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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갇힌 사랑의 새를 풀어 당신에게로
2. 어둠 속에 완전히 묻힐 때까지 3. 시린 손 마주잡고 4. 바람이 시작되는 곳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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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삼 한 토막에 소주 두 잔 이 죽일놈의 고독은
취하지 않고, 나만 등대 밑에서 코를 골았다. 술에 취한 섬 물을 베고 잔다. 파도가 흔들어도 그대로 잔다. 저 섬에서 한 달만 살자. 저 섬에서 한 달만 뜬눈으로 살자. 저 섬에서 한 달만 그리움이 없어질 때까지 --- p.1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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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령을 위한 연가
한겨울 못 잊을 사람하고 한계령쯤을 넘다가 뜻밖의 폭설을 만나고 싶다. 뉴스는 다투어 수십년 만의 풍요를 알리고 자동차들은 뒤뚱거리며 제 구멍들을 찾아가느라 법석이지만 한계령의 한계에 못 이긴 척 기꺼이 묶였으면 --- p.6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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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오늘 하루가 너무 길어서 나는 잠시 나를 내려 놓았다. 어디서 너마저도 너를 내려 놓았느냐. 그렇게 했느냐. 귀뚜라미 처럼 찌르륵대는 밤 아무도 그립지 않다고 거짓말 하면서 그 거짓말로 나는 나를 지킨다. -천양희- --- p.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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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편지
-황동규- 내 그대를 생각함은 언제나 그대가 앉아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에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람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빋는다.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우울한 샹송 -이수익- 우체국에 가면 잃어버린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 그곳에서 발견한 내 사랑의 풀잎 되어 젖어 있는 비애를 지금은 혼미하여 내가 찾는다면 살아은 또 처음의 의상으로 돌아올까 우체국에 오는 사람들은 가슴에 꽃을 달고 오는데 그 꽃들은 바람에 얼굴이 터져 웃고 있는데 어쩌면 나도 웃고 싶은 것일까 얼굴을 다치면서라도 소리내어 나도 웃고 싶은 것일까... --- p.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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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가 너무 길어서
나는 잠시 나를 내려 놓았다. 어디서 너마저도 너를 내려놓았느냐. 그렇게 했느냐. 귀뚜라미처럼 찌르륵대는 밤 아무도 그립지 않다고 거짓말하면서 그 거짓말로 나는 나를 지킨다. --천양희 '하루' --- p.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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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 p.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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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는 말은 가시덤불 속에 핀
하얀 찔레꽃의 한숨 같은 것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는 말은 한 자락 바람에도 문득 흔들리는 나뭇가지 당신이 나를 사랑한다는 말은 무수한 별들을 한꺼번에 쏟아내는 거대한 밤하늘이다 어둠 속에서도 훤히 얼굴이 빛나고 절망 속에서도 키가 크는 한 마디의 말 얼마나 놀랍고도 황홀한 고백인가 우리가 서로 사랑한다는 말은 - 이해인 --- p.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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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는 것으로
사랑한다는 것으로 새의 날개를 꺾어 너의 곁에 두려 하지 말고 가슴에 작은 보금자리를 만들어 종일 지친 날개를 쉬고 다시 날아갈 힘을 줄 수 있어야 하리라 --- p.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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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기형도 --- p.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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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화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이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이형기 --- p.62-6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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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굳이 나를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
-이정하 그대 굳이 아는 척하지 않아도 좋다. 찬비에 젖어도 새잎은 돋고 구름에 가려도 별은 뜨나니 그대 굳이 손 내밀지 않아도 좋다. 말 한 번 건네지도 못하면서 마른 낙엽처럼 잘도 타오른 나는 혼자 뜨겁게 사랑하다 나 스스로 사랑이 되면 그뿐 그대 굳이 나를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 --- p.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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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편지>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랬동안 전해오는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가 반드시 그칠 것 믿는다. 다만 그 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 뿐이다. 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 pp. 44-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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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편지>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랬동안 전해오는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가 반드시 그칠 것 믿는다. 다만 그 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 뿐이다. 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 pp. 44-4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