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어가며 1부 2003-2014인샬라사막이 들려주는 것들한 사람의 영원길들여진다는 것세상은 사흘 보지 못한 동안에 벚꽃이라네스러지는 것들의 슬픔건너편의 일상모두가 같은 꿈을 꾸는 사회사랑이 끝난 자리포트 코친으로 가는 기차에서사랑의 형태아, 페르세폴리스!그 시절, 그곳으로외로움이라는 숙명절로 나아가는 기분온기그림의 말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한 미련카를로스의 말서울쓸데없는 생각산티아고 가는 길그리운 얼굴젖은 숲에서는길 위에서 우리가 배운 것들잃어버린 것은 무엇일까슬프고 아름다운 삶세상의 끝에서오래된 것들텅 비어버린가라앉을 것은 가라앉고삶의 투명함하이에나와 사자 그리고 인간날마다 진보사랑한다는 것산3월온통 그리움세상을 건너가는 법광장에 서서유배하듯자유의 냄새불꽃놀이뛰어내려피어 있는 사람들초여름의 숲헤어지는 연습강인함저마다의 강모국어와 외국어돌아보며여행에 관한 글인생의 시작나무에 가만히 귀를 대면겨울의 초입에서어떤 마음나의 화두새삼스러운 감정위선공명하던 것들여행자반짝이는 시절기분 좋은 낭비몸과 마음의 분열그해 겨울이 살아온다비밀에 대하여이 순간만큼은8월소금 사막에 비가 내리면저녁을 먹다 문득충분하다점점 더 나이 든 여자들이 좋아진다지상 최대의 축제여행자 연기비행기 안에서삶이 그러하듯빈 것의 아름다움안도감 그리고 고립감알 수 없는 질문들헬싱키행 비행기걷기속수무책누구의 잘못도 아닌용기다시, 출발아침에 나온 집을 왜 못 찾아요?점심의 심술오래오래삶의 틈다시 길 위에서 2부 2015-2026 약간의 구름과 별들 그리고 보름달종일 비가 내리고축복처럼 찾아온 밤모든 것이 낡았고 바랬고 해진 곳그저 머물다 갈 뿐인가득 찬 침묵텅 빈 날들여름의 의지자꾸 딴짓을 한다어디에나 있다삶을 견디는 재능애쓰지 말자는 다짐응시하는 글, 포기하지 않는 글혼자서 고요히상실의 시대멀어진 거리 탓에아몬드 나무에게 물었지지금, 인간답기이미 있다내 탓이오언제나 버거웠다환한 밤카미노 북쪽 길을 시작하며이 단순함일찍 길을 나서는 즐거움두고 온 세계그 말에 기대어오비에도 대성당매일숱한 밤들알게 되었다심장이 기분 좋게 뛰는 오후낡은 서점에서너무나 많은 것들커피를 마시며 생각했다가야 할 먼 길이 있다완벽한 소진생선과 영혼돈에 관하여모두가 웃는다지도란 무엇인가바람이 나를 쓸고 지나간다과거예측 불가의 삶아무것도 두렵지 않다길이토록 다양한삶의 어떤 속수무책신을 믿게 된다면풍경 속으로열정적인 사람들무표정한 얼굴 속폭풍 쇼핑행복을 느끼는 기술숲인간이라는 존재견디는 날들이토록 황홀한 세계고래를 기다리며낯설면서 익숙한완벽해서 슬픈계속 나아갈 거야걸어간다기도변한 것, 변하지 않은 것몸의 온도일상이라는 죄책감간호 무더위페이스트리방과후 산책단을 시작하며엄마 없는 날들부재온갖 소리가 들려온다기분 좋은 허탈감남긴 자리아, 갱년기아슬아슬부디삶의 터전가장 간소한 것으로겨울이 왔어느긋하게그저 살아내는 날들여름오늘은 호스트불화꼭 깊은 밤태양이 뜨지 않았다면기록하고 싶은 기분낯선 나아득해진다맨날 지지는 말자고날아온 꽃향기인간의 품격아직도 진보냐고 묻는 이에게가득 피어나는퍼펙트 데이즈루마니아에서 시를 읽던 밤이상한 하루였다여행의 끝자리아름다운 문장보통의 풍경마침내피할 수 없는 삶의 길이라면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
김남희의 다른 상품
|
“2003년 1월 7일 바람 부는 인천 포구에서 시작했던 여행의 기록이2026년 여름에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기록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남지 않기에, 어떻게든 기록하고자 했다.”걷고 쓰는 사람, 김남희가 지나온 시절의 문장들전 세계를 여행하며 삶을 이어온 작가 김남희. 속도와 효율만을 좇는 세상에서 작가는 오직 걷고 쓰는 일로 자신의 삶을 꾸려왔다. 2003년에 시작된 첫 여정 이후 그의 걸음 곁에는 늘 수첩과 펜이 함께했다. 그날 먹은 음식, 하루의 지출 같은 아주 사소한 것부터, 이제는 얼굴도 기억나지 않지만 한 시절 기대었던 사람들, 그 사이에 품었던 높고 낮은 감정들까지. 그렇게 수십 권의 일기장에 훼손되지 않은 채 남아 있던 글들은 세월을 건너 한 권의 책으로 엮였다. 시간이 흘러 모든 풍경이 지나가도 기록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마음으로 발 닿는 곳마다 써내려간 문장들, 그 안에는 인생 마디마다 품었던 작가의 삶의 태도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세상을 떠도는 일은 나 자신을 알아가는 일과 같을까. 여행은 낯선 세계를 만나는 일인 동시에 낯선 자신을 만나는 일이기도 하다. 수십 년간 국경을 넘고 길 위를 떠돌던 작가는 끝내 마주한다. 낡아지고, 희미해지고, 사라져가는 모든 것들 속에서 끝내 살아내고야 마는 인간의 삶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사랑하고야 마는 자신의 모습을. 이 책은 여행의 기록이기도 하지만 삶을 사랑하는 법을 알아가는 사람의 기록이기도 하다. 외로움이라는 피할 수 없는 인간의 숙명을 짊어지고, 변화하는 세월을 담담히 받아들이고, 오를 수 있는 만큼 산에 오르는 것만으로 충분해하는 법을 새롭게 배우며, 나다움을 찾아 그는 오늘도 길 위로 나선다.“이 치열하고 경쟁적인 세상에서고양이의 삶은 우리 모두가 꾸는 꿈 같다.인생의 낮잠 같은 삶이다, 그야말로.”효율과 속도가 지배하는 세상에서자신만의 보폭으로 살아가고, 살아내는 일책장을 넘기다 보면 문장 사이사이에 고양이들이 불쑥 나타난다. 다마스쿠스의 시장 골목에서, 그리스의 오래된 항구에서, 알바니아의 우거진 숲속에서, 세계 곳곳의 자동차와 쓰레기통 위에서. 모든 고양이 사진은 여행가 김남희가 전 세계를 여행하며 직접 촬영한 것이다. 우연한 만남으로 작가의 여행 속도를 늦추고 가던 길을 잊게 하던 고양이들. 사진첩에 유독 고양이 사진이 많았던 작가는 스스로에게 되묻는다. 고양이를 '대충' 사랑하는 것만 같은 자신이 왜 고양이에게 끌리는 것인지.“그저 존재하는 것만으로 공간을 장악해버린 고양이를 보고 있으면 애써 장착했던 계획이나 목표 같은 것들이 내 몸에서 훌훌 빠져나간다. 좀 더 내키는 대로 살아도 될 것 같다. 더 게을러져도 될 것 같다. 좀 더 멍하니 시간을 흘려보내도 괜찮을 것 같다. 있는 힘껏 애쓰지 않아도, 매사에 최선을 다하지 않아도 되겠구나 싶다. 아, 여기 아름다운 생명이 있구나. 살아서 펄펄 뛰지만 삶에 지치지 않은 존재가 있구나. 아직 지지 않은 존재, 길들여지지 않은 존재를 지켜보는 기쁨이 일렁인다.”세상의 속도와 상관없이 제멋대로 나른함을 내뿜는 고양이는 매 순간 성실하고자 애쓰는 인간에게 온전한 해방감을 선사한다. 어떤 길 위에서든 기어이 느긋하게 웅크린 고양이들의 경이롭고 아름다운 생명력, 그리고 그들이 만들어내는 삶의 다정함을 스무 해 넘도록 기록해온 사람. 이 둘이 자연스럽게 닮아 보이는 이유는 자신의 보폭으로 삶을 나아가는 작가의 태도와 한낮의 낮잠 같은 고양이의 모습이 서로를 비추기 때문 아닐까.누군가에게 보이지 않아도 24년 동안 자신을 향해 적어온 글과 고양이들을 향한 다정한 시선이 함께 담긴 이 책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소진되어가는 지금의 우리에게 또 다른 위안이 된다. 언제나 길 위에서 우리의 걸음을 잠시 멈추게 하는 고양이들처럼, 이 책이 독자의 삶 한켠에서 잠시 숨을 고르게 하는 반갑고도 작은 틈이 되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