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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도서 두 번은 경험하고 싶지 않은 나라
윤석열 정부 600일, 각자도생 대한민국
신장식
한겨레출판 2023.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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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들어가는 말

1장 검찰 공화국의 탄생
2장 ㈜대한민국에서 노동자로 산다는 것
3장 대한민국 인권은 역주행 중
4장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나라
5장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정치
6장 가출한 국격을 찾습니다
7장 MB 시즌 2의 서막

저자 소개 1

신장식

 
변호사, 정치인, 그리고 대한민국 대표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 충청북도 청주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충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한 뒤 2013년에 변호사가 되었다. 정의당 사무총장을 지냈고 노회찬재단 이사, 법무법인 위공의 대표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함께, 노회찬》 《지방자치의 법과 과제》(공저) 등이 있다. TBS에서 〈신장식의 신장개업〉(2021년 8월~2022년 12월)을 진행했고, MBC라디오에서 〈신장식의 뉴스 하이킥〉(2023년 1월~현재)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신장식의 뉴스 하이킥〉은 2023년 청취율 조사에서 2차
변호사, 정치인, 그리고 대한민국 대표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 충청북도 청주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충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한 뒤 2013년에 변호사가 되었다. 정의당 사무총장을 지냈고 노회찬재단 이사, 법무법인 위공의 대표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함께, 노회찬》 《지방자치의 법과 과제》(공저) 등이 있다.

TBS에서 〈신장식의 신장개업〉(2021년 8월~2022년 12월)을 진행했고, MBC라디오에서 〈신장식의 뉴스 하이킥〉(2023년 1월~현재)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신장식의 뉴스 하이킥〉은 2023년 청취율 조사에서 2차례 연속 1위에 올랐다. 저자는 〈신장식의 신장개업〉을 진행할 때부터 그날의 최고 이슈를 소재로 촌철살인 단평 ‘신장식의 오늘’을 직접 작성해 방송으로 내보냈다. 이 책은 제20대 대통령 당선일이자 검찰 공화국, MB 시즌 2, 각자도생 사회가 시작된 2022년 3월 10일부터 현재까지 작성한 단평들 중에서 엄선해 한 권으로 엮은 것이다.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0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52쪽 | 484g | 148*217*18mm
ISBN13
9791160405927

책 속으로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끝났습니다. 윤석열 후보님, 당선을 축하드립니다. 바라건대 적어도 두 가지 선전(宣傳)은 폐기하시기를 권합니다. ‘여성가족부 폐지’와 ‘무고죄 처벌 강화’ 공약입니다. 지역 갈등이 준 상처만큼이나,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 많은 상처를 여성들에게 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스물한 살 제 딸이 윤 당선자의 정치가 여성 혐오를 부추겨 표만 쫓는 저급한 권력 게임이라는 생각을 갖게 하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중략)
지금은 어쩌면 치열하게 절망해야 할 시간, 실컷 울고 말개진 눈으로 그 절망을 정면으로 응시해야 하는 시간입니다. 절망과 응시의 시간을 지나 지도를 그리듯 꼼꼼하게 내 앞에 놓인 샛길과 낭떠러지를 파악하고, 동화 속 소년처럼 용감하게 다시 일어서서 길을 나서야 합니다.
지금은 3월, 밤은 짧아지고 낮은 길어졌습니다. 단단히 감고 있던 꽃눈을 조금씩 떠 보는 나무가 많습니다. 지난겨울의 노인들은 살아남아 하늘을 올려다보고, 제 딸은 새 학기를 맞았습니다. 깊게 갈고 넓게 씨를 뿌려야 하는 시간, 봄입니다.
--- 「2022년 3월 10일, 〈승자와 패자에게〉」 중에서

시대의 변화에 무지한 60대 노인 돈키호테는 친목 집단에 불과한 중갑옷 기사를 자처하며 세상을 구하고 사랑을 얻겠다고 말라비틀어진 말 로시난테를 타고 시종 ‘산초 판사(Sancho Panza)’와 함께 풍차로 돌진합니다. 풍자와 비웃음입니다. 작가는 돈키호테가 순수하고 열정적일수록 독자에게는 더 큰 웃음을 주는 구조로 이 소설을 썼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검찰 출신 대통령이 부패한 종북 주사파 세력을 척결하고 대한민국을 자유와 공정의 나라로 만들겠다는 열정은 참으로 맹렬해 보입니다. 돌격 준비를 마친 로시난테와 산초 판사도 충성심과 열정에 가득 차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돌진하는 대상은 풍차가 아니라 민주주의라는 사실, 철 지난 종북 척결의 열정은 시대와 불화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은 알고 시작한 일일까?
알 리가 없다.
--- 「2022년 10월 28일, 〈돈키호테〉」 중에서

연세대학교 재학생 3명이 교내 집회 중인 청소 노동자들을 업무 방해로 형사 고소했습니다. 등록금, 정신과 진료비, ‘미래에 겪을 정신적 트라우마’까지 고려한 정신적 손해 배상액 638만 6000원을 지급하라는 민사 소송도 냈습니다.
이들은 “학생들이 낸 등록금으로 먹고사는 청소 노동자들의 교내 시위로 1~2개월간 학습권을 침해받았고 이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았다. 교수님 말씀이 안 들릴 정도의 소음이었고 이렇게 시위하는 것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폭력이라고 본다”고 말했습니다.(중략)
그런데 농성 중인 청소 노동자 김현옥 씨는 “고소한 학생을 욕하지 말라”고 부탁합니다. “을하고 을이 싸우면 뭐가 되나. 학교가 처우 개선 요구를 묵살하는 게 문제의 본질”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똑같은 학교에서 일하니까 같은 학교의 구성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어떤 이들은 우리를 구성원이 아니라 ‘청소하는 아줌마들’이라고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우리가 무엇을 요구하는지 잘 살펴봐 달라”고 말합니다.
저도 학생들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기로 합니다. 대신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 학생들이 대학에서 배워야 할 것은 무엇인가.
--- 「2022년 7월 5일, 〈무엇을 배워야 하는가〉」 중에서

공식 기념일은 아니지만 누군가의 달력에는 간절함과 자부심의 날로 표시되어 있는 어떤 날, 그날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1990년 5월 17일, 세계보건기구는 국제 질병 분류를 개정하며 ‘동성애’를 정신 장애 부문에서 삭제했습니다. 이날을 성소수자들과 인권 운동가들은 ‘International Day Against Homophobia, Biphobia and Transphobia’의 영문 철자 앞 글자를 따서 ‘아이다호(IDAHOT 또는 IDAHOBIT) 데이’라 불렀습니다. 네 오늘은 아이다호 데이,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입니다. (중략)
성소수자 청년 절반이 ‘최근 1년간 진지하게 자살을 생각’하는 나라, 차별금지법 입법 촉구 단식이 벌써 34일째인 나라, 동성애는 정신병이라는 ‘신념’을 가진 사람이 대통령실 비서관으로 임명되었던 나라.
이런 나라를 살아 내고 있는 대한민국의 성소수자들에게, 당신들 참 대단하다고, 절대 혼자가 아니라고, 혐오와 차별보다 사랑과 연대가 힘이 세다고, 그러니 함께 살자고, 다시 힘내자고, 연대의 말을 전하는, 신장식의 오늘입니다.
--- 「2022년 5월 17일,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 중에서

오늘은 하늘이 맑아진다는 날, 청명입니다. 농군들은 한 해 농사를 준비하고 아이를 낳은 엄마 아빠는 ‘내 나무’라는 나무를 심습니다. 후에 아이가 커서 혼인할 때 그 나무를 베어 장롱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입니다. 자식을 위한 나무지만 ‘자식 나무’가 아니라 ‘내 나무’입니다. 오동나무, 능소화, 배롱나무 등을 많이 심었다고 합니다. (중략)
4·16은 9주기를 맞습니다. 어제 이상민 장관은 헌법재판소에서 중대한 법 위반은 없다고 항변했습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사장님들의 사기를 꺾는다며 대폭 개정을 공언했습니다.
저 사람들의 마음자리에, 그리고 이 땅 어디에 우리 아이들을 위해 ‘내 나무’를 심을 땅 한 뼘은 있는가.
--- 「2023년 4월 5일, 〈내 나무〉」 중에서

지방 선거가 끝났습니다. 당선자들에게는 축하의 인사를, 낙선자들에게는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각 정당은 이번 선거에서 국민이 각자에게 내준 숙제를 풀어야 합니다. 숙제 검사는 2년 뒤 총선. 모든 정당들에게 뼈를 깎는 노력을 기대하겠습니다.
한편 한국 정치가 고민해야 할 구조적 과제도 있습니다. 4000여 명을 선출하는 이번 지방 선거에서 12%를 상회하는 후보자들이 선거의 출발선에 서기 전에 이미 무투표 당선을 확정했다는 점입니다. (중략)
그래서 생각해 봅니다. 우리는 정말 ‘지방 선거’라는 것을 치르기는 한 것일까요? 대선 연장전이라는 의미만 남고 양대 정당의 한국 정치 지배 구조는 더욱 공고하게 된 지방 선거. 지역의 구체적인 절망과 고민은 소거된 채 7장의 투표 용지에 양자 선택의 그림자만 드리워져 있던 지방 선거.
이제 지방 정치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한번쯤 생각해 봐야 할 때가 아닐까요?
--- 「2022년 6월 2일, 〈무투표 당선〉」 중에서

프랑스의 화가 장 레옹 제롬(Jean-Leon Gerome)은 이 전설을 〈우물에서 나오는 진실(Truth Coming Out of Her Well)〉(1896)이라는 그림으로 남겼습니다.
피해자 구연상 교수가 엄연히 존재하는데도 국민대는 김건희 씨 논문을 표현의 자유, 대학의 자유까지 내세우며 표절이 아니라고 합니다. 한덕수 총리는 대통령의 사저가 이미 청와대 지하 벙커 수준이라 전화 지시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합니다. 김학의 전 차관은 오늘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소위 ‘별장 성접대 동영상’이 보도된 지 9년 만입니다.
거짓은 법이라는 옷을 입고 세상을 활보하고, 슬픔과 탄식에 빠진 진실은 수치심에 몸을 숨겼다.
--- 「2022년 8월 11일, 〈우물에서 나오는 진실〉」 중에서

‘누칼협’, 2021년 온라인 게임 유저들 사이에서 쓰이면서 유행이 된 말로 ‘누가 칼 들고 협박했나?’라는 뜻입니다. 한국 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하면 ‘한국에 살라고 누가 칼 들고 협박했나? 억울하면 이민 가’라는 식입니다. 소소한 일상의 불만부터 불합리함에 대한 호소, 정치적 주장까지 다른 사람의 입을 틀어막을 때마다 ‘누칼협’은 소환됩니다. ‘네 선택에 따른 결과잖아, 그러니까 징징대지 마.’
논리학에서는 ‘누칼협’을 ‘매듭 자르기의 오류’ 또는 ‘논점 일탈의 오류’라고 평가합니다. 현재의 문제에 대한 해결 방법을 찾기보다는 이미 벌어진 과거 사건의 책임을 당사자에게 뒤집어씌움으로써 문제를 제기한 상대방의 의견, 나아가 존재 자체를 묵살하는 비논리라는 겁니다. (중략)
이재명 ‘누칼협’. ‘이재명 대표 단식하라고 누가 칼 들고 협박했나? 구속 영장은 바로 이럴 때 치라고 있는 거야’라는 뜻으로 읽힙니다. 단식 투쟁의 원인, 야당 대표의 주장, 지금의 정치 실종 상태에 대한 해결책을 찾기는커녕 야당의 존재 자체를 묵살하는 비논리적, 폭력적 조롱입니다. 인간에 대한 예의? 있을 리가 없다.
--- 「2023년 9월 18일, 〈누칼협〉」 중에서

모두 김행 기자가 작성하여 인터넷 언론 ‘위키트리’에 게재한 기사입니다. 여성에 대한 편견과 차별, 성적 대상화가 넘치는 기사들입니다. 김 후보자 측은 ‘김행 기자’ 이름으로 작성된 기사들에 대한 입장을 묻자 “후보자가 직접 쓴 것인지 확인이 안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중략)
김행 후보는 여가부의 존폐를 묻자 ‘드라마틱한 엑시트((Exit))’, ‘극적 탈출’이라고 답했습니다. 12·12 군사 쿠데타는 애국심의 발로라고 말하는 국방부장관 후보, 〈전원일기〉 이장님도 은퇴할 연세에 한 번 더 장관 후보가 된 문체부장관 후보,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여성가족부장관 후보가 만든 대환장 파티.
이 파티에서 드라마틱한 엑시트를 하고 싶은 사람은 바로, 대한민국 국민들이다.

--- 「2023년 9월 21일, 〈드라마틱한 엑시트〉」 중에서

출판사 리뷰

검찰 공화국이 만들어 가는 대환장 대한민국

지금 필요한 것은 서로에 대한 인정과 위로입니다. 최선을 다한 동료와 이웃의 손을 꼭 잡아 주는 것이 우선입니다. 지금은 어쩌면 치열하게 절망해야 할 시간, 실컷 울고 말개진 눈으로 그 절망을 정면으로 응시해야 하는 시간입니다. 그리고 동화 속 소년처럼 용감하게 다시 일어서서 길을 나서야 합니다. _본문 〈승자와 패자에게〉 중에서

제20대 대통령 선거의 결과가 나온 후 신장식 변호사는 단평을 통해 윤석열 후보에게 당선 축하 메시지를 남겼다. 그리고 상심하고 비탄에 빠져 있을 이들에게 이렇게 당부했다. 기운을 내자고, 다시 시작하자고, 우리는 할 수 있다고.(16쪽) 하지만 그는 대한민국 사회가 이토록 신속하게 파탄 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그리고 검찰 공화국의 탄생도.

이 책의 1장 ‘검찰 공화국의 탄생’과 5장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정치’는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을 중심으로 똘똘 뭉친 권력 조직이 어떻게 법, 공정, 상식을 무너뜨리는지 짚어 본다. 윤석열 정부는 세간의 비난과 우려를 무시한 채 대통령실부터 내각, 국가정보원, 금융감독원장, 국무총리 비서실까지 검찰 편중 인사를 막무가내로 밀어붙였다. 저자는 이를 두고 검사와 수사관이 완전히 장악한 판, ‘검수완판’이라고 꼬집는다. 윤석열 정부와 검찰은 법률로 규정하면 뭐든지 가능하다고 보는 잘못된 법치주의 의식을 지녔다. 그러다 보니 현재 우리 사회에는 법이 권력을 제어하는 것이 아니라 권력이 법을 가지고 놀며 국민 위에 군림하는 ‘법에 의한 통치’가 활개를 치고 있다.(27쪽)

양손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들고 무소불위의 횡포를 휘두르는 검찰의 행태는 마치 오른손으로 왼손을 수사하고 왼손이 오른손을 기소하지 않는 것과 같다.(22쪽) 자신들에게는 한없이 자애롭지만 노조, 시민 단체, 야당 대표와 정치인들에게는 ‘척 보니 딱 사이즈가 나오는’ 엄정한 법의 잣대를 들이댄다.

검찰 공화국이 자행하는 권력의 횡포, 겁주고 협박하는 통치, 비상식적 언행 불일치에도 불구하고 검사의 권력에 기생하거나 그 권력을 이용해 자신의 이익을 도모하는 사람들, ‘검찰 캐비닛’이 두려운 사람들은 진실을 외면한다.(13쪽) 이는 프랑스의 화가 장 레옹 제롬(Jean-Leon Gerome)의 작품 〈우물에서 나오는 진실〉 속 이야기와 비슷하다. 거짓은 법이라는 옷을 입고 당당하게 세상을 활보하지만, 거짓에게 옷을 빼앗기고 알몸이 되어 버린 진실은 슬픔과 탄식, 수치심을 못 이겨 우물 속으로 숨어 버렸다.(205쪽)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방송인 최욱은 이 책의 추천사를 쓰면서 이렇게 소회를 밝혔다.

신장식 변호사의 책이 출간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위험한 일을 하는구나’ 하는 걱정스런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내게 추천사를 부탁하다니…. 도망치고 싶었지만 집요함에 무릎을 꿇었다. 대한민국이 더 좋은 나라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 담긴 책이니 도망갈 명분도 없었다. 어쩌다 추천사를 쓰는 일마저 용기가 필요한 시대가 되었을까? 두 번은 경험하고 싶지 않은 추천사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검찰 공화국의 실패를 예견한다. 전형적인 집단 사고 조직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지시하기 좋아하는 리더를 중심으로 강하게 뭉쳐 있고 외부 의견을 잘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자기 집단의 완전성과 도덕성에 환상을 가지고 리더의 비합리적인 의견에도 적극적으로 옹호한다. 그 결과 가장 똑똑하고 합리적이라 자부하는 조직이 가장 비합리적이고 비도덕적인 결정을 하는 집단 사고의 실패에 이르게 된다.(26쪽) 더구나 현재의 여당이 재집권하든, 야당이 정권을 탈환하든 검사들의 칼질을 경험한 정치권이 그냥 놓아둘 리 없다. 그러므로 저자는 “지금 우리가 할 일은 충분히 분노하되 그 분노에만 휩쓸리지 않는 것, 그리고 그다음을 준비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14쪽)

생명, 안전, 일상… 그 무엇도,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정부

· 정치가 절망에 빠져 세상을 바꾸는 일을 체념하는 순간 기득권이 없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글과 같은 세상에 무방비로 노출된다. _이탄희 의원
· 윤석열 정부의 600일은 우리가 당연한 상식으로 여겨 왔던 것 역시 앞장서 지켜 내지 않으면 언제든 무너질 수 있음을 보여 준 시간들이었다. _용혜인 의원

윤석열 정부의 600일은 우리 사회의 공정과 상식을 무너뜨린 것에서 그치지 않았다. 법과 국가와 시스템이 국민의 일상과 안전을 지켜 줄 것이라는 믿음도 박살냈기 때문이다. 각자의 살길과 방도를 스스로 찾아야 하는 각자도생 시대를 열린 것이다. 2장 ‘㈜대한민국에서 노동자로 산다는 것’, 3장 ‘대한민국 인권은 역주행 중’, 4장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나라’에서는 노동, 일상, 재난 현장에 펼쳐진 윤석열 정부의 전횡을 고발한다.

파리바게뜨 임종린 노조 위원장 단식 농성, SPC 빵 공장 산재 사고, 화물연대 파업, 주 최대 69시간 근무제, 노란봉투법, 윤석열 대통령의 ‘건폭’ 발언과 민주노총 양희동 열사의 분신, 실업 급여 부정 수급 논란 등 안타까운 산재 사고와 잘못된 노동 정책 이슈가 터질 때마다 우리는 참담해졌고 억장이 무너졌다. “이래도 되는 건가. 정말 이래도 되는 건가. 돌아가신 분들만 억울하고 억울”한데(76쪽) 윤석열 대통령은 경제계 인사들을 만나 중대재해처벌법에 “결함이 많다. 기업이 최대한 피해 입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할 뿐이다.(104쪽) ㈜대한민국에서 노동자로 산다는 것은 바짝 말라 바스락거리는 인화성 물질을 부여안고 제발 나만 아니기를 바라며 조심조심 발걸음을 옮기는 일이나 마찬가지다.(72쪽) 2023년 노동절을 앞두고 산재사망대책마련 공동캠페인단은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 윤석열 대통령에게 ‘최악의 살인 기업 선정식’ 특별상을 수여했다.(99쪽)

윤석열 정부가 이끄는 대한민국에 더 이상 안전지대는 없다. 2022년 여름 반지하 침수 사망 사고부터 10·29 이태원 참사,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 해병대 제1사단 일병 사망 사고,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류 등을 겪으며 우리는 이를 뼈저리게 실감했다. 국민의 생명, 안전, 민생을 지키는 것은 정부의 기본 임무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국민이 안심할 수준의 대비, 대응, 대책 수립, 어느 하나도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219쪽) 심지어 대통령, 국무총리, 행정안전부장관, 경찰청장 등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책임과 의무를 가진 사람 누구 하나 ‘제 책임입니다. 제 잘못입니다. 사죄드립니다’라고 나서지 않는다.(155쪽) 능력은 둘째 치고 공감도, 경중도, 선후도, 앞뒤도 없는 윤석열 정부는 여성, 노인, 장애인, 성소수자, 이주 노동자,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 징용 피해자 등 사회적 약자를 혐오하고 차별하는 언행과 정책도 스스럼없이 일삼는다. 이토록 무책임한 기관사 윤석열 대통령이 운전하는 대한민국이라는 열차는 정말 지옥행, 나락행을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저자는 현재의 대한민국을 이렇게 평가한다. 국가 시스템과 민주주의 역량이라는 ‘내력’과 윤석열 정권과 그 추종자들이라는 ‘외력’이 충돌하고 있다고. 내력이 외력을 버텨 내지 못하면 우리의 삶과 일상, 나아가 공동체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 하지만 내력이 외력을 버텨 낸다면 우리는 일상을 회복하고 보다 나은 내일을 계획할 수 있을 것이다.(187쪽)

분노와 슬픔, 한탄과 부끄러움은 왜 국민들의 몫인가

윤석열 정부의 실정(失政)은 국민의 위기뿐 아니라 국가의 위기도 초래했다. 대한민국은 지정학적 특성상 더 세심하고 계획적인 균형 외교가 필요하다. 진보, 보수를 떠나 공동체의 생존을 위해 고민해야 하고, 미중 패권 전쟁에 휩쓸리기보다 대한민국의 국익과 미래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강요한다. 멸공이냐 아니냐, 반중이냐 아니냐, 한미일이냐 아니냐, 내 편(친윤)이냐 아니냐. 한미일을 선택하지 않으면 공산 전체주의 세력이라고 을러메는가 하면, 일본의 책임을 묻자는 사람들을 기회주의 세력이라고 낙인찍었다. 핵 오염수를 걱정하는 국민들은 괴담에 속은 어리석은 자, 반일을 선동하는 반국가 세력이라고 몰아붙였다. 이 와중에 실리와 균형이 설 자리는 없었다.(265쪽)

6장 ‘가출한 국격을 찾습니다’에서는 윤석열 정부의 무용하고 극단적인 외교·안보 실태를 파헤친다. 한미일·북중러 구도 외교, 미국 하원의장 낸시 펠로시 패싱 논란, ‘바이든 날리면’ 논란, 숱한 의전 결례, ‘UAE의 적은 이란’ 발언 논란,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 파행, 미국의 용산 대통령실 도감청 사건, 육군사관학교 및 국방부 흉상 철거 논란 등 반복되는, 아니 도를 더해 가는 실정은 대한민국을 더 깊은 위기의 늪으로 밀어 넣었다. 그리고 나라의 품격과 국민의 자긍심은 바닥에 떨어졌다. 저자는 전용기를 타는 대통령 부부를 볼 때마다 왜 국민들이 걱정하고 가슴 졸이고 부끄러움에 몸 둘 바를 몰라야 하는지 의아해한다.(276쪽)

이 책의 마지막인 7장 ‘MB 시즌 2의 서막’에서는 권력 강화를 위해 MB 정권 때 인물들을 중용하고 언론을 장악하려는 윤석열 정부의 행태를 추적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MB 인사들을 정권의 전면에 포진시켰다. 물론 능력 있는 사람이라면 다시 등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인정한 인물 중 윤석열 대통령이 중용한 이는 많지 않다. 심지어 윤석열 대통령의 인사 중에는 그가 서울중앙지검장 시절에 수사했던 사람도 있다.

저자는 윤석열 대통령의 이런 비일관적인 선택의 기준이 ‘힘에 대한 숭배’에 있다고 보았다. 권력을 얻을 수만 있다면 자신이 수사하고 구속 기소했던 인물이라도, MB 정권 때 인사라 하더라도 상관없이 기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가치관은 기회주의형 MB맨들에게도 마찬가지다. 가장 힘이 센 윤석열 대통령의 심기에 딱 맞는 말과 행동을 한 덕분에 권력의 기회를 얻었으니까.(322쪽)
‘빅 브라더’가 되기를 원하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언론 장악은 권력 강화를 위한 또 다른 수단이다. 그래서 도어 스테핑 논란, MBC 기자 대통령 전용기 탑승 배제 논란, TBS 예산 지원 폐지,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임명, 차기환 MBC 방문진 이사 임명 등 관련 이슈가 끊이지 않는다. TBS 〈신장식의 신장개업〉의 갑작스런 폐지도 그 일환이었다. 〈신장식의 신장개업〉은 3분기 연속 저녁 시사 청취율 1위를 기록할 정도로 간판 프로그램이었지만, 2022년 12월 30일 방송을 끝으로 폐지되고 말았다. 당시 저자의 애통한 심정을 다음 글에서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다.

부디 제게 바꿀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는 평온을 주시고, 바꿀 수 있는 것은 반드시 바꿔 내는 용기를 주시며, 이 두 가지 일을 구별할 수 있는 지혜를 주소서. 이 땅의 시민 여러분 모두에게 평온과 용기, 그리고 지혜가 함께하기를 기도합니다. _본문 〈지혜를 구하는 기도〉 중에서

저자는 아프고 화가 날수록 더 든든히 먹고 푹 자고 좋은 사람을 만나고 술도 한잔하면서 담담하고 단단하게 일상을 살아 내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게 뚜벅뚜벅 걷다 보면 계절이 바뀔 거라고, 겨울밤이 아무리 길다 한들 오는 아침은 막을 수 없다고 말이다.(336쪽) 이 책에 담긴 윤석열 정부의 600일을 들여다보고 있자면 분노가 치밀고 가슴이 아프고 서글프다가 헛웃음도 나고 기운이 쭉 빠지기도 한다. 하지만 “두 번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다는 진절머리를 넘어 위대한 국가, 모두의 존엄을 지키는 대한민국”(6쪽)을 만들려면 현재를 직시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뚜벅뚜벅 걸어 나가야 한다. 그 길에 이 책이 좋은 동반자가 될 것이다.

추천평

‘말 잘하는 변호사’라는 속담이 있지만 신장식 변호사는 정말 말을 잘한다. 청산유수(靑山流水)로 흘러가면서도 도처에 언중유골(言中有骨)이고 촌철살인(寸鐵殺人)의 표현이 번득인다. 곧 정치의 계절이 다가온다. 후진국과 달리 선진국의 정치는 돈이 아니라 말로 하는 법이다.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유세를 해야 하는 사람들은 이 책을 숙독해 두는 것이 좋겠다. 대학 입시에서 논술 고사를 준비하는 학생들도 이 책을 읽고 나면, 짧은 시간과 지면에 자기가 해야 할 이야기를 압축적으로 표현할 줄 아는 스킬(Skill)을 익히게 될 것이다. - 정세현 (제29·30대 통일부장관)
이 책의 제목은 윤석열 정부의 600일이 얼마나 참담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 준다. 책은 아프고 불편한 기억을 들추어낸다. 그렇다 해도 절망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특히 정치가 절망에 빠져 세상을 바꾸는 일을 체념하는 순간 기득권이 없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글과 같은 세상에 무방비로 노출된다. 진보는 희망의 정치를 이어 가야 한다, 어떤 경우에라도. - 이탄희 (제21대 국회의원)
《두 번은 경험하고 싶지 않은 나라》라는 제목을 곱씹는다. 윤석열 정부의 600일은 우리가 당연한 상식으로 여겨 왔던 것 역시 앞장서 지켜 내지 않으면 언제든 무너질 수 있음을 보여 준 시간들이었다. 그렇기에 민주 시민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반증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두 번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다는 진절머리를 넘어 역사상 가장 위대한 국가, 모두의 존엄을 지키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야 한다. 그 길에 이 책이 좋은 지침서가 되리라 믿는다. - 용혜인 (제21대 국회의원)
신장식 변호사의 책이 출간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위험한 일을 하는구나’ 하는 걱정스런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내게 추천사를 부탁하다니…. 도망치고 싶었지만 집요함에 무릎을 꿇었다. 대한민국이 더 좋은 나라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 담긴 책이니 도망갈 명분도 없었다. 어쩌다 추천사를 쓰는 일마저 용기가 필요한 시대가 되었을까? 우리 일상 가까이에 엄습해 있는 공포가 사라지는 데 이 책이 일조하길 기대해 본다. 또 많은 분들이 이 책을 구매할 용기, 읽을 용기를 내어 주시길 부탁드리고 싶다. 무엇보다 하루 빨리 살기 좋은 나라가 되어 속편이 나오질 않길 바란다. 두 번은 경험하고 싶지 않은 추천사였다. - 최욱 (방송인, 〈매불쇼〉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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