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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입지―뜻을 세우는 일이 중요하다.
2장 천기―현명한 책사는 어리석은 주인을 섬기지 않는다. 3장 시운―때를 만나야 영웅이다. 4장 시계―정확한 계획을 세우고 시작하라. 5장 지공―적이 준비되어 있을 때는 기다린다. 6장 지략―힘이 있다는 것을 알리다. 7장 용간―적을 파악하라. 8장 모공―기략으로 허를 찌르다. 9장 용자―용은 구름을 부르고 비를 몰고 온다. 10장 발난―살생부 11장 기계―권력은 힘을 따라 움직인다. 12장 책략―사육신과 생육신 13장 대계―진정한 책사는 주인에게 죽임을 당하지 않는다. |
Lee Soo-K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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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난 친화력의 달변가
조선조 초기에 권모술수에 능하고 세조를 옹립하는데 모든 책략을 다하여 세조가 나의 장자방이라고까지 불렀던 한명회는 말년에 한강 남쪽에 압구정이라는 정자를 짓고 청춘부사직 백수와강호라는 오언 절구를 남겼다. 풀이하면 <젊어서는 사직을 위하여 몸을 바치고 늙어서 머리가 하얗게 되면 강가에 누워 세상을 관조한다>는 뜻이다. 세상을 오연하게 바라보는 한 인물의 심중을 고스란히 내비친 시다. 그러나 한명회는 과거에조차 급제하지 못하고 개성에서 궁지기를 하다가 계유정난으로 손에 피를 묻히고 세조를 등극시켰기 때문에 후대의 많은 사가들로부터 역사의 찬탈자라는 비난을 받았다. 정확한 판단력과 기획력의 소유자 계유정난은 권력에 대한 싸움이었다. 수양대군과 안평대군은 왕제로서 나약한 단종을 밀어내고 권력을 차지하려고 했고, 황보인과 김종서 등은 문약한 문종과 단종을 등에 업고 신권을 강화하면서 권력을 농단했다. 가진 자들의 싸움에서 한명회는 수양대군을 위하여 목숨을 걸고 싸워서 승리했다. 사가들은 계유정난이 단종 폐위로 이어지자 권력의 정통성 때문에 한명회와 세조를 비판했으나 민중으로 대변되는 백성들과는 사실상 무관한 싸움이었다. 수양대군과 한명회 등이 안평대군을 사사하고 김종서, 황보인을 제거하는 계유정난을 일으켰을 때 성삼문을 비롯하여 집현전 학사들이 오히려 그들을 두둔하는 듯한 자세를 취한 것은 역설적으로 김종서와 황보인 같은 권신들이 권력을 농단하고 있었다는 증거가 되는 것이다. 단순 모사꾼이 아닌 탁월한 정승의 면모 권력을 찬탈한 세조와 한명회는 사육신 등 많은 반대파들로부터 도전을 받았으나 한명회의 책략으로 이를 극복하여 정권을 안정시킨다. 한명회는 두 딸을 세조의 아들과 손자에게 시집을 보내 권력을 더욱 탄탄하게 하고, 그 권력을 기반으로 세조와 성종대를 태평성대로 이끌었다. 책략의 달인, 권모술수의 대가, 노회한 정치가 등 그에 대한 평가는 대부분 비판적이다. 그러나 세조에게는 가장 믿음직스러운 충신이었고, 한명회 자신은 불우한 역경을 딛고 일인지상만인지하의 영의정까지 올라 그의 가문이 누대에 걸쳐 부귀와 명성을 누리게 한 걸출한 인물이었다. 그가 주도한 계유정난, 단종 폐위 등을 떼어놓고 보면 그는 빈손으로 가문을 일으킨 처세와 책략의 달인이요, 난세의 영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