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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자와 유키치
정일성
지식산업사 2001.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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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의 인간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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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1년 03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44쪽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42338030

책 속으로

우리 일본의 국토는 아시아 동쪽에 있다고 하더라도 그 국민정신은 이미 아시아의 고루함을 벗고 서양문명을 따르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 불행한 일은 이웃에 있는 나라이다. 하나는 중국이고 또 하나는 조선이다. 이 두 나라 국민도 고래 아시아 류의 정교풍속 아래 자라온 배경은 우리 일본 국민과 다르지 않다고 하더라도 그 인종의 유래가 다른 것일까, 아니면 같은 모양의 정교풍속 속에 살면서도 유전교육의 취지가 같지 않은 점일까. 일 지 한 삼국을 비교하여 중국과 조선의 서로 닮은 상황은 조선과 중국이 일본보다 가깝고 이 두 나라 사람들은 한편이 되어 나라에 관해 고쳐 나아가는 길을 알지 못한다. 교통 편리한 세상에 문명의 사물을 못 듣거나 못 보았을 턱이 없는데 도 마음을 움직이지 않고 고풍구습에 연연한 정은 백년 천년의 옛날과 다름이 없다. 이 문명 일신의 활극장에 교육은 유교주의를 부르짖어 인의예지만을 칭송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외견상 허식에 구애되어 진리, 원리를 가르치지 않고 도덕마저 땅에 떨어져 지독한 불염치가 극에 달해도 거만하게 자기 반성의 빛이 없다.

--- p.19-20

출판사 리뷰

일본의 역사 왜곡 교과서 파동이 일본을 넘어 남북한과 중국까지 격랑으로 물결치는 마당에, 일본인들의 잘못된 역사인식의 한 근원인 탈아입구론(脫亞入歐論)의 주창자 후쿠자와 유키치 평전이 우리나라 최초로 나왔다. 이 책은 후쿠자와 유키치의 아시아 침략 논리를 본격적으로 파헤친 책이다. 후쿠자와는 19세기 일본의 근대화를 이끈 계몽사상가로 조선왕조 말 한 일 관계사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 저널리스트 겸 교육자였다. 오늘날 1만 엔짜리 일본 최고액 지폐의 얼굴로 부활, 일본을 상징하고 있기도 하다.

후쿠자와는 두 얼굴의 사나이다. 일본인들을 위해서도 그러하고 우리 한국인에게도 그러하다. 일본인들에게는 구미(유럽과 미국)를 따라 배워야 한다고 주장한(入歐) 점에서는 선구자이나, 일본이 아시아를 지배해야 한다(脫亞)는 논리는 결국 일본으로 하여금 2차세계대전에서 원자탄 세례를 받게 했다. 우리 한국인들에게 그는 조선개화파 인사들을 돕고 부추겨 갑신정변을 일으키는 데 애쓴 사람으로 비치고 있으나, 그는 이것이 실패하자 일본의 한국 지배를 발벗고 나서서 주장한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그는 일제 정부보다 앞장서 청나라와 일본 간의 전쟁(청일전쟁) 도발을 충동하고, 조선에 나와 있던 일본인 보호를 구실로 조선에 주둔군 파병의 필요성을 소리높이 외쳤다. 또 '정한론'을 뛰어넘는 '조선정략론'을 주창하고 조선의 개혁이 곧 일본의 독립을 유지하는 길이라는 논리를 내세워 조선의 국정 개혁을 추진하고 감시하는 '조선국무감독관(朝鮮國務監督官)'제를 제안하기도 했다. 이 조선국무감독관은 나중 '조선총독'으로 명칭이 바뀌어 일제 식민 통치의 상징으로 군림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우리에게는 일본이 낳은 '위대한 사상가'로만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더욱 엄중한 것은 역사 교과서 왜곡을 추진하고 있는 일본 우익 지배층이 대부분 후쿠자와의 조선 중국 멸시 이론으로 정신 무장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후쿠자와의 탈아론은 아시아 침략의 논리로 조선과 중국 지배를 정당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역사 왜곡의 근원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작년에 『황국사관의 실체』라는 저서를 낸 저자는 이러한 후쿠자와의 탈아론의 발상 배경과 논리, 일본 정계에 미친 탈아론의 영향, 조선개화파와의 교류배경, 갑신정변 김옥균 암살 청일전쟁 민비암살 사건 등에 대한 그의 시각 등을 심도 있게 분석, 조선과 중국을 멸시한 그의 제국주의 사상의 전모를 조명하고 있다.

그런데 언론인 출신인 저자는 일본 학계의 연구 성과를 아우르면서 후쿠자와 유키치의 저작을 일일이 제시하여 그의 논리를 뒤집고 있어 긴장감마저 느끼게 서술하고 있는 것이다.

요즘 일본의 역사 교과서 왜곡 문제로 또다시 나라 안팎이 시끄럽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이에 합리적으로 대응할 만한 변변한 연구서마저 없는 실정이다. 일본의 교과서 왜곡 문제가 한일 외교의 주요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시점에서, 이 책은 일본 우익 지배층의 비뚤어진 시각을 이해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 정치인을 비롯한 사회 지도층은 말할 것도 없고, 교육자 언론인 그리고 대학생들은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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