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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도서 잎만 아름다워도 꽃 대접을 받는다
이윤기
동아일보사 2009.11.30.
판매자
파아란
판매자 평가 4 26명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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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프롤로그
개정판에 부치는 글

첫 번째 이야기 옥에 티, 말에 티
글본새 말본새 / 명사의 장래에 대한 불안한 예감 / 옥에 티, 말에 티 / 내가 부린 말 / 내가 부리는 말

두 번째 이야기 술 익자 체 장수 돌아가니 아니 먹고 어이리
물소리가 아름다운 까닭 / 나는 고백한다 / 늙은 시인의 눈물 / 술 익자 체 장수 돌아가니 아니 먹고 어이리

세 번째 이야기 스위치히터
잎만 아름다워도 꽃 대접을 받는다 / 스위치 히터 / 컨트롤 보드 시대

네 번째 이야기 우리가 어디까지 와 있는가 하면
촌스러움에 대하여 / 우리가 어디까지 와 있는가 하면 / 개인 거리의 에토스 / 참 좋은 조짐들 / 고자들이 늘고 있다 / 백인은 아직 죽지 않았으니

다섯 번째 이야기 내가 가는 제3의 길
선악의 해부 / 나비넥타이 / 맞수는 적이 아니다 / 임계 상태에 대한 생각 / 나는 천상 불출이로소이다 / 내가 가는 제3의 길

여섯 번째 이야기 모든 것은 ‘버그’로부터 시작되었다
거룩한 지혜의 전당에서 / 델포이의 세발솥 앞에서 / 그리스 까마귀 / 모든 것은 ‘버그’로부터 시작되었다

세계화된 두 한국인의 종횡무진 열혈 대담

저자 소개 1

이윤기

 

Lee Yoon-ki,李潤基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이자 탁월한 번역가 이윤기. 1947년 경북 군위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성장하였다. 중학교 2학년 때 학비를 위해서 도서관에서 일하게 되면서 책의 세계로 빠져들었고 인문학에 심취하게 되었다. 경북중학교, 성결교신학대 기독교학과를 수료하였다. 국군 나팔수로 있다가 베트남전에 참가하기도 했었다. 그리스·로마신화를 비롯해 오랫동안 번역가로 활동하면서 자신의 영역을 구축한 뒤 신화에 관한 저서를 내 크게 성공했다. 1976년 첫 번역서 『카라카스의 아침』을 펴냈고 그 이듬해 1977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하얀 헬리콥터」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1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이자 탁월한 번역가 이윤기. 1947년 경북 군위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성장하였다. 중학교 2학년 때 학비를 위해서 도서관에서 일하게 되면서 책의 세계로 빠져들었고 인문학에 심취하게 되었다. 경북중학교, 성결교신학대 기독교학과를 수료하였다. 국군 나팔수로 있다가 베트남전에 참가하기도 했었다. 그리스·로마신화를 비롯해 오랫동안 번역가로 활동하면서 자신의 영역을 구축한 뒤 신화에 관한 저서를 내 크게 성공했다.

1976년 첫 번역서 『카라카스의 아침』을 펴냈고 그 이듬해 1977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하얀 헬리콥터」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1991년부터 1996년까지 미국 미시간주립대학교 종교학 초빙 연구원으로 재직했다. 번역을 생업으로 삼아 『장미의 이름』, 『푸코의 진자』, 『그리스인 조르바』, 『변신 이야기』 , 『신화의 힘』, 『세계 풍속사』등 200여 권의 책을 우리말로 옮기며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번역가로 자리매김했다. 2000년에 한국번역가상을 수상했다. 1999년 번역문학 연감 『미메시스』에서 시행한 설문조사에서 이윤기는 한국 최고의 번역가로, 『장미의 이름』은 해방 이후 가장 번역이 잘 된 작품으로 선정됐다. 2000년 첫 권이 출간된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시리즈(전 5권)는 ‘21세기 문화 지형도를 바꾼 책’이라는 찬사와 함께 신화 열풍을 일으키며 200만 명 이상의 독자와 만났다.

번역과 동시에 작품활동도 이어갔다. 1994년 장편소설 『하늘의 문』을 출간하며 문단으로 돌아온 그는 중단편과 장편을 가리지 않고 활발한 창작 활동을 했다. 1998년 중편소설 「숨은 그림 찾기」로 동인문학상을, 2000년 소설집 『두물머리』로 대산문학상을 수상했다. 그의 소설은 풍부한 교양과 적절한 유머, 지혜와 교훈을 두루 갖추고 있어 ‘어른의 소설’ 또는 ‘지성의 소설’로 평가받았다.

장편소설 『하늘의 문』, 『뿌리와 날개』, 『내 시대의 초상』 등과 소설집 『하얀 헬리콥터』, 『두물머리』, 『나비 넥타이』 등을 펴냈고, 그 밖에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등의 교양서와 『어른의 학교』, 『꽃아 꽃아 문 열어라』 등의 산문집을 펴냈다. 2010년 8월 27일, 심장마비로 별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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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1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95쪽 | 476g | 148*210*20mm
ISBN13
9788970907550

책 속으로

나는, 신학대학에 다닌 경력이 있는데다가 예수님을 너무 좋아해서 불교도 동아리로부터는 ‘예수쟁이’로 몰리고, 불교 이야기를 자주 하고 다니는데다가 부처님을 너무 좋아해서 기독교도들로부터는 ‘절집 처사(處士)’로 몰린 적이 있는 특이한 경험의 소유자다. 나는, 경상도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전라도적 정서를 좋아해서 고향 친구들로부터 ‘족보가 의심스러운 사람’으로 손가락질당하고, 내가 사랑하는 전라도 친구들로부터는 ‘무신경한 경상도 사람’으로 낙인찍혀본, 참으로 억울한 경험의 소유자다. 번역을 생업으로 삼아온데다가 미국에서 너무 오래 머물렀던 탓에 나는 한글 순혈주의자들로부터는 ‘미국 놈 똥구멍 빨다 온 사람’으로 매도당해본 적이 있고, 영어 공용론자들의 손을 흔쾌히 들어주지 않아서 진보적인 어문학자들로부터는 ‘언어 국수주의자’로 몰려본 적이 있는, 자타가 공인하는 회색분자다. 다만, 그렇게 살면서 쓰고자 한다.
--- p.4

우리 고유 문화의 풍경을 정교하게 드러내는 명사들이 잊혀지거나 사라지는 현상이 수시로 목도된다. 전통의 싱싱한 기운이 듬뿍 실린 말이 퇴조하면서 생경한 말들이 살풍경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이다. 나는 이것을 ‘명사의 사막화 현상’이라고 부른다.
--- p.22-24

매우 쑥스러운 고백을 하나 해야겠다. 문학청년이던 1970년대에 나는 머리카락을 길게 기르고 다녔다. 머리카락을 짧게 깎고 다니는 사람보다 길게 기르고 다니는 사람이 어쩐지 더 문화인다워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그랬다. 나는 당시 잡지사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잡지사를 출입하던 문화계 인사들은 모두 장발이었다. 나는 장발을 고집함으로써 그 문화계 인사들과 나 자신을 동일시하고 있었음이 분명하다. 부끄러운 것은 감추고, 조금이라도 자랑거리가 될 만한 것은 드러내고 싶었던 것이 분명하다. 1980년대 중반부터는 장발 위에다 베레모를 쓰고 다녔다. 나는 베레모는 아무나 쓰는 물건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나는 예술가인 양 보이고 싶었음이 분명하다.
나는 이제 베레모를 쓰지 않는다. 등산할 때 아니면 쓰지 않는다. 나는 이제 머리카락을 기르지 않는다. 이제 나는 예술가인 양 보이고 싶지 않다. 필경은 천박한 3류일 내 정체를 드러내고 싶지 않은 것이다.
나는 고대 신화를 해석한 3부작 『뮈토스』를 써서 출간한 적이 있다. 개정증보판을 내기 위해 그 책을 다시 읽었다. 얼굴이 뜨거워서 읽고 있을 수가 없었다. 그 책을 쓸 당시, 나는 쉬운 말로 표현할 수 있는데도 의도적으로 어려운 낱말을 찾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는 ‘도망친다’라고 해도 좋을 것을 ‘도타한다’고 쓴 것을 반성한다. ‘자국을 지운다’고 하면 될 것을 부러 ‘엄적한다’고 쓴 것을, ‘놀아난다’고 하면 될 것을 ‘유탕한다’고 쓴 것을, ‘지나치다.’고 하면 될 것을 ‘참람하다’고 쓴 것을 반성한다. 나는 이 책을 교열하면서 수백 개의 한자말을 내 책에서 몰아냈다. 부러 꼬고 비틀어 어렵게 만든 표현을 나는 쉬운 표현으로 바꾸었다. 이로써 말살이 글살이에서도 나는 베레모를 벗는다. 나는 이제까지 부리던 말을 버린다. 나는 이제부터 새로운 말을 부리고자 한다. 그러나 이 ‘말’은 한자와 한문에 배타적이지 않다. 이 글 ‘내가 부린 말’은 ‘내가 부리는 말’로 이어질 것이다.
--- p.46

유랑극단 춤꾼 소녀의 비애를 그린 미소라 히바리의 노래.
‘오늘도 오늘대로 단장한테 / 재간이 서툴다고 꾸중을 듣고 /
북채로 얻어맞고 하늘을 보니 / 나처럼 울고 있는 듯한 낮달.’
나는 이 대목을, 눈물 없이는 통역할 수 없었다.
--- p.60

이 시대 각 분야는 좌타와 우타를 겸하는
‘스위치히터’를 요구하고 있다.
내가, 여러 가지 상황에 대응하지 못하는
꽉 막힌 맹꽁이 전화기를 버린 까닭이 여기에 있다.
--- p.100

우리는 불출을 만나면 어떻게 하는가?
따돌린다. 왜 따돌리는가?
내가 속해 있는 동아리와 무늬가 같지 않기 때문이다.
농경 정주민에게 ‘다름’은 곧 ‘틀림’ 이다.
모나서도 안 된다. 모나면 정을 맞는다.
이제 그 익숙한 것들과 결별해야 할 때가 왔다.

--- p.184

출판사 리뷰

체험에서 우러난 진솔한 문화 담론
『장미의 이름』,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꽃아 꽃아 문 열어라』의 작가 이윤기가 『잎만 아름다워도 꽃 대접을 받는다』(동아일보사)를 펴냈다.


이번 산문집은 2004년에 출간되었던 같은 제목의 책을 다시 다듬고 내용을 첨가, 28편의 글을 묶은 개정판이다. 언어의 고수, 영원한 청년이라는 별칭이 따라붙는 저자는 이 책에서 삶의 바람직한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우리 삶의 구체적인 풍경을 예리하게 해부한다. 그러나 그의 글이 오래도록 아름다운 이유는 넥타이를 매지 않고 자신의 경험을, 속내를 가리지 않고 고스란히 드러내기 때문이며, 특유의 유머가 따뜻하게 스며있기 때문이다. 전통문화에서 그리스 로마 신화에 이르기까지 그의 눈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다. 연말 즐거운 마음으로 독서삼매경에 몰입할 수 있는 산문집이다.

다양한 내용의 글을 한 줄로 꿴다면, 제목처럼 잎만 아름다워도 꽃 대접을 받는 시대에 어울리는 삶의 철학이라고 얘기할 수 있다. 저자가 진단하는 이 시대는 화려한 꽃을 피워야만 꽃 대접을 받는 것은 아니다. 잎도 싱싱하고 곱다면 꽃 이상으로 쳐주는 시대라는 것이다. 저자는 개정판 서문에서 “이 책은 사회의 주류에 편입하지 못하고 주변적 삶을 고달파하는 독자를 위한 것이며 이것은 나의 이야기이기도 하다”라면서 초빙, 객원, 명예의 멍에에 시달리는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완전히 거꾸로 사는 인생, 꽃 대접 받기는 애초에 틀린 인생이라고 비관하다 마무리는 경쾌하다. “나는 꽃이 아닌 것이 거의 확실하다. 그러나 꽃 대접 비슷한 걸 더러 받는 걸 보면, 잎이라도 예쁘게 피워 올리려고 무진 애를 쓰기는 한 모양이다. 그러면 되었지 뭐.”

이윤기식 유머와 글 읽는 맛의 묘미에 빠져들면 책을 쉽게 내려놓지 못하고 나를 돌아보게 된다.

우리 삶의 풍경에서 찾는 아름다운 잎

우리 사회는 아직도 해결해야 할 문제점들이 많다. 다양성을 거부하는 보수적 사회, 지역감정 앞에 맥못추는 나라, 연줄과 패거리로 얽힌 사회, 허례허식과 전근대적 권위주의, 여성차별이 횡행하는 곳이다. 저자는 이런 면들을 꼬집으면서도 한 방향 고찰을 거부한다.

더 균형 있는 시선으로 우리 사회를 진단하면서 독자들의 구미를 당기는 구체적 이야기로 상상력을 자극한다. 우리 사회에는 걸핏하면 사회현상이나 문화 현상을 남의 나라 잣대로 재고 우리 사회의 모든 현상을 중증의 병으로 진단하는 시각과, 그런 시각에 저항하는 시각 사이를 흐르는 난기류가 있다(‘우리가 어디까지 와 있는가 하면’).
이렇게 진단하면서도 긍정적인 요소를 모르쇠하지 않는다. 전화 걸어 메모를 남기라고 할 때 상대편에서 “네, 잇자(李字), 윤자(潤字), 깃자(基字)이시라고요?”라고 하는 사람을 자주 대하게 된다면서 이제 발걸음을 조금만 재촉하면 머지않아 좋은 수가 생기지 않을까 하고 낙관한다. 그처럼 전화 받는 사람의 태도에서 아름다운 잎을 떠올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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