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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품의 시리즈 2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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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 프롤로그 - 꽃씨
2. 시작
3. 천사
5. 의문
6. 분노
7. 냄새
8. 남자
9. 인연
10. 악역
11. 서막
12. 잠적
13. 공작
14. 비극
15. 행복
16. 고리
17. 고리
18. 정보
19. 편지
20. 배신
21. 귀향
22. 시도
23. 차단
24. 제거
25. 약속
26. 눈물
27. 낭패
28. 파도
29. 상처
30. 절벽
40. 접촉

저자 소개 1

이진영

필명 이진영으로 활동했었다. 2001년 처녀작 『사월』은 본격 스파이 스릴러 소설로 스토리 라인의 단단함과 속도감 등 대중적 흡인력을 갖춘 작품이라 평가받았다. 2002년 로맨스 소설 『슬픔은 비로 내리고』, 2003년 신비 소설 『기억』, 2010년 사기극 플롯 소설 『세상을 훔쳐』 등 다양한 소재와 플롯을 다뤄왔다. 그는 현재 사기극 플롯 소설 『세상을 속여』의 개작 『세상을 속여라』를 집필하고 있다. 아울러 『한반도의 아침』의 태생적 문제를 펼쳐보는, 광복 전후 격변기의 ‘한반도의 그늘’을 밝혀내는 작품을 구상하고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01년 04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19쪽 | 500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79192483

책 속으로

옷을 갈아입는 서정이 핸드백을 챙겨 들고 서둘러 빌라를 나섰다. 머리 옆의 흰색 리본은 화장대 위에 놓아두었고 휴대폰은 아예 건드리지도 않았다. 휴대폰 위치가 추적이 된다는 얘기를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었던 것이다. 빌라를 빠져 나오는 서정의 긴 코트 아래로 보이는 발목이 유난히 가늘어 보였다. 그녀는 빌라 앞 도로를 거슬러 올라가면서 지나가는 택시를 향해 연신 손을 들어 보였다. 그러나 빈 택시는 좀체로 보이지 않았다.

이때 택배 트럭 한 대가 초조한 얼굴로 서성거리는 서정 옆을 스쳐 지나갔다. 서정을 지나친 트럭이 서행하다가 10미터쯤 뒤에 멈춰 섰다. 운전석의 문이 열리고, 운전자가 내려섰다. 조금 전, 강 형상의 차에 치일 뻔한 바로 그 택배 트럭 운전자였다. 그는 에이원이었다. 차에서 내린 에이 원은 망설임도 없이 서정의 뒤로 걸어갔다. 에이 원은 어느새 서정의 뒤 4~5미터까지 접근했다. 그의 눈빛이 차갑게 빛나기 시작했다.

--- p.134

남자가 막 인파들 속으로 섞여들고 있었다. 아…… 저 뒷모습……. 그였다. 틀림없이 그였다. 그녀만이 느낄 수 있는 그만의 체취가 그의 뒤에 남겨져 있었다. 휘청. 순간적인 현기증으로 그녀가 잠시 몸을 가다듬지 못했다. 애써 몸을 가누고 난 그녀가 그의 체취를 따라 죽어라 달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의 모습은 이미 사람들 속으로 사라진 뒤였다.

한 줄기 회오리바람이 그녀를 휘감아 돌았다. 그리고 그 바람은 의사당로로 휘돌며 올라갔다. 그것은 계속하여 순백으로 뒤덮인 벚꽃나무 위를 휘돌아 오르며 눈 내리는 날의 요술처럼 꽃보라를 일으켰다. 그녀의 눈길이 휘돌아 오르는 꽃보라에 머물었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그가 한 말들이 꽃보라처럼 맴돌았다.

--- p.314

깊은 밤. 소리 없이 바람이 불었다. 막 문단속을 끝낸 두 수녀가 사제관 중앙 계단을 통하여 뒤채 수녀원으로 들어갔다. 중앙 통로를 비추던 달빛이 수녀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사제관 앞뜰의 목련나무가 바람에 일렁거렸다. 커다란 목련나무 잎 달 그림자가 사제관 중앙 통로에 어른거렸다. 그 달그림자 속에는 벽화 같은 그림자도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사람이었다. 목련나무 달 그림자는 2층 여자의 방 창 밖에도 서 있었다.

달빛이 밝은 만큼 커튼에 비치는 그림자도 진해 보였다. 커튼 사이로 새들어온 달빛이 여자 옆에 길게 누워 있었다. 하얀 시트에 반사된 달빛이 잠이 든 여자의 얼굴을 은은하게 비췄다. 달빛이 여자를 안고 있었다. 달빛에 안긴 여자의 얼굴은 달빛보다도 은은했다. 그녀는 수묵화 속의 잠자는 선녀였다. 언제 어디로 들어왔는지, 그림자 하나가 선녀 옆에 서 있었다. 그러나 이 그림자는 나무꾼이 아니었다. 그림자 속의 두 눈이 야수처럼 번뜩이며 방 안을 훑었다.

--- p.158

그순간, 남자의 손바닥이 활짝 펴졌다. 한줄기 바람이 남자를 스치며 지나갔다. 남자의 손바닥 안에 있던 꽃씨가 바람에 날렸다. 꽃씨는 눈부신 가을 햇살의 역광 속에서 분수처럼 흩어지며 남자를 휘감아 돌았다.
아....!
서정의 눈길이 흩어지는 꽃씨에 얼어붙었다. 남자를 휘감아 도는 꽃씨를 따라 그녀 자신도 따라 도는 듯했다.

--- p.

그 순간, 남자의 손바닥이 활짝 펴졌다. 한 줄기 바람이 남자를 스치며 지나갔다. 남자의 손바닥 안에 있던 꽃씨가 바람에 날렸다. 꽃씨는 눈부신 가을 햇살의 역광 속에서 분수처럼 흩어지며 남자를 휘감아 돌았다. 아……! 서정의 눈길이 흩어지는 꽃씨에 얼어붙었다. 남자를 휘감아 도는 꽃씨를 따라 그녀 자신도 따라 도는 듯했다. 아, 저것은……. 광휘롭게 흩날리는 꽃씨들은 어느새 기억의 편린들로 바뀌고 있었다. 아주 오랫동안 까마득히 잊고 있었던…….

서정이 기억 저편 속에 넋을 잃고 있는 동안, 남자는 허리를 구부려 꽃씨를 채취하기 시작했다. 채취된 꽃씨가 비워진 목걸이 추 속에 새로 담겨졌다. 기억의 소용돌이 속에서 한동안 넋을 잃고 서 있던 서정이 방금 전 남자가 꽃밭을 걸어 나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녀의 고개가 남자가 사라진 쪽으로 돌아갔다. 꽃밭 어디에서도 남자는 없었다. 한동안 서정의 눈길이 남자를 찾았지만, 남자의 모습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그녀의 발길이 남자가 있던 자리로 향했다. 가을 야생화가 살랑살랑 머리를 흔들고 있었다. 어쩌면…… 너무 닮았어……. 서정의 아쉬운 눈길이 다시 한 번 남자의 모습을 찾았다. 그러나 꽃밭에는 햇살만 가득했다. 다시 부는 바람에 꽃물결이 일었다. 일렁이는 꽃물결에 서정은 가벼운 현기증을 느꼈다. 두 남녀의 엇갈림은 그렇게 시작되고 있었다. 아니 이미 오래 전부터 시작되었는지 몰랐다. (p13)

저……, 말씀 좀 물어 봐도 되나요? 그제야 남자가 손을 멈추고 일어났다. 예, 뭐든지 물어 보슈. 모르는 거 말고는 다 아니까. 저…… 전화도 삐삐도 다 도청되고 있을 때는 어떻게 서로 연락해야 하나요? 도청…… 이라뇨? 난데없이 나타난 낯선 여자의 뜬금없는 질문에 뭔 소린가 하는 표정으로 남자가 서정의 위아래를 훑어보았다. 왜 있잖아요. 영화에서 보면…… 거, 무슨 영화 찍을 일 있소?

가겟집 남자가 서정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그는 그녀의 말보다는 외지 여자의 미모에 더 관심이 있는 듯했다. 연락은 해야 하는데 누가 도청을 하고 있고. 그럼 편지를 부치지 그러슈?
편지는 누가 안 보나요? 흐음, 그런 것도 알우? 그러면…… 거 뭐 어렵게 생각허우? 인편에 보내슈. 인편. 그게 제일 안전한 거라우. 그래서 옛날이나 지금이나 군대에서는 전령을 쓰는 거 아니겠수? 전령, 모르우? 참, 여자들은 군대 안 가니까 그런 거 모르겠구먼. 하여튼 가장 원시적인 방법이 가장 안전한 거요.

가겟집 남자는 침까지 튀겨 가며 말했다. 남자들이란 군대 얘기만큼은 자신 있는 분야였다. 더구나 여자 앞에서만큼은. 게다가 이 남자는 지금 촌구석에서 구멍가게를 하고 있지만, 한때는 잘 나가던 사람이었음을 은근히 과시하고 있었다. 뚱뚱한 체구에 약간은 미련스럽게 보였지만, 일면 잘난 척 하기 좋아하는 타입의 30대 중반 사내였다. 안 그래도 답답한 벽촌생활에 찌들어 있던 그에게 서정과 같은 미모의 외지 여자의 등장은 향기로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좋은 쪽으로만 생각해서일까. 서정은 남자에게 순수한 면이 있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교활함은 없어 보였다. 거기에 마음이 놓인 그녀는 여기가 깡촌이라는 사실에 더욱 용기가 생겼다. 그래서 그녀는 이 가겟집 남자에게 도움을 청하고 싶었다. 사실은 제가 좀 그런 형편에 있어요. 죄송하지만, 아저씨가 수고 좀 해 주세요. 사례는 충분히 해 드릴게요. 가게를 비우라구요? 아, 대신 전화해 드리면 되겠네.

전화요? 도청 당하고 있는데두요? 염려 마슈. 내가 이래 보여도 보안대 감청반 출신 아닙니까. 진담인지 농담인지 알 수 없어 멍하니 서 있는 서정에게, 가겟집 남자가 자신 있다는 듯 씩 웃어 보였다. 문제는 상대가 얼마나 눈치가 있느냐지. 참, 상대가 뭐 하는 사람이우? (p313)

--- p.13

출판사 리뷰

운명적 사랑의 감동 대서사시!

이 작품은 단순 소재주의 작품이 아니라, 치밀한 구성과 디테일한 아이디어, 독특한 화법의 테크닉을 자유자재로 구사한, 보기 드문 흡입력을 지닌 격조 높은 소설이다. 눈부신 상상력의 극치라 할 수 있을 만큼 누구도 모방할 수 없는 두뇌플레이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동시에, 해방 이후 민족사를 넘나드는 대하소설 못지 않은 장중한 스케일과 첩보이론·음모이론은 물론 법의학을 비롯한 각종 전문지식이 총 동원되고 있다.

역사의 수레바퀴 속에 희생되어 가는 인물들의 인생이 속도감 있고, 짜임새 있는 구성 속에 담겨 있다. 기존의 어느 블록버스터 소설에서도 보기 힘든 작가의 섬세한 장인 의식을 새삼 느끼게 한다. 아래의 몇가지 이유로 우리는 감히 "토마스 해리스"라든가 "시드니 셀던"과 같은 걸출한 이야기꾼의 탄생을 기대해 본다.

첫째, 우리 이야기이다.
소설적 허구와 역사적 사실을 절묘하게 결합하고 있다.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아닌 "있을 수도 있는 이야기"라는 느낌을 준다. 국적이 모호한 소설이 아닌, 찹쌀 인절미같이 우리 정서에 착 달라붙을 수 있는 소설이 되기 위해서는 소설 속의환경 조성이 적절해야 한다. 현실과 지나치게 동떨어진 환경 설정은 자칫 국적없는 소설이 될 우려가 있다. 그렇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니면 있을 법한 소재의 활용이 필요하다.

둘째, 짜임새 있는 구성이다.
복선과 암시를 적절하게 배치했고, 반전이 뛰어난 꽉 짜여진 구조이다. 잘 짜여진 이야기 구도에다가 라스트의 산뜻한 마무리는 완성도를 높여 준다.

셋째, 재미와 감동, 메시지를 전해 준다.
주인공들의 활약과 심리묘사는 물론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국인에게 분단과 통일이라는 사회적 메시지를 던진다.

넷째, 독창적이고 정교한 활극 요소가 풍부하다.
국내 어느 소설에서도 시도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액션 아이디어가 다양하게 보여진다. 속고 속이고, 쫓고 쫓기는 게임과 같은 상황들은 영상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도 더없는 재미를 제공해 준다. 영화보다 더 재미있는 소설도 있음을 보여준다.

사랑하고 싶어도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사랑하고 싶어도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가까이 가고 싶어도 다가갈 수 없는,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믿기지 않게도 이 시대에 그런 사랑이 있습니다.
가슴 시린 사랑과 우정이 있습니다.
시대의 아픔이 있고, 역사의 소용돌이에 희생된 인생이 있습니다.
그러나 결코 비극만을 얘기하진 않습니다.
희망과 시작을 의미하는 사월은 또 어김없이 찾아올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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