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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를 달리는 청춘의 에너지!
미군정 시대의 오키나와, 미군기지에서 물자를 훔치던 패거리 중 전설적인 영웅 온짱이 사라진다. 이야기는 그 후 실종된 그의 행방을 추적하며, 저마다의 방식으로 현실에 적응하며,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친구들의 20년을 조명한다.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160회 나오키상을 수상한 소설.
2020.08.07.
소설/시 PD 박형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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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_보물섬
1부 류큐의 블루 1952~1954 2부 악령이 춤추는 섬 1958~1963 3부 센카아기야의 귀환 1965~1972 |
Junjo Shindo,しんどう じゅんじょう,眞藤 順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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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 걸고 외줄타기 하는 거니까 최고의 도적이란 타이틀로는 만족 못 해. 미군이 미치고 팔딱 뛸 정도로 분노하고 일본인이 미치도록 부러워할 만한 승부, 이 섬의 진짜배기 영웅이 될 수 있는 승부를 걸어야지.”
--- p.10, 「프롤로그」중에서 “빨리 일어나! 눈 감지 마! 그러다 넘어지면 황천길이야!” 온짱의 질타에 구스쿠는 두 눈을 부릅뜨고 외쳤다. “온짱! 요기가 맞았어!” “으아아, 형! 죽고 있어, 죽고 있어.” 바로 옆에서는 레이가 정신없이 아우성을 쳤다. “저 새끼들, 우릴 여기서 다 죽여버릴 기세네.” “온짱, 어떡해? 어떡하지?” “쫄지 마. 권총 같은 건 두어 발 쏜다고 맞지 않아.” “하지만 형, 미군이 엄청 밀려온다고!” “뭐 이쯤이야.” --- p.18, 「1장」중에서 운 좋은 놈이네. 깜빡깜빡 조는 와중에도 제가 원하는 것을 꿈에서 보다니. 레이에 따르면 공군 항공기에 탄 온짱이 다다다당 하는 굉장한 반주 소리를 내며 날아 내려와 물고기이빨 목걸이를 가슴 위에서 꽉 쥐어 보이며, 여기는 내가 막아줄 테니까 도망쳐, 하고 구스쿠 일행을 독려했다는 것이다. 일어나! 하고 온짱이 말했다고 한다. 두 눈을 크게 뜨고, 목숨이 붙어 있는 한 달리고 또 달려. 살아서 나가는 것이 최고의 전과다, 그러니 너희는 목숨을 붙들고 돌아가야 해. 온짱은 그렇게 말했다고 한다. 구스쿠에게도 얼굴을 마주 보며, 내 동생을 잘 부탁한다는 말도 했다고 한다. 경이로움의 훌륭한 원천. 가슴속에 몇 번이라도 불을 댕겨주는 불씨. 레이가 보았다는 온짱의 용맹한 모습이 구스쿠의 눈앞에도 떠오르는 기분이었다. --- p.38, 「1장」중에서 밟으면 무너지는 잔교 같은 세계를 달리면서 작은 머리에 다 담지 못할 만큼 많은 사람들의 죽음을 보았다. 행복의 행 자도 모르는 어린아이가 어린 모습 그대로 숨졌다. 전쟁에서 진 뒤에도 굶주림과 말라리아로 고생하고, 동물처럼 소유되고, 그래도 목숨을 건진 도민들은 이렇게 된 바에야 무슨 일이 있어도 살아주마! 하는 불굴의 생명력를 키워냈다. 젖은 쥐는 비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벌거숭이는 노상강도가 무섭지 않다. 굶주림과 빈곤의 극에 몰린 도민 대부분이 ?센카아기야?를 자처하게 되었다. 미군 창고나 기지에서 물자를 훔쳐낸다. 그것이 센카아기야다. 군수품의 전표를 속이는 군 고용원도, 덤불 속에서 팔을 쑥 뻗어 미군 병사의 레이션을 슬쩍하는 농부 아낙네도, 헌병 차량을 따라다니며 껌이나 초콜릿을 조르는 부랑아도 모두 센카아기야다. --- p.46, 「2장」중에서 코자 주민은 누구나 온짱의 안부를 걱정하고 근거 없는 소문에 일희일비했다. 온짱이 행방불명이라고 하자 몸져누운 할아버지 할머니도 있었다(수명이 줄지 않았으면 좋으련만). 건강을 해친 형님도 있었다(부디 몸조리 잘 하기를). 구내염이 서른두 개나 생긴 언니도 있었다(잘 회복하시기를!). 기력을 잃은 잡화점 주인은 휴업 안내문을 붙이고, 점을 치는 유타 앞에는 장사진이 생기고, 이성을 잃은 나머지 기와지붕 위에 벌렁 누워 찜이 되려고 한 별종이 화제가 되고 있었다. 이 지경에 이르자 구스쿠도 걱정이 깊어졌다. 괜찮을까, 코자? --- p.57, 「2장」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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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0회 나오키상 9회 야마다 후타로상 5회 오키나와 서점 대상 ★★★★★ 센카아기야의 전설적인 영웅 온짱이 사라졌다! 미군기지에서 빼돌린 ‘예정에 없던 전과’와 ‘사라진 영웅’ 20년에 걸쳐 그의 행방을 쫓으며 각자의 방식으로 오키나와 현실을 달려가는 세 친구 1952년 코자시, 미군기지에서 물자를 훔쳐내는 ‘센카아기야’ 패거리가 극동 최대의 가데나 미 공군기지를 습격한다. 그러나 어째서인지 미군에 발각되어 쫓기는 신세가 되는데… 혼란의 와중에 온짱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코자의 전설적인 영웅 온짱은 어디로 사라졌나? 그날 밤, 온짱이 미군기지에서 빼돌렸다는 ‘예정에 없던 전과’는 무엇인가? 가데나 기지라는 거대한 밀실에서 영웅이 사라지는 수수께끼로 시작하는 이야기는, 실종된 영웅을 추적하는 세 친구의 이야기를 씨줄로 1972년 일본 귀속에 이르기까지 오키나와 현실을 역동적으로 그려낸다.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의 막바지, 본토 방어를 명분으로 일본군과 미군의 유일한 지상전이 펼쳐지며 ‘집단 자결’의 비극을 낳은 섬. 1952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에 따라 일본이 주권을 회복할 때, 열외가 되어 27년간 미군정 치하를 살아야 했던 섬. 제주도 면적의 1.2배인 작은 섬에 일본 내 미군기지 73퍼센트가 들어서 있는 ‘기지의 섬’. 본토에 반환된 뒤에도 미군기지와 함께 살아가는 ‘투쟁의 섬’. 현대 일본으로 이어져 있는 ‘종기와도 같은 섬’. 이 소설은 본격적인 미군정 시대가 시작된 1952년부터 본토 반환에 이르는 1972년까지 오키나와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격동의 시기 오키나와는 ‘이야기의 큰 그릇’이 되어 독자를 그 시대로 데려간다. 오키나와 전투로 수많은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지만, 살아남은 자도 집과 토지 등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빼앗겼다. 미군은 각처에 민간인 수용소를 설치해 텐트나 식량, 의복 들을 지급했고, 수용소에서는 지역별로 주민이 책임자나 민경을 선택해, 이것이 오키나와 전후 자치체의 주동이 되었다. 수용소 생활이 끝나도 땅을 미군기지에 빼앗기고 일할 자리도 없었으니 오키나와 사람들은 궁핍과 굴욕 속에 살아야 했다. 이 시기, 오키나와인의 생활을 지탱한 것은 ‘센카아기야’(미군의 기지나 창고에 침입해 물자를 훔치는 자. 한마디로 도둑)와 ‘밀무역’이었다. 이 책 『보물섬』의 주인공은 코자(지금의 오키나와시 인근) 출신의 센카아기야 4인방 패거리. 온짱이 행방불명된 뒤 세월이 흘러 친구 구스쿠는 경찰로, 연인 야마코는 교사로, 동생 레이는 야쿠자가 되어 각자의 방식으로 오키나와 현실을 살게 된다. 그들이 전후 오키나와를 어떻게 살아야 했는지, 20년에 이르는 긴 여행이다. 내부 식민지로서의 강제된 운명 속에서 일본이 위험해질 때면 ‘버리는 섬’ 지금의 일본이 놓치고 있는 것을 같이 생각해보기 바라는 본토 작가의 성찰이자 빛을 찾는 모든 사람들에게 바치는 젊은 이야기꾼의 응원가 일본의 양심으로 불린 오에 겐자부로는 《오키나와 노트》에서 “오키나와가 일본에 속하는 것이 아니라, 일본이 오키나와에 속한다”고 썼다. 그러면서 자문했다. “나는 왜 오키나와에 가는가?”“일본인이란 무엇일까?”“그렇지 않은 일본인으로 나를 바꿀 수 있을까?” 그리고 시간이 흘러 도쿄 출신의 젊은 작가는 다시 한번 묻는다. 오키나와에서 기지와 관련된 사건이 일어나고 보도 내용에 위화감을 느낄 때마다 ‘오키나와와 도쿄는 무엇이 다른 것인가’ 의문을 가졌다고 한다. 그 의문이 하나의 이야기로 모아진 것이 이 소설이다. “‘지금의 일본이 완성되어가는 가운데, 어디에서 왜곡되어 버렸는가’‘어디에서 무엇을 잃었기에, 지금 이렇게 되어 있는가’라는 것을 더듬어보고 싶었습니다. 전후 일본은 70년을 넘어, 인간으로 말하면 고희를 맞이합니다만, 이 나라의 가장 뜨거운 청춘 시대는 그때의 오키나와에 있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풍부한 토양 위에서 마음껏 청춘소설로 쓰자고 생각했습니다. …… 이야기만이 도달할 수 있는 진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_저자 인터뷰 섬 주민은 원래 독립된 류큐 왕조의 백성이었다. 1879년 메이지정부에 의해 강제로 일본의 한 현으로 편입된 이래 ‘일류동조론’―일본과 류큐는 같은 뿌리에서 나왔다는 교육을 받으며 일본인으로 동화되어 왔지만, 본토가 위험해질 때면 오키나와를 ‘버리는 섬’으로 희생시켜 왔다. 일본 본토의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 ‘내부 식민지’로서의 강제된 운명 속에서 홋카이도의 아이누족, 재일 조선-한국인 같은 소수민족들과 마찬가지로, 언어도 문화도 다른 오키나와인은 일본 본토인과 다른 2등 국민에 불과했다. 그런 만큼 『보물섬』 집필은 작가에게 용기가 필요한 작업이었을 것이다. 본토와 다른 풍토와 문화도 난관이지만, 오키나와 현대사가 우치나(섬 주민)와 본토 사람들에게 남긴 내상을 어떻게 풀어낼 것인가 하는 점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고민들 때문에 작가도 집필을 2년간 중단하고 도망친 적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피하는 것은 오키나와를 ‘긁어 부스럼’으로 바라보는 시각이라는 반성, 그리고 소설가라면 어느 지역, 어떤 인물의 이야기도 쓸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다시 도전했다고 한다. 작가는 오키나와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 섬 밖에서 바라보는 본토인의 시점 대신, 스스로가 오키나와인이 되어 쓰려는 시도를 한다. 자칫 위험할 수도 있는 이 선택은, 독자들로 하여금 오키나와 사람들의 삶을 ‘읽는 것’이 아니라 함께 ‘경험’하게 만드는 몰입도와 뜨거움을 가져온다. 이를 위해 오키나와의 근현대사를 대단히 정성 들여 취재해 녹여냈다. 센카아기야의 존재, 코자 폭동, 전군노(전오키나와 군 노동자조합) 투쟁 등 굵직한 실제 사건들을 배경으로, 그 속에서 교차하는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그 밖에 민족운동가 세나가 가메지로, 본토 야쿠자와는 태생부터 다른 오키나와의 야쿠자 마타요시 세이키와 기샤바 아사노부, 야라 조뵤 주석, 미 민정부 캘러웨이 고등판무관 등 실존 인물들도 작품 속에 등장해 현실감을 더한다. 무엇보다 “작가 자신이 야마톤추(일본인)이면서도 우치난추(오키나와인)의 관점에서, 미국과 일본 모두에 강렬한 투혼으로 맞서는 성난 젊은이들을 주인공으로 삼았다. 그러나 그것이 전혀 어색하거나 과장되지 않은 성숙한 리얼리티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도 이 소설을 읽으면서 놀라게 되는 부분이다. 스피디한 대중소설의 외피 속에 오키나와 현대사가 생생하게 꿈틀거리는 행동주의적 작렬성이 돋보이는 수작이다.(이명원 문학평론가)” 오키나와에 전후(戰後)는 오지 않았다. 최근의 헤노코 미군기지 건설 투쟁, 독립론까지 오키나와인들의 현대사는 일본 본토 정부와 미군과의 투쟁의 역사이기도 하다. 지금도 오키나와에는 “아임 낫 야마톤추(일본인), 아임 우치난추(오키나와인)”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작가는 나오키상 수상 소감에서 “일본인들이 오키나와 문제를 같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만큼 현대 일본으로 이어져 있는 ‘오키나와 문제’를 본토 출신 작가가 정면 돌파하며, 국가폭력에 짓밟혀온 비극의 시기란 상투적인 시각을 넘어 분방한 청춘 미스터리로 그려냈다. 속도감 있게 전개되는 흥미진진한 스토리, 마지막까지 궁금증과 긴장감을 주는 온짱의 행방과 예정에 없던 전과라는 미스터리, 어디로 튈지 모르는 전개, 영화를 보는 듯 선명하게 그려지는 장면들, 이야기에 생동감과 리듬감을 전해주는 이야기꾼의 존재…… 그리고 놀라운 반전까지. 이 모든 것들이 오키나와로 모아지며 힘을 갖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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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보물섬. 오키나와뿐만 아니라 고투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 억압받는 사람들, 힘겨운 현실을 헤치며 희망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들에게 “이제 제대로 살아볼 때가 왔다”고 성원을 보내는 이야기. - 미야베 미유키 (나오키상 심사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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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활기차고 거친 청춘소설로 읽었다. 주요 등장인물 외에도 잠깐씩 등장하는 인물들도 매력적이었고, 오키나와의 고난을 날려버리는 유머도 있었다. 고급 엔터테인먼트 작품이라고 본다. - 히가시노 게이고 (나오키상 심사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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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을 그린 작품. 이렇게 장편인데도 단숨에 읽어낼 수 있었다는 점이 이 작가의 만만치 않은 재능을 말해준다. 이 작품의 무엇보다 훌륭한 미덕은, 인간은 어떤 때에도 희망, 즉 빛을 구한다는 것을 그려낼 수 있었다는 점일 것이다. - 이주인 시즈카 (나오키상 심사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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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력 넘치고 흥미진진하기가 이를 데 없다. 주인공 소년 소녀들이 하나같이 매력 있고, 장단을 맞추듯 농담을 던지듯 끼어드는 이야기꾼 덕분에 문체는 더욱 약동감이 넘쳐 단숨에 독파하게 된다. 도쿄 토박이 작가가 오키나와의 영혼을 그려내기 위해서는 상당한 자료 수집과 취재가 필요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수고를 의식할 수 없을 만큼 자연스럽다. - 하야시 마리코 (나오키상 심사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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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치밀한 작품이다. 경쾌한 말투, 마지막까지 유지되는 강도, 그리고 이야기를 들려주는 자의 시선의 위치가 참으로 절묘하다는 것 등을 보더라도 작가가 대단한 기량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파워와 경쾌함을 감당하는 내면이, 실은 오키나와의 풍토와 거기에 사는 사람들에게서 비롯된 것이라고 작가는 몸으로 알고 있는 것 같다. 걸작. - 기리노 나쓰오 (나오키상 심사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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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작으로서 이론이 없다. 오키나와에서 뛰어난 작가나 표현자가 나타나는 것은 아름다운 자연이 있기 때문이고, 한편 그 아름다움에 어울리지 않는 고뇌를 역사로부터 부여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타지 출신의 작가가 오키나와의 자연을 사랑하고 고뇌의 핵심을 가슴에 품었다. 그리하여 독자는 이 소설을 통해 알려지지 않은 고뇌를 알게 된다. - 아사다 지로 (나오키상 심사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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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가 놀랄 만큼 충실하다는 것을 느꼈다. 복귀 이전의 오키나와 거리나 기지 풍경이 줄거리와 별개로 눈앞에 선해서 인상 깊었다. 나는 이 작품을 청춘소설로도 읽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예전에는 일본이 아니었던 일본이 품을 수밖에 없었던 정념은 얽히고설킨 복잡한 것이고, 과잉일 정도로 인간적이어서 애처롭다. 그 애처로움이 남국의 꽃처럼 선명했다. - 기타카타 겐조 (나오키상 심사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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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 준조는 2008년과 2009년에 문학 부문에서 무려 4개의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일본 문단에 데뷔한 괴물 같은 작가다. 그의 창작 세계는 호러소설로부터 본격문학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이번에 출간되는 『보물섬』은 무려 7년여 이상의 기간 동안의 집필과 절필을 거듭하면서 쓰여진 작품으로, 제160회 나오키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전후 오키나와의 폐허와 같은 현실 속에서 소설의 등장인물인 네 명의 젊은이들은 미국의 점령통치로부터 일본으로의 재귀속에 이르는 1972년까지, 제각각의 다채로운 청춘의 편력을 보여준다. 그것은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성숙한 자유인이 되기 위한 도저한 난투극이기도 하지만, 미국과 일본에 의한 오키나와의 이중의 식민지적 현실에서 보면, 탈식민과 주체화를 향한 오키나와인들의 저항과 투쟁의 역사이기도 하다. 박진감 넘치는 스토리텔링과 느와르적인 장르 문법을 차용하고 있으면서도, 그것이 단순한 대중소설로 머물지 않고 1945년 이후의 오키나와의 현실과 역사를, 오키나와인의 관점에서 매우 다이나믹하게, 그러면서도 중층적으로 기억하고 성찰하게 만들고 있다. 작가 자신이 야마톤추(일본인)이면서도 우치난추(오키나와인)의 관점에서, 미국과 일본 모두에 강렬한 투혼으로 맞서는 성난 젊은이들을 주인공으로 삼았다. 그러나 그것이 전혀 어색하거나 과장되지 않은 성숙한 리얼리티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도 이 소설을 읽으면서 놀라게 되는 부분이다. 스피디한 대중소설의 외피 속에 오키나와 현대사가 생생하게 꿈틀거리는 행동주의적 작렬성이 돋보이는 수작이다. - 이명원 (문학평론가,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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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롭고 아름다운 섬. 그곳에서 나는 상쾌한 첫인상과 달리 아주 어렵고 무겁고 두꺼운 책을 반복해서 읽고 있는 듯한 무게감을 온몸으로 느껴야 했다. 오키나와가 짊어진 무거운 역사와 세월이 가도 씻기지 않는 전쟁의 비극이 내내 마음을 짓눌렀다. 그러나 그 무거움을 위로한 건 또다시 자연이었다. 깨끗한 하늘과 맑고 푸른 바다는 상처와 고통의 현장이면서 동시에 위로와 치유의 장이 되고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그때 느꼈던 두 가지 감정을 고스란히 반복하는 자신을 발견한다. 섬에서 살아본 자라면 누구나 경탄의 소리를 내지르지 않을 수 없다며 주인공이 ‘흐메, 환장하겠다’를 외칠 때 나도 그날의 태양, 바다, 함께 부르던 노래와 시를 떠올렸다. 그러나 이 섬에서는 누구나 소중한 사람을 빼앗긴 과거가 있다는 주인공의 아픔에 가닿을 때는 나 역시 ‘사라진 희망을, 이산과 사별을, 사라진 과거를 끌며 살아가는’ 오키나와 사람들의 한과 절망에 고개를 숙였다. 오키나와를 여행하면서 사람들이 그곳에서 아름다움만 가져가지 않기를 간절히 바랐었다. 우리가 꼭 들어야만 하는 이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독자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 백창화 (숲속작은책방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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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무엇보다 큰 미덕은 무겁고 고단한 시절의 오키나와 현실을 배경으로 이렇게나 활달하고 호방한 미스터리로 그려낸 점이다. 작가는 국가의 거대한 폭력에 짓밟혀온 비극의 시기란 상투적인 시각을 넘어 청춘과 저항과 혁명의 에너지로 가득 찬 시절로 그려낸다. 이러한 모습은 현대 일본소설에서 찾기 힘든 것이어서, 나오키상 심사위원들도 대개 이 점에 점수를 주었고, 독자들도 이 소설을 통해 오키나와와 일본의 현실을 새삼 돌아보게 되었다는 반응이 많았다.
미군 부대를 털던 십 대 아이들은 경찰, 교사, 조직폭력배 등으로 20년을 살고 마침내 삼십 대 어른이 되었다. 미군기지 없는 평화의 섬은 미완의 꿈으로 남았다. 섬 주민들의 희망이 사라진 걸까? 지나간 사랑과 투쟁은 헛된 것이었을까? 섬의 이야기꾼들은 사람들에게 전한다. 오키나와는 여전히 보물이 풍부하며, 그 보물은 온짱과 그 동료들이 보여준 그것이었다고. 그 보물이 있는 한 언젠가 제대로 된 세상을 맞을 거라고. - 이규원 (옮긴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