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yohara Shin,いよはら しん,伊輿原 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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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가장자리에서 만난 사람들동시대 일본문학의 가장 다채로운 스토리텔링지질학 연구를 위해 외딴섬을 찾은 여자. 유흥업계에서 일할 듯한 껄렁한 남자를 자꾸만 마주친다. 그는 자신이 도자기를 빚는 사람이며, 오래전 사라진 흙을 찾기 위해 이 섬에 왔다고 말한다. 믿어도 될까? 첫 작품 〈꿈 빛깔 섬〉에서는 두 사람의 목적이 차츰 얽히면서, 타인이 알아주지 않았던 서로의 신념을 이해하기 시작한다.〈늑대개 다이어리〉에서는 사회생활에 실패하고 산골로 온 주인공이 늑대에 관한 소문에 휘말린다. 〈기도의 파편〉에서는 어느 공무원이 오래전 은둔 과학자가 살던 폐가를 조사한다. 그리고 원자폭탄에 관한 기록을 발견해 이야기가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기 시작한다. 〈별 지는 역체〉는 작은 마을에 운석이 떨어진 소동을 그린다. 외지인들은 운석을 찾으러 오고, 마을 사람 중 누군가는 모종의 이유로 운석을 감추기 시작한다. 표제작 〈파랑을 잇는 바다〉는 바닷가 마을에서 거북을 보호하는 소녀의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난개발로 살 곳을 잃은 거북, 함께 사는 할아버지, 자신을 두고 도쿄로 떠나버린 언니. 소녀는 쇠락해가는 마을을 바라보며 오래도록 남아 있던 기억을 다시금 마주한다.『파랑을 잇는 바다』의 이야기 다섯 편은 모두 우연한 만남으로 시작되지만, 그 만남은 제각각 다른 전개로 이어진다. 사랑과 성장의 서사로 흐르기도 하고, 어느 이야기는 오래된 타인의 기록을 더듬는 미스터리로 전개되며 점차 역사적 부조리를 직면하게 한다. 또 다른 이야기는 마음속에 접어두었던 가족의 이야기를 한 장씩 펼쳐 보이기도 한다. 작품마다 플롯, 소재, 분위기를 판이하게 달리하는 변칙적 스토리텔링. 다섯 편을 모두 읽고 나면 독자는 한 권의 단편집이 얼마나 넓은 세계를 품을 수 있는지 실감하고, 그동안 빛이 들지 않았던 세상의 구석진 곳이 줄곧 스스로 빛나고 있었음을 알게 된다.과학자 출신 소설가의 냉철한 시선에 담긴그럼에도 자신의 삶을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이요하라 신은 고베 대학 이학부 지구과학과를 졸업 후 도쿄 대학 대학원에서 지구 행성물리학으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09년 데뷔한 뒤 에도가와란포상, 요코미조세이시 미스터리대상, 닛타지로 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장편소설 『하늘을 건너는 교실』은 NHK 드라마로 제작되어 사랑받았다. 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미스터리와 인간 드라마를 빚어내는 독특한 작풍으로 주목받아온 그는 마침내 『파랑을 잇는 바다』로 제172회 나오키상을 수상했다.이요하라 신의 소설에서 과학은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인간과 세계를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출발점이다. 제172회 나오키상 심사평에서도 언급되었듯, ‘이 세계가 과학 위에 성립되어 있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순리에 따라 모든 것은 변화하고, 무엇도 영원히 머물 수 없다. 그 거대한 흐름 앞에서 인간은 작고 불완전한 존재다. 그러나 이요하라 신은 바로 그런 인간이 무엇을 선택하고 살아가는지 끝까지 따라간다. 냉정하게 세계를 바라보면서도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의 마음을 놓치지 않는 것, 그것이 그의 소설을 특별하게 하는 힘이다.이처럼 거대한 질서와 변화 앞에 선 인간을 그리면서도, 이요하라 신은 그들이 끝내 지켜내려는 것들을 이야기한다. 『파랑을 잇는 바다』에서 인물들은 합리적이지 않은 선택을 한다.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연구를 하고 생계와 무관한 일에 몰두한다. 무시해도 그만일지 모르는 가치 하나를 지키기 위해 신념을 세우고, 타인을 위해 위험을 떠안거나 어린아이의 마음을 지켜주고자 손해를 감수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이 소설의 감동은 거대한 성공이나 극적인 반전에서 비롯되지 않는다. 자신이 중요하다고 믿는 것을 끝까지 붙드는 사람들의 끈질긴 마음에서 온다. 『파랑을 잇는 바다』는 우리가 지나쳐온 마음들을 조용히 돌아보게 하는 가장 깊고 푸른 문학적 발견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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