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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1부 초겨울 풍경, 「있다」 / 증발 / 겨울밤 / 첫눈 오는 밤 / 눈 내리는 마을 / 대화법對話法 / 겨울밤 안개 / 눌린 풍경 / 새와 문 / 백양리 가는 길 / Mr. 문 / 겨울 해바라기 / 보이는 생각 / 상냥하게 ‘안녕’ / 나비야, 평산 가자 /겨울 거적문 2부 타인의 문門을 찾아 떠도는 생의 날들 / 고독사孤獨死 / 노시인의 문을 열고 시를 듣다 / 어떤 문의 표정 / 오늘 / 눈 속으로 걸어간 눈사람 / 그 여자의 골목을 지나며 / 불 꺼진 나의 창에게 / 싸락눈 내리는 마을 / 저무는 창가에 서서 / 붉은 잎 한 장 / 문밖은 비 / 큰 대문 집 / 壁窓戶와 벽창호 / 춘천시립도서관 2층 폭 넓은 계단에 앉아 / 어떤 그리움에 관한 고백 / 늙은 엄마 3부 위대한 유산 / 문소리, 찰나 / 하늘 문 / 복도와 문이 빚은 빛의 물방울무늬 / 엄마의 겨울은 거울 문에서 사라졌다 / 목수의 문 / 노인과 바람과 봄, 그리고 쪽문 / 문틀만 보았다 / 무저갱을 여는 문 / 바람 문을 열면 / 벽과 문과 길 그리고 우리 / 어떤 대문 안 풍경 / 집짓기 놀이 / 알(卵) 속의 새 / 한식寒食 오후 풍경 / 문틈에 손톱을 찧다 4부 사일로 해치가 동시에 열리는 날에 / 바람 문에 기대 서 놈을 생각하다 / 창문이 있는 빨간 날의 풍경 속 / 문의 궁리 / 담쟁이와 컨테이너 창고 / 휴업休業 / 순망치한脣亡齒寒 / 출입 금지 / 문 / 돌쩌귀 / 우기雨期에 쓰는 편지 / 문 고장故障으로 읽는 원점 / 찌르레기 우는 저녁 / 욕辱이라는 슬픔의 흉통 / 안식원 가는 길 / 기억의 숙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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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편의 시에 65개의 문이 있다.
모두 제각각의 크기와 색깔 그리고 재질과 기능을 가진 문이다. 시 속에서 문이란 과연 어떤 역할을 하는지, 어떻게 상징화되는지 각각의 문을 열고 시인의 발자국을 따라가 본다. 1. '문(門)'의 다면성과 삶의 기록 제목인 『문이 있는 풍경』에서 직관적으로 드러나듯, 거의 모든 작품이 ‘문’이라는 매개체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시인에게 문은 단순한 건축적 구조물이 아니라, 인간의 삶과 내면을 비추는 다면적인 상징이다. 2. 진실과 답을 구하는 통로 유기택은 시인의 말에서 ‘벽에 구멍을 내고 그 자리에다 문을 달았다’라며, 그 문을 통해 ‘질문에 관한 쓸쓸한 답’과 ‘불편한 진실에 관한 기록’이 돌아왔다고 고백한다. 이는 시를 쓰는 행위 자체가 세상에 감추어진 진실을 마주하는 과정임을 보여준다. 3. 단절과 소통의 경계 문은 안과 밖, 나와 타자, 이승과 저승을 가르는 경계로 작용한다. 〈Mr. 문〉, 〈눈 속으로 걸어간 눈사람〉에서 보듯 때로는 소통을 거부하는 단절의 벽이 되기도 하고, 〈상냥하게 ‘안녕’〉, 〈타인의 문門을 찾아 떠도는 생의 날들〉처럼 더러는 타인의 안부를 묻고 악수를 청하는 소통의 시작점이 되기도 한다. 4. 적요함과 소멸 그리고 상실의 풍경 시의 전반을 지배하는 계절적 배경은 초겨울에서 깊은 겨울로 이어지는 차갑고 적막한 시간이다. '바람', '눈(첫눈, 폭설)', '안개', '어둠' 등의 시어가 반복적으로 등장하며 생의 쓸쓸함과 고독사(孤獨死)와 같은 현대인의 소외를 감각적으로 그려낸다. 오래전에 문 닫은 집 〈증발〉, 가지를 잃어버린 소나무 〈눈 내리는 마을〉, 주인이 떠나 비어버린 공간이나 장롱 서랍 〈늙은 엄마〉, 〈엄마의 겨울은 거울 문에서 사라졌다〉, 〈문틀만 보았다〉 등을 통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사라지고 상실되어 가는 것들에 대한 깊은 슬픔과 애도를 담고 있다. 5. 주목할 만한 시적 특징과 변주 일상적 소재인 '도어 록', '강화유리 문', '회전문', '오피스텔 복도', '장롱 서랍' 등 지극히 현대적이고 일상적인 사물들을 '문'의 속성과 연결 지어 날카로운 성찰로 시적 승화를 이끌어 낸다. 6. 부재(不在)의 미학 부재중 통화 기록 〈증발〉, 〈겨울밤〉, 답신이 오지 않는 주소 〈불 꺼진 나의 창에게〉, 떠나간 이들의 발자국 〈겨울 거적문〉 등 '여기에 없는 것들'을 통해 역설적으로 그 존재에 대한 그리움을 증폭시킨다. 7. 산문시와 독백적 어조 〈새와 문〉, 〈그 여자의 골목을 지나며〉, 〈문틀만 보았다〉 등 후반부로 갈수록 이야기하듯 풀어내는 산문시 형태가 돋보이며, 나지막하게 읊조리는 독백적 어조가 독자에게 깊은 울림과 사색의 공간을 제공한다. 요약하자면, 유기택의 『문이 있는 풍경』은 '문'이라는 일상적이면서도 철학적인 오브제를 통해 생의 유한함, 이별과 상실의 쓸쓸함, 그리고 그 너머에 존재하는 진실을 차분하고 서정적인 언어로 기록한 깊이 있는 시집으로 평가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