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六 章
구미호 七 章 지네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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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칼자루에서 손을 떼라!”
그러고 머릿속으로는 스스로를 달랬다. ‘귀신은 없다. 나한테 붙어 있다는 원귀들도 내 눈으로 본 적이 없는데, 갑자기 저런 귀신이 보일 리가 없어. 그러니 귀신일 리가 없다.’ 이흔이 말했다. “이렇게 계속 장난을 친다면 나의 인내심도 버틸 수가 없다. 어서 모습을 드러내라.” “눈이 없어? 나는 이미 모습을 드러내고 있잖아.” 땅에서 올라온 머리가 고개를 번쩍 들었다. 모습을 드러낸 건 앳된 여인의 얼굴이었다. 이흔의 심장이 급격하게 뛰기 시작했다. 이 심장의 날뜀은 결코 공포에 의한 것만은 아니었다. 이흔의 오른손이 자신도 모르게 칼자루에서 떠나 여인의 앞으로 내밀어졌다. 여인은 그 손을 보았지만 도움을 거절하듯 스스로 몸을 일으켜 땅바닥에 앉았다. 이흔은 여인을 살펴보았다. 풍성한 댕기 머리에는 마른 풀과 흙이 다소 묻어 있었지만, 흙바닥을 뚫고 올라온 게 믿기지 않을 만큼 깔끔한 차림새였다. 앳된 얼굴의 눈매는 매서우리만큼 총명한 기운이 있었고, 양 볼에는 살아 있는 사람의 기운이 서려 있었다. 이흔의 심장이 한층 더 세차게 뛰었다. 이흔은 눈앞의 여인이 사람임을 알고 있었지만, 한편으로 사람이라는 걸 온전히 믿을 수도 없었다. 합당한 걸로 치면 차라리 귀신이라고 믿는 편이 더 옳을 것 같았다. 그도 그럴 것이 귀신이 살고 있다는 집에, 낮도 아닌 한밤중에, 오직 혼자서, 다른 곳도 아니고 땅속에 들어가 있을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되겠는가. 아무리 담력이 큰 사나이라고 하더라도 도전하기 어려운 짓이라 할 수 있었다. 제아무리 간이 크다고 해도 이건 정도를 벗어나도 한참을 벗어났다. 이흔이 애써 대수롭지 않은 투로 물었다. “추워서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올라왔느냐?” 여인이 싱긋이 웃으면서 대답했다. “그래.” 여인의 입에서 입김이 뿜어져 나왔다. 이를 본 이흔이 안심하여 말했다. “추위를 느낀다면 사람이겠구나.” “귀신도 얼어서 죽었다면 영원한 추위에 떨고, 굶어서 죽었다면 영원한 배고픔에 시달린다고 하지.” “그래도 입김이 나오지는 않겠지.” 여인이 이흔을 올려다보면서 물었다. “너희들은 이 마을 사람이 아니구나.” “그렇다. 너도 이 마을 사람은 아닌 듯하구나.” “너희들보다는 이 마을과 가까운 곳에 살 거 같은데?” “그럴지도.” “여기 온 목적은 여느 사람과 마찬가지로 담력 내기?” “뭐, 그런 셈이지. 덕분에 담력이 꽤나 좋아진 것 같구나. 땅에는 어떻게 들어가 있었느냐?” 여인은 아무런 말 없이 땅에 있는 것을 잡아당겼다. 위를 덮고 있던 흙이 아래로 우수수 무너지면서 커다란 천이 여인의 손끝에 끌려 나왔다. 천이 사라진 자리에는 여인이 들어가 있을 만큼의 공간보다 조금 더 큰 구덩이가 나타났다. 여인은 구덩이에 들어가 흙을 뿌린 천을 덮어 몸을 숨기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이흔이 나뭇가지에 끈으로 매달아 둔 해골을 손으로 잡아 살피면서 물었다. “이건 진짜 사람의 해골 같구나. 어떻게 만든 것이냐?” “만든 게 아니야. 그건 진짜 사람의 해골이니까.” 이흔이 얼른 해골을 놓으면서 말했다. “이, 이상한 농담을 하는구나. 아까 저기 건물 천장에 매달려 있던 귀신도 네가 만든 허수아비가 아니었느냐.” “맞아, 그건 내가 만들었지. 혹여 있을 병신들을 막을 용도로.” “그렇다면 이것도…….” “그건 진짜라니까 사람 말을 안 믿네.” 이흔은 등골이 오싹해짐을 느꼈지만 애써 웃으며 부인했다. “하하하! 내가 그런 말에 속을 줄 알고? 네 개나 되는 해골이 어디서 나서? 남의 무덤을 파헤치지 않고서야?” 여인이 자신이 나왔던 구덩이를 가리키면서 대답했다. “내가 오늘 여기서 파낸 거야. 나도 남의 무덤은 훼손하면 안 된다는 양식 정도는 있는 사람이거든.” “나, 나를 속이려 들지 마라. 어떻게 여기에 해골이…….” “십 년도 더 전에 이 집에 살던 주인들의 시신을 여기 단풍나무 아래에 묻었으니까. 살인범이.” “뭐, 뭐라고? 방금 뭐라고 하였느냐? 살인?” “이 집이 순식간에 귀신의 집이 된 이유가 궁금해서 오랫동안 조사해 봤거든. 이 집 주인들의 시신은 이 집 어딘가에 있을지도 모른다고 짐작도 했었고.”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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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죽었다. 륵개의 귀담과 같은 모양으로-
풍문으로만 떠돌던 륵개에 관한 악소문이 사실처럼 한양을 떠들썩하게 하고, 형조에서 한서련을 잡아들이기 위해 사람이 나온다. 이흔은 궁 안에서, 한서련은 궁 밖에서 두 사람은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만의 싸움을 해 나가고, 둘의 마음이 이어진 데서 또 다른 악념이 피어 오르는데...... “영림군의 아내라고? 그 자리는 누구도 앉을 수 없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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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 유생들의 나날』, 『해를 품은 달』, 『홍천기』의
정은궐 작가가 신작으로 돌아왔다! 이번에는 귀담 로맨스다!!! 역사 로맨스의 여왕 정은궐 작가가 신작으로 돌아왔다. 매 작품을 출간할 때마다 새로운 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스토리텔링으로 독자들을 사로잡았던 정은궐 작가가 이번에도 매혹적인 작품을 선보인다. 귀담 작가인 륵개로 한양을 떠들썩하게 하는 한서련과 연모하는 이들은 모두 죽는다는 소문의 영림군 이흔이 이번 주인공들이다. 정은궐 작가 특유의 생동감 있는 인물들과 함께 작중작으로 쓰인 귀담들 또한 눈을 끄는 요소. 슬프고도 애틋한 귀담 속에 피어나는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