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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 기회는 언제나 은근슬쩍 찾아온다(라는 희망을 품고서)
1부. 식물원이 코딩을 배우러 가다 머리나 좀 식히려고 했을 뿐인데 붙었다 큰일 났다 식물원이라고 불린 날 초등 2학년도 흔하게 합니다 좀비가 되어서 꼴찌 에이스가 사라졌다 통곡의 수료식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2부. 남의 새끼여서, 딱 하루여서 강의 후 두 시간 동안 눕습니다 내가 나를 검색한 날 태평양에서 물 한 바가지 슬램덩크와 조폭 사이 아무도 잠들지 않은 날 선생님 별로예요 결국 터졌다 Y고 사건 스쳐 지나가는 사이 너, 뭐, 돼? 미스 조라고 불린 날 뭉개진 소리 3부. 편대를 지어 무대에도 서지 못한 날 나를 소환한다 비대한 동아리 회장 임명 사건 조혜영의 ‘절규’ 새끼 강사의 슬럼프 탈락입니다 갓현주 아프냐 나도 아프다 4부. 인문학의 반격 INFP는 돈에 관심이 없다? 업데이트, 업데이트, 업데이트 네버엔딩 이력서 급구 증인을 소환합니다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강적의 등장 저항하는 강사 AI 강사의 AI와 거리 두기 시간당으로 계산되지 않는 일 계속 가는 사람 에필로그 - 반격은 내 안에서부터 저자의 말 - 인문학 기반 AI 강사, 그게 뭔데요? 부록: 강사 1년 차, 몸으로 배운 생존 기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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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은 마치… 식물원 같아요.” 다른 사람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꽃이 많다는 건가. 풀이 많다는 건가. 온실처럼 안온하게 존재한다는 건가. 책 읽고 글 쓰는 사람을 주변에서 본 적이 없다고 했다. 나도 그런 말을 처음 들어보았다. 내 주변에는 온통 나 같은 사람들뿐이니까. 나는 애매하게 웃었다.
---p. 24 별로. 그게 그토록 아픈 단어인지 몰랐다. 그런데 나는 어땠더라. 학생들이 대꾸가 없자 내 마음은 급격하게 싸늘해졌다. 어쩌면 세 시간 내내 한 번도 웃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교안 준비도 미흡했다. 학기 말에 학생들의 태도가 흐트러지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나에게는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정신이 없었다. 그러니까 나는 확실히 ‘별로’였다. 교실에 앉아 있는 학생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안쓰럽다던 나는 어디로 간 걸까. ---p. 65 그날 수업의 주제는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받은 쿠폰 써보기.’ 그런데 수강생 중 아무도 카카오톡으로 선물을 받아보신 적이 없다고 하셨다. 그래서 수강생 열다섯 분께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판매 중인 편의점 상품권 중 최저가인 풍선껌 쿠폰을 전송해 드렸다. 80대와 풍선껌이라. 미션은 수업 후 편의점에서 쿠폰 사용하기. ---p. 89 나 또한 내 영혼을 소환하고자 한다. 읽고 쓰는 사람으로서의 나를 다시 불러내기 위해서이다. 이렇게 쉬이 사라져 버린 것이 놀랍지만 반드시 되찾아와야 하기에, 다시 한번 불러본다. “거기 나 있니?” “돌아와! 제발 돌아와 줘!” ---p. 104 이제 나는 그냥 좋아서 하던 일들에 ‘그리고 돈도 벌기 위해서’라는 문장을 덧붙여야 한다. 현실적인 생존과 지속 가능한 동기. 과연 나는 그 두 문장을 함께 말할 수 있을까. ---p. 136 집에 와서 찾아보고 나서야 나는 내가 피츠제럴드를 다른 작가와 헷갈린 것을 알았다. 그리고 그 학생이 피츠제럴드 얘기를 꺼낸 게, 톨스토이랑 같은 시대의 작가라서 얘기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 피츠제럴드가 『위대한 개츠비』 작가인 거 다들 아시잖아요. 다 읽어 보셨잖아요, 그렇죠? 결말도 기억하시죠? ---p. 1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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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퇴사 후 강사의 삶을 시작하면서 마주친 여러 좌충우돌 상황과 그에 대한 내 생각이 담겨 있다. 강사로서의 첫 1년에 관한 이야기이기에 ‘강사 진입 편’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이 책은 그런 답을 건네는 책이라기보다, 한 사람이 새로운 일을 시작하며 흔들리고 헤매고 자기 방식을 찾아가는 과정에 가깝다. 그럼에도 격변의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가는 문과인들에게, 더 구체적으로는 이 시대에 새로운 진로를 고민 중인 문과 성향의 중년 여성들에게 어떤 의미로든 와 닿기를 바라며 이 글을 썼다. AI 리터러시가 새로운 문해력으로 거론되는 시대, 기술보다 시선과 태도가 먼저 필요한 나 같은 사람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왠지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아’라고 느끼는 순간이 있기를, 그러한 내용을 이 책의 군데군데에서 찾아주기를, 감히 기대해 본다.- 프롤로그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