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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어떻게 삶을 재생산할 것인가?
1부 가족 의존 사회에서 산다는 것 1장 현대 정치와 삶의 재생산 1. 인구, 통치, 삶의 재생산 2. 시민사회의 자율성과 삶을 재생산하는 가족 3. 저항의 장소인 개인의 내밀성 2장 가족 의존적 통치와 여성의 삶 1. 발전국가에서 삶의 재생산 2. 가족 의존적 통치와 여성의 불완전한 시민권 3. 신자유주의와 개인화 시대의 삶의 재생산 2부 비혼 여성이라는 새로운 주체 3장 비혼의 출현 1. 결혼하지 않는 여성의 문제화와 자연화된 가족 2. 비혼의 등장과 전개 4장 비혼 정체성의 형성 1. 연구참여자의 선정과 표집 방법 2. 가족 의존적 통치와 비혼 삶의 다양한 경로 3. 삶을 위협하는 성적 불평등의 현실 4. 자립적이고 자율적인 비혼의 삶: 새로운 여성 주체의 윤리 3부 자기-통치의 장면들 5장 신체의 자기-통치 1. 신체에 관한 자기 권한을 확인하기 2. 페미니스트 지식의 활용 6장 내밀 관계의 자기-통치 1. 비의존: 내밀 관계의 윤리 2. 내밀 관계의 합리화 7장 세대 재생산의 자기-통치: 출산 및 양육의 손익 분석 1. 경력 단절이라는 문제 2. 양육의 사사화와 개인 책임, 그리고 모성 8장 자기-책임의 윤리와 ‘개인되기’의 곤경 1. 경쟁 사회의 불안정성과 취약한 삶의 항상적 불안 2. 개인적-금융적 대안의 한계 4부 가족을 넘어 9장 가족 의존적 통치에 맞서는 전략들 1. 가족의 대안 실험하기: 내밀한 것의 활용 2. 공통의 삶을 모색하기 10장 비혼 이후의 정치 에필로그 및 감사의 말 주석 참고 문헌 찾아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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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개인의 생득적 자원이라는 점에서 투자된 가족의 문제는 당연히 계층 문제를 함의한다. 이에 따라 한국 사회에서 가족은 단지 그 기능적인 장애에 주목해야 하는 대상에서 나아가, 첨예한 갈등이 벌어지는 투쟁의 장소로서 그것이 불러일으키는 정치경제적 효과를 조사해야 하는 문제적 장소로 등장한다.
--- p.44 성별 분리에 따른 가족 의존적 통치는 성별 간 사회적 지위의 차이를 다시금 공고화하여 여성에 대한 차별적 현실과 사회적 폭력을 지속시킴으로써 여성이 남성과 동등한 시민으로서 개인이 되는 것을 가로막았다. --- p.51 비혼 여성들과 나눈 심층 인터뷰 자료를 근거로 비혼 삶의 경로들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비혼이 다양한 삶의 경험을 통해 형성된 정체성 및 실천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삶을 구조화하는 가족 의존적 통치의 현실 속에서 조형되고 의미화된다는 사실을 보이고자 한다. --- p.73 한국 사회의 가족 의존적 통치는 성별 분리의 논리에 근거해 인간 삶의 재생산을 지속하게 하는 특정한 생명관리정치의 수행이다. 이러한 특수한 형태의 생명관리정치는 여성이 모성을 통해 주체화하는 한에서 가능해 왔으며, 비혼 여성 연구참여자들은 자기-통치를 통해 기존의 생명관리정치를 따르지 않는 새로운 형태의 삶의 재생산 방식을 모색한다. --- p,147 타인에 대한 책임감이 생기는 게 “진짜 싫다”고 말하는 수지를 비롯해 비혼 여성 연구참여자들에게서 읽을 수 있는 점은, 자립적인 삶을 사는 데 필수적인 자기 삶의 통치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파트너십, 특히 결혼이 비의존이라는 이들의 윤리를 흔들리게 한다는 사실이다. --- p.184 너무나 “붙박이처럼 붙어 있는”, “깨진 유리잔을 들고 있으면서 피가 뚝뚝 떨어져도 손에서 놓지 못하는” 것과 같은 가족 관계를 창설하고 싶지 않은 마음, 책임지는 일의 두려움은 연구참여자들이 가족 바깥의 대안적 내밀 관계를 모색하도록 이끌었다. --- p.237 비혼을 결정하는 데 있어 자신의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결혼과 양립할 수 있는지 깊이 고민했던 민수는 만약 지금의 사회가 훨씬 더 동성 간 애정 관계에 관대해진다면, 애정 관계의 리스크가 큰 이성이 아니라 협력이 가능한 동성과 파트너십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 p.256 내밀한 관계에 대한 자신의 욕망을 탐구하고 활용하여 자기 삶의 재생산을 통치하고자 하는 비혼 여성들에게, 내밀한 감정과 성적인 것의 실천을 당연하게 연결하는 섹슈얼리티에 관한 규범과 결혼 관계의 가치는 상대화된다. 파트너 관계에서 성적인 것보다 안정감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현아는 이성 간의 결혼 관계 바깥의 비혼의 삶을 살게 되면서 비로소 성적인 것을 “적절히 사용할 줄 알게” 됐다고 말한다. --- p.265 푸코가 주목했던 자기 배려의 실천과 비혼 여성들의 자기-통치의 실천은 자기를 대상으로 만들고, 따라서 자기 자신을 변형시키고자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리스인들이 영혼의 수양을 통해 자기 자신의 삶을 진실한 것으로 만들고자 했다면, 비혼 여성들은 자기 자신의 삶에서 주도권을 찾음으로써 자기 삶을 자신에게 진실한 방식으로 재생산하고자 한다. --- p.282 서로가 서로를 돌볼 책임을 지는 공통의 장에서 호혜적 관계가 위계 관계로 전환되지 않기 위해서는 개인 간의 차이가 돌봄 역량의 차이로 귀결되지 않도록 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p.290 한국 사회의 불평등의 문제가 가족을 관통하는 만큼, 재생산의 단위로서의 가족을 문제화하는 일이 젠더와 가족에 기대 삶을 돌볼 책임을 경감하려는 통치 권력에 맞서 새로운 사회적 상상력을 발휘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p.3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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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혼의 선택이 던지는 사회적 질문
저자는 한국 사회의 비혼 여성을 단순히 “결혼을 포기한 여성”이나 “개인주의적 선택을 한 여성”으로 보지 않는다. 비혼은 성차별적 가족제도와 불안정한 노동시장, 취약한 사회보장 속에서 자신의 삶을 스스로 재생산하려는 자기-통치의 실천이며, 동시에 가족에게 집중된 돌봄과 부양의 책임을 사회적으로 재분배하라는 시민권 요구라는 것이 저자의 핵심 주장이다. 이 책은 한국 사회를 가족 의존 사회로 규정한다. 국가는 주거·교육·돌봄·노후·실업 등 삶의 위험을 충분히 사회화하지 못한 채 가족에게 떠넘겨 왔고, 가족은 개인의 생존을 위한 주요 안전망으로 기능해 왔다. 그러나 가족은 모든 사람에게 평등한 자원이 아니다. 가족의 경제력과 사회관계, 정서적 지원 여부에 따라 개인의 교육·취업·주거·자립 가능성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특히 그 안에서 여성에게는 돌봄과 희생이 집중된다. 따라서 비혼 여성의 선택은 단순한 결혼 기피가 아니다. 그것은 “누구와 어떻게 삶을 꾸릴 것인가”, “삶의 재생산을 누가 책임질 것인가”, “돌봄과 친밀한 관계를 어떤 방식으로 조직할 것인가”를 둘러싼 사회적 질문이다. 비혼의 등장과 사회적 배경 한국에서 결혼은 오랫동안 개인에게 정상적인 성인 지위와 공동체 소속을 부여하는 통과의례였다. 결혼하지 않은 여성은 결핍되거나 실패한 존재로 간주됐고, ‘미혼’이라는 표현 역시 언젠가는 결혼해야 한다는 전제를 포함했다. 1990년대부터 등장한 ‘비혼’이라는 말은 이러한 규범에 맞서 결혼하지 않는 상태를 개인의 선택과 의지로 표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비혼은 2000년대 이후 여성주의 운동과 결합하면서 정치적 의미를 획득했다. 2007년 비혼여성축제, 비혼 선언, 비혼식 등은 결혼과 주부의 생애를 정상적인 삶의 기준으로 삼는 제도에 문제를 제기했다. 2015년 이후 ‘페미니즘 리부트’와 온라인 여성운동의 확산 속에서는 비혼·비연애·비섹스·비출산을 뜻하는 ‘4비’가 등장했다. 이 흐름에서 비혼은 남성 중심의 이성애 관계와 여성에게 집중되는 재생산 노동을 거부하는 실천으로 급진화됐다. 그러나 저자는 비혼을 대중 페미니즘의 구호 속에만 가두지 않는다. 최근의 비혼은 결혼이 더는 보편적인 삶의 통과의례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사회적 변화와도 관련된다. 고용 불안, 주거비 상승, 교육 경쟁, 성별 임금 격차, 경력 단절, 돌봄 부담이 결혼의 비용과 위험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뷰에 참여한 비혼 여성들의 자기-통치의 세 가지 영역 저자는 심층 인터뷰를 통해 비혼 여성들이 결혼하지 않는 이유를 분석한다. 연구에는 1980~1999년생을 중심으로 비혼을 정체화한 여성 41명이 참여했다. 직업, 가족 자원, 나이, 성적 지향은 다양했지만, 참여자들은 자신의 삶을 타인에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책임지고 싶다는 공통된 윤리를 보여준다. 이들에게 비혼은 ‘혼자 남는 삶’이 아니라 자립적이고 자율적인 삶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이다. 유급 노동에 참여하고, 자신의 주거와 생활비를 마련하며, 직업적 능력을 개발하는 것은 단순한 경제활동이 아니라 ‘개인으로 살아가기 위한 조건’으로 이해된다. 일부 참여자들은 연애나 결혼 관계에서 경제적으로 의존했던 경험을 돌아보며, 그 의존이 자신의 자율성을 약화시켰다고 평가한다. 저자는 비혼 여성들이 삶의 재생산을 책임지는 전략으로서의 자기-통치를 각각 신체·내밀 관계·세대 재생산의 통치라는 범주하에 구체적으로 분석한다. 첫째, 신체의 자기-통치다. 여성들은 성폭력과 스토킹의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자기 신체의 안전을 스스로 관리하고, 탈코르셋이나 방어적 행동을 선택한다. 임신과 출산에 대해서도 국가나 가족의 요구가 아니라 자신의 판단에 따라 결정할 권리를 주장한다. 임신중절, 피임, 출산의 건강상 위험에 관한 여성주의적 지식은 여성들이 모성을 운명이나 본질이 아닌 선택 가능한 문제로 바라보게 한다. 둘째, 내밀 관계의 자기-통치다. 연구참여자들은 결혼이나 연애가 반드시 안정과 돌봄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본다. 오히려 이성애 관계에서 여성에게 가사·감정·돌봄의 책임이 편중되고, 성폭력과 통제의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그래서 관계를 맺더라도 동거하지 않는 파트너십, 각자의 재정을 유지하는 관계, 친구와의 생활공동체 등 다양한 형태를 실험한다. 셋째, 세대 재생산의 자기-통치다. 출산과 양육은 더 이상 당연한 생애 과업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연구참여자들은 임신과 출산이 신체 건강과 경력에 미칠 영향, 양육 비용, 사교육 경쟁, 자녀의 미래에 대한 책임을 계산한다. 출산을 원하지 않는 것은 단순한 이기심이나 인구 위기에 대한 무관심이 아니라, 자신과 자녀의 삶을 감당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판단에 가깝다. 비혼은 곧 한국 사회의 재생산에 대한 정치사회적 의제 이 책의 핵심은 삶의 재생산을 가족의 희생과 여성의 돌봄에 맡기는 사회를 바꾸자는 데 있다. 개인이 결혼했는지, 자녀가 있는지, 가족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와 관계없이 누구나 주거·의료·돌봄·교육·소득·안전을 보장받아야 한다. 비혼 여성들의 실천은 “혼자서도 잘 살겠다”는 선언에만 머물지 않는다. 이들과의 인터뷰는 인간은 누구나 타인의 돌봄과 사회적 관계를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문제는 그 돌봄을 가족과 여성에게만 집중할 것인가, 아니면 모든 개인의 권리로 보장하고 사회적으로 분담할 것인가이다. 따라서 비혼은 결혼 여부를 둘러싼 개인적 선택을 넘어, 한국 사회가 삶을 어떻게 재생산할 것인지 묻는 정치적 의제가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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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혼을 둘러싼 질문은 대개 ‘왜 결혼하지 않는가’에 머문다. 『의존하지 않는 마음』은 그 익숙한 질문을 벗어나, 비혼 여성들의 목소리를 따라 이들이 자기 삶의 재생산을 어떻게 새롭게 조직해가는지 집요하게 추적한다. 이 책은 비혼을 한국의 ‘가족 의존적 통치’에 맞선 ‘자기-통치’의 실천으로 읽는다. 동시에 이 여성들이 붙든 비의존의 윤리는 신자유주의의 자기-책임 담론과 얽혀 있다. 저자는 이 양가성을 서둘러 봉합하지 않고 사유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신체와 돌봄, 사랑과 우정, 출산과 노후를 둘러싼 비혼 여성들의 말과 실천에서, 의존하지 않으려는 노력이 도리어 누구도 홀로 삶을 재생산할 수 없음을 드러내는 장면들을 포착한다. 가족에 기대지 않으면서도 서로 의존할 수 있는 삶은 어떻게 가능한가. 비혼을 통해 가족을 너머의 사회를 상상하게 만드는 섬세한 책이다.” - 조은주 (전북대학교 사회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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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비혼 여성들의 자기-통치 기술의 윤리를 탐색하지만, 동시에 자기-통치의 윤리가 지닌 불가능성을 지속적으로 발견하게 한다. 비혼 여성들은 가족 의존적 통치 속에서 더 나은 삶을 재생산하기 위해 비의존의 윤리를 모색하지만, 가족 부양의 책임, 불안정한 노동시장, 관계에서의 불안과 폭력 등을 통해 자기-통치의 불가능성에 놓인다. 바로 그 지점에서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비혼 여성의 삶의 위치를 넘어, 이 사회를 구성하는 불평등한 조건이 무엇인지를 바라보도록 관점을 확장하게 된다.” - 김순남 (『가족을 구성할 권리』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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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혼의 주체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대안적인 실천을 펼쳐나감으로써 기존의 질서를 초과하는 존재들이기도 하다. 의존하지 않기 위해 가족을 거부하지만 그러한 비혼의 삶을 유지하기 위해 의존이 요구된다. 이 비혼 주체들의 질문은 결코 이들 개인만의 것은 아니다. ‘불가능한’ 의존을 ‘가능한’ 의존으로 만들 수 있는 길은 무엇인가? 이 책은 여성 주체성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이 질문을 심화하고 확장한다. 이는 이 책의 중요한 기여이다.” - 최선영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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