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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국민도 정부도 빈털터리
배부른 한국인, 잘사는 대한민국 / 국민도 정부도 빈털터리 / 그나마 형편이 나은 북한 / 1950년대의 남한 2. 자본주의냐 공산주의냐 제3세계와 사회주의 / 이승만의 등장과 이념 전쟁 / 한미상호방위조약 / 이승만은 누구인가 3. 토지개혁 남한의 토지개혁 / 북한의 토지개혁/ 대토지소유제의 비극 4. 박정희 없어도 성공했을까 엇갈리는 박정희 평가 / 박정희의 성장 신화 / ‘과학대통령’으로 불린 박정희 5. 유신(維新)과 중화학공업은 쌍생아 대한민국에 무슨 일이 있었나 / 경제참모 오원철 / 유신 이후의 안정화 정책 6. 대한민국을 이끈 기업가들 한국의 재벌, 한국의 기업 / 현대그룹 정주영 / ‘철강왕’ 박태준 / 삼성그룹의 이병철·이건희 7. 구로공단을 아시나요 구로디지털단지를 가다 / 여성노동자들의 외침 / 한국사회 노동운동의 굴곡 8. 어쩌다 외환위기를 경제위기의 불길한 조짐들 / 구조개혁에 나선 정부 / 외환위기의 사생아 ‘카드 대란’ 9. 강남불패(江南不敗)…그 시작과 끝 말죽거리 / 강남개발 / 개발에서 투기로 10. 우리들의 미래 한국인은 누구인가 / 우리들의 미래상은 / 대중과 엘리트, 역사는 누가 만드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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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 개인을 친일로 묘사하는 것도 억지에 가깝다. 그는 개인적으로 일본제국주의에 천추의 한을 품었던 독립운동가였다. 1920년부터 독립운동에 투신했으며, 일본 당국이 당시 30만 달러의 현상금을 내걸었던 정치범이었다. ---p. 56
외국에서는 한국 내의 일부 비판과 달리 대체로 박정희에 대해 높이 평가하는 분위기다. 그렇지 않다면 전 세계에서 가장 가난했던 나라를 한 세대 안에 놀라울 정도로 잘 사는 나라로 만든 그의 공적을 달리 설명할 길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외국에 돌아다녀보니 외국 지도자들이 온통 박정희 이야기뿐이더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p. 128 벌집에는 신경숙이 회고하는 것처럼 수십 가구가 사는 데도 화장실은 달랑 한 개였고 저녁마다 동네 전체에는 연탄가스가 가득했다. 이곳을 거쳐 간 사회 유명 인사는 신경숙만이 아니다. 김문수 경기도 지사,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 손학규나 이해찬, 심상정 등 야당 정치인들도 과거 구로공단 인근 동네에서 살았던 인연이 있다. 모두가 구로공단 노동자들과 함께 했던 노동운동의 경력을 지닌 정치인들이다. ---p. 268 김영삼 대통령은 무슨 문제가 생기면 무조건 담당 장관 경질로 해결하려 들었다. 나웅배 부총리와 구본영 경제수석을 경질한 뒤 한승수 부총리와 이석채 경제수석도 7개월 만에 갈아치웠고 그 후임으로 들어온 강경식, 김인호 경제수석 팀도 역시 8개월 만에 내쫓은 다음 임창렬, 김영섭 팀으로 바꾼 것이다. ---p. 312 1998년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6.8%로 최악을 기록했음에도 경제개혁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1999년에는 10.7%, 2000년에는 8.8%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회복했다. … 이런 통계수치들이 발표되자 김대중 대통령은 1999년 12월12일 가다렸다는 듯이 ‘IMF졸업’을 선언하고 나섰다. 경제팀이나 주변에서 모두 만류했지만 김대중은 끝내 고집을 피웠다. ---p. 327 한국이 역사상 처음으로 달성한 8·15해방 이후의 경제발전 성취를 앞으로도 계속 유지해 나가기 위해서는 여전히 소수 엘리트들의 역할에 많은 것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즉 사회 스스로가 높은 생산성을 보이는 소수가 누구인지를 규명하고 그들에게 더 많은 자원과 자율성을 부여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p. 4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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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는 어떻게 용틀임할 수 있었을까. 어떻게 다른 국가들과는 달리 큰 발전을 이룰 수 있었을까. 『코리아노믹스』는 그 ‘배경’을 탐색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코리아노믹스』는 지난 60년 동안 한국경제에 영향을 미친 결정적 장면들을 객관적 관점에서 접근한 책이다.
언론인인 저자는 특정 장면들을 이념은 배제하고 사실에 근거해 해석, 설명하고 있다. ‘사실에 대한 충실한 기록보다 이념적 비판에 치중하다 객관적 데이터조차 곡해하는 역사적 오류’를 범하지 않으려 한 그의 노력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60년에 걸친 숱한 결정적 장면들을 담기에는 짧은 글이지만 특유의 선택과 집중, 압축을 통해 엣센스만을 전달하고 있다. 통사(通史)가 아니라 주제별로 나눠 그 전후 과정을 한꺼번에 둘러보도록 구성한 점이 새롭다. 한국현대사, 한국경제발전사에 관심 있는 독자에겐 더 없이 좋은 책이다. 저자는 궁극적으로 어떻게 하면 한국인이 피나는 노력으로 일궈낸 현재의 풍요와, 이 같은 발전 과정을 지속가능한 것으로 만들 수 있을까를 진지하게 묻는다. 그는 소수 엘리트들의 역할에 많은 것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고 결론짓는다. 즉 사회 스스로가 높은 생산성을 보이는 소수가 누구인지를 규명하고 그들에게 더 많은 자원과 자율성을 부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엘리트 중심주의도 대중민주주의의 맹목에 못지않게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는 만큼 ‘견제와 균형’을 통한 건강한 긴장관계의 중요성을 상기시킨다. 저자의 말 나는 2013년으로 60세를 맞이했다. 옛날식으로 치자면 환갑(環甲)이다. 요즘이야 아무도 뜻 깊게 받아들이지 않지만 20여 년 전 만해도 한 사람의 인생에서는 상당히 의미가 있는 숫자였다. 60년이 됐으니 태어난 해는 자연히 1953년이다. 6·25전쟁이 막바지로 접어들던 시점이었다. 내가 태어난 달에 정전협정이 체결됐다. 그 당시 한국 국민의 1인당 국민소득은 대략 60달러 대였다. 그로부터 60년간 한국 경제는 참으로 눈부시게 발전해 왔다. 국제사회에서는 그동안 한국의 발전 과정을 ‘한강의 기적’으로 불러왔다. 굳이 사람의 삶의 수준과 행복도를 화폐로 표시한다는 게 어폐가 있는 일이지만 어쨌든 2013년 기준으로 치면 우리네의 국민소득은 2만3000달러를 넘어서고 있다. 구매력 평가로만 치자면 이미 3만 달러 선이라는 게 경제학자들의 분석이다. 지난 일본 특파원 경험에 비춰 봐도 한국인의 먹고사는 수준은 지금의 일본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나 개인으로 치자면, 아니 우리 국민 중 전후세대로만 치자면 우리들은 전 세계에서 가장 궁핍한 사회에서 태어나 정확히 60년 만에 선진국의 문턱에 도달해 있는 셈이다. 이쯤해서 궁금해지는 것이 있다. 요즘 한국인의 평균 기대수명은 80세 전후다. 이를 기준으로 추산하자면 내 수명도 약 20년 남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20년간 한국의 경제는 어느 수준에까지 도달할 것인가. 만일 3만5000~4만 달러 수준에 이른다면 한국은 완벽하게 선진국에 들어선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내가 선진국 국민이 된다고 해서 노년 생활 자체가 지금보다 더 달라질 것은 없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것은 그게 아니다. 다시 말해 20년 안에 명실 공히 선진국에 진입한다면 나는 1953년, 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의 시민으로 태어나 남은 일생 동안에 중진국을 거쳐 선진국의 한복판까지를 몽땅 경험하는 인류문명에서 참으로 희귀한 존재가 된다. 생각해보라. 우리 인류 가운데 이런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도대체 몇 명이나 되겠는가. 대한민국의 ‘압축 성장’이라는 기적이 없었다면 결코 누릴 수 없는 경험인 것이다. 그야말로 강냉이 죽 그릇을 들고 줄을 서던 시절에서 시작해 세계 최고 수준의 국산 스마트 폰을 손에 든 채 출퇴근하는 진기한 파노라마가 한 사람의 인생 드라마에서 펼쳐지는 것이다. ‘개체(個體)발전은 계통(系統)발전을 반복한다’는 생물학적 공리가 우리 세대를 통해 실현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는 한국이라는 무대 한 가운데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그 감동을 제대로 느낄 수 없다. 공기 속에서 살다보니 공기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과 같다. 그러나 한국을 제외한 바깥세상에서 보자면 이는 인류사의 보기 드문 기적이다. 내가 이 책에서 돌아보고자 하는 것도 바로 이것이다. 물론 이 책의 내용 자체는 학문적 수준의 것이 아니다. 내가 이 글을 쓸 수 있었던 것도 직업상 쌓아온 지적(知的) 탐색 경로를 큰 힘 들이지 않고 그대로 옮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기자 생활의 대부분을 국제경제 담당으로 지내왔다. 문화일보 논설위원실로 발령 받고서는 갑자기 경제 담당 논설위원으로 글을 써야 했기 때문에 벼락치기로 전후(戰後) 한국경제사를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될 처지였다. 그 후로 내 책상 위에는 늘 한국경제에 관한 신문, 잡지나 관련 책들이 쌓여 있었다. 이 책의 내용은 대부분 글을 쓰기 위해서거나 아니면 단순히 자기 분야를 공부하기 위해서 접한 것들로 구성돼 있다. 따라서 이 책을 훑어보면 짐작할 수 있겠지만 특별히 새로운 시각이나 독특한 주제는 담겨져 있지 않다. 단지 전쟁의 와중에 태어나 지금까지 살아온 내 일생 동안 한국 경제는 어떻게 용틀임할 수 있었고, 어떻게 남과 다르게 발전할 수 있었는가의 ‘배경’을 탐색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 장에서는 어떻게 하면 한국인의 피나는 노력과 이 같은 발전 과정을 지속가능한 것으로 만들 수 있을까라는 나만의 사고 과정을 담아 보았다. 거기에는 물론 앞으로 남은 20년(?) 사이에 이뤄질 국가적 성공에 대한 바람이나 기원(祈願)도 함께 담겨 있다. 다른 현대 한국사 및 전후경제사 책들로부터 굳이 차이점을 찾자면 통사(通史)가 아니라 주제별로 나눠 그 전후 과정을 한꺼번에 둘러보도록 구성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노동운동을 각 시대별로 나눠서 서술하지 않고 한데 모아 처음부터 끝까지 통찰하는 식이다. 또 하나, 집필 과정에서 역점을 둔 것은 한국경제 60년의 빛나는 역사 만들기에서 대중과 엘리트의 관계를 재조명해보고자 한 점이다. 이는 대한민국을 떠나 어느 시대, 어느 나라건 간에 국가 만들기 아니면 역사 만들기에서 또 하나의 핵심 주제일 수밖에 없다. 단지 이 주제를 이 책에서 다시 한 번 더 다뤄본다는 데서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2013년 6월 이신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