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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호메리카(POSTHOMERICA)
『일리아스』 이후, 『오디세이아』 이전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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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프롤로그 - 호메로스가 말하지 않은 전쟁의 끝

이야기에 들어가기 전에

01 『포스트호메리카』란 무엇인가?
02 지금까지의 전쟁
03 주요 인물과 관계
04 트로이 전쟁의 마지막 무대
05 이 책을 엮으며

1부 마지막 영웅들이 찾아오다

1장 헥토르가 죽은 뒤
2장 아마존의 여왕
3장 펜테실레이아와 아킬레우스
4장 새벽의 여신이 보낸 아들
5장 멤논과 안틸로코스
6장 죽어야 할 아들과 죽지 않는 어머니

2부 가장 강한 자들이 사라지다

7장 아킬레우스의 마지막 전투
8장 아킬레우스의 시신을 둘러싼 전투
9장 아킬레우스가 남긴 자리
10장 아킬레우스의 무구
11장 가장 강한 자의 죽음

3부 아버지들의 전쟁을 물려받다

12장 트로이의 마지막 희망, 에우뤼퓔로스
13장 다시 밀려나는 그리스군
14장 아킬레우스의 아들
15장 아버지의 갑옷을 입은 소년
16장 두 아들의 전쟁

4부 아버지의 무덤에서 성벽까지

17장 아버지의 무덤 앞에서
18장 버려진 궁수, 필록테테스
19장 파리스의 마지막 화살
20장 오이노네의 밤
21장 끝나지 않는 전쟁
22장 넘지 못하는 성벽

5부 성벽을 넘어 트로이로 들어가다

23장 힘과 계략
24장 목마를 둘러싼 신들의 싸움
25장 목마 속으로
26장 버티는 시논과 눈먼 라오콘
27장 스스로 허문 성벽
28장 카산드라의 예언

6부 트로이는 무너지고, 바다는 그들을 삼켰다

29장 목마 밖으로
30장 늙은 왕이 죽은 자리
31장 살아남은 자와 살아남지 못한 자
32장 사라진 별
33장 죽은 자의 요구
34장 개가 되었다가 돌이 된 여자
35장 카페레우스의 바위

에필로그 - 영웅들이 사라진 자리

· 부록
01 『포스트호메리카』 사건표
02 『포스트호메리카』 인물 사전
03 가문·신·인간 관계도
04 이름과 표기 안내
05 우리가 알고 있던 트로이 전쟁과 무엇이 다른가?
06 앞서 말해진 운명과 되돌아오는 장면들
07 원전 및 참고문헌

저자 소개 2

퀸투스 스미르나이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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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후기의 그리스 서사시인으로, 정확한 생애는 알려져 있지 않으며, 대체로 서기 2세기 말에서 3세기 무렵 활동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의 이름 역시 후대에 전해진 ‘퀸투스’라는 이름과 작품 속에서 시인 자신이 스미르나와 연결해 남긴 기록에서 비롯되었다. 그가 남긴 대표작 『포스트호메리카』는 총 14권, 8,786행에 이르는 장편 서사시다. 호메로스의 언어와 서사시 전통을 계승하면서 『일리아스』가 끝난 뒤의 전쟁을 다시 이어간다.

편저ALTARI L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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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TARI LAB은 고전을 오늘의 언어로 다시 읽고, 오래된 질문에서 새로운 책을 만드는 다산글방의 철학·인문 레이블입니다. ALTARI라는 이름은 Altus(높은, 깊은)와 Ars(예술)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더 깊이 생각하고, 더 높이 바라보며, 오래 남는 책을 만든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ALTARI LAB은 고전을 단순히 옮기거나 요약하지 않습니다. 오래된 이야기와 사상을 오늘의 시선으로 다시 읽고, 그 안에서 시대를 넘어 살아남을 질문과 이야기를 발견합니다. 인간의 사유와 편집 경험을 중심에 두고 AI와 함께 질문하며, 익숙한 고전을 새롭게 읽는 방식을 탐
ALTARI LAB은 고전을 오늘의 언어로 다시 읽고, 오래된 질문에서 새로운 책을 만드는 다산글방의 철학·인문 레이블입니다.
ALTARI라는 이름은 Altus(높은, 깊은)와 Ars(예술)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더 깊이 생각하고, 더 높이 바라보며, 오래 남는 책을 만든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ALTARI LAB은 고전을 단순히 옮기거나 요약하지 않습니다. 오래된 이야기와 사상을 오늘의 시선으로 다시 읽고, 그 안에서 시대를 넘어 살아남을 질문과 이야기를 발견합니다. 인간의 사유와 편집 경험을 중심에 두고 AI와 함께 질문하며, 익숙한 고전을 새롭게 읽는 방식을 탐구합니다.
모든 책은 다산글방의 작가진과 기획자, 편집자, 디자이너의 협업을 통해 만들어지며, 오랜 경력의 전문 출판인들이 기획과 집필, 검토, 교정·교열, 편집과 최종 수정까지 전 과정에 참여합니다.

오래된 질문에서, 아직 쓰이지 않은 책을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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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9월 17일
쪽수, 무게, 크기
448쪽 | 148*210*30mm
ISBN13
9791160784220

책 속으로

[프롤로그]

트로이 전쟁을 떠올리면 누구나 비슷한 장면을 그린다.

성벽 앞에 놓인 거대한 나무 말,
그것을 승리의 증표로 여기며 성안으로 끌어들이는 트로이인들,
깊은 밤 목마의 몸속에서 빠져나오는 그리스 전사들,
사방에서 치솟는 불길과 함께 무너지는 도시.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토록 유명한 장면은 정작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에 나오지 않는다.
트로이 목마만 빠져 있는 것이 아니다. 트로이가 어떻게 함락되었는지도, 헬레네를 데려가 전쟁의 발단을 만든 파리스가 어떻게 죽었는지도 『일리아스』는 말하지 않는다.
아킬레우스의 죽음조차 그 안에는 없다. 오늘날 ‘아킬레스건’이라는 말로 남은 발뒤꿈치의 약점도 등장하지 않으며, 앞으로 이 책에서 만나게 될 아킬레우스의 죽음도 널리 알려진 그 전승과는 일치하지 않는다.
이는 호메로스가 그 사건들을 몇 마디로 줄여 말하거나 중요하지 않게 다루었다는 뜻이 아니다. 애초에 그 모든 일은 『일리아스』가 다루는 시간 안에 들어 있지 않다.

그렇다면 『일리아스』는 어디에서 끝나는가?
친구 파트로클로스의 죽음에 분노한 아킬레우스가 전장으로 돌아와 헥토르를 쓰러뜨리고, 늙은 프리아모스가 한밤중 그리스 진영으로 찾아가 아들의 시신을 돌려달라고 간청한다. 아킬레우스는 마침내 분노를 거두고 시신을 내어주며, 트로이인들은 헥토르의 장례를 치른다.
『일리아스』는 바로 그곳에서 마지막 행을 맺는다.

헥토르는 죽었지만 트로이는 아직 서 있다. 아킬레우스와 파리스도 살아 있으며, 십 년 전쟁의 결말은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는다. 성벽 밖에는 그리스군의 함선과 진영이 그대로 남아 있고, 성벽 안에는 헥토르를 잃은 사람들이 슬픔에 잠겨 있다. 전쟁은 끝나지 않았는데 호메로스의 이야기는 끝난다.

우리가 오늘날 하나의 완전한 줄거리로 기억하는 ‘트로이 전쟁 이야기’는 애초부터 한 권의 책에 담긴 이야기가 아니었다. 헬레네가 트로이로 떠난 일에서 시작해 아킬레우스의 분노와 헥토르의 죽음, 트로이 목마와 도시의 함락, 살아남은 영웅들의 귀향으로 이어지는 거대한 이야기는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일리아스』가 멈춘 뒤부터 목마가 만들어지고 트로이가 함락될 때까지, 그 사이의 이야기는 원래 어디에 있었을까?
고대 그리스에는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를 중심으로 트로이 전쟁의 앞뒤를 채우는 여러 서사시가 존재했다. 오늘날 학자들이 ‘서사시환(Epic Cycle)’이라 부르는 작품군이다. 그러나 이 작품들의 원문은 오늘날 온전히 남아 있지 않다. 후대 학자들이 기록한 줄거리와 다른 저술가들이 인용한 몇몇 단편을 통해 어떤 사건이 담겨 있었는지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트로이 목마와 영웅들의 죽음은 훗날 누군가가 아무런 근거 없이 덧붙인 이야기가 아니었다. 그것들은 처음부터 트로이 전쟁을 둘러싼 거대한 서사 세계의 일부였으며, 다만 그 이야기를 담았던 작품 대부분이 긴 세월 속에서 사라진 것이다.

그로부터 수백 년이 흐른 뒤, 여러 작품과 전승 속에 흩어져 있던 사건들을 하나의 긴 서사로 다시 이어낸 시인이 등장했다. 고대 후기의 시인 퀸투스 스미르나이우스였다.
그리스어를 사용한 그가 소실된 서사시들을 원래 모습 그대로 복원한 것은 아니다. 퀸투스는 호메로스 서사시의 언어와 형식, 전투를 묘사하는 방식과 장대한 비유의 전통을 물려받으면서도, 자신의 손으로 열네 권에 이르는 새로운 서사시를 지었다. 그리고 이야기의 첫 장면을 『일리아스』가 멈춘 바로 그 자리에 놓았다. 헥토르의 장례가 끝나고 트로이 전체가 슬픔과 두려움에 잠긴 순간이었다.

퀸투스의 이야기는 그곳에서 시작해 트로이의 마지막 날까지 나아간다. 펜테실레이아와 멤논이 무너져가는 도시를 구하기 위해 찾아오고, 아킬레우스가 마지막 전투를 치른다. 그의 죽음 뒤에는 무구를 둘러싼 다툼과 대아이아스의 비극이 이어지고, 네옵톨레모스와 필록테테스가 전장에 도착한다. 파리스가 죽고, 그리스인들은 무력으로 넘지 못한 성벽을 계략으로 열기 위해 목마를 만든다. 마침내 트로이가 불타고 살아남은 사람들이 바다로 떠난 뒤, 귀향길에 닥친 재앙에 이르러서야 시인은 이야기를 멈춘다.
오늘날 우리는 이 작품을 『포스트호메리카(Posthomerica)』라고 부른다. 그 뜻을 우리말로 옮기면 대략 ‘호메로스 이후의 이야기’가 된다.

이 작품이 특별한 이유는 단지 오래된 고전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일리아스』가 끝난 자리에서 시작해 트로이의 함락과 그리스군의 출항에 이르는 길고 파란만장한 사건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연속된 이야기로 읽을 수 있게 해주는 몇 안 되는 고대 서사시이기 때문이다.
호메로스가 침묵한 전쟁의 마지막 시간, 그리고 우리가 너무나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정작 한 작품 안에서는 만나지 못했던 결말이 이 서사시 안에 이어져 있다.
하지만 『포스트호메리카』를 단순히 『일리아스』의 결말편이라고만 부른다면 이 작품이 보여주는 모든 것을 담아내기 어렵다.
이 이야기의 중심에는 트로이의 함락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곳에는 끝없이 자리를 바꾸는 영웅들과 한 사람의 죽음이 다음 사람의 운명을 불러오는 전쟁의 잔혹한 흐름이 있다.
헥토르가 사라진 자리에 펜테실레이아와 멤논이 찾아오고, 그들이 쓰러진 뒤에는 아킬레우스의 죽음이 기다린다.
아킬레우스가 남긴 무구는 대아이아스를 죽음으로 몰아가며, 아버지 세대가 사라진 전장에는 그들의 아들들이 들어선다.
마침내 왕과 전사들뿐 아니라 도시 자체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그러나 이 모든 일은 아직 일어나지 않았다.

목마는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다.
파리스는 살아 있고 아킬레우스도 건재하다.
트로이의 높은 성벽은 여전히 그리스군 앞을 가로막고 있으며,
프리아모스는 폐허가 되기 전의 궁전에 남아 있다.
그리스군은 자신들이 얼마나 많은 영웅을 잃게 될지 알지 못하고,
트로이인들은 헥토르의 죽음이 도시의 마지막이 아니라
더 큰 파멸의 시작이라는 사실을 아직 깨닫지 못했다.

한 사람은 이미 죽었다.
트로이를 지켜온 가장 위대한 전사 헥토르였다.

아들의 장례를 마친 프리아모스의 도시는 깊은 슬픔에 잠겨 있다. 성벽 밖에는 헥토르를 죽인 아킬레우스가 남아 있고, 성벽 안에서는 이제 누가 그를 막을 수 있느냐는 두려움이 사람들의 마음을 짓누른다.
바로 그때, 멀리서 한 무리의 전사들이 트로이를 향해 다가온다. 그들을 이끄는 사람은 전쟁을 두려워하지 않는 아레스의 딸이자 아마존의 여왕 펜테실레이아다.

호메로스가 이야기를 멈춘 자리에서, 끝나지 않은 전쟁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다.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일리아스』 이후, 『오디세이아』 이전
거대한 이야기의 사라진 연결고리

우리가 하나의 이야기처럼 알고 있는 트로이 전쟁은 사실 한 작품에 모두 담겨 있지 않다.
고대에는 『일리아스』 이후를 노래한 『아이티오피스』, 『소일리아스』, 『일리우 페르시스』, 『노스토이』 등의 서사시가 존재했지만 대부분 소실되었다.
수백 년 뒤 퀸투스 스미르나이우스는 『일리아스』가 멈춘 곳에서 이야기를 다시 시작해, 열네 권에 걸쳐 트로이 전쟁의 마지막 국면을 하나의 서사로 남겼다.
그래서 『포스트호메리카』를 읽는다는 것은 『일리아스』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긴 뒤에도 계속되고 있었던 전쟁을 다시 만나는 일이다.

아킬레우스는 어떻게 죽었는가?
대아이아스는 왜 죽음을 선택했는가\?
파리스는 어떻게 최후를 맞았는가?
트로이 목마는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트로이는 어떻게 무너졌는가?

『일리아스』가 끝내 들려주지 않은 이야기들이 이곳에서 다시 시작된다.

어렵고 낯선 고대 서사시를 한 편의 이야기처럼

이 책은 『포스트호메리카』를 처음부터 끝까지 그대로 옮긴 완역본은 아니다.
퀸투스가 남긴 열네 권의 사건과 순서를 중심에 두되, 수많은 인물과 반복되는 전투, 복잡한 계보와 긴 비유 속에서도 오늘의 독자가 이야기의 흐름을 놓치지 않도록 문장을 풀고 장면을 정리했다.
또한 트로이 전쟁의 흐름과 주요 인물을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책 뒤에는 사건표, 인물 사전, 가문·신·인간 관계도, 이름과 표기 안내, 서로 다른 전승에 대한 설명, 원전 및 참고문헌 등을 수록했다.

그리스 신화의 수많은 이름을 처음부터 모두 외울 필요는 없다.

헥토르는 죽었다.
그러나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그 장면에서 시작하면 된다.

"호메로스가 이야기를 멈춘 자리에서,
끝나지 않은 전쟁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다."

우리가 알고 있던 트로이 전쟁에는 가운데가 비어 있었다.
『포스트호메리카』를 처음 접하며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단순한 사실 하나였다.
트로이 목마는 『일리아스』에 나오지 않는다.
아킬레우스의 죽음도, 파리스의 최후도, 트로이의 함락도 없다. 『일리아스』는 헥토르의 장례에서 끝난다. 그때도 트로이는 여전히 서 있고, 아킬레우스와 파리스는 살아 있으며,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우리가 트로이 전쟁 하면 떠올리는 수많은 장면은 사실 『일리아스』의 마지막 페이지 뒤에 남아 있다.

그렇다면 그 이야기는 어디에 있었을까?

고대에는 『일리아스』 이후의 전쟁을 노래한 여러 서사시가 존재했지만 대부분 소실되었다. 그리고 수백 년 뒤, 퀸투스 스미르나이우스는 『일리아스』가 끝난 바로 그 자리에서 이야기를 다시 시작해 트로이 전쟁의 마지막 시간을 열네 권의 서사시로 이어갔다.

헥토르를 잃은 트로이 앞에 아마존의 여왕 펜테실레이아가 나타나고, 멤논이 뒤를 잇는다. 아킬레우스는 마지막 전투를 치르고, 그의 죽음은 대아이아스의 비극으로 이어진다. 아버지들이 사라진 전장에는 그들의 아들들이 들어서고, 마침내 목마가 만들어지며 트로이는 마지막 밤을 맞는다.

이 책을 엮으며 더욱 선명해진 것은 『포스트호메리카』가 단순히 ‘트로이가 어떻게 함락되었는가’를 보여주는 작품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한 사람의 죽음이 다음 사람의 운명을 부르고, 한 세대가 사라진 자리를 다음 세대가 채우며, 끝내는 사람뿐 아니라 도시 자체가 사라지는 이야기.

우리는 이 긴 서사를 단순한 줄거리 요약으로 만들고 싶지 않았다. 그렇다고 고대 서사시 특유의 반복과 복잡한 계보를 그대로 옮겨 오늘의 독자에게 견디라고 요구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래서 퀸투스가 남긴 열네 권의 사건과 순서를 중심에 두고, 반복되는 전투와 계보, 긴 비유와 설명은 흐름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정리했다. 대신 인물의 죽음과 선택, 신과 인간이 얽히는 장면, 앞에서 예고된 운명이 뒤에서 되돌아오는 순간들은 가능한 한 살리고자 했다.

이 작업은 오래된 이야기를 현대소설로 바꾸는 일이 아니라, 오늘의 독자가 그 오래된 이야기 속으로 다시 걸어 들어갈 수 있는 길을 만드는 일에 가까웠다.

『일리아스』의 마지막 페이지와 『오디세이아』의 첫 페이지 사이.

그곳에는 아킬레우스의 마지막 전투가 있고, 대아이아스의 비극이 있고, 아버지의 갑옷을 입은 아들이 있으며, 트로이 목마와 카산드라의 경고, 그리고 한 도시의 마지막 밤이 있다.

그래서 이 책의 부제를 ‘『일리아스』 이후, 『오디세이아』 이전의 이야기’라고 붙였다.
우리는 그 이야기를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아직 읽지 못한 이야기였다.
『포스트호메리카』는 바로 그곳에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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