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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008
- 아이를 고치려 하지 말고, 아이의 세계로 들어가라- Part. 1 아이를 이해하는 시선 014 1. 아이를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다 019 - 판단보다 관찰이 먼저다 - 2. 자폐 스펙트럼 아동은 왜 반복하는가 044 - 반복 속에는 아이만의 시간이 흐른다 - 3. 특수관심사는 관계의 문이다 064 - 아이가 오래 머무는 세계에서 함께 시작한다 - Part. 2 관심사에서 놀이로 092 4. 아이의 놀이 안으로 들어가는 법 096 - 놀이를 바꾸기 전에 함께 머무는 법을 배운다 - 5. 역할이 생기면 관계가 움직인다 108 - 역할은 다른 사람의 자리를 만든다 - 6. 작은 사건이 놀이를 이야기로 만든다 120 - 익숙한 장면에 작은 변화를 넣는 법 - Part. 3 일상에서 시작하는 드라마 플레이 134 7. 보호자가 할 수 있는 5분 드라마 플레이 138 - 짧아도 시작과 끝이 있는 함께의 시간을 만든다 - 8. 전이불안을 줄이는 드라마 플레이 152 - 다음 장면을 미리 경험하는 법 - 9. 지나간 갈등을 다시 연습하는 드라마 플레이 166 - 끝난 장면을 다시 열어 다른 선택을 시도하는 법 - Part. 4 이야기에서 관계로 182 10. 경험을 이야기로 바꾸는 드라마 플레이 186 - 지나간 하루를 아이의 언어로 다시 만나는 법 - 11. 자기서사를 만드는 드라마 플레이 209 - 흩어진 경험이 ‘나의 이야기’가 되는 과정 - 12. 이야기가 다시 관계로 돌아오는 순간 228 - 아이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장면을 바꾼다 - 부록〉 부록 1 부모용 DPT 관찰일지 250 부록 2 DPT 경험 이야기 만들기 워크시트 258 부록 3 생성형 AI 그림책 프롬프트 예시 266 부록 4 DPT 30일 실천 워크북 277 부록 5 DPT 장면연습 워크북 28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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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관심사는 때로 너무 좁아 보인다. 하루 종일 버스 이야기만 하고, 같은 공룡 이름을 반복해서 말하고, 지하철 노선도나 특정한 사물에 오래 머무는 모습을 보면 어른은 걱정부터 하게 된다. 왜 저렇게 한 가지만 좋아할까. 언제쯤 다른 것에도 관심을 가질까. 친구들과 함께 노는 데 방해가 되는 것은 아닐까. 그러나 드라마 플레이 트레이닝은 여기서 질문을 조금 바꾼다. 정말 문제는 아이의 관심사일까. 아니면 우리가 그 관심사 안으로 들어가는 방법을 아직 찾지 못한 것일까.
관심사는 아이가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일 수 있다. 아이가 불안을 조절하는 방법일 수 있고, 자신이 가장 편안하게 머무는 세계일 수도 있다. 버스를 좋아하는 아이에게 버스는 단순한 탈것이 아니다. 정류장, 노선, 순서, 도착과 출발, 기다림과 이동이 함께 들어 있는 하나의 세계다. 공룡을 좋아하는 아이에게 공룡은 단순한 장난감이 아니다. 이름을 부르고, 종류를 나누고,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상상의 문이다. 어른이 그 세계를 문제로만 바라보면 관계는 시작되기 어렵다. 그러나 그 세계 안으로 조심스럽게 들어가면 관심사는 놀이가 될 수 있다. 아이의 관심사 안에는 이미 놀이의 씨앗이 있다. 어른의 역할은 새로운 씨앗을 억지로 심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이미 붙잡고 있는 세계 안에서 함께 놀 수 있는 작은 장면을 발견하는 것이다. 버스가 있다면 “누가 타고 있을까?”를 물을 수 있고, 공룡이 있다면 “어디를 탐험할까?”를 물을 수 있다. 상어가 있다면 “무슨 일이 생길까?”를 상상할 수 있다. 좋은 질문 하나가 아이의 관심사를 놀이로 열고, 놀이는 함께할 수 있는 장면으로 바뀐다. 드라마 플레이 트레이닝은 아이를 우리가 원하는 놀이로 끌고 오는 방법이 아니다. 아이가 이미 시작한 놀이를 발견하고, 그 놀이 안에서 역할을 찾고, 역할을 통해 짧은 이야기를 만들며, 이야기를 통해 관계를 이어 가는 과정이다.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존중할 때, 아이는 자신이 이해받고 있다는 경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누군가 내 세계에 들어와 함께 머물러 주는구나. 그 느낌이야말로 관계의 시작이다. 결국 DPT가 묻는 질문은 단순하다. 우리는 아이에게 새로운 놀이를 가르치고 있는가, 아니면 아이가 이미 시작한 놀이를 발견하고 있는가. 관심사는 줄여야 할 대상이 아니라, 함께 들어가 볼 수 있는 문일 수 있다. 그 문을 통해 아이는 놀이로 나아가고, 놀이는 이야기가 되며, 이야기는 관계가 된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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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 스펙트럼을 비롯한 발달장애 아동을 위한 드라마 플레이 트레이닝
· 자폐 스펙트럼 아동과 함께하는 관계 중심 연극놀이 안내서 · 행동을 교정하기 전에 먼저 아이의 세계를 이해하는 DPT 실천법 · 관심사에서 놀이로, 놀이에서 이야기로, 이야기에서 관계로 이어지는 새로운 접근 · 부모, 교사, 활동지원사, 사회복지사, 예술교육가를 위한 현장형 실천서 · 학교와 지역사회에서 발달장애인과 함께 살아가기 위한 관계와 이해의 안내서 · 생성형 AI 시대, 아이의 경험을 그림책과 이야기로 확장하는 방법 제안 『드라마 플레이 트레이닝』은 자폐 스펙트럼 아동을 비롯해 의사소통과 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을 만나는 사람들을 위한 연극놀이 기반 실천서이다. 이 책은 특정 행동의 교정에서 출발하지 않는다. 대신 아이가 좋아하는 것, 반복하는 것, 오래 바라보는 것, 몸으로 표현하는 작은 신호를 관계의 출발점으로 바라본다. 이 책이 제안하는 DPT, 곧 드라마 플레이 트레이닝은 아이의 관심사와 감각 경험을 놀이와 역할, 이야기와 관계로 확장해 가는 접근이다. 버스를 좋아하는 아이에게 버스는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니다. 공룡을 좋아하는 아이에게 공룡은 단순한 장난감이 아니다. 그것은 아이가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이며, 불안을 조절하는 언어이고, 다른 사람과 만날 수 있는 문이 될 수 있다. DPT는 바로 그 문 앞에서 시작된다. 그 관심사는 놀이의 장면이 되고, 장면 속에서 역할과 사건을 만들어 보며, 실제 생활에서 어려웠던 상황은 안전하게 다시 연습할 수 있는 작은 리허설이 된다. 저자는 예술교육가이자 사회복지사, 그리고 장애활동지원사의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들과 만난 현장의 장면을 차분하게 풀어낸다. 문제행동이라는 이름으로 아이를 판단하기보다, 그 행동이 어떤 상황에서 나타나고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먼저 살핀다. 반복행동을 단순히 줄여야 할 대상으로 보지 않고, 아이가 안전감을 찾고 세상과 연결되기 위해 선택한 몸의 언어로 읽어낸다. 이러한 시선은 이 책을 단순한 교육 방법서가 아니라 아이를 이해하는 태도에 관한 책으로 만든다. 특히 『드라마 플레이 트레이닝』은 연극놀이를 ‘무대에 세우는 활동’으로 보지 않는다. 대사를 외우게 하거나 정해진 역할을 수행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이미 머물고 있는 세계 안으로 어른이 조심스럽게 들어가는 과정으로 이해한다. 아이가 좋아하는 버스는 정류장이 되고, 공룡은 탐험대가 되며, 반복되는 경험은 짧은 이야기가 된다. 이 과정에서 아이는 조금씩 역할을 만나고, 역할은 다른 사람을 필요로 하며, 이야기는 관계를 오래 지속시키는 힘이 된다. 이 책의 또 다른 특징은 일상 속 실천 가능성이다. DPT는 특별한 치료실이나 무대가 있어야 가능한 활동이 아니다. 집 안의 5분 놀이,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 병원에 가기 전의 예고, 새로운 장소로 이동하기 전의 역할놀이 속에서도 시작될 수 있다. 아이에게 변화는 작은 사건이 아니라 큰 장면일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전이불안, 예고, 관찰, 몸의 신호 읽기, 관심사를 놀이로 바꾸는 기술을 구체적으로 제안한다. 또한 생성형 AI 시대에 아이의 경험을 이야기와 그림책으로 확장하는 가능성도 다룬다. 그러나 저자는 AI를 아이를 대신 이해하는 도구로 보지 않는다. AI는 보호자와 교사, 활동지원사, 예술교육가가 아이의 관심사와 경험을 더 안전하고 조심스럽게 이야기로 구성하기 위한 보조 도구일 뿐이다. 아이의 실제 사진과 민감한 개인정보를 사용하지 않고, 어른이 반드시 검토하고 수정해야 한다는 윤리적 기준 역시 이 책의 중요한 축이다. 이 책은 발달장애아동을 직접 지원하는 사람들만을 위한 책은 아니다. 우리는 학교와 도서관, 공원, 마트, 버스와 지하철처럼 일상을 함께 사용하는 공간에서 서로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만난다. 같은 말을 반복하거나, 낯선 변화 앞에서 불안해하거나, 한 대상에 오래 머무는 행동을 곧바로 문제나 무례함으로 판단하기보다 그 행동에도 이유와 감각, 불안과 관심이 있을 수 있음을 이해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통합교육 현장의 교사와 또래 학생뿐 아니라, 발달장애인과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이해하고 싶은 일반 독자에게도 관계를 바라보는 하나의 안내서가 될 수 있다. 『드라마 플레이 트레이닝』은 아이를 바꾸는 책이 아니다. 오히려 아이를 바라보는 어른의 시선을 바꾸는 책이다. 아이의 반복을 문제로만 보지 않고, 관심사를 집착으로만 부르지 않으며, 말보다 먼저 몸과 시선과 움직임을 읽으려는 태도에서 관계는 시작된다. 이 책은 아이의 행동을 이해하는 데서 출발해, 서로 다른 사람들이 같은 학교와 지역사회에서 어떻게 관계를 맺고 함께 살아갈 것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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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고치려 하지 말고, 아이의 세계로 들어가라
나는 예술교육가이자 사회복지사로 아이들을 만나 왔다. 학교와 복지기관, 문화예술교육 현장에서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연극놀이를 진행했고, 그 과정에서 자폐 스펙트럼 아동을 비롯한 다양한 발달장애아동을 만났다. 현재는 장애활동지원사로서 아이의 일상을 가까이에서 함께하고 있다. 서로 다른 역할로 아이들을 만나면서 나는 늘 같은 질문 앞에 서게 되었다. 어떻게 하면 아이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아이를 가르치기 전에 먼저 만날 수 있을까. 처음부터 이런 생각을 했던 것은 아니다. 나 역시 아이가 더 잘 표현하기를 바랐고, 더 오래 참여하기를 바랐으며, 또래와 자연스럽게 어울리기를 바랐다. 그것은 교육자로서도, 사회복지사로서도 자연스러운 마음이었다. 그러나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쌓이면서 조금씩 다른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아이를 변화시키는 일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아이를 이해하는 일이라는 사실이다. 우리는 흔히 아이의 행동을 문제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눈을 잘 맞추지 않는 것, 같은 말을 반복하는 것, 특정한 주제에 오래 머무는 것, 갑작스러운 변화 앞에서 불안해하는 것을 고쳐야 할 행동으로 바라본다. 물론 아이 자신이나 타인에게 위험한 행동, 일상생활을 심각하게 방해하는 행동은 적절한 지원과 전문적 개입이 필요하다. 그러나 모든 행동을 문제로만 해석하는 순간, 우리는 아이가 보내는 신호를 놓칠 수 있다. 현장에서 만난 아이들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풍부한 세계를 가지고 있었다. 어떤 아이는 버스 번호를 끝없이 이야기했고, 어떤 아이는 지하철 노선도를 오래 바라보았다. 어떤 아이는 공룡 이름을 수십 개씩 외웠고, 또 어떤 아이는 꽃과 곤충을 관찰하는 일에 깊이 몰두했다. 처음에는 그것이 집착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조금 더 오래 곁에 머물러 보면 다른 모습이 보인다. 그것은 아이가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일 수 있고, 불안을 조절하는 방법일 수 있으며, 자신을 표현하는 언어일 수도 있다. 연극은 상대방이 있는 곳에서 시작하는 예술이다. 배우는 상대의 호흡을 읽고, 몸의 방향을 보고, 주어진 상황 안에서 관계를 만들어 간다. 나는 이 연극적 태도가 아이들을 만나는 과정에서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버스를 좋아하는 아이가 있다면 버스 정류장이 하나의 무대가 될 수 있다. 공룡을 좋아하는 아이가 있다면 공룡 탐험이 하나의 장면이 될 수 있다. 꽃을 좋아하는 아이가 있다면 식물원이 하나의 세계가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아이의 관심사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그 관심사 안으로 들어가 함께 놀기 시작하는 일이다. 나는 이 과정을 드라마 플레이 트레이닝, 곧 DPT라고 부르고자 한다. DPT는 아이를 치료하기 위한 프로그램이 아니다. 특정 행동을 빠르게 교정하기 위한 방법도 아니다. DPT는 아이의 관심사와 감각 경험을 놀이와 역할, 이야기와 관계로 확장해 가는 연극놀이 기반의 실천 접근이다. 아이를 우리의 세계로 끌어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먼저 아이의 세계로 들어가 함께 장면을 만들고 이야기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다만 한 가지를 분명히 해 두고 싶다. 자폐 스펙트럼이라는 말 안에는 매우 다양한 아이들이 포함된다. 말로 자신의 생각을 비교적 잘 표현하는 아이도 있고, 짧은 단어나 몸짓으로 의사를 드러내는 아이도 있으며, 언어 표현이 거의 없거나 감각적 불안과 행동 조절의 어려움이 큰 아이도 있다. 따라서 DPT는 모든 아이에게 같은 방식으로 적용되는 고정된 프로그램이 아니다. 아이의 언어 수준, 인지 수준, 감각 상태, 정서적 안정 정도, 상호작용 가능성에 따라 출발점은 달라져야 한다. 이 책에서 말하는 의사소통은 반드시 말을 잘한다는 뜻이 아니다. 시선, 표정, 몸의 움직임, 손짓, 반복행동, 사물 선택, 짧은 소리와 단어 역시 중요한 의사소통이 될 수 있다. DPT는 바로 그 작은 신호를 읽는 데서 시작한다.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상황에서 불안해하는지, 어떤 놀이에 오래 머무는지, 어떤 순간에 몸이 편안해지는지를 살피는 일은 단순한 관찰이 아니다. 그것은 관계를 준비하는 과정이다. 최근에는 생성형 AI라는 새로운 도구도 등장했다. 이 도구는 아이의 관심사를 바탕으로 놀이 아이디어를 얻거나, 짧은 대본과 그림책 초안을 만드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나 AI는 아이를 대신 이해하거나 판단하는 도구가 아니다. DPT에서 AI는 보호자와 교사, 활동지원사, 예술교육가가 아이의 세계를 더 조심스럽게 이해하고 놀이와 이야기를 준비하기 위한 보조 도구일 뿐이다. 편리함이 아이의 안전과 존엄보다 앞설 수는 없다. 이 책은 부모와 보호자만을 위한 책은 아니다. 자폐 스펙트럼 아동을 중심으로 하지만, 발달장애아동과 의사소통 및 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을 만나는 교사, 활동지원사, 사회복지사, 치료사, 연극놀이 강사, 예술교육가에게도 하나의 실천적 안내서가 되기를 바란다. 나아가 장애아동과 같은 교실에서 공부하는 청소년, 같은 공간에서 살아가는 또래들에게도 이 책이 작은 이해의 문이 되었으면 한다. 아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통해 세상과 연결된다. 관심사는 놀이가 되고, 놀이는 역할이 되며, 역할은 이야기가 되고, 이야기는 다시 관계가 된다. 이 책은 정답을 제시하려 하지 않는다. 다만 아이들과 만나며 배운 것을 나누고자 한다. 아이들은 늘 내게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나를 바꾸려고 하기 전에 먼저 나를 이해해 달라고. 이 책은 그 부탁에 대한 작은 응답이다. 아이를 변화시키기 전에 먼저 아이가 서 있는 곳으로 가 보자. 어쩌면 그곳에서 우리는 아이의 가능성뿐 아니라, 관계가 만들어지는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2026년 7월 어느 날, 황승경 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