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공동수련: 辱 욕보다]전을 기획하며
- 임영주 / 작가, [공동수련: 辱 욕보다]전 기획자 수련 일지 참여 작가 Ⅰ 김윤경 참여 작가 Ⅱ 김희정 참여 작가 Ⅲ 박성경 참여 작가 Ⅳ 양세륜 참여 작가 Ⅴ 양은영 타인의 세계에서 나를 생각하다 - 안소연 / 미술평론가 기분, 마음 활동의 펼침과 접힘 - 윤동희 / 북노마드 대표 |
윤동희의 다른 상품
|
이렇듯 자신을 수치스럽게 여기는 사람들은 괴로울 수밖에 없고, 나아가 자신의 존재 자체에 대해서도 수치와 좌절을 느끼게 됩니다. 저는 그들이 자신에게 좀더 관대해졌으면 해요. 자신을 자책하는 대신 스스로를 보듬어줘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작업을 했습니다. 작업은 만화로 된 책, 짧은 영상, 포스터 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어느 몽상가의 방을 들여다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으면 해요.
---「김윤경 ‘마주하다_ 보듬다」중에서 다행히 최근 들어 〈포켓몬스터〉 시리즈를 보며 점점 좋아지고 있어요. 그렇다고 제가 일종의 ‘오타쿠’적 성향으로 〈포켓몬스터〉를 보는 건 아니에요. 어렸을 때 이 시리즈를 봤을 때는 ‘저렇게 귀여운 동물을 가지고 인간은 왜 싸움을 붙이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재미있지 않았거든요.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포켓몬스터〉를 다시 보다가 그 속에서 도전과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음을 알았어요. 연약하고 귀엽게 보이는 캐릭터들이 실은 자신의 특징과 성향을 고려해서 자신만의 능력을 연마하고, 대결 상대와 진지하고 정정당당하게 싸우는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았어요. 비록 가상의 공간이지만 내 삶과 닮은 점을 발견하면서 앞으로 남은 인생을 용기 있게 도전해야겠다고 다짐도 했어요. ---「김희정 ‘일상의 고요 속 혼란」중에서 이 공간에서 전시를 하건 안 하건, 저는 관리를 해야 하는 사람이었고, 그중에서도 바닥을 쓰는 행위가 가장 기본이었어요. 밖에서 흘러들어오는 공기들은 지하 전시 공간에서는 나가지 못하고 쌓여만 가요. 벌레, 나뭇잎, 흙, 머리카락, 과자, 못, 석고 가루, 담배꽁초, 비닐……. 내부에서 생성되는 물질도 있겠지만, 대부분 외부에서 돌아다니다가 어느 순간 안으로 들어와 놓여요.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 한 몸으로 뭉글뭉글하게 뭉쳐지고 점점 몸뚱이가 불어나 밖으로 다시 나가지 못하게 되죠. 그러한 먼지들은 여러 이야기가 겹쳐지고 뒤섞여 가장 구석진 곳에 남겨져 덩그러니 놓여 있어요. 지하 전시 공간에 앉아서 그러한 먼지들을 바라보고 대하면서 문득 ‘나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 역시 점점 몸이 무거워져서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건 아닐까라는 두려움도 들었고요. 한편으로 저는 살아가기 위해 그 먼지들을 쓸어내야 했어요. 이번 작업은 그러한 순간의 기록을 담는 과정이었습니다. ---「박성경 ‘가느다란 공기」중에서 2014년에는 사람들에게 불신을 불러일으키는 크고 작은 사건들이 많았습니다. 뉴스를 보아도, 사람들과 대화를 나눠도, 믿음과 신뢰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가 2014년을 기점으로 확연히 달라진 것을 느낍니다. 이런 변화를 조금씩 느끼고 있을 때 눈앞에서 나와 비슷한 또래의 여성이 살해되는 사건을 목격하고 말았습니다. 그후, 한 달도 되지 않아 꽃 같은 아이들을 떠나보내야 했습니다. 사회와 사람, 생명, 안전…… 그동안 내가 갖고 있던 강한 신뢰는 철저하게 무너졌습니다. 나의 작업은 이 살인 사건에서부터 시작합니다. 피하려고만 했던 욕된 경험을 마치 미해결된 범죄 사건을 처음부터 나열해보듯이 구체적이고 담담하게 재구성합니다. 신뢰 상실의 근원이 된 사건을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생긴 드로잉과 글들을 토대로 거의 강박적으로 신뢰를 찾는 것으로 작업은 흘러갑니다. 공동수련을 하는 3개월 동안 이 신뢰 찾기는 계속되었고, 내 작업은 그 과정들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양세륜 파일명: NO.20140322」중에서 엄마의 일터를 따라갔다. 출근 전용 50만 원짜리 프라이드를 운전해 수원 이마트까지 대략 1시간이 걸렸다. 시식대에 오이냉국을 만들고 종이컵에 담아 사람들이 지나갈 때마다 반복적으로 크게 멘트를 외쳤다. 시큼한 오이냉국은 별로 인기가 없었다. 마트 안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고객님’ ‘고객님’ 다른 쪽에서도 행사 멘트가 계속 들려오고, 한 사람이라도 시선을 끌기 위한 직원들과 물건을 가득 실어 나르는 카트, 사람들이 뒤엉켜 마치 전쟁터 같았다. 엄마의 직업은 사람들의 외면에 익숙해지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상을 찍으며 엄마의 몸이 변했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돈을 버는 일은 어렵다. ---「양은영 ‘희열과 수치의 교차」중에서 |
|
타인의 세계에서 나를 생각하다
수련 일지 보고전 [공동수련: 辱 욕보다] 2015. 8. 14~ 8. 29 a. space [공동수련: 辱 욕보다]는 북노마드 미술학교 a. school(에이스쿨)에서 주최한 작가 워크숍 프로그램의 결과 보고 전시다. 작가 임영주의 진행으로 총 3개월간 5명(김윤경, 김희정, 박성경, 양세륜, 양은영)의 젊은 작가들이 워크숍에 참여했다. 이때 임영주는 ‘공동수련’이라는 주제를 제안했다. 여섯 명의 작가들이 모여서 함께 수련(修鍊)을 하자는 것이다. 그들은 자신을 단련시키기 위한 소기의 목적을 갖고 수행에 임했다. 그 목적이란, 타인들 속에 살아가는 한 개인으로서 자신의 ‘기분(氣分)’에 대한 탐구였다. 공동수련을 기획하고 이끈 임영주는 기분과 관련하여 조금 더 구체적인 화두를 생각하던 차에, ‘욕보다’라고 하는 일종의 중의어로 수련의 큰 주제를 조율했다. 일상에서 ‘욕보다’라는 단어는 ‘부끄러운 일을 당하다’라는 뜻과 ‘몹시 고생스러운 일을 겪다’라는 사전적 의미로 사용된다. 임영주는 3개월간의 공동수련을 통해 “몹시 수고로움과 수치스러움을 동시에 뜻하는 ‘욕보다/욕되다’라는 기분”에 대해 집중해보려 했다. 이는 조금 거창하게는 한 개인의 실존에 스스로 다가가려는 노력이며, 타인들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쉽게 숨기고 회피해버리는 동시대인에 대한 반성적 사유다. 나는 공동수련 막바지 단계에 이르러 그들의 모임에 한 차례 초대됐다. 낯선 이들 속에 앉아 그들의 공동수련에 대한 소회를 듣는 것이 그리 편하고 자연스러운 일은 아니지만, 그들은 최대한 자신을 의식하며 겪었던 감정의 구조에 대해 차분하게 들려줬다. 그들이 돌아가며 이야기를 꺼내는 동안, 나는 막연하게나마 타인들과 섞여 있는 세계 속에서 자신의 실존적 감정에 집중하는 이들 행위의 실체가 무엇인지 생각해봤다. 그것은 ‘불안’이었다. 수고로움과 수치스러움으로 요약된 한 개인의 기분은, 결국 사르트르(Jean-Paul Sartre)가 말했던 것처럼 타인들로 가득한 이 세계를 넘어서서 한 인간이 자신을 전적으로 의식할 때 필연적으로 갖게 되는 감정이라 할 수 있다. 역설적이게도 대상이 없는 감정으로서의 이 불안은 가장 실존적인 증거인데, 공동수련중인 여섯 명의 작가들이 모두 모인 장소에서 내가 그것을 느꼈다는 것은 어쩌면 모순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이들은 어디까지나 ‘공동의’ 수련을 지향했으며, 타인들과의 관계 속에서 느꼈을 지극히 현실적인 개인의 기분에 몰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은 지극히 개인적인 차원에서 스스로를 살폈다. 그것은 타인들 속에서 자신(의 기분)을 숨기고 본연의 심적 불안에 대해 끝까지 회피하려 했던 일련의 무책임한 태도를 거스르는 행위이기도 하다. 이번 공동수련을 이끈 임영주는 지금의 현실이야말로 ‘개인’에 대해 스스로 생각할 때임을 자각했다. 마치 엄청난 전쟁으로 개인의 실존이 위협받던 시대에 현실의 폐허 속에서 실존주의가 우회적인 힘을 발휘했듯이 말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사르트르가 느꼈던 것처럼 실존주의는 단순한 명상 혹은 사치스러운 부르주아 철학이라는 오해로 대중의 뭇매를 맞기도 했고, 극단적으로는 “인간의 수치스러운 면을 강조하고, 도처에서 인간의 비열한 면, 수상쩍은 면, 메스꺼운 면을 보여주면서도, 반대로 몇몇 유쾌한 아름다운 면, 즉 인간 본성의 밝은 면은 등한시한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그러한 오해에도 불구하고 사르트르는, 세계 속에 내던져진 인간이 홀로 남겨진 자신의 존재론적 의미와 대면하는 일에 집중했다. 이는 타인들과 살아갈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는 지옥 속에서도, 그 절망을 뛰어넘어 인간 스스로 자신을 되찾는 과정을 함의한다. 어쩌면 의식하지 않았더라도, 임영주의 제안은 한 인간 개인의 행동을 지배하는 환경 안에서 ‘사유하는 주체’의 존엄성을 회복하려는 일말의 작은 노력이었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공동수련에 참여한 다섯 명의 젊은 작가들은 저마다 스스로를 들춰내는 데 크게 주저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사유의 흔적은 고스란히 작업으로 기록됐다. 먼저, 김윤경은 공동수련을 하는 동안 자신에게 더욱 집중하면서 문득 러시아 소설가 도스토옙스키(Fyodor Mikhailovich Dostoevskii)의 글에 묘사된 ‘몽상가’의 모습을 떠올렸다. 작가의 설명에 따르면, 그가 인용한 도스토옙스키의 『빼쩨르부르그 연대기』에서 몽상가란 “이따금 초점을 잃은 눈빛에 창백하고 피로가 누적된 표정의 주의가 산만한 사람, 항상 마치 무언가 끔찍하게 고통스럽고 뭔가 머리가 깨질 것 같은 일에 빠져 있으며, 이따금은 고통 속에 찌든 데다가 마치 힘든 노동으로 피로에 지쳐 있는 듯하지만, 실제로는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그런 사람”으로 묘사됐다. 현실에서 부유하듯 살아가는 몽상가의 태도는 그 어떤 변명의 여지없이 비난받기 십상이고, 그러한 비난이 몽상가인 한 개인에게는 어찌할 수 없는 수치와 피로감을 떠안겨준다. 전시장 한쪽 벽면에 늘어놓은 물건들은 대수롭지 않아 보이지만, 무언가 텅 빈 듯한 행간들 속에서 관객은 한 몽상가의 지루하고 창백한 사유를 잠시 엿볼 수도 있다. 그의 영상 작업에 등장하는 머리 감는 몽상가처럼, 현실에서 벗어나 자신의 실존에 다가가는 작가의 행위는 자칫 쓸모없는 노동처럼 보일 수도 있다. 이에 김윤경은 그러한 몽상이 사실 자신의 존재에 대해 사유할 수 있는 하나의 방식이라는 점에 주목하면서 그것을 변호한다. 김희정은 타인들로 둘러싸인 사회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점검했다. 밑도 끝도 없는 경쟁에 내몰린 자신의 처지를 자꾸 돌아보면서, 그는 스스로도 설명하기 힘든 삶의 모순에 직면했다. 때문에 그는 수련 기간 내내 불안한 존재감, 설명할 길 없는 자신의 정체성, 자유에 대한 기만, 세계와의 단절감 등으로 한없이 무력해진 자신의 모습을 관찰하는 데 집중했다. 그가 전시장 한쪽 벽에 낙서처럼 끼적거린 흔적들과 바닥에 쌓인 지우개 가루들이 그가 고민했던 만큼의 무게를 보여준다. 그런가 하면, 그는 작업실에서 하찮은 벌레들을 잡으려 열을 올리던 자신의 모습을 불현듯 자각하면서 일종의 인간으로서의 커다란 수치감을 느꼈다. 그는 미물에 대한 불평등한 폭력적 태도, 자유와 희망에 대한 살인적 기만으로 자신의 행위를 극단까지 몰고 가 거기서 자신의 실체와 대면하고자 했다. 그래서 그는 마치 그 순간을 기념이라도 해두려는 듯, 그가 죽인 벌레들을 미처 내다버리지 못한 채 일일이 스캔해서 진열했다. 설령 그러한 작가의 수고가 아무것도 구제할 수 없다 할지라도, 그의 행위는 그가 자신을 사유하는 절차이자 하나의 방식인 것이다. 한편 박성경은 그가 일상의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물리적 공간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살폈다. 요즘 그는 한 전시 공간의 스태프로 일하면서 작업을 하고 있다. 공간을 관리하는 그는 매일 습관처럼 바닥의 먼지를 쓸어냄으로써 공간에 대한 일체의 변화와 개입을 차단한다. 외부로부터 쓸려 들어온 이물질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쌓이고 엉키고 커져 어느 순간 예상치 않았던 어떤 실체를 만들어내기라도 할까봐 그런지, 그는 원천적으로 그러한 변화에 대한 상상조차 허용하지 않았다. 외부에서 들어온 그것들이 서로 뒤엉켜 몸집이 커지기라도 하면 그 공간을 빠져나갈 수 없어 뜻하지 않은 틀에 갇힐 게 분명하다. 그는 “지하(전시장)에 앉아서 그러한 먼지들을 대하는 순간 문득 나 같다는 생각이 들기고 했다”고 말한다. 몸이 무거워져서 자신을 둘러싼 환경에 안주할 수밖에 없는 위기를 그는 늘 경계한다. 이는 2011년 일본에 거주하면서 실제로 겪었던 동일본 대지진과 2014년 세월호 사고에 대한 일종의 심리적 후유증 같은 것이다.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것들에 대한 죄책감과 불안이 그를 늘 짓눌렀다. 그래서 그는 외부에서 온 먼지들이 전시 공간에서 몸집을 더 키우기 전에 쓸어 담았다. 그리고 그것을 언제든 그 공간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날 수 있는 부피로 한 줌 한 줌 덜어낸 모양이다. 양세륜은 조금 더 구체적인 자신의 경험을 기억해냈다. 1년 전, 그는 어느 끔찍한 살인 사건의 목격자였는데 당시에 믿을 수 없는 현실에서 벗어나려는 그의 노력은 그 사건을 의식의 저편에 밀어넣는 것이었다. 불의한 사건에 대해 침묵하면서 그는 의도적으로 기억을 지우려 애썼다. 그런데 완전히 잊었다고 생각한 기억이 공동수련을 하던 중 불현듯 되살아났다. 사회에 대한 불신, 자신의 태도에 대한 불만, 인간의 존엄함이 사라진 현실에 대한 냉소가 사라졌던 기억들과 함께 복구된 것이다. 그는 일체의 흔적이 사라진 사건 현장에 다시 찾아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공간에서 그때의 사건을 다시 추적해나갔다. 이때 그가 주목하는 일은 그 사건에 대한 재수사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윤리적 판단에 나서는 것도 아니다. 그는 오히려 그때의 사건 속에 있었던 자신의 존재를 역추적해나가는 것이다. 시간을 거슬러서, 당시의 보도기사를 수집하고 사건 기록 등을 나름대로 재구성하면서 사건에 대한 임의의 몽타주를 새롭게 만들어가는 그의 작업은 그 사건과 마주했던 자신을 다시 찾는 일이다. 끝으로, 양은영은 수련 기간 동안 현실에서 매우 위태롭게 살아가는 작가로서의 자기 정체성을 탐구했다. 예컨대, 어느 날 택시로 작품을 운송하면서 택시기사로부터 듣게 된 ‘배고픈 작가’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작가가 자신의 어머니로부터 잔소리처럼 듣던 ‘돈벌이’에 대한 부담이 그에게 작업의 출발점이 됐다. 그의 창작 활동은 늘 현실의 경제 활동과 비교되기 일쑤였고, 그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가난보다 더한 수치를 경험할 수 있었다. 현실에서 어느 누구에게조차 제대로 인정받지 못해온 작가의 삶은, 그의 말마따나 “작가라는 직업에 대한 불안함을 느끼고 현실과 타협점을 찾으려는 마음”의 지배를 받아왔다. 그의 작업은 그러한 모순과 갈등의 지점을 계속해서 교차하고 있다. 그를 향한 택시기사와 어머니의 현실적 우려가 있는 반면, 그것을 아랑곳하지 않으려는 듯 과자 한 봉지를 단숨에 먹어치우는 작가의 모습이 그의 영상 작업 속에 나란히 담겼다. 거기에는, 누가 누구에게 수치감을 주고 누가 누구에게 수고를 끼치는지조차 모호한 관계가 계속해서 교차하고 있다. 이렇듯 [공동수련: 辱 욕보다]전에 참여한 다섯 명의 작가들은 하나의 공통된 주제를 통해 각자 개인의 존재에 대해 사유했다. 이번 전시에서 각자의 실존적 자기 고찰은 적어도 현실에서의 부당함과 고립감, 죄책감, 수치감 등 일련의 개인적 불안을 발생시키는 ‘기분’에 몰입함으로써 가능해진다. 다시 말해서, 한 개인과 개인, 개인과 사회의 관계 속에 노출된 부조리와 갈등은 어떻게 보면 그 위계적 상황에서 떨어져 나와 본연의 실존적 감정에 자유롭게 이를 수 있는 철학적 사유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여섯 명의 작가들은 수련 기간 동안, 타인들로 둘러싸인 세계 안에서 한 개인의 실존을 탐구하는 수고를 기꺼이 감내해야 했다. _안소연 / 미술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