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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하나. 설레임…, 그리고 시작 피자 레이디 / 꿈꾸는 자는 / 멘토 라몬 / 그릭 스타일 둘. 절벽 끝에서 목요일 준비! / 피자는 들러리 / 가전제품 스토어 / 월요일 / 돈나무 / 무반응 / 전단지 / 숙희 / 한 울타리 / 한인 청년 / 치기공 / 알량한 자존심 셋. 꿈을 심어 주었어 남은 2천 불 / 잇단 사고 / 리뷰 / 스파이 / 백마 탄 라일리 / 꼬마 캐서린 도서관 가는 길, 코코 / 우리가 누군가에겐, 스미스네 / 마일스와 제인, 그리고 다비드 / “체인징 잇 업!” 아이린 / 게으른 레이나 / 뉴요커 회계사 커크 / 마음을 나누며 / 취업 이민 영주권 넷. 어쩌다 보니 나도 한번 가볼까? 미국! / ESL / 첫 어학원 / 미니밴 / 명태전 있나요? / 외로움과 두려움을 / 그날 이후, 다섯. 산다는 건 언어, 기죽지 말자! / 홈스쿨링 / 대학교 드롭아웃과 유학 / 단순한 일 / 거리의 외침 / 빈곤 문제 / 행복의 조건 / 주말여행 여섯. 함께이기에 부고와 삶 / 매니저 아저씨 / 현정 언니 / 벤자민의 암 / 어금니 / 교수와 학생 / 임플란트 완성기 / 오디 픽업 / 농사/ 냉장고 / 우리의 마음 / 시카고 보타닉 가든 / 핑거 프린트 에필로그 감사의 글 |
Ki Hye-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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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 배달원이 대개 남자들이라서, 배달을 갈 때 그들은 무심코 “헤이, 맨”이라고 인사를 하곤 한다. 하지만 목소리를 듣고 얼굴을 보게 되면, “앗! 미안해요”라며 사과하는 경우가 많다. 나는 시카고 교외의 작은 동네에서 피자 가게를 운영하며 피자 배달 일을 하고 있다.
--- p.16 주차장에서 사무실까지 낑낑대며 4층짜리 피자 워머를 옮기는 건 나름 힘이 세다고 자부하는 나에게도 쉽지 않았다. 뭔지 모를 서러움이 복받쳐 오를 땐, 어린아이처럼 모든 걸 집어 던지고 길바닥에 주저앉아 목 놓아 소리 내 울고 싶었다. --- p.61 취업 이민 비자와 영주권을 신청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회사의 재정 상태와 외국인 직원이 정말로 필요한가이다. 그때 나는 이민 비자와 영주권 과정이 얼마나 복잡하고 어렵게 얽혀 있는지 조금씩 깨닫게 되었다. 언제나 필요한 것은 돈이었다 --- p.82 우리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마지막 남은 한 발을 더 밀리지 않기 위해 매일 전단지 돌리길 멈추지 않았고, 단골들에게 우리 피자를 소문내 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평소에 주문하는 작은 가게들에도 우리 전단지를 카운터에 놓고, 손님들에게 건네주기를 부탁했다. --- p.94 우리 가게의 리뷰가 좋은 건, 항상 똑같은 마음으로 손님들을 대하는 리처드의 태도 덕분이다. 리처드는 지금도 우리가 처음 가게를 시작했던 그때 그 마음 그대로, 손님들을 따뜻하게 대한다. 그의 원래 성품이기도 하지만, 리처드를 통해 나는 손님을 대하는 태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배운다. --- p.106 피자 가게에서 일하면서 만난 사람들과의 교감은 단순한 직업적 만남을 넘어, 삶의 깊은 연결고리를 만들어 준다. 그들이 주었던 따뜻한 위로와 친절은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원동력이 되었다. 연말이 다가오면, 우리는 그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피자 나눔을 한다. --- p.137 하늘이 내 마음을 알아준 것이 아닌지, 열심히 살아온 결과로 하늘이 내려준 선물이 아닐지…? 영주권, 그린 카드가 내 손에 쥐어졌다는 사실이 실감 나지 않았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던 순간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많은 이들의 도움 덕분이다. --- p.141 이 단순한 일들은 누군가의 끊임없는 수고로 이루어지며, 그 가치는 자주 간과된다. 매일 똑같은 일을 반복하지만, 아무도 그들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진 않는다. 그런데도 그들은 묵묵히 일하며 미국 사회를 지탱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가 지금 하는 아주 소소한 일들도 마찬가지다. --- p.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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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삶이란 늘 예기치 못한 스토리 그러나 함께이기에 가능했던 오늘이라는 선물 『어쩌다 보니, 시카고의 피자 레이디』는 기혜리 작가의 첫 에세이집이다. 책 제목이 잘 말해주듯, 교사가 되기 위해 대학원에서 공부하던 저자가 여행으로 왔던 미국에서 평생의 동반자를 만나 정착하게 되고, 더욱이 피자 레이디로 살아가게 된 건 그 자신도 예기치 못한 일이었다. 그러나 “어쩌다 보니”라는 말 속에는 우연과 필연이 얽히고설키어 결국 지금의 자기 자신이 되어 온 시간을 긍정하는 작가의 고백이 담겨있다. 생계를 해결하고, 합법적 신분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시간은 마치 뿌리가 뽑혀 말라가는 식물처럼 인생을 소진시키는 듯했지만, 그 속에서도 작가는 반짝이는 희망의 순간들을 포착하여 삶의 새로운 에너지로 만들어 간다. 책은 전체 여섯 챕터로 구성된다. ‘하나. 설레임···그리고 시작’에서는 시카고 근교에 작은 피자 가게를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와 개업 시 큰 도움을 주었던 이들에 대한 회상과 고마움을 담았다. ‘둘. 절벽 끝에서’에서는 미국에서 이민자로 살아가면서 어렵게 버텨왔던 순간들을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셋. 꿈을 심어 주었어’에서는 피자 가게가 자리 잡아가면서 단골손님들과 쌓아가는 소통과 유대의 소중한 기억을 따듯하게 그리고 있다. ‘넷. 어쩌다 보니’에서는 미국으로 오게 된 사연과 미국에서 평생의 동반자를 만나게 된 과정을 아름답게 추억한다. ‘다섯. 산다는 건’에서는 미국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가면서 느끼는 삶의 단상들을 작가의 시선을 담아 풀어낸다. ‘여섯. 함께이기에’에서는 영주권을 얻기까지 성실하게 달려왔던 삶을 반추하고, 현재의 소소한 일상들을 전하며 글을 마무리한다. 작가가 들려주는 피자 이야기, 이민자의 삶, 미국 사회의 단면들, 그리고 사람들과의 소통과 유대 속에 쌓아가는 사랑과 우정의 스토리는 우리가 찾던 행복이 우리 곁에, 그리고 우리 안에 있음을 깨달아 가는 삶의 여정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