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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오란 산책길
50센티미터 너머 해당화가 노래하는 곳 네임리스 별별 편의점 딸기독화살개구리 AKA K 씨 작가 노트 - 빨강과 초록 사이에서 해설-당신은 죄인이 아니다. 수록 작품 발표 지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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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은 미완성의 색이 아니다. 빨강이 되지 못한 실패의 색도, 아직 초록에 머문 미숙함의 색도 아니다. 노랑은 변화의 한가운데 존재하는 고유한 시간이자, 아직 결론에 닿지 않은 삶이 품고 있는 가능성의 색이다. 우리는 저마다 다른 속도로 노랑의 시간을 지나며 자신의 방향을 찾아갈 것이다.
---「작가 노트」 중에서 당장 십 분 뒤의 일도 알 수 없는 자신과 달리 미래를 예지하는 식물이 경이로웠다. 식물은 자식을 어떻게 돌볼까. 그들은 슬픔을 어떻게 견뎌낼까. 알 수 없는 서러움이 서영의 목까지 차올랐다. 서영을 뒤따르던 소리 위로 노오란 꽃잎이 떨어졌다. ---「노오란 산책길」 중에서 문득 ‘사람에게는 하루를 견딜 수 있는 슬픔의 용량이 있을까. 참을 수 있는 최대 허용치가 있다면 그 수치를 넘으면 어떤 오류가 날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별별 편의점」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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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도 초록도 아닌, 노랑의 시간을 살아가는 사람들
우리는 흔히 삶을 성공과 실패, 행복과 불행, 시작과 끝처럼 분명한 말로 나누려 한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가 보내는 대부분의 시간은 어느 한쪽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지조차 확신하기 어려운 때가 있다. 끝났다고 생각한 일이 다시 시작되고, 영원할 것 같던 관계가 낯설어지며, 자신이 믿었던 기준마저 흔들린다. 『설익은 레몬』은 바로 그런 순간에 놓인 사람들에 대한 일곱 편의 이야기다. 소설 속 인물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삶의 균열과 마주한다. 상실 이후에도 이어지는 일상을 감당하고, 가까운 사람과의 거리 앞에서 머뭇거린다. 익숙한 이름과 역할을 벗어나 자신의 정체성을 다시 들여다보는 이가 있는가 하면,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사랑과 상처를 동시에 발견하는 이도 있다. 이들의 삶은 한 번의 선택으로 분명해지지 않는다. 가까스로 내디딘 한 걸음 뒤에도 망설임은 남고, 끝났다고 믿었던 자리에서 또 다른 질문이 시작된다. 『설익은 레몬』은 인물들의 삶에 섣부른 결론을 내리지 않는다. 대신 그들의 선택과 침묵, 외면과 망설임 속에 머물며 한 사람의 삶이 얼마나 복잡한 감정으로 이루어져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러므로 이 책을 읽는 일은 타인의 삶을 바라보는 동시에, 오래 미뤄 두었던 자신의 마음을 마주하는 일이기도 하다. 이야기 속 누군가의 상실과 불안, 미련과 희망은 어느 순간 독자의 기억과 포개지며 낯설지 않은 얼굴로 다가온다. 노랑의 시간을 지나온 사람에게도, 지금 그 한가운데를 걸어가는 사람에게도 건네고 싶은 이야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