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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의 말
머리말 1장 국내총생산의 비밀 2장 불가능한 탈동조화 3장 사회에 반(反)하는 시장 4장 거짓된 약속 5장 탈성장의 간략한 역사 6장 전환의 경로 7장 사회 프로젝트 8장 12가지 쟁점들 맺음말 감사의 말 부록 : 세르주 라투슈에 대한 답변 주 · 저자 소개 |
Timothee Parriq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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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기다리는 세 가지 도전이 있다. 성장 경제 모델이 막다른 골목에 다다랐음(폐기le rejet)을 이해하는 것, 포스트 성장 경제의 윤곽을 그리는 것(계획le projet), 이를 달성하기 위해 전환해 나가는 탈성장을 구상하는 것(경로le trajet)이다. 이 책은 성장에서 벗어나는 것이 실존적 차원의 문제가 되었다는 단순하지만 급진적인 이념을 주장한다. 이제 우리의 생존은 경제 모델을 바꿀 수 있는 우리의 능력에 달려 있다.
---p.16 머리말 중에서 시장경제에서 경제성장은 늘 더 많이 구매하려는 소비자, 늘 더 많이 판매하려는 기업, 이 전체 과정을 지원하는 정부라는 세 가지 요소에 좌우된다. 이 각각의 요소마다 속도계가 있다. 개인은 소득을, 기업은 수익을, 정부는 GDP를 극대화하려고 한다. 각 과정에는 저마다 고유한 작동 방식이 있지만, 이들은 함께 양의 피드백 슈퍼회로를 형성한다. 생산성이 높은 기업일수록 구매를 촉진하는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더 많이 구사한다. 소비자가 자신의 필요를 충족하기 위해 기업에 더 의존할수록, 기업은 더 높은 힘의 우위에 선다. 그리고 강력한 기업일수록 공공기관에 더 많은 압력을 가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성장은 오늘날 자본주의를 이루는 구조적 요소이며, 각 행위자가 항상 더 많은 것을 얻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경제 체제의 결함이 불러오는 결과다. ---p.45 5G는 어떤 형태의 생산에 이점을 줄 것이며, 5G가 창출하는 이익과 임금은 어디에 쓰일까? 돈으로 거의 모든 것을 살 수 있는 세계화된 경제에서는 모든 구매력이 잠재적으로 오염력이다. 자본주의 경제는 무공해 분야(주로 비영리적인)에 아무리 많은 돈을 쓰고 투자한들 소용없이 돈은 조만간 수익성이 가장 높은 활동으로 흐를 것이다. 프랑스의 농민농업보존협회(AMAP)에서 지출한 유로는 급여로 지급되고, 이는 휘발유 비용을 충당하거나 저축에 사용됨으로써 다른 채굴 활동에 간접적으로 투자하게 된다. 반등효과를 피하면서 전체 발자국을 줄이려면 성장을 멈추는 것이 불가피하다. ---p.75 사회가 전면적으로 상품화되면서 그 영향이 때로 더 멀리까지 미치는데, 이는 예전 같으면 사회적으로 용납되지 않았을 행동들까지 정당화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반려견의 배설물을 치울 필요 없이 대신 세금을 낸다. 기후위기가 한창인데도 탄소 배출을 상쇄했으니 마음껏 비행기를 타도 된다. 사기에 가까운 신용 대출임을 알지만 판매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 사람들이 몇 시간이나 기다렸더라도 프리미엄 패스가 있으니 그들보다 먼저 갈 권리가 있다. 이렇듯 경제 논리가 우리의 사회적 예절과 상호 존중의 태도를 억누른다. ---pp.114-115 이러한 결과는 사회과학이 행복에 대해 말하는 바와 일맥상통한다. 행복과 건강을 결정하는 요인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1930년대부터 미국인 724명의 생애를 추적한 한 연구는 사랑, 우정, 가족과 같은 인간관계가 가장 중요하다고 결론을 내린다. 완화의료에 종사하는 호주의 한 간호사는 임종자들이 가장 많이 후회하는 다섯 가지로 꿈을 좇지 않은 것, 너무 많은 일을 한 것, 감정을 표현할 용기를 내지 못한 것, 친구와 충분한 시간을 보내지 않은 것, 진정으로 행복해질 기회를 얻지 못한 것을 꼽았다. 생을 마감하면서 GDP에 충분히 기여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는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p.145 2000년대에 들어와 탈성장은 본격적으로 확산했다. 여러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오면서 사람들은 갈피를 잃기도 했다. 2007년 파리 디드로 대학교의 과학기술철학자 파브리스 플리포(Fabrice Flipo)는 탈성장 분야의 지형을 그리기 위해 “탈성장 은하 여행(Voyage dans la galaxie décroissante)”이라는 제목의 학술논문을 발표했다. 저자에 따르면 탈성장은 다섯 개의 사조 또는 “흐름”이 합류하는 지점에 있다. 생태학은 성장으로 인한 파괴를 기술하고, 생물경제학은 성장의 생물리학적 한계를 입증한다. 이른바 문화주의적 관점이 성장 중심의 특수한 발전관을 거부했다면 민주주의는 약탈적 경제주의에 저항했다. 마지막으로 영적 관점은 성장이 행복에 기여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개념으로서의 탈성장은 이렇게 구체화되고 명확성을 갖게 되었다. ---pp.170-171 탈성장을 위한 조직적인 계획이란 어떤 것인가? 앞의 네 가지 수준 중 가장 크게 문제가 되는 것은 기업이다. 실로 대기업의 막대한 권력은 나머지 세 수준에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을 강요하며, 이는 수익성을 사회의 나침반으로 삼는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에 의해 강화된다. 정부는 대기업의 이익을 옹호해야 하고, 비영리단체는 기업의 온정과 공적 자금으로 명맥을 유지해야 한다. 또 소비자 행동은 광고와 계획적 구식화 관행을 통해 기업이 그 방향을 정한다. 탈성장 전략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오늘날 모든 절제의 시도를 적극적으로 차단하는 조직들에게서 반드시 통제권을 찾아와야 한다. ---p.203 각 기업이 법적으로 명확한 생산 사명(mission)을 규정해야 하는 경제를 상상해 보자. 이 사명은 대중에게 기업의 활동 내용과 그 활동이 사회의 필요를 충족하는 데 어떻게 기여하는지 설명해야 한다. 이상적으로는 이 사명이 명료하고 진실되며, 명확한 용어로 표현되고 실행으로 이어져야 한다. 이 사명은 시민협약 모델을 따라 다중 이해관계자 협약을 통해 규정될 것이다. 각 기업은 사명위원회를 두어 내부적으로 활동이 사명과 부합하는지 감독하며, 기업들은 ‘존립 심사 기관’에 의해 정기적으로 외부 감사를 받아 사명과의 부합 여부를 판단받게 될 것이다. 이는 이미 공익협동조합에서 시행되고 있는 방식이다. ---p.227 일부 좌파 지식인들은 탈성장 아이디어를 의심스럽게 바라보며, 이를 “노동자들에 대한 일종의 생태적 긴축정책”, 단순히 말해 “다른 이름의 긴축정책”이라고 비난한다. 이는 리 필립스와 같은 생태사회주의자들의 주장으로, 그는 탈성장을 “생태적 긴축”의 한 형태로 간주한다. 또 매트 휴버는 “생태정책은 적어도 우리 모두에게 허리띠를 졸라매라고 요구하는 더 광범위한 신자유주의적 긴축정책과 완벽하게 겹친다”고 말한다. ---p.253 하지만 경제를 넘어선 후에는 경제 영역에 무엇이 남을까? 이것이 세르주 라투슈 저술의 또 다른 한계다. 그는 자신이 말하는 경제 너머의 조직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는데, 그의 주장에 따르면 그곳은 더 이상 경제가 아니라 사회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바로 문제의 핵심이다. 우리가 벗어나고 싶어 하는 모든 것들(신자유주의, 자본주의, 채굴주의, 생산주의, 상업주의, 소비주의, 물질주의, 공리주의 등)을 넘어선 다른 삶의 방식을 어떻게 상상할 수 있을까? 시장, 가격, 사유재산은 어떤 역할을 할까? 화폐는 어떻게 만들어지고 소멸할까? 누가 기업을 통제할까? 번영과 진보의 지표는 무엇일까? 공공 서비스는 어떻게 재정을 조달할까? ---p.2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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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P 숫자의 기원과 함정: 성장하지 않으면 가난해질까?
성장이 멈추면 정말 삶도 무너지는가? GDP가 증가한다는 것과 우리가 더 잘 산다는 것은 정말 같은 말인가? 더 많은 생산은 기후위기와 빈곤, 불평등을 해결할 수 있는가? 이러한 질문들에 답하기 위해 저자는 GDP가 무엇을 측정하고 무엇을 놓치는지에서 출발한다. 돌봄과 여가, 공동체, 건강한 환경, 삶의 만족처럼 인간의 삶을 지탱하지만 시장가격으로 쉽게 환산되지 않는 가치는 GDP에 제대로 잡히지 않는다. 반면 환경을 훼손하거나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키는 경제활동이라도 돈이 오가면 GDP를 증가시킬 수 있다. 결국 경제의 크기를 재기 위해 만든 불완전한 지표 하나가 어느 순간 사회 전체가 추구해야 할 목표가 되었다는 것이 그의 비판이다. “기술이 해결해줄 것이다”라는 낙관주의를 검증하다 이 책의 힘은 성장주의를 윤리적으로 비판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는 데 있다. 파리크는 경제성장과 자원 사용, 기술혁신, 생산성, 녹색성장, 탈동조화(decoupling) 등 성장경제를 뒷받침하는 핵심 논리를 경제학의 언어로 하나씩 검토한다. 기술이 발전하고 효율성이 높아지면 경제는 계속 성장하면서 환경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녹색성장의 약속은 현실에서 어느 정도까지 가능한가? 기술혁신의 속도는 우리가 기대하는 만큼 빠른가? 자원의 투입과 탄소배출을 충분한 속도로 줄이면서 GDP를 끝없이 키우는 것이 가능한가? 파리크는 이러한 질문을 수많은 연구와 사례를 통해 검토하면서, ‘더 효율적으로 더 많이 생산하는 경제’만으로 생태 위기를 해결할 수 있다는 낙관론에 의문을 제기한다. 〈퍼블리셔스 위클리〉는 이 책이 성장과 자원 사용의 관계에 대해, 그리고 탈성장과 경기침체가 동일하지 않다는 점을 다양한 논거로 설명한다고 평가하며, 이를 “현 체제에 던지는 긴급하고도 우아한 도전”이라고 평했다. 탈성장은 ‘경제를 망가뜨리는 것’이 아니다 파리크가 말하는 탈성장은 단순히 GDP를 떨어뜨리는 것도, 모두가 가난해지는 것도 아니다. 경기침체와도 다르다. 그가 제시하는 탈성장은 생태적으로 감당할 수 없는 생산과 소비를 계획적으로 줄이되, 그 과정에서 삶의 질과 사회적 평등을 지키기 위해 경제의 구조를 다시 설계하는 것이다. 무엇을 더 생산하고 무엇을 덜 생산할지, 노동시간과 부를 어떻게 나눌지, 어떤 활동을 시장의 논리로부터 보호할지를 집단적이고 민주적으로 결정하는 전환이다. 저자는 이를 통해 끝없이 성장해야만 유지되는 경제에서 벗어나 성장에 의존하지 않고도 번영할 수 있는 포스트 성장 경제로 이동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이 책에서 ‘탈성장’은 목적지가 아니라 전환의 과정에 가깝다. 목표는 계속해서 경제를 축소하는 사회가 아니라, 더 이상 GDP의 증가가 삶과 사회의 안정을 위한 전제조건이 되지 않는 사회다. 다른 탈성장 책과 다른 점: 경제학 이론과 정책 레시피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탈성장을 하나의 정치적, 생태운동적 구호가 아니라 경제학적 논증의 대상으로 다룬다는 점이다. 저자는 2019년 완성한 경제학 박사논문 “탈성장의 정치경제학(The Political Economy of Degrowth)”의 연구를 독자들을 위해 풀어내고자 했으며, 이 책은 그 박사논문 전반부를 대중서로 발전시킨 것이다. 책의 논리는 다음과 같이 치밀하게 이어진다. GDP는 왜 번영의 척도가 되었는가 → 경제는 왜 끊임없이 성장해야 하는가 → 녹색성장은 가능한가 → 기술혁신이 성장의 한계를 해결할 수 있는가 → 탈성장은 경기침체와 어떻게 다른가 → 그렇다면 성장에 의존하지 않는 경제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 그래서 이 책은 “덜 소비하자”는 생활방식 제안이나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리는 환경서와 결이 다르다. 우리가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여 온 ‘성장이 곧 번영’이라는 등식을 경제학 내부에서부터 다시 검토하고, 그 자리에 어떤 경제를 세울 것인지 묻는다. 〈파이낸셜 타임스〉 역시 탈성장에 대한 논쟁적 성격을 짚으면서도 이 책에 대해 “명료하고 흡인력 있다(clear and engaging)”고 평가했다.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학자로서의 엄밀함을 유지하면서 책의 전반부에서는 성장 신화를 해체하고 후반부에서는 대안으로서의 탈성장을 다룬다. 또한 실제 정책 논의의 장에서도 활발히 발언해온 학자답게 이론에 머물지 않고 정책적 내용을 소개하며 상상력을 자극하는 내공을 보인다. 성장이 아니라 ‘무엇을 위해 경제가 존재하는가’를 묻는 책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 붕괴, 심화하는 불평등 앞에서도 경제정책의 가장 중요한 성공 기준은 여전히 GDP 성장률이다. 저자가 던지는 질문은 그래서 단순하면서도 급진적이다. “경제가 삶을 위해 존재한다면, 왜 삶의 가치보다 경제의 크기를 먼저 키워야 하는가?” 성장이 멈추면 삶도 무너진다는 오래된 믿음을 깨고, 더 많은 생산이 기후위기와 빈곤, 불평등의 해법이 될 수 있는지를 다시 묻는다. 성장에 대한 집착이 오히려 사회와 생태계를 한계로 몰아가고 있는 지금, 이 책은 무엇을 얼마나 생산할 것인지 민주적으로 결정하고, GDP가 아니라 삶의 가치와 사회적·생태적 번영을 경제의 목표로 되돌리는 탈성장의 비전을 제시한다. 따라서 이 책이 궁극적으로 묻는 것은 우리는 ‘무엇을 성장시키고 싶은가’, 그리고 ‘무엇을 위해 경제가 존재해야 하는가’이다. 탈성장에 대한 12가지 오해와 반박 탈성장론에 대해 “현실로 옮겨놓은 헝거게임”, “붕괴에 집착하는 사람들”, “등잔불 옹호자”, “사회적 혼란”, ‘치명적 대안’과 같은 오래된 질책과 비난이 난무한다. 이 책이 다루는 또 하나의 흥미로운 내용은 탈성장 논의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이러한 오해나 비판을 12가지로 정리해서 조목조목 반박하며 이해를 돕고 있다는 점이다. 탈성장이 ‘사람들에게 고통을 안겨준다’거나 ‘혁신을 반대한다’, ‘반기업적이다’, ‘전체주의적이다’와 같은 것들이다. 이와 더불어 ‘탈성장의 교황’이라 불리는 선구적 학자인 세르주 라투슈에 대한 비판 글 “탈성장 박사와 미스터 탈성장의 기묘한 사건”을 부록으로 실은 점도 눈에 띈다. 이 글은 라투슈가 티모테 파리크를 포함하여 신진 탈성장 연구자들을 도에 넘치게 비난한 것(2세대 개량주의자, 명성을 쫓는 자들)에 대한 파리크의 반비판이다. 프랑스어판을 비롯한 해외 출간서에는 들어 있지 않은 한국어판만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