관이 그랬듯이 문화지리학 특유의 경관 이론으로부터 발달한 경관텍스트론은 배경과 맥락을 고려하여 경관을 텍스트처럼 읽고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물론 텍스트 본연의 의미인 글 자체도 여전히 중요한 연구 대상으로 남아 있었다. 영미권에서는 그 좁은 의미의 텍스트를 연구할 때 겉으로 드러난 어휘를 양적으로 요약하는 내용 분석과 사회문화적 속뜻을 질적으로 해석하는 담론 분석을 주로 사용해 왔다. 땅을 기술하는 학문으로서 지리학이 텍스트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한 귀결일 것이다.
--- p.297 「08 언어와 텍스트」 중에서

21세기의 지리학자들에게 민족과 인종 연구는 그 어느 때보다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신자유주의, 기후 위기, 팬데믹, 국제 이주 등이 점차 심화되는 상황에서 민족과 인종의 경계는 더욱 유동적이면서도 동시에 더욱 배타적으로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역설적 상황 속에서 지리학의 소명은 분명하다. 공간과 권력, 역사와 현재가 만나는 지점에서 민족과 인종 불평등의 구조를 밝혀내고 그 과정에서 비판적이고 정치적인 시각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현대 민족·인종 지리학의 가치이자,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일 것이다.
--- p.326 「09 민족과 인종」 중에서

문화지리학이 이 상호 조율의 역학을 분석하고 개입할수록, 우리는 ‘누구의 몸이 보이고, 어떤 몸이 배제되며, 어떤 감각이 표준으로 간주되는가’를 질문하고 또 바꿔 나갈 수 있다. 그 변화는 이론 속에서만이 아니라 도시의 경사와 조도, 앱의 기본값, 알고리즘의 가중치, 예산의 항목, 돌봄의 시간표처럼 아주 구체적인 물질-제도적 층위에서 시작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문화지리학은 나와 너, 우리가 점유하는 공간과 세계를 다르게 보고, 다시 구성해 나가는, 그럼으로써 더 공정한 세계를 설계해 가는 학문으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지금 이 순간, 우리가 머물고 존재하는 바로 이 신체에서부터 시작된다.
--- p.358 「10 신체와 공간, 정체성」 중에서

문화지리학자들은 시시각각 변하고 말로 포착하기 힘든 감정과 정동을 연구하기 위해 전통적인 질적 연구법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새로운 전략들을 도입하고 있다. (중략) 이렇듯 문화지리학에서 감정과 정동 연구는 세계를 예측 가능한 합리적 공간으로만 환원하려는 시도를 넘어선다. 즉, 공간 이면에 내재된 비합리성, 모순, 갈등, 그리고 살아 움직이는 역동성을 조명함으로써 인간의 공간 인식과 경험을 보다 다차원적이고 총체적으로 탐구하는 길을 열어주고 있다.
--- p.393 「11 감정과 정동」 중에서

매력적인 대형 동물에 대한 연구에서 출발한 지리학의 ‘인간 너머’ 연구는 식물, 미생물, 자연현상 등 다양한 비인간 존재로 확장되었고, 발효, 위생, 감염병 등과 같이 다양한 인간 너머의 상호작용을 탐색하고 있다. 도시, 국가처럼 인간의 공간으로 여겨져 온 공간을 인간과 비인간의 얽힘과 수행을 통해 만들어지는 ‘인간 너머의 공간’으로 새롭게 바라보는 연구도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다. 이를 통해 인간 너머 지리학은 지리학자들이 세계를 보다 풍성하고 입체적으로 바라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 p.415 「12 인간 너머의 지리학」 중에서

유산은 과거를 단순히 보존하는 대상이 아니라 현재의 사회가 자신을 설명하고 미래를 설계하기 위해 끊임없이 재구성하는 과정이다. 문화지리학적 관점에서 유산을 이해한다는 것은 시간과 장소, 기억과 권력이 교차하는 복합적 관계망 속에서 유산이 어떠한 방식으로 만들어지고 소비되는지를 비판적으로 탐구하는 일이다. 유산은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를 잇는 사회적·공간적 담론이며, 그 의미는 시대와 맥락에 따라 끊임없이 새롭게 쓰여진다.

--- p.436 「13 유산」 중에서

출판사 리뷰

문화지리학의 전통에서 21세기의 새로운 쟁점까지
문화지리학의 변화와 확장을 한 권에 담다

문화지리학은 문화와 사회, 환경의 역동적인 관계를 지역·공간·장소를 중심으로 설명하고 분석하며 해석하는 인문지리학의 한 분야다. 그 연구 범위는 농업·종교·촌락 같은 전통적인 영역에서 민족·인종·젠더·정체성 등 문화정치적 주제로, 다시 감정과 정동, 인간 너머의 지리학을 비롯한 21세기의 새로운 연구 주제로 계속 확장되어왔다.
이 책은 한국문화역사지리학회가 2012년 펴낸 『현대문화지리의 이해』를 현시점에서 새롭게 평가하고, 이후 변화한 주제와 접근법을 반영해 기획한 문화지리학 개론서다. 13인의 연구자가 참여해 학부 문화지리학 수업에 필요한 기본 이론과 개념을 정리했다. 특히 번역서만으로는 접하기 어려운 국내 사례를 포함한 덕에 이론과 현실의 관계를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책을 관통하는 것은 현대문화지리학의 진화 과정에서 형성된 네 가지 패러다임이다. 이는 각각 문화생태학과 경관론을 중심으로 한 전통적 문화지리학, 인간의 경험과 장소감에 주목한 현상학적 장소연구, 경관을 문화적 텍스트이자 정치적 경합의 공간으로 해석한 신문화지리학, 수행과 실천 및 인간과 비인간의 관계를 탐색하는 비재현적 문화지리학으로 설명된다. 본서는 각 관점이 문화와 공간을 어떻게 다르게 이해하고 상호 보완하는지를 함께 살핀다.
앞부분의 네 장은 책 전체를 이해하는 이론적 토대에 해당한다. 1장은 문화지리학의 연구성과를 종합해 주요 연구 영역을 제시하며 이후 내용을 읽기 위한 길잡이 역할을 한다. 2장부터 4장까지는 공간과 장소, 인간과 환경, 경관을 집중적으로 다루며, 핵심 개념과 이론이 지리학의 역사 속에서 어떻게 형성되고 변화했는지를 통시적으로 설명한다.
이어지는 장들은 농업·종교·촌락·언어와 텍스트 등 문화지리학의 전통적인 연구 주제를 다룬다. 동시에 민족과 인종, 신체와 공간 및 정체성, 감정과 정동, 유산을 통해 공간에 내재한 권력과 불평등, 배제와 소속의 문제를 탐구한다. 특히 후반부에 배치된 신체, 감정과 정동, 인간 너머의 지리학에 관한 장들은 비재현적 문화지리학을 비롯한 최근의 연구 경향을 잘 보여준다. 마지막 장은 유산을 과거의 단순한 보존 대상이 아니라 기억과 권력, 시간과 장소가 교차하는 사회적·공간적 과정으로 다시 읽는다.
전통적 연구 영역과 최신 연구 경향을 함께 다루는 이 책은 어느 한 관점만을 문화지리학과 동일시하지 않는다. 서로 다른 패러다임의 차이와 상호관련성을 비교하며, 문화와 공간을 해석하는 관점이 어떻게 확장되어왔는지를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구성한 개론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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