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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리너무대용 확장판오리지널 수상작작가의 말공연이실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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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이 전개되는 공간은 가상의 국가 윌마 국제공항이다. 현재의 인물들은 다른 곳으로 건너가기 위해 잠시 그곳을 경유한다. 전시를 위해 베를린으로 향하던 사진작가 우희, 현재도 내전이 진행 중인 위험 지역 세르고에 가려고 하는 배우 태조. 두 사람은 나오지 않는 수하물 앞에 하염없이 발이 묶인다. 여행객들로 북적이던 공항에 어느새 두 사람만 남겨지고, 설상가상으로 인근 지역 세르고에서 내전이 일어나 경계경보까지 발령된다. 불안한 상황 속 두 인물이 안고 있는 과거의 기억과 현재가 교차하며, 개인의 삶을 쥐고 흔드는 거대한 벽과 선이 얼마나 잔혹하게 뿌리박혀 지울 수 없는 고통과 상실을 만드는지 보여 준다. 단지 “이쪽에서 저쪽으로 가려고 했던” 사람들의 수많은 삶이 무대 위에 겹친다. 장면의 각주이자 내레이터로 등장하는 인물 ‘해석’을 통해 펼쳐지는 극중극은 냉전 시기 베를린 장벽을 넘으려다 희생된 이들의 비극을 들려준다. 작품은 운명을 단순한 순환으로 보지 않는다. 냉전 시대 베를린 장벽이 있던 그곳의 비극이 지금의 우리와 어떻게 연결되는가?푸른 강보에 싸여 탈출 도중 죽음을 맞이한 베를린 장벽의 가장 어린 희생자 ‘홀거’, 그리고 무대 위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푸른 스카프가 묶인 캐리어 하나가 쓸쓸히 놓여 있다. 인류 역사상 한 번도 멈춘 적 없는 전쟁과 비극은 지금도 되풀이되며, 마땅히 누려야 할 자유는 경계 위에서 짓밟힌다. 그것은 비켜 가기엔 모두 알고 있는 일이다.오늘날 평범하게 여행길에 오르는 우리처럼, 그들 역시 각자의 사랑과 슬픔과 삶의 이유를 품고 있다. 목숨을 걸고 국경을 건너던 이들에게도 그 순간은 그저 ‘이쪽에서 저쪽으로의 이동’이었을 뿐이다. 이 지점에서 작품은 자연스럽게 '우리의 이야기'로 돌아선다. 냉전 시대 베를린에 그어졌던 비극의 선은 오늘날 우리의 현실과 긴밀히 연결된다. 〈베를리너〉는 앞으로도 뒤로도 나아갈 수 없었던 사람들, 그럼에도 무언가를 향해 꿈과 사랑을 가지고 나아가던 사람들, 우연히 목격한 비극을 운명처럼 여기고 계속해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경계를 넘는 물리적 이동뿐 아니라 “마땅히 달콤할” 자유를 찾아 떠나는 삶으로의 열망을 환기한다. 제목 ‘베를리너’는 본래 독일에서 달콤한 잼이 들어간 설탕 묻힌 도넛을 뜻하지만, 1963년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의 연설 “나는 베를리너입니다(Ich bin ein Berliner)”에서 한 유명한 말이기도 하다. 그래서 독일에서는 “나는 도넛이다”라는 농담으로 자주 쓰인다.이 책에는 무대에서 다루어지지 않은 장면을 모두 담은 무대용 확장판 버전을 비롯해 작가의 초기 구상과 서사의 뼈대를 엿볼 수 있는 오리지널 수상작 버전을 함께 수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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