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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지중해의 열정
II. 가우디 건축의 미학 III. 모범적인 생애 작품연보 |
Antoni Gaudi i Co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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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구 (flypaper@yes24.com)
우리에겐 황영조 선수가 마라톤 금메달을 목에 건 몬주익 경기장으로 기억되지만,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당시 세계인의 시선을 집중시켰던 스페인의 건축물은 단연코 `사그라다 파밀리아 교회'였다. 신이 지상에서 머문 유일한 공간이라 불리는 이 건축물은 착공한 지 115년이 지났고 완성되려면 앞으로도 200년 이상이 더 걸린다고 해서 한국인들의 `빨리 빨리' 증후군과 교차 편집되면서 소개되기도 했던 터이다. 하늘을 향해 치솟은 네 개의 탑과 장엄하면서도 웅장한 조각으로 장식된 이 말도 안 되는 건축물을 설계한 이가 바로 20세기 최고의 건축가로 불리는 가우디이다.
“나에게 점점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슬프게도 내 손으로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완성시키지 못할 것이다. 내 뒤를 이어서 완성시킬 사람들이 나타날 것이고 이러한 과정 속에서 교회는 장엄한 건축물로 탄생하리라. 타라고나 대성당의 예에서 보았듯이 처음 시작한 사람이 마지막 완성까지 보았다면 그만큼의 웅장함을 기대할 수 없었을 것이다. 시대와 함께 유능한 예술가들이 자신들의 작품을 남기고 사라져 갔다.” 정열의 나라 스페인을 사랑했으며, 누구보다도 자신의 고향인 예술의 도시 바르셀로나에 애정을 듬뿍 쏟았던 가우디는 손으로 반죽을 뜬 듯한 기묘한 형태의 6층 아파트 `카사밀라', 건축이 빛의 질서임을 증명하는 매혹적인 창문 장식의 `카사 바트료', 벽돌과 콘크리트, 심지어는 흙 색깔까지 고려한 조화로움의 극치인 `구엘 공원' 등의 걸작을 후세에 전했는데, 피카소, 미로, 카잘스 등 동시대의 저명한 예술가들 또한 바르셀로나 곳곳에 있는 가우디의 흔적을 보면서 예술적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항상 열려 있으며 힘써 읽기에 적절한 위대한 책은 자연이다. 그 밖의 위대한 책은 사람들이 지나치게 해석하고 음미하여 이러한 특성을 잃어버렸다. 세상에는 두 가지 진리가 있다. 하나는 `도덕'과 `종교'라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사실에 의거해 우리를 인도하는 자연이라는 위대한 책이다.” 인위적이거나 가공된 지식에 의해 상상력이 지배 받길 원치 않았던 가우디는 평생 단 한 차례의 강연도 하지 않았을 뿐더러, 단 한 권의 책도 쓰지 않았다. 모두 3부로 구성된 이 책은 청년 시절 가우디가 쓴 자필 원고와 만년에 그를 방문했던 이들에게 남긴 말을 묶고, 대표적인 가우디 연구가인 후안 바세고다 노넬의 연구를 참조해서 모범적인 생애를 살았던 인간 가우디를 이끌어 낸 소중한 자료이다. 자필 원고로 실려 있는 <대를 이어 사는 집>은 나무가 우거지고 풍광이 좋으며 방향이 똑바르고 통풍이 잘 되는, `상식이 통하는' 공간을 꿈꾸었던 가우디의 인간적 건축관을 엿볼 수 있으며, 사그라다 파밀리아 교회 건축에 전념하던 시기에 그를 방문했던 젊은 건축가들과 바르셀로나 시립 건축학교 학생들에게 남긴 말과 방문객들의 기록을 취합하여 구성한 부분은 종교를 올바르게 볼 수 있는 열린 장소로서의 교회 건축에 대한 가우디의 사유를 읽을 수 있다. 141개에 이르는 컬러 도상과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상세한 주석 또한 만만치 않은 수고로움을 안겨 주겠지만,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멋진 만남은 가우디의 육성을 빌어 전해지는 건축과, 세계와 인간에 대한 겸허로운 반성의 계기일 것이다. 부실 공사와 날림 건축에 물린 현대인들은 다음과 같은 가우디의 진언을 유별나게 볼 수만은 없을 것이다. “복잡한 건설 방법을 잘 고려하여 완벽한 공사를 하기 위해서는 지적인 노력을 적잖게 들여야 한다. 또한 손작업이 적어질수록 우리들은 최대한 현명하게 여러 가지 수단을 이용해서 보다 나은 방법을 면밀하게 연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데 노동력이 비싸진 요즘에는 부득이 시공 방법에 의해서만 노동력을 절감할 수 있다. 그 밖의 방법으로는 불완전하고 절감할 수 없을 것이다. 쉽게 손에 들어올 수 있는 모든 것을 최대한 이용해야 한다. 입수하는 데 비용이 든다면 조금만 사용하든가, 전혀 사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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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은 여러 사물로 가득 찬 바구니이다. 사물이 아무리 많더라도 그것을 다루기는 쉽지 않다. 예술은 바구니에 손잡이를 붙여 최초의 행위를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을 지식에서 끄집어낸다.
--- p.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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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건축은 그 지역에서 얻을 수 있는 재료를 사용해서 만들어야 한다. 농민들이 농사일을 하는 사이에 자연의 재료들을 사용해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들장미처럼 간소하면서 보기 좋고 아름다운 울타리 재료는 없다. 울타리 자체가 꽃이 피고 낙엽이 지면서 계속해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 p.8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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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아름다움이고 아름다움은 진실의 광채이다. 진실이 없으면 예술은 있을 수 없다. 진실을 알기 위해서는 본질을 연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아름다움은 생명이며 생명의 움직임으로 인간은 존재한다. 골격은 근육을 이용하여 우리 몸을 움직이는 지렛대이다. 예술적 표현은 골격에 해당한다. 그 밖의 것은 겉옷에 불과하다.
--- p.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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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점점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슬프게도 내 손으로 사그라다 파밀리아 교회를 완성시키지 못할 것이다. 내 뒤를 이어서 완성시킬 사람들이 나타날 것이고 이러한 과정 속에서 교회는 장엄한 건축물로 탄생하리라. 타라고나 대성당의 예에서 보았듯이 처음 시작한 사람이 마지막 완성까지 보았다면 그 만큼의 웅장함을 기대할 수 없었을 것이다. 시대와 함께 유능한 예술가들은 자신들의 작품을 남기고 사라져 갔다. 그렇게 해서 아름다움은 빛을 발한다.
--- p.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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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은 색채, 조각은 형태로써 사람과 사물 등의 유기체를 표현한다. 외면적인 것을 통해서 그 내면을 표현한다. 그리고 건축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 유기체를 창조한다. 그래서 자연의 모든 법칙과 조화의 법칙을 가져야 한다. 이 법칙을 따르지 않는 건축가는 예술작품 대신 졸작을 남기게 된다.
--- p.7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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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는 신이 머무는 곳으로 기도하는 장소이다. 사그라다 파밀리아(성가족) 교회는 신의 집으로 기도와 명상을 위해 짓고 있다. 인간을 종교적 감정의 표현과 연결시킬 수 있는 모체로서 이 교회는 종교를 올바르게 볼 수 있는 열린 공간이 될 것이다.
--- p.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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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는 장식가처럼 막연하게 말하지 않는다. 건축가는 구체적으로 말을 해야 한다. 건축가의 언어는 기하학이다. 각각의 기능에 맞는 형태를 발견하는 일은 건축가에게 어울리는 작업이다.
--- p.9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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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에 대한 헤아릴 수 없는 추억, 지나온 역사, 땅이 전하는 바, 시인의 섬세한 상념, 어머니의 품과 같은 자연풍광 등이 장관을 이루면서 자자손손 전해진다... 우리들이 상상하는 집에는 두 가지 목적이 있다. 하나는 그 위생적인 환경을 갖추어 그곳에 사는 사람들을 건강하게 하는 것이다. 또 하나는 예술적 환경을 통해 사람들이 좋은 품성을 갖게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그곳에서 태어나는 어린이들을 진정한 구가舊家의 어린이로 만드는 것이다.
--- p.6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