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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을 잇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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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 소개 2

이요하라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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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yohara Shin,いよはら しん,伊輿原 新

1972년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났다. 고베대학 이학부 지구과학과를 졸업한 후, 도쿄대학 대학원 이학계 연구과에서 지구행성물리학으로 박사과정을 수료했으며, 2003년부터 도야마대학 이학부에서 조교로 근무하고 있다. 2008년부터 글을 쓰기 시작한 이요하라 신은 2009년에 첫 소설 〈두 번째 보름달〉을 발표하며 제55회 에도가와 란포상 최종후보작에 올랐다. 2010년 《루카의 방주》로 제56회 에도가와 란포상 최종후보작, 《오다이바 아일랜드 베이비》로 요코미조 세이시 미스터리대상 대상을 수상하며 소설가로 데뷔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달까지 3킬로미터》 《8월의 은빛 눈》 《청의 끝
1972년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났다. 고베대학 이학부 지구과학과를 졸업한 후, 도쿄대학 대학원 이학계 연구과에서 지구행성물리학으로 박사과정을 수료했으며, 2003년부터 도야마대학 이학부에서 조교로 근무하고 있다. 2008년부터 글을 쓰기 시작한 이요하라 신은 2009년에 첫 소설 〈두 번째 보름달〉을 발표하며 제55회 에도가와 란포상 최종후보작에 올랐다. 2010년 《루카의 방주》로 제56회 에도가와 란포상 최종후보작, 《오다이바 아일랜드 베이비》로 요코미조 세이시 미스터리대상 대상을 수상하며 소설가로 데뷔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달까지 3킬로미터》 《8월의 은빛 눈》 《청의 끝: 하나마키 농예고교 지구과학부의 여름》 《자극 반전의 날》 《박물관의 팬텀》 《올빼미의 시에스타》 《나비 날면, 수수께끼 맑음: 기상예보사 조코의 추리》 《블루니스》 《오염》 《공중을 건너는 교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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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출판 편집자로 일했다. 호세대학교 대학원 국제일본학 인스티튜트에서 연수생 과정을 수료하고 라이터로 일하며 틈틈이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풀코스 창작론》 《혼자살이도 궁극의 경지》 《오늘도 문구점에 갑니다》 《쾌:젓가락 괴담 경연》(공역), 지은 책으로 《베개 7호》(공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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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9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348쪽 | 414g | 137*197*30mm
ISBN13
9791173327551

책 속으로

“십 년 만에 그릇 하나 빚고 유난이다 싶겠지만…….”
고헤이가 잠시 말을 멈추고 먼 곳을 바라봤다.
“어찌어찌 모양이 나온 차 사발을 보니까 진흙탕에서 다시 인간 생활로 돌아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 전통이니 예술이니, 돈벌이가 되니 안 되니, 그런 건 다 떼놓고. 점토 덩어리로 그릇을 만들었을 뿐인데, 일을 했다 싶더라고. 인간다운 일을.”
“응.”
짧게 대답했지만 왠지 알 것 같았다. 흙은 나무나 돌이 그러하듯 인간과 가장 가까운 자연물이다. 그 자체로는 도움이 안 되는 흙으로 그릇이라는 도구를 만든다. 모양 없는 것으로 모양을, 새로운 가치를 빚어낸다. 모든 생물 중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일’이라는 것의 원점이 바로 거기 있는 것이리라.
---「꿈 빛깔 섬」중에서

낯을 가려서, 점심은 좋아하는 판타지 소설 읽으면서 혼자 먹는 게 편해서, 그런 어린애 같은 이유로 동료들과 소통하는 데 게을렀다. 그 결과 어느 틈엔가 팀원들 사이에서 팀플레이에 방해되는 굼벵이 같은 존재가 되어 있었다.
매일같이 계속되는 야근, 인간관계로 인한 스트레스. 그게 서서히 몸을 갉아먹은 모양이다. 어느 날 아침, 출근길 전철에서 심장이 미친 듯이 뛰고 숨이 제대로 안 쉬어졌다. 겪어본 적 없는 증상은 며칠간 계속됐고 내과에서 다시 신경정신과로 보내졌다. 검사 결과 내려진 진단은 공황장애. 처방약을 먹기 시작했지만 별로 효과가 없었고 급기야 회의중 발작을 일으켰다. 결국 회사를 그만두기로 했다.
고베 부모님 집에서 몇 달 지내면서 증상은 사라졌다. 그래도 바로 이직하거나 만원 전철로 출퇴근할 자신이 없었다. 그러고 있을 때 뉴스에서 히가시요시노 마을에서 자유롭게 일하는 창작자들을 보게 됐다.
---「늑대개 다이어리」중에서

표면이 녹아 둔탁한 빛을 내는 암석. 자잘한 기포들로 덮인 기와. 그을리고 변색된 벽돌. 목이 구부러진 병. 여기 빈틈없이 들어찬 물건들은 저마다 뭔가 말하고 싶은 듯, 주인이 돌아오길 기다리는 듯 보였다.
지켜보는 이 없이 세상을 떠난 가가야 쇼이치. 그의 마지막을 지켜보고 싶다. 계속 그런 생각을 했지만 지금은 생각이 달랐다. 가가야 쇼이치가 끝까지 지켜봐주길 바란 건 자신이 아니었을 테니.
자신이 끝을 지켜보지 못한 여기 이 수집물들의 미래. 이것들이 사람들에게 도움 되는 방식으로 쓰일 그 미래를 누군가 지켜봐주기를, 그리고 무엇보다 이 모든 것에 담은 그 자신의 기도를 들어주기를, 그는 바라마지 않았으리라.
그러니.
그 일, 일단 제가 넘겨받아보겠습니다. 끝까지 담당하지는 못하더라도.
---「기도의 파편」중에서

사쓰키는 4월에 이 스마트폰을 사고 곧장 언니한테 전화를 걸었다. 안 받아서 “언니, 나야 사쓰키” 하고 음성 메시지를 남겼다. “나 스마트폰 샀어” 하고 몇 번이나 메시지를 보냈다.
답장은 없는데 ‘읽음’ 표시는 돼서, 그 표시를 보고 또 봤다. 텔레비전에서밖에 본 적 없는 도쿄에서 언니가 사는 모습을 떠올려보고, 엉터리 같은 상상이라고 절레절레 털어버렸다.
언니가 전화를 받으면 하고 싶은 말이 정말 많은데.
언니는 자기 생각만 하는 나쁜 언니야. 진짜 나빠. 할아버지 벌써 칠순이야. 허리 다쳐서 배도 못 타. 도대체 왜 그러는 거야? 왜 나한테 말도 안 하고 가버렸어? 왜 나만 두고 갔어?
그리고…….
언니, 어디 아픈 데는 없어?
---「파랑을 잇는 바다」중에서

“너무 까마득하지?” 사와 할머니가 웃었다. “우리 인간도 똑같아. 좋아하는 곳, 마음에 드는 곳, 거기서 살면 돼. 자기가 태어난 곳을 책임져야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마음속에서 울컥 뜨거운 게 올라왔다. 그런 마음을 알아챘는지 할머니가 사쓰키의 팔을 천천히 어루만졌다.
“팀 씨 얘기도 그렇지만, 혹시 히메가우라가 모두의 기억에서 잊힌대도 언젠가, 다시 누가 여길 찾아낼 거야. 오래된 기억을 더듬어서 여기로 돌아올 거야. 구로시오해류 타고 팀 씨 같은 사람이 휙 흘러오거나 말이지.”
팀 씨는 물 들어오는 데 쭈그리고 앉아 신발 젖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바다로 사라져가는 새끼 거북들을 열심히 들여다봤다. 그 눈빛이 마치 아주아주 오랜 옛날부터 여기서 바다거북을 보호해온 사람의 눈빛 같았다.
그러니까 정말로 괜찮을지 모른다.
---「파랑을 잇는 바다」중에서

출판사 리뷰

세상의 가장자리에서 만난 사람들
동시대 일본문학의 가장 다채로운 스토리텔링

지질학 연구를 위해 외딴섬을 찾은 여자. 유흥업계에서 일할 듯한 껄렁한 남자를 자꾸만 마주친다. 그는 자신이 도자기를 빚는 사람이며, 오래전 사라진 흙을 찾기 위해 이 섬에 왔다고 말한다. 믿어도 될까? 첫 작품 〈꿈 빛깔 섬〉에서는 두 사람의 목적이 차츰 얽히면서, 타인이 알아주지 않았던 서로의 신념을 이해하기 시작한다.

〈늑대개 다이어리〉에서는 사회생활에 실패하고 산골로 온 주인공이 늑대에 관한 소문에 휘말린다. 〈기도의 파편〉에서는 어느 공무원이 오래전 은둔 과학자가 살던 폐가를 조사한다. 그리고 원자폭탄에 관한 기록을 발견해 이야기가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기 시작한다. 〈별 지는 역체〉는 작은 마을에 운석이 떨어진 소동을 그린다. 외지인들은 운석을 찾으러 오고, 마을 사람 중 누군가는 모종의 이유로 운석을 감추기 시작한다. 표제작 〈파랑을 잇는 바다〉는 바닷가 마을에서 거북을 보호하는 소녀의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난개발로 살 곳을 잃은 거북, 함께 사는 할아버지, 자신을 두고 도쿄로 떠나버린 언니. 소녀는 쇠락해가는 마을을 바라보며 오래도록 남아 있던 기억을 다시금 마주한다.

『파랑을 잇는 바다』의 이야기 다섯 편은 모두 우연한 만남으로 시작되지만, 그 만남은 제각각 다른 전개로 이어진다. 사랑과 성장의 서사로 흐르기도 하고, 어느 이야기는 오래된 타인의 기록을 더듬는 미스터리로 전개되며 점차 역사적 부조리를 직면하게 한다. 또 다른 이야기는 마음속에 접어두었던 가족의 이야기를 한 장씩 펼쳐 보이기도 한다. 작품마다 플롯, 소재, 분위기를 판이하게 달리하는 변칙적 스토리텔링. 다섯 편을 모두 읽고 나면 독자는 한 권의 단편집이 얼마나 넓은 세계를 품을 수 있는지 실감하고, 그동안 빛이 들지 않았던 세상의 구석진 곳이 줄곧 스스로 빛나고 있었음을 알게 된다.

과학자 출신 소설가의 냉철한 시선에 담긴
그럼에도 자신의 삶을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

이요하라 신은 고베 대학 이학부 지구과학과를 졸업 후 도쿄 대학 대학원에서 지구 행성물리학으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09년 데뷔한 뒤 에도가와란포상, 요코미조세이시 미스터리대상, 닛타지로 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장편소설 『하늘을 건너는 교실』은 NHK 드라마로 제작되어 사랑받았다. 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미스터리와 인간 드라마를 빚어내는 독특한 작풍으로 주목받아온 그는 마침내 『파랑을 잇는 바다』로 제172회 나오키상을 수상했다.

이요하라 신의 소설에서 과학은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인간과 세계를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출발점이다. 제172회 나오키상 심사평에서도 언급되었듯, ‘이 세계가 과학 위에 성립되어 있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순리에 따라 모든 것은 변화하고, 무엇도 영원히 머물 수 없다. 그 거대한 흐름 앞에서 인간은 작고 불완전한 존재다. 그러나 이요하라 신은 바로 그런 인간이 무엇을 선택하고 살아가는지 끝까지 따라간다. 냉정하게 세계를 바라보면서도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의 마음을 놓치지 않는 것, 그것이 그의 소설을 특별하게 하는 힘이다.

이처럼 거대한 질서와 변화 앞에 선 인간을 그리면서도, 이요하라 신은 그들이 끝내 지켜내려는 것들을 이야기한다. 『파랑을 잇는 바다』에서 인물들은 합리적이지 않은 선택을 한다.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연구를 하고 생계와 무관한 일에 몰두한다. 무시해도 그만일지 모르는 가치 하나를 지키기 위해 신념을 세우고, 타인을 위해 위험을 떠안거나 어린아이의 마음을 지켜주고자 손해를 감수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이 소설의 감동은 거대한 성공이나 극적인 반전에서 비롯되지 않는다. 자신이 중요하다고 믿는 것을 끝까지 붙드는 사람들의 끈질긴 마음에서 온다. 『파랑을 잇는 바다』는 우리가 지나쳐온 마음들을 조용히 돌아보게 하는 가장 깊고 푸른 문학적 발견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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