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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간판 스타
2. 새벽길 3. 민들레 4. 김종팔 씨 가정 소사 5. 성질 수난 6. 운수 좋은 날 7. 승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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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에 발을 딛고 꾸는 꿈
이희재는 70년, 김종래의 문하생으로 만화계에 입문한 뒤, 『간판 스타』,『저 하늘에도 슬픔이』,『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등으로 보통 사람들의 상처 받은 삶을 리얼리즘 시각으로 꾸준히 그려내었다.
『간판 스타』는 1986년부터 1989년 사이에 발표된 단편들을 모은 것이다. 이 시기는 87년의 시민 항쟁을 정점으로 하여 사회 변화에의 열망과 좌절, 민주화의 일정한 진전 등이 어우러졌던 격변의 시기이다. 『간판 스타』는 그런 치열한 시대를 관통해서 살아온 한 만화가가 만화라는 매체 속에 당시의 시대 정신을 녹아 내고자 했던, 우리 만화계의 소중한 성과이다. 이희재의 만화는 현실에 단단히 발을 딛고 꾸는 꿈은 결코 헛된 백일몽이 될 수 없음을 말없이 웅변한다. 이희재가 만화로 세상과 관계하는 방식은 88년 발표된 단편 '새벽길'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이 작품은 만화가인 화자가 자기 동네에서 일하는 한 청소부의 비극적인 삶을 관찰하여 서술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이희재는 이 작품이 실화를 바탕으로 한 것임을 밝힌다. '새벽길'은 만화가 화자인 '나'가 어떻게 한 청소부의 삶에 다가가 그의 처절한 고통을, 그리고 한편 그가 차마 놓지 못한 희망을 보게 되었는지를 나직이 얘기하는 작품이다. 이희재의 만화가 현실에 발을 딛고 있는 만큼, 그의 만화에는 사회의 모순을 짊어지고 가는 사람들이 맞닥뜨리는 다층적인 갈등이 잘 포착되어 있다. 총체적이고 전면적인 사회적 모순은 개별적이고 부분적인 또 다른 갈등을 파생하며, 갈등은 어디든 약한 곳을 찾아 그 에너지를 분출하기 마련이다. '새벽길'에서 고향을 버리고 상경하여 갖은 고생을 하는 청소부는 연탄 가스에 자식을 잃은 울화를 애꿎은 아내에게 터뜨리고 '김종팔 씨 가정 소사'에서 남에게 돈을 떼인 엄마는 엄마 병을 고치려 몰래 돈을 모으던 막내딸에게 무턱대고 화풀이를 한다. 사회가 찍어 누르는 무게로 상처 입은 사람들은 곧잘 자신의 상처로 주변의 사람들에게 다시 상처를 입힌다. 그렇지만 그 상처를 쓰다듬으며 다시 껴안고 살아가는 것 또한 그들의 몫이다. 이러한 갈등과 화해의 과정은 '김종팔 씨 가정 소사'나 '민들레' 등에서 '반전'의 어법을 통해 효과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만화는 선의 예술이라 할 만큼 선의 비중이 크다. 사람마다 얼굴과 표정이 다르듯, 만화가마다 구사하는 선도 그 성격과 느낌이 다르다. 이희재는 가늘게 떨리는 선으로 그의 그림체를 특징짓는다. 언뜻 거칠고 간략하게 보이는 그의 그림을 자세히 보면, 그가 세심한 관찰력과 철저한 자료 조사를 바탕으로 하여, 각 인물과 상황에 따른 특징적인 분위기를 잡아내는 데에 성공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시각적 형식은 이희재의 투철한 시대 정신을 행복하게 담아 내며 '간판 스타'를 한국 리얼리즘 만화의 고전으로 자리잡게 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