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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네 마음은 눈을 감고도 볼 수 있단다
이상재
상상공방 2006.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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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프롤로그/ 이 책을 펼쳐보시는 분들께

육아일기, 하나
"우리 아이는 괜찮을까요?"
정말 태교는 이렇게 하면 되는 걸까?
"좀 적당히 골고루 넣어요."
하나만이라도 좀 좋은 걸로
"아기 건강해요?"
제발 더 이상의 아픔은 없기를
정윤이를 재우고 나서

흐린 하늘에서 좋은 아침을 맞을 때까지

그림이 하나씩 지워진 골목에서 술래로 남아
클라리넷을 들고 다시 세상 속으로
닫힌 마음, 비뚤어진 첫사랑의 비애
질풍노도의 시기, 술에 관한 보고서
고3 시절의 방황과 중앙대 음악대 시절
미국 피바디음악대학 최초 시각장애인 유학생
피바디 140년 역사 이래 최초 시각장애인 음악박사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불륜(?)
마술 지팡이가 된 베아트리체

육아일기, 둘
이유식 잘 알고 해야죠
"아빠, 내 몸 속에 아가 씨가 있대요."
"아빠, 아스끄 먹어요?"
지윤이의 말, 말, 말
다시 볼티모어에서
지윤이에게!
첫 휴가

행복의 조건은 같습니다

거북이와 토끼 이야기로 끝나는 하루
당신의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이름을 불러본다
독서는 불안한 영혼을 구원하고
판타스틱 모멘트를 좇는 음악인생
아직은 미완성이지만…
아직 끝나지 않은 연주, '희망으로' 콘서트
편견이야말로 가장 불행한 장애
마흔 즈음에

육아일기, 셋
정윤이에게!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정윤이가 걸어요
지윤이와 정윤이
봄 소풍
미아방지용 팔찌
사랑하는 가족이 있으니까
첫눈

에필로그/ 내가 만약 눈을 뜬다면

저자 소개

저자 : 이상재
* 클라리넷 연주자 *중앙대학교 음대 관현악과 수석졸업
* 미국피바디음악대학 Peabody Conservatory of Music of Johns Hopkins University 음악석사및 박사학위취득.
* 1997년 Peabody Lynn Taylor Hebden Prize Performance 수상
* 제5회 부산음악콩쿠르 입상
* 예술의전당,세종문화회관,호암아트홀,..등에서 20여회 독주회및 연주회
* 코리안심포니 오케스트라 제132회정기연주회 협연을 비롯 하여 서울바로크,우크라이나 심포니,등 협연
* 1998년부터 장애인과 청소년을 위한 “사랑 그리고 희망의 콘서트”협연
* 2003년 브람스탄생 170주년기념음반“Brahms Sonatas,Schumann Romances"발매(EMI Music Korea)
* 2006년 클래식소품과 가요및 창작곡“Paints Time"크로스음반 발매(서울음반)
* 백석대학교 음악학부 겸임교수

품목정보

발행일
2006년 04월 14일
쪽수, 무게, 크기
205쪽 | 496g | 162*230*20mm
ISBN13
9788983004734

출판사 리뷰

육아일기 쓴 시각장애인 클라리넷 연주자 이상재 교수
“그래, 네 마음은 눈 감고도 볼 수 있단다”


"아이들, 자존심 지키며 건강하게 키우고 싶어서..."
음성인식 컴퓨터로 덤덤하게 써내려가...
이상재교수는 경남 진해 출신이다. 일곱 살 때 교통사고로 갑작스럽게 녹내장이 찾아왔다. 그의 부모는 아들의 시력을 살려내기 위해 아홉 번이나 수술을 시도하였지만 무위로 끝나고 말았다. 3년이란 시간 속에서 서서히 암흑으로 빠져들며 소년은 서서히 시력을 잃어버리고 만다....

소년은 부산맹학교를 다니다 4학년 때 서울맹학교로 옮긴다. 처음에는 바이올린을 배웠지만 바이올린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해군사관학교 출신 베트남전 참전용사인 아버지는 전장에서 돌아오면서 클래식 음반을 많이 사왔고, 이런 영향으로 소년은 어릴 적부터 자연히 클래식에 친숙하게 되었다. 그는 차이코프스키의 ‘비창 교향곡’ 1악장에 나오는 클라리넷 독주에 푹 빠진다. 색소폰을 권하는 선생님에게 그는 “클라리넷을 배우면 안되겠냐?”고 물었다. 클라리넷과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됐다.

악보를 볼 수 없는 시각장애인이 어떻게 연주를 할 수 있을까?
보통 사람이 흔히 생각하는 의문이다. 이상재씨는 수없는 연습으로 점자 악보책을 읽는 법을 익혔다. 그리곤 연주할 곡의 악보를 통째로 외웠다.

클라리네티스트 이상재는 1986년 중앙대 음대 관현악과에 입학해 1990년 수석으로 졸업한다. 이씨는 대학 졸업과 함께 미국 피바디 음대에 유학, 클라리넷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는다. 이씨는 맹학교 시절부터 집을 떠나 피바디 음대 유학생활까지 합해 기숙사 생활만 21년6개월을 했다.
이씨는 “단체로 주는 밥을 21년 반이나 먹었으니 정말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죠”라고 웃으며 지금도 그때 일을 회상한다.

1997년 귀국한 뒤 이씨는 중앙대, 총신대에서 시간강사를 했다. 2004년 2월부터는 국립 천안대 겸임교수, 나사렛대 음악학부 객원교수로 있다. 이씨는 2003년 세종문화회관서 독주회를 열었고 같은 해 음반 ‘브람스: 클라리넷 소나타 & 슈만, 세 개의 로망스’를, 2004년에는 음반 ‘E 플랫 소나타’를 발매했다. ‘브람스: 클라리넷 소나타 & 슈만, 세 개의 로망스’ 음반에서 이씨의 연주는 마음의 평정을 가져다주는 놀라운 힘을 발휘한다는 평을 듣고 있다.

클라리넷 연주가 이씨의 인생에서 가장 큰 전기는 부인 장인영씨를 만난 일이다. 장씨는 대학에서 문헌정보학을 전공한 뒤 상일동 한국시각장애인복지관 대출실의 사서로 일하고 있었다. 장씨는 우연히 직장동료들과 함께 ‘피바디음대 박사과정에 다니는 시각장애인 이상재 클라리넷 독주회’를 가게 되었다.


“눈 뜨게 되면 두 딸 얼굴 보고 싶어”
1995년 6월, 두 사람은 운명적 만남을 갖게 된다. 음악회가 끝난 얼마 뒤 이씨는 텔레비전 촬영팀과 함께 상일동 한국시각장애인복지관을 찾았다. 이씨는 사서 장씨의 안내로 문학상작품집을 빌려갔다. 다음날 이씨가 장씨에게 전화를 걸어 “어제 손수건을 잃어버렸는데 책상 위에 있지 않냐?”고 묻는다. 이것이 인연이 되어 이씨는 장씨에게 음악회에 함께 가자고 권한다. 장씨는 그때의 심경을 이렇게 고백한다.

“그때까지 살면서 시각장애인하고 어디를 가본 적도 없고 또 별로 맘에 내키지도 않았어요. 그런데 직장동료에게 물었더니 ‘그냥 부담 없이 한번 갔다 오라’고 권했어요. 6월 30일 토요일로 기억합니다. 지하철역에서 만나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코리안 심포니 정기연주회를 봤습니다. 얘기도 잘하고 인상도 좋고 했지만 계속 만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얼마 뒤 장씨는 생일을 앞두고 향수 선물을 받는다. 카드에는 ‘무더운 여름 비좁은 사무실에서 일하면서 기분이 상쾌해지는 향수를 보내고 싶었다’고 써 있었다. 이렇게 되어 두 사람의 만남은 계속되었다. 다시 미국으로 돌아간 이씨는 2년 뒤 한국 최초의 시각장애인 음악박사가 되어 귀국했다. 이씨는 1999년 10월 장씨에게 청혼한다. 장씨는 시각장애인 사위를 맞을 수 없다는 부모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씨와 결혼한다.

이씨는 아이를 얻기 전에는 “눈을 뜨게 된다면 남들이 아름답다고 말하는 아내 장인영의 얼굴을 가장 보고 싶다”고 말했었다. 그러나 사랑스런 두 딸을 얻은 뒤에는 “두 딸의 얼굴이 가장 먼저 보고 싶어졌다”고 겸연쩍게 말한다. 이씨는 육아일기를 쓰게 된 동기를 이렇게 털어놓았다.

“스스로는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아내기 위해 아무리 애쓴다 해도 주위의 시선이 그렇질 않고, 정성과 마음과 영혼을 다 바쳐 아끼고 사랑한다 해도 아빠가 장애인이라는 큰 상실감은 결코 치유될 수 없을 거라는 아픈 인식. 하지만 나는 이 아이들을 손가락질이나 비웃음, 철저한 무관심이나 살을 저미는 냉대에도 굴하지 않고 자존심을 지키며 건강하고 건전하게, 그 누구보다도 당당하게 자신의 생을 가꿀 수 있는 아름다운 인간으로 키우고 싶습니다.

추천평

그대도 만물의 영장이신가요...


어떤 이유로든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버리지 못하는 사람들은 장애인보다 몇 배나 심각한 장애인이다.

나의 오랜 지인 중에 길인배 라는 인물이 있다. 그는 시각 장애인이다. 나는 그와 절친하다는 사실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그는 대한민국 최초의 맹인 법학박사로 온화한 성품에 탁월한 학문적 깊이, 그리고 왕성한 활동력을 겸비한 인물이다.

그는 친구들과 거리를 걷다가 극장을 만나면 ‘우리 영화나 한편 때리고 갈까’ 라는 농담을 서슴지 않는다. 지인들은 그를 만나면 전혀 장애의 벽을 느끼지 못한다. 그는 시각 장애인이지만 실지로 그림을 감상하거나 수석(壽石)을 채집하는 취미도 가지고 있다. 지금은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어느날 그가 이상재박사를 내게 소개해 주었다. 이상재박사는 미국의 피바디 대학에서 음악을 전공했고, 140년의 피바디 역사 속에서 최초의 맹인 음악박사 학위를 수여한 인물이며, 영혼을 깨우는 크라리넷 연주자로도 널리 명성을 떨치고 있다. 이상재박사 역시 길인배 박사와 마찬가지로 대학 강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나는 그들을 존경한다. 하지만 그들에 대한 나의 존경은 그들의 성공이나 명성에 연유하지는 않는다. 물론 정상인이라고 자처하는 사람들도 자기 인생 하나 치닥거리하기조차 벅찬 세상에서 장애인으로 그런 성공을 거두려면 정상인보다 몇 배나 피눈물 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어찌 존경하지 않을 수 있으랴. 그러나 인간의 최종목표는 성공이 아니라 사랑이다. 나는 이상재박사가 간직하고 있는 사랑과 희생에 깊은 존경을 표한다.

인간이 만물의 영장인 이유는 다른 동물에 비해 지능이 월등하거나 도구를 만들어 쓸 수 있기 때문이 아니다. 인간이 만물의 영장인 이유는 만물을 사랑할 수 있는 가슴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경제적 궁핍을 이유로 이혼한 부모들이 어린 자녀들을 보육원이나 고아원에 팽개치기도 하고 심지어는 보험금을 타먹기 위해 자식이 부모를 살해하는 만행까지 서슴지 않는다.

나는 이상재박사의 원고를 읽으면서 대한민국의 현실에 대해 수시로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그 당시 피바디에는 전체 700여명의 학생 중 시각장애인은 나밖에 없었다. 그런 나를 위해 학교는 엘리베이터는 물론 각종 시설에 점자표지를 붙여주었고, 공고를 통해 공부를 도와줄 도우미를 구해 주었다. 공부 도우미는 수업시간에 한 판서를 불러주거나 악보를 대필해주는 등 내게는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사람이었다. 심지어 수강하는 과목의 교수님들은 모두 첫 수업이 끝난 뒤 나를 불러 어떻게 도와주어야 하는지를 묻는 등 최대한의 배려를 아끼지 않으셨다’

특히 이 부분에서 나는 안내견의 식당출입이나 버스승차조차 꺼리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생각하면서 수치심에 치를 떨었다. 그러나 나는 그의 크라리넷이 있는 한 끝끝내 세상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겠다. 그가 지고지순한 사랑으로 키운 자녀들과 제자들이 있는 한 인류에 대한 희망도 버리지 않겠다. 어떤 이유로든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버리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도 축복을 빌어 주겠다. 신이시여. 부디 그들에게도 눈을 뜨는 날이 오게 하소서.
- 이외수(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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