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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가 날았다
휴일은 없었다 그날, 바다에 망할 첫사랑 라즈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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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파민의 시대, 청소년들이 던지는 서늘하고도 진실한 질문
‘일단 써보자’는 무모한 시도로 시작된 ‘일단’ 시리즈가 두 번째 장르인 피폐물에 도전했다. 기획 단계에서 ‘피폐물’이라는 장르가 선정되었을 때 출판사가 느낀 감정은 기대보다 우려에 가까웠다. 자극적인 소재가 판치는 웹소설 시장에서 청소년들이 이 장르를 그저 유흥으로만 소비하지 않을까 하는 기성세대의 기우 때문이었다. 그러나 원고를 마주한 순간, 우리는 이들이 단순히 어둠을 흉내 내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방식으로 삶의 무게와 사회적 부조리를 정면으로 응시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이 책에 담긴 다섯 편의 이야기는 독자를 편안하게 내버려 두지 않는다. 청소년 작가들은 자살, 가난, 가스라이팅과 같은 무거운 주제를 다루며 창작자로서의 치열한 윤리적 고민을 거쳤다. 자신의 문장이 사회에 끼칠 영향을 우려해 상담을 요청하고, 실화의 무게를 소화하기 위해 자료를 뒤적이는 과정은 이들이 더 이상 취미로 글을 쓰는 청소년이 아닌, 자기 세계를 책임지는 작가임을 증명한다. 도파민에 절여진 세상 속에서 타인의 고통을 유흥으로 소비하는 태도에 경종을 울리고자 하는 이들의 성숙한 시선은 놀랍도록 서늘하고 날카롭다. 작가들은 독자에게 불편하고 무거운 시간이 되기를 자처하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무너지고 있는 또 다른 나비들에게 손을 내민다. 이 책은 장르적 재미를 넘어 우리 시대 청소년들이 마주한 내면의 심연을 가장 가까이서 들여다볼 수 있는 거울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