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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은 벗어 놓은 유니폼을 집어 들어 옷걸이에 걸었다. 다시 빳빳해지리라는 기대는 없었지만 허리춤의 주름진 곳을 손바닥으로 문질러 보았다. 가만히 코끝을 가져가 냄새도 맡았다. 에스프레소 향이 짙게 배어 있었다.
캐비닛 문을 닫았다. 두 평 남짓한 자그마한 탈의실을 눈 안에 한 번 담고 홀로 걸어 나왔다. 바와 탈의실 공간을 제외한다면 20평도 되지 않은 아담한 가게였지만 비좁거나 답답하게 느껴지지 않은 것은, 손님들이 2층이 있느냐고 더러 물을 정도로 높은 천장 덕분이었다. 에스프레소를 뽑아 샷 잔에 코끝을 대고 향을 가늠하고 있던 민경이 고개를 들어 서진을 바라보았다. 바리스타 겸 카페의 사장인 민경은 조금 전 출근해 서진과 이제 막 교대한 참이었다. “가려고?” “가 봐야죠.” “가게 마감하고 다 같이 한잔하면 좋을 텐데. 마지막 날인데 이렇게 그냥 가 버리면 서운해서 어떻게 해.” “죄송해요.” 민경은 가볍게 눈살을 찌푸렸지만 이내 서운함을 털어 버리려는 듯 어깨를 으쓱거렸다. “어쩔 수 없지. 애인 생일이라는데.” 바를 돌아서 홀로 걸어 나온 민경이 손을 내밀자 서진은 장난스럽게 그 손을 붙잡고 크게 흔들었다. 흐르는 음악 이외에는 조용했던 가게가 두 사람의 움직임에 순간 부산스러워져 손님 몇몇이 고개를 들었지만 곧 시선을 거두었다. “서진 씨가 내려 주는 핸드드립 커피를 찾는 단골손님들은 어쩌지?” “사장님이 한 번 내려 주시면 그 맛에 반해 제 커피는 머릿속에서 까맣게 잊을 거예요.” “그동안 서진 씨 믿고 낮에는 가게 일 잊고 편히 쉴 수 있었는데. 정말 수고 많았어.” 민경은 서진의 어깨를 톡톡 두드려 주었다. 그 따스한 손길에 서진 역시 서운한 마음을 숨길 수 없었다. 일곱 살 연상에 사장과 직원의 관계였지만 민경과 서진은 허물없는 동료처럼, 때로는 친구처럼 편안하고 유쾌하게 지내 왔었다. “며칠 내 다시 들를게요. 맛있는 것 양손 가득 사 들고.” “그래.” ---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