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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적과의 동침
제1장 커넥팅 모인 곳을 타격하라: 췐즈 당신이 아는 꽌시와 진짜 꽌시 꽌시의 생성 들이대는 것도 기술이 필요하다: 콜드콜 파고들어가자: 칭커 먼저 친구가 되고, 사업을 이야기하다 조선족 제2장 비즈니스 비즈니스 모델 파트너 선정 * 중국 사업 새드엔딩 스토리 분쟁을 막는 계약 전쟁 수익 배분과 엑시트 중국 파트너와 일하기 중국인 직원과 한국인 직원 제3장 성장과 진통 프랜차이즈 사업의 확장 IT 사업 or 금융 사업? 총판권, 주는 것이 옳을까? 중국의 한국 사기꾼 임기응변 사랑방 손님 서비스 부서 제4장 위기와 기회 짝퉁 인센티브는 셀프 현지화 홀로서기 유행과 타이밍 시국 라이더 청년 창업 제5장 비즈니스 매너 식사 직위와 직책 파티와 술자리 관광 골프 에필로그 중국의 심장을 물어라 감사의 글 추천의 글 _김동길 (베이징대학교 역사학과 교수, 베이징대학교 한반도연구센터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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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음모, 협작, 기망 등이 지저분하게 판치는 곳이다. 수천, 수만 년을 쌓아올려온 이에 대한 노하우는 심지어 연구와 정립을 거쳐 나름의 학문으로까지 자리잡았으니 우리가 이를 반칙이라 생각하여 페어플레이를 고수한다면 우리는 파트너도 적수도 될 수 없는 노릇이다. 옹졸하고 비겁하며 영악한 강자와의 게임. 그 게임에서 우리는 내내 패배하고 있었다.
끊임없는 패배에 지치고 무례, 민폐, 비상식으로 인식된 그들이 싫어서 이제 우리는 관심사 밖으로 밀어내려 애쓰고 있다. 중국은 축복의 시장에서 떠올리기조차 싫은 개미지옥으로 우리의 인식 속에서 변화했다. 하지만 현실은 냉정하다. 30년간 우리를 규모경제로 이끌고 간 중국 시장을 이제 와 포기하기에는 한국의 경제가, 기업이, 그리고 시장이 너무도 그간의 단맛에 익숙해져버렸고 우리 기업의 체질조차 바꿔버렸다. 우리의 자존심을 벗겨낸 상처들로 벗어날 수 없는 중국 돈, 그 중국 시장이 우리에게서 멀어져가고 있다. --- 「프롤로그: 적과의 동침」 중에서 물론 정치와 경제가 췐즈를 형성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 공산당에게 내쳐진 마윈과 알리바바 그룹, 왕젠린(王健林)과 그의 부동산 재벌 기업 완다가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는 공산당과의 췐즈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편의와 이익을 위해 불법도 합법으로 바꿀 수 있고 합법도 불법으로 바꿔줄 수 있는 공산당은 중국에서 기업의 성공에 가장 확실한 파트너다. 하지만 머리가 커지고 순간적으로 상하관계를 망각하여 서열을 흩뜨릴 기미만 보여도 공산당은 여지없이 철퇴를 가한다. 따지고 보면 중국 대기업의 성공 신화에 공산당의 비호가 빠진다면 정말 픽션스러운 구석이 전혀 없기 때문에 배은망덕에 대한 공산당의 대응도 일리는 있다. 결국 정부건 기업이건 췐즈라는 울타리 안에서는 그 나물에 그 밥이고 그놈이 그놈인 것이다. --- 「제1장 커넥팅: 모인 곳을 타격하라: 췐즈」 중에서 중국인의 꽌시는 직관적으로 쌍방의 금전이 섞인다. 공동의 이익을 위해 상호가 모두 치열하고 리스크를 함께 짊어진다. 우리로 치면 ‘이해관계가 있다’ 정도도 아니고 ‘한배 탔다’ 정도가 맞는 표현이다. 상대의 손해가 곧 내 손해로 이어져야 한다. 심적으로 물적으로 상대에게 큰 빚이 있기에 상대의 편의를 봐주지 않으면 안 된다. 꽌시의 상대가 손해를 보면 직접적으로 나의 손해로까지 이어진다. 약점을 잡혀 상대의 무리한 요구를 피할 수 없고 무리를 해서라도 상대를 지켜줘야 한다. 다시 말해 공과 사가 구분되면 꽌시가 없는 것이다. 이 정도는 되어야 꽌시가 있다고 할 수 있다. --- 「제1장 커넥팅: 당신이 아는 꽌시와 진짜 꽌시」 중에서 하지만 중국은 우리와 다르게 내수 경제만으로도 충분히 규모경제가 가능하다. 자국 내 국제 거래의 역사적 아이콘인 실크로드만 해도 왕서방들은 실크와 금덩이를 들고 장안(?安, 당나라의 수도로 지금의 시안)에서 기다렸고 중동 상인들과 개성상인들이 교역물을 싣고 움직였다. 온갖 사람이 오가는 땅에서 피아 식별을 위한 의심과 경계는 당연한 것이 되었고, 등 뒤에 비수를 꼽고 도망가 숨어도 찾을 길 없는 땅덩어리의 크기는 그들을 더욱 그렇게 만들었다. --- 「제1장 커넥팅: 들이대는 것도 기술이 필요하다: 콜드콜」 중에서 중국인에게 신뢰만큼 중요한 것이 ‘재물’이다. 신뢰도 결국 이 재물을 취하기 위해, 지키기 위해 필요한 것이니 신뢰보다 중요하다 볼 수도 있겠다. 그들과 함께한 시간 동안, 그들의 마음속에 물욕이 피어오른다면 그들은 질문을 시작할 것이고 그들 스스로가 먹을 수 있는 아이템이라 판단된다면 적극적으로 당신과의 신뢰 구축에 나설 것이다. 물론 그들은 그들의 자원을 총동원하여 조용히 그리고 신중하게 당신이 제안한 사업을 뒷조사할 것이다. 하지만 상대로부터 아무런 질문도 받지 못했고 함께하는 시간 내내 휴대전화나 들여다보며 시큰둥하다면? 상대는 당신의 사업에 right person이 아닌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처음으로 돌아가 또다시 찾아야 한다. 중국은 우리의 생각보다 넓고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많은 사업가가 살고 있다. --- 「제1장 커넥팅: 들이대는 것도 기술이 필요하다: 콜드콜」 중에서 중국인만큼 사과와 부탁을 어려워하는 사람도 없다. 잘못을 인정하고 신세를 지게 되면 그만큼 상대방과의 관계에서 하위로 밀려나게 된다는 생각에 중국인의 험악한 생존본능은 우리가 납득 못 할 상황에서조차 최대한 버티고 있는다. 그렇다 보니 상대의 미안한 마음을 상쇄시키는 것도 눈치 게임이다. 먼저 손 벌릴 줄 모르는 상대에게 눈치껏 호의를 베푸는 것도 상당한 정보와 고민을 요구한다. --- 「제1장 커넥팅: 파고들어가자: 칭커」 중에서 사업 파트너를 고민하며 중국인들의 심연에 자리하고 있는 그 불안함은 ‘이 사람이 적임자인가?’가 아니다. 가장 큰 걱정과 고민은 ‘사업이 성공해도 이 사람은 날 배신하지 않고 계속 내 편으로 있을까?’인 것이다. 나를 버리지 않을 상대. 중국인들의 포커스는 바로 여기에 맞춰져 있다. 한국인의 중국 사업에 성공은 적고 실패는 많다. 그 실패의 원인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뒤통수’친 중국인 파트너, 중국 회사다. 그러한 원인은 객관화된 제삼자 시점의 복기가 필요하다. 충분히 친구가 되었는가? 친구가 되었다면 계속 친구이기 위해 노력했는가? 오해의 여지는 없었는가? 내가 그를 친구로 믿고 방심하지 않았는가? --- 「제1장 커넥팅: 먼저 친구가 되고, 사업을 이야기하다」 중에서 미국이 화교 출신 자국민을 중국과의 외교, 무역, 군사 등 모든 방면에 써먹는 것과 같이 중국 역시 한국을 대상으로 자신들의 조선족을 묵혀둘 리 없다. 한국 본토에서 중국의 활동이 커지면 커질수록 자신들의 외교, 경제 활동에 재중교포들을 선두에 두고 활용할 것이다. 따라서 중국과의 교류에서 재중교포는 과거에도 그러했고 미래에도 그렇듯 지속적인 연결 고리 역할을 해나갈 것이다. 물론 과거와는 달리 오성홍기를 차고 나타나 큰 소리로 중국을 대변하겠지만. --- 「제1장 커넥팅: 조선족」 중에서 우리는 재미교포에게 어느 나라 사람이냐고 묻지 않는다. 오히려 “한국 분이세요?”라는 질문에 “재미교포에요.”라고 답하면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없이 ‘교포’로 받아들인다. 그들은 당연히 미국 국적자이고 의심할 여지없는 미국인이다. 재일교포도 마찬가지고 호주교포도 마찬가지다. 근데 유독 재중교포에게만큼은 우리는 ‘조선족’이라는 중국인들이 정의해놓은 분류로 이야기한다. 우리에게도 이러한 명칭이 있었다. ‘조센징’. 조센징은 나쁜 말이 아니다. 조선 사람이라는 일본어일 뿐이다. 하지만 조센징은 나쁜 말이다. 그 사전적 의미 때문이 아닌 단어가 품게 된 역사적, 감정적 뉘앙스 때문이다. --- 「제1장 커넥팅: 조선족」 중에서 중국은 과연 어느 곳의 과거와 비슷할까? 중국의 미래와 흡사한 시간을 살고 있는 나라는 어디일까? 그리고 재밌게도 그 나라가 21세기 중국과 가장 사이가 좋지 않은 국가인 미국이라고 결론지었다. 미국과 중국은 몹시도 닮아 있다. 중앙의 역할과 지방자치제도도 비슷한 부분이 많고 성경과 공산당원증의 차이만 있을 뿐 그들을 지탱하는 것이 이데올로기에 가까운 규율이라는 부분도 비슷하다. --- 「제2장 비즈니스: 파트너 선정」 중에서 한국에서 제대로 된 마케터라면 당연히 관심을 가져야 할 시국과 민심의 변화, 꼭 챙겨 봐야 하는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 알고 있어야 할 유행곡들을 중국에서의 마케터라고 다르게 해도 될까? 무엇보다 이러한 단편적 장르들을 넘어선 중국인의 사고체계라는 본질은 해외에서 온 마케터에게 학습을 통한 획득이 불가능하다. 아이디어는 아이디어일 뿐, 실제로 중국 소비자들에게 유효한 마케팅을 하기 위해선 마케터이기 이전에 소비자 그 자신이 되어 있어야 하는 것이다. 베팅은 확실한 패에 거는 것이 아니라 가능성이 가장 높은 패에 거는 것이다. 그리고 어떠한 사업도 ‘확실한 것’은 없다. 여러 가지의 이유에서 선택한 한국 기업의 ‘중국 사업 홀로서기’ 마주하면 그 모습은 ‘앓느니 죽겠다’는 것으로 보이는 탓에 안타까움을 삭힐 수도 없다. --- 「제2장 비즈니스: 파트너 선정」 중에서 중국인들의 속담에 ‘내가 널 잘 되게 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내가 널 망칠 수는 있다’라는 것이 있다. 이 무서운 말을 우리는 계약에서 ‘독소 조항(毒素條項)’이라 한다. 계약을 진행하며 밝고 희망찬 미래에 치중한다면 R&R과 수익 배분이 주요 소재가 되지만 스릴러나 호러스러운 이야기로 흘러간다면 제재와 제약, 그리고 거기에 따른 페널티(위약 보상) 등 독소 조항이 넘쳐흐른다. 이러한 독소 조항 추가에 대한 요구가 시작되면 다른 한쪽이 방어적으로 다른 독소 조항을 추가하게 되고, 서로 간의 치고받고를 반복하게 된다. 그러다 지친 서로가 하나씩 서로 줄여나가는 것으로 타협을 시작하게 되고 싸우다 원수가 되지 않는 한 종국에는 합의에 이르게 되어 있다. 난 오히려 상대에 개의치 말고 우리에게 꼭 필요한 독소 조항들을 주장하고 관철해나가라고 주장하는 쪽이다. 어차피 기울어진 경기장이라면 ‘벌어질 다툼’에서 열세인 우리는 화력을 최대한 많이 확보해놓아야 한다. --- 「제2장 비즈니스: 분쟁을 막는 계약 전쟁」 중에서 계약 과정에 선행되어야 하는 전제 조건이 있으니, 사업이 철저히 중국 파트너 쪽에 더 큰 이득이 되고 유리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싸움 중에는 잃을 것이 많은 자가 두려움도 클 수밖에 없다. 그들을 가진 자로 만들어주는 세팅이 필요하다. 황금알 낳는 거위까지는 아니어도 잘 자라는 자신 소유의 닭 한 마리가 생겼다고 받아들인다면 파트너가 차지하는 달걀 몇 개 때문에 닭을 위태롭게 만들지는 않는다. 이 모든 설정은 두 파티 사이에서의 분쟁을 미연에 방지하려 한다는 것에 목적이 있다. 중국 파트너 쪽에 최대한의 이익을 보장하고 양보하며 우리는 핵심 역할과 최소 자본의 투자를 통해 낮은 비율의 이익을 약속받으면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중국 사업이 잘 되었을 때 중국 파트너에게는 대박(ALL)이 되고 우리에게는 소박(SOMETHING) 정도가 되는 관계여야 서로가 갈라서며 최악의 상황(NOTHING)이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중국 파트너 쪽에 더 클 것이기 때문이다. --- 「제2장 비즈니스: 수익 배분과 엑시트」 중에서 어디에서도 이야기하지 않는 중국의 신산업 육성 전략이 있다. 거의 모든 시대에 꼭 활용되는 이 방법이 바로 ‘역 뻐꾸기 전략’이다. 뻐꾸기는 다른 새의 둥지에 알을 낳고 떠난다. 그 알에서 태어난 뻐꾸기는 부화하지 않은 다른 알들을 밀어 떨어뜨리고 이미 부화한 새끼들이 있으면 자신이 어느 정도 자라길 기다렸다 결국 둥지에서 떨어뜨린다. 선천적으로 덩치가 큰 뻐꾸기는 그렇게 가짜 어미의 먹이를 독차지하며 빠르게 성장하여 독립 가능한 시점이 되면 둥지를 떠나 본인의 생활을 영위한다.중국은 새로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해외에서의 투자와 해외 기업의 중국 진출을 적극 환영해왔다. 해외 기업이 중국 내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는 시점까지 중국 정부는 배려와 지원을 아끼지 않고, 다른 한편으론 주변 인프라와 관련 산업 그리고 자국의 후발 주자들을 조용히 육성한다. 안정화된 선진 산업 주자를 통해 주변 인프라와 관련 산업을 도입, 발전시키고 상대적으로 열악한 자국의 기업들을 자극하여 성장을 촉진시킨다. 그렇게 자국의 모든 것들이 생존하여 자립 가능한 시점이 오면 어미와 새끼들은 힘을 합쳐 애초 반가이 맞이했던 뻐꾸기를 인정사정없이 둥지에서 몰아낸다. --- 「제2장 비즈니스: 수익 배분과 엑시트」 중에서 중국과의 교류가 시작되고 비즈니스가 연결되던 초창기, “중국인들은 어떠한 사람들인가?”라는 한국 기업인들의 질문에 나는 약간의 인문학적 과장을 곁들여 “지구 밖 외계인”이라고 답했다. 같은 인간이고 아시아 사람이기에 바로 옆 나라 중국인이 우리와 달라봤자 얼마나 다르겠느냐는 생각에서부터 위험한 ‘동일화’가 이루어진다. 살아온 역사가 길고 근대에 이르러 오랜 시간 폐쇄되어 지내온 문화의 특성상 이들의 ‘유일함(uniqueness)’은 남다르다. 다르게 본다면 우리 역시 이 유일함이 둘째가라면 서러운 민족 아니던가. 중국인의 시각에서 우리 역시 충분히 외계인일 수 있는 것이다. --- 「제2장 비즈니스: 중국인 직원과 한국인 직원」 중에서 모두가 열심히 했고 성과가 보이기 시작하는 이때부터 반전이 시작된다. 다른 총판사가 더 많은 매출을 약속하며 접근하여 브랜드사를 흔들기도 하고 브랜드사 입장에서는 총판사가 중국 시장을 개척하며 소모한 기간에 비해 그 성과가 만족스럽지 않을 수 있다. 매출이 늘어나며 자금과 인력에 여유가 생긴 총판사가 새로운 브랜드의 총판권을 확보하며 브랜드사의 입장에서는 ‘두 집 살림’ 차린 남편처럼 부도덕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그러면 브랜드사는 생각한다. ‘사랑이 남았을 때 헤어지자.’ 하지만 총판사의 입장은 틀리다. 브랜드사의 입장에서 그들의 관계를 부부로 느꼈다면 총판사 입장에서의 브랜드사는 자식에 가깝다. 중국에 들고 들어올 때만 해도 갓난아기와 같던 브랜드를 업어 키우고 보듬어 길렀더니 이제 나 필요 없고 더 조건 좋은 총판, 더 많이 팔아줄 총판 찾아간단다. 그간 총판이 들인 금전적, 시간적 투자는 물거품이 되는 것이다. --- 「제3장 성장과 진통: 총판권, 주는 것이 옳을까?」 중에서 그렇다면 한국 기업의 지원 부서가 집중하고 있는 관심사는 과연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대표이사다. 대표이사의 뜻이 곧 그들의 KPI이고 대표이사의 의중이 그들의 방향인 것이다. 대표이사가 그 기업의 오너인 경우는 이러한 상태가 더욱 심화되어 대표이사의 일거수일투족에 따라 다른 부서에 대한 지원이 정해진다. 한국 기업은 중국 기업에 비해 경영자의 미세 관리가 두드러진 편이다. 의도한 바와 목표가 명확해지면 상대적으로 세부적인 부분에서는 관대하고 무관심한 중국 기업의 경영자에 비해 한국의 경영자는 상당히 디테일한 편이다. 중국 경영자가 원하는 바는 모두가 예상 가능하다시피 ‘이익’에 있다. 경영자는 그 이익의 규모와 액수를 정하고 목표한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각 부서별로 굵직굵직한 업무의 방향을 정해준다. 그리고 그 뒤부터는 각 부서장의 역량과 선택에 따라 업무를 운영해나간다. --- 「제3장 성장과 진통: 서비스 부서」 중에서 한국의 가방 브랜드 S사로부터 연락이 왔다. 연락이 온 날은 S사가 어렵게 구한 중국인 영업 직원 두 명의 첫 출근일이었다. S사 대표의 목소리는 떨리고 높아져 전화기 너머 빨갛게 달아오른 그의 얼굴이 상상될 정도로 분노하고 있었다. “중국 직원들이 오늘 입사 준비 겸해서 저희 브랜드와 제품을 공부하며 조사한 중국 관련 보고서를 들고 왔습니다. 내용을 들여다보니 중국 시장에 정식으로 론칭도 안 했고 수출도 미비했던 저희 제품들이 타오바오에서 엄청나게 팔리고 있었습니다. 저희 입고 단가도 안 되는 가격에 팔리고 있는 제품들이 저희 제품일 리 만무하고 아마도 전부 중국산 짝퉁이겠죠?” 이러한 상황이면 우선 확인해봐야 할 것이 있다. “제조 공장이 중국에 있나요?” “공장은 전부 한국에 있습니다.” 다행이다. 그리고 진심을 담아 S사 대표에게 말했다. “축하드립니다.” 어리둥절해하는 S사 대표는 전혀 모르고 있었을 것이다. S사 대표가 중국에 관심조차 없던 그때부터 중국에서는 S사를 위한 시장이 개척되고 있었고 남들이 그 어려워한다는 중국 진출에 이미 그린라이트가 켜져 있음을. --- 「제4장 위기와 기회: 짝퉁」 중에서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최적기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에 상반되는 말이 ‘내가 알면 너도 알고, 또 모두가 알고 있으니 이미 늦었다’이다. 앞의 말도 맞고 뒤의 말도 맞지만, 상황에 따라 둘의 적용 결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그리고 특히 유행과 관련된 비즈니스에는 처음의 말이 독배와 다름없다. 그렇다고 절대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말은 아니다. 중국은 크고 시장은 세분화되어 있으며 그 세분화된 각 시장의 규모는 세분화됐다고 표현하기 미안할 정도로 크다. 그리고 유행은 돌고 또 돈다. 본인 스스로가 선택한 사업 모델, 아이템을 신앙하고 증거하며 꾸준히 진행하다 보면 분명 활로가 생기고 시류와 유행을 따라 기회는 찾아온다. 차분히 기회를 맞이하고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는 동시에 이로 인한 리스크를 어떻게 최소화할지, 기회가 지나간 다음의 운영은 어떠해야 할지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 중국 사업에서 ‘일희일비(一喜一悲, 매번 상황에 따라 기쁘고 슬프고의 감정 기복을 반복함)’는 최대의 적이다. --- 「제4장 위기와 기회: 유행과 타이밍」 중에서 비즈니스와 연관된 중국인의 식사 자리는 정말이지 유별나다. 만약 중국인에게 처음 초대받아 참석하는 한국인이라면 혼돈의 콜로세움과도 같은 그 분위기와 요란함에 둘 중의 하나의 결과를 맞이하게 된다. 먹은 것을 고스란히 체하거나, 주는 대로 먹고 마셔서 변기와 조우하거나. 중국인의 만찬 자리는 여러 번 참석해도 습득이 빠른 사람을 제외하고는 여전히 익숙해지기 어려운 난이도를 가지고 있다. 그러한 이들의 문화를 배우기에는 교본 중심의 학습보다는 반복 체험이 가장 효율적이다. 하지만 그 체험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라면 그들을 따라잡느라 고생하는 것보다 상대의 양해를 구하고 본인이 수용할 수 있는 정도만 순차적으로 시도하는 것이 맞다. 다민족, 다문화 국가인 중국은 개개인 사이에서만큼은 강권하고 토라지는 배타성보다 상대의 다름과 처지를 이해하는 포용성이 훨씬 크기에 양해만 구한다면 편안한 본인 위주의 자리를 즐길 수 있다. --- 「제5장 비즈니스 매너: 식사」 중에서 “ 중국 사람들은 서로 간의 인간관계에서 나이와 출신을 따지지 않는다. 오히려 열린 사고, 열린 관계를 지향하며 우리의 눈에는 능청스러울 정도로 붙임성 많은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사업적인 부분과 연관 지어지면 그들은 냉철하게 돌변하여 정보에 의한 1차 검증, 테스트와 같은 2차 검증 등 다양한 검증의 절차가 이루어지게 된다. 이 검증 과정 중 하나라도 문제가 되고 기준에서 벗어나는 순간, 사업의 가능성은 물거품이 되고 중국인의 가치관 속 ‘무례’를 범하기 십상이다. 또한 사라지기 쉽다고 그 가능성이 쉽게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다. 중국인은 긴 시간, 여러 과정을 통해 서로의 관계 속에서 가능성을 만들어낸다. 무엇보다 어려운 것은 이것들이 순서나 절차를 가지고 분리되어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동시다발적, 유기적으로 벌어진다는 것이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중국 백주 중 소호도선(小糊?仙)이라는 술이 있다. 그리고 그 술병에 보면 이런 문구가 적혀있다. ‘?明?糊?更?(똑똑하기 어렵지만 어리바리하기는 더 어렵다).’ 어리바리함도 기술이어야 하는 땅이 바로 중국이다. --- 「제5장 비즈니스 매너: 파티와 술자리」 중에서 도박, 내기, 경합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어느 사회에나 존재한다. 하지만 중국인만큼 보편적으로 그것들을 좋아하는 국민도 없을 것이다. 하다못해 술집을 가더라도 술잔을 들고 조용히 담소하거나 술에 취해 열변을 토하는 한국인들과는 달리 중국인들은 삼삼오오 모여 게임을 한다. 주사위 게임, 포커 게임, 가위바위보 게임, 숫자 게임…. 도구를 이용한 게임이건 빈손으로 하는 게임이건 그들은 계속해서 무엇인가를 타이틀로 걸고 내기와 경합을 즐긴다. 그리고 그 엄정함과 진지함은 우리의 장난스러운 친선 게임과는 사뭇 다르다. 그렇다 보니 한국의 〈런닝맨〉 같은 예능 프로그램이, 〈프로듀스 101〉과 같은 경합 프로그램이 인기인 것이고 회사 워크숍의 단골 메뉴로 서바이벌 게임이나 부서별 극기 훈련 대결과 같은 것들이 여전히 유행인 것이다. --- 「제5장 비즈니스 매너: 골프」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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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싫다! 중국인이 밉다!
그래도 중국돈은 벌어야 한다! “중국은 음모, 협작, 기망 등이 지저분하게 판치는 곳이다. 우리가 이를 반칙이라 생각하여 페어플레이를 고수한다면 우리는 그들에게 파트너도 적도 될 수 없다. 옹졸하고 비겁하며 영악한 강자와의 게임에서 우리는 내내 패배하고 있었다.” 저자가 ‘프롤로그’에서 밝힌 중국 비즈니스에 대한 진단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40가지의 사례들을 보면 중국 시장이 녹록은커녕 자칫하면 구렁텅이에 빠질 수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물론 예전부터 이랬던 것은 아니다. 2006년까지만 해도 중국은 미국과 동일할 정도로 한국인들이 호감을 느끼는 국가였고, 우리에게 아주 친절하고 풍족하며 만만한 시장이었다. 중국인은 우리의 일상생활을 선망하고 대중문화에 열광하던 두껍고 너그러운 지갑의 소유자였다. 이런 상황은 사드발 한한령을 경계로 일변한다. 15억 소비자를 가진 중국 시장은 성장과 진화를 거듭하면서 해외 기업들에 대해 이미 충분히 영악해졌다. 그 배경에는 중국 정부에 의한 ‘역 뻐꾸기 전략’이 있다. 중국은 새로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해외에서의 투자와 해외 기업의 중국 진출을 적극 환영해왔다. 해외 기업이 중국 내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는 시점까지 중국 정부는 배려와 지원을 아끼지 않고, 다른 한편으론 주변 인프라와 관련 산업 그리고 자국의 후발 주자들을 조용히 육성한다. 안정화된 선진국 산업 주자를 통해 열악한 자국의 기업들을 자극하여 성장을 촉진시킨 다음, 자국의 모든 것들이 생존하여 자립 가능한 시점이 오면 어미와 새끼들은 힘을 합쳐 애초 반가이 맞이했던 뻐꾸기를 인정사정없이 둥지에서 몰아낸다. 이러한 과정을 반복 경험하면서 우리에게 중국은 축복의 시장에서 떠올리기조차 싫은 개미지옥으로 변했다. 끊임없는 패배에 지치고, 무례, 민폐, 비상식으로 인식되는 그들이 싫어서 이제 우리는 관심사 밖으로 밀어내려 애쓰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냉정하다. 30년간 우리를 규모경제로 이끌고 간 중국 시장을 이제 와 포기하기에는 한국의 경제가, 기업이 그리고 시장이 너무도 그간의 단맛에 익숙해져버렸고 우리 기업의 체질조차 바꿔버렸다. 대한민국 교역상대 1위 국가는 중국이다. 수출 1325억 달러, 수입 1088억 달러의 수치는 2위인 최동맹국 미국보다 2배 가까이 많다(2020년 한국무역협회 통계). 밉다고, 싫다고, 등 돌려 모른 척할 수 없는 존재인 것이다. 그런 만큼 중국의 곁불을 쬐고 있는 우리로서는 삶이 위태롭고 불안할 수밖에 없다. 이제 우리는 선택을 해야 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살아남을 것인가, 아니면 죽기를 각오하고 싸울 것인가. 그 선택에는 이 둘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살아남고 또 싸워서 이길 수 있는 선택도 있다. 이 책은 저자가 대기업, 중소기업, 개인사업자가 겪은 실제 중국 비즈니스의 다양한 사례로부터 필승 노하우의 핵심을 추려낸 것이다. 중국인과 중국 비즈니스의 민낯을 넘어 본질 그 구석구석까지 파헤쳐놓은 한중 비즈니스의 해부학 교재라고 지칭할 만하다. 상대를 잘 파악하여 합리성에 기반한 냉철한 이성으로써 사업하는 것과, 무지한 낙관과 우리 사회에서나 통용될 법한 정의감 등의 잣대로 임하는 것은 천양의 차이로 귀결한다. 중국과의 사업에서 결핍해서는 안 될 태도와 필수 지식이 해학, 분노, 감동, 충격 등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통해 전수된다. 맞붙어 싸워 이길 수 있는 진짜배기 정보를 현장감 있는 에피소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이 책만의 강점이다. 중국 사업을 할 때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정보와 전략! 이 책은 크게 다섯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커넥팅” “비즈니스” “성장과 진통” “위기와 기회” “비즈니스 매너”다. 제1장 “커넥팅”은 관계 맺기에 대한 정보들이다. 중국인들 속으로 파고들어가는 전략을 담았다. ‘췐즈(圈子)’, ‘꽌시(?系)’, ‘칭커(?客)’와 같은 중국 비즈니스 문화의 이면을 면밀하게 들여다보고, 우리가 이를 어떻게 이해하고 이용할지에 대한 가이드를 제시한다. 아울러 조선족이 우리의 대중 사업에서 차지하는 위치와 득실을 따져본다. 제2장 ‘비즈니스’에서는 우리가 중국에서 추구해야 할 비즈니스 모델과 중국인들과 파트너십을 형성할 때 견지해야 할 요체를 밝힌다. 중국 시장에 대한 이해뿐 아니라 사회주의 국가 제도와 시스템을 관통하는 눈을 가질 필요가 있다. 중국인과의 파트너 설정은 가장 어려운 문제이다. 이 책에 소개된 “중국 사업 새드엔딩 스토리”는 쌍방의 이해관계를 잘 조절하지 못했을 때 사업이 어떻게 망가지는지 잘 보여준다. 이 같은 분쟁을 막기 위해, 계약을 할 때는 전쟁이라 생각하고 임하는 것이 좋다. 중국 파트너와의 관계에서 쌍방 간 수익 배분의 비율에 과도히 집착할 필요는 없다. 중국 파트너 쪽에 최대한의 이익을 보장하고 양보하며 우리는 핵심 역할과 최소 자본의 투자를 통해 낮은 비율의 이익을 약속받으면 된다. 다시 말해, 중국 사업이 잘 되었을 때 중국 파트너에게는 대박(ALL)이 되고 우리에게는 소박(SOMETHING) 정도가 되는 관계여야 서로가 갈라서며 최악의 상황(NOTHING)이 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제3장 ‘성장과 진통’에서는 중국에서의 프랜차이즈 사업, 중국 총판사의 총판권 문제를 다룬다. 또한 사기를 당했을 때 이를 대처하는 법과 우리의 주재원 제도가 갖는 문제점, 한국 기업과 중국 기업의 가장 큰 차이점으로서 각 부서가 하고 있는 역할의 실상에 대해 말한다. 제4장 ‘위기와 기회’에서는 짝퉁 문제, 우리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셀프 인센티브, 어설픈 현지화의 패착 사례, 유행과 타이밍에 대해 가져야 할 비즈니스 원칙, 시국의 변화에 따른 대처 등을 거론한다. 마지막 제5장 ‘비즈니스 매너’는 중국인과 사업을 할 때의 여러 장면, 즉 식사, 술자리, 관광, 골프 등에서 벌어질 수 있는 오해와 실수를 소개한다. 식사 등 일상적인 문화를 이해하는 데에는 교본 중심의 학습보다는 반복 체험이 가장 효율적이다. 하지만 그 체험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라면 그들을 따라잡느라 고생하는 것보다 상대의 양해를 구하고 본인이 수용할 수 있는 정도만 순차적으로 시도하는 것이 맞다. 다민족, 다문화 국가인 중국은 개개인 사이에서만큼은 강권하고 토라지는 배타성보다 상대의 다름과 처지를 이해하는 포용성이 훨씬 크기에 양해만 구한다면 편안한 본인 위주의 자리를 즐길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