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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제1부 나는 왜 그렇게 세상이 무서웠을까 01 세상이 무서웠던 아이 세상은 왜 그런 것일까 내 마음속에 만든 세상 02 세상에서 내 자리를 찾지 못하다 동축사 노스님과 출가 약속 시집살이 속에 무너진 몸과 마음 제2부 죽으러 갔다가 수행자가 되다 03 수도원에 가다 언니에게 등 떠밀려 수도원으로 희망이 보이다 처음으로 주문을 외우다 강령과 대강령 04 처음 만난 한울님 행복의 나라로 같이 가자 용서보다 더 깊은 곳으로 가리산수도원에서 15일을 보내다 05 집으로 돌아와 수행에 몰두하다 집중 수련 속에 더디게 나아가다 화장지에도 한울님이 계신가 제사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할머니 산소에서 한울님의 조끼를 입은 딸 제3부 체험에서 공부로: 스승님과 경전 06 내가 겪은 것은 무엇이었을까? 획을 다시 긋다 바위가 던진 질문 몸이 움직이지 않았던 순간 사람의 모습이 다르게 보이다 07 스승님들을 만나다 의암 손병희 선생님을 뵙다 여러 가지 의문을 품다 해월신사님을 뵙다 대신사님을 따라 배우다 김승복 선생님의 마지막 설교 08 경전을 읽기 시작하다 『동경대전』을 읽고 외우다 경전과 법설 해월신사님 경전을 읽으며 종학대학원에서 다시 공부하다 제4부 수행은 삶을 어떻게 바꾸었나: 수련에서 생활수도로 09 말할 수 없었던 십 년 십 년 동안 말을 삼가다 함구령이 풀리다 10 멈추고 기다리는 공부 살아남기 위해 수도에 매진 교당에 가지 말라는 말씀 11 몸을 다시 배우다 몸의 소리를 듣다 머리에 책 이고 걷기 12 관계 속에서 마음을 닦다 폐가에서 보낸 6년 원망이 사라지다 세 가지 숙제 이별을 알려준 노래 13 세상 속에서 수행하다 세상 사람 앞에서 말하기 시작하다 서울대학교 대학원 특강 라디오 방송에서 ‘마음 성형’을 말하다 14 의암성사님 묘소를 지키다 폭우와 묘역 붕괴 밤새 묘소를 지키다 봉황각을 3·1운동의 역사 공간으로 봉황각 보수공사를 지켜보며 제5부 한울님을 모시고 산다는 것 15 인내천과 시천주를 다시 이해하다 지기 모양이 보이다 사람은 한울님의 뜻이 드러나는 통로 인내천, ‘사람이 곧 한울님’인가 내가 이해한 시천주의 다섯 단계 16 주문과 강령, 수련의 의미 나는 왜 주문을 외우는가 성경신(誠敬信) 강령(降靈)을 어떻게 이해했는가 보편적인 강령과 강화지교(降話之敎)의 뜻 수련 시 특별한 강화지교 검결을 받아 적다 내가 이해한 강령주문과 본주문(侍天主 造化定 永世不忘 萬事知) 17 공경을 삶으로 옮기다 주어진 일을 잘하는 것이 한울님을 섬기는 일 선한 생각은 실천을 기다린다 필요한 것을 보았다면 내가 한다 수도원을 다시 단장하다 우리가 모시는 것은 무엇인가 18 종교는 달라도 길은 통하는가 나를 놓아주는 방생 70여 종교단체를 찾아가다 미륵세상이란 무엇인가 불상을 새롭게 바라보다 19 나는 아직도 수행 중이다 내가 수행을 놓지 않은 이유 에필로그 부록1. 한태원 수도원장님의 수련 확인서 부록2. 고향숙 약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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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을 수습해 보니 기분이 날아갈 듯 좋아졌고, 숱한 갈등이 다 날아가 버린 듯 평온해졌다. ‘이렇게 행복할 수도 있구나. 그런데 어릴 때부터 왜 그다지도 무섭고 힘들었을까?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되어 죽음 앞에 서게 되었나?’ 그 이유를 알고 싶었다.
--- p.29 내가 조상의 은혜를 생각하며 먹는 것이 조상님께 대접하는 것이고, 스승님들의 은덕을 생각하며 먹는 것이 스승님께 대접하는 것이며, 한울님을 공경하는 마음으로 먹는 것이 한울님께 대접하는 것이라고 이해했다. 아무 생각 없이 먹는 것은 내가 먹는 것이다. 삼시 음식을 대하면 한울님, 스승님의 은덕과 조상님의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먹는 것이 내가 새롭게 이해하게 된 제사의 의미였다. 훗날 해월신사님의 ‘삼시 음식을 부모님 제사와 같이 받들라.’는 교훈을 쉽게 이해하게 되었다. --- p.41 나는 친정 할머니와 세 분 부모님(시부모님과 친정어머니)의 마지막을 곁에서 모셨다. 마지막까지 함께한 사람만이 알 수 있는 마음이 있다. 그 경험은 말로 다 설명하기 어렵다. 이 세상과의 작별을 앞두고 정신이 점점 약해져 가는 상황 앞에서 공경과 정성스러운 보살핌이 절실한 것을 알았다. 생의 마지막을 가장 편한 가족과 지난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의 진심을 전하며 작별하는 것이, 떠나는 분이나 남은 가족에게도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깊이 깨달았다. --- p.99 종교학에서도 영적인 체험으로는 알 수 있어도 증명해 보이기 쉽지 않은 현상이 많다. 비유하면 사람의 몸(입자, 물질성)과 움직임(파동, 운동성)만을 사람이라고 하지 않는다. 정신·심리·의식(지혜, 신령성) 등의 작용이 내 몸을 움직이게 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는 것 같다. 나는 수련을 통해서 물질성과 운동성, 그리고 그 안의 신령성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다. 즉 물질성과 운동성과 신령성이 서로 분리된 것이 아니라 하나로 연결되어 있으며, 그것이 사람과 물질, 온 한울을 이루고 있다고 이해하게 되었다. --- p.120 일상에서도 내 이익만을 생각하기보다 한울 전체를 생각하며 최선을 다하려 한다. 생각과 말과 행동 하나하나를 삼가는 것이 생활 속 수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부지불식간에 거친 행동과 미운 말이 튀어나올 때면 아직 내 마음이 도에 미흡하다는 것을 깨닫고 다시 자신을 돌아본다. 이것이 생활 속에서 이어가는 수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움이 되는 말만 하고 부정적인 말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래서 나는 늘 생활 속에서 여러 문제를 보면 자신을 먼저 돌아보며 수도를 이어가려 한다. --- p.16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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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시련을 지나, 삶으로 이어지는 수행
- 강렬한 종교 체험을 조심스럽게 기록한 한 천도교인의 신앙 여정 - 체험의 의미를 묻고, 공경과 돌봄의 일상으로 나아가다 종교적 체험은 그것을 겪은 사람에게는 삶을 뒤바꾸는 사건이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이야기일 수 있다. 그 간극을 건너 자신의 경험을 말하려면 확신만큼이나 신중함이 필요하다. 『한 수행자의 발걸음』은 천도교 신앙과 수련을 이어 온 고향숙 선도사가 오랫동안 간직했던 체험담을 조심스럽게 기록한 책이다. 저자는 자신이 보고 듣고 느낀 것을 기록하면서, 그 경험을 어떻게 이해했고 이후의 삶에서 무엇을 배웠는지 함께 돌아본다. 이 수행의 출발점에는 삶의 절박함이 있었다. 어린 시절부터 이어진 불안과 풀리지 않는 삶의 의문, 결혼 이후의 고된 생활은 저자의 몸과 마음을 깊이 소진시켰다. 서른세 살에 찾아간 천도교 수도원에서 시작한 주문 수련은 살아갈 가능성을 다시 찾는 계기가 되었다. 이 책은 그때부터 이어진 감각과 인식의 변화, 경전 공부, 가족과 공동체 안에서의 실천을 따라간다. 독자가 마주하는 것은 한 번의 깨달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이야기가 아니라, 체험의 의미를 오래 되새기며 삶을 바꾸어 가는 과정이다. 기록된 체험의 밀도와 강도는 예사롭지 않다. 저자는 이를 한울님의 가르침과 이끄심으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그 체험이 천도교 수련의 전부를 설명하거나 모든 수행자가 거쳐야 할 과정을 뜻하지는 않는다. 사람마다 살아온 환경과 기질, 신앙의 동기와 삶의 과제가 다르다. 저자 역시 자신의 경험을 유일하거나 절대적인 것으로 주장하지 않는다. 이 책을 읽는 데 필요한 태도는 개인의 증언을 존중하면서도, 그 경험과 해석을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기준으로 삼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거리 두기가 체험의 의미를 축소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무엇이 이 사람에게 일어났으며, 그 일을 통해 자신과 세계를 어떻게 새롭게 이해하게 되었는지 살펴볼 여지를 넓힌다. 저자는 어린 시절의 기억과 가족 관계까지 돌아보며 자신의 수행이 어떤 삶의 토양에서 이루어졌는지 설명하고자 애쓴다. 체험은 생애와 분리된 독립적인 사건이 아니다. 상처와 갈망, 오래 품어 온 질문들이 체험을 받아들이고 해석하는 방식에도 깊이 관여한다. 시련과 수행의 관계 역시 이 관점에서 읽을 필요가 있다. 저자에게 깊은 고통은 수련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절박함을 낳았고, 수행 중의 경험은 지나온 삶을 다시 이해하는 힘이 되었다. 그렇다고 고통이 클수록 높은 경지에 이른다거나 시련 자체가 필요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 기록에서 주목할 것은 고통의 크기를 종교적 성취로 환산하는 일이 아니라, 고통에 붙들려 있던 사람이 자신의 삶을 새롭게 받아들이고 살아갈 힘을 얻는 과정이다. 이 책의 중요한 전환은 체험이 생활의 태도로 이어지는 지점에서 일어난다. 경전의 말씀에서 가족을 대하는 자세와 일상의 선택 속에서 구체적인 뜻을 얻는다. 누군가의 불편을 알아차리는 일, 자신에게 맡겨진 책임을 외면하지 않는 일, 말과 행동을 돌아보는 일이 수행의 일부가 된다. 한울님을 모신다는 믿음은 그렇게 관계와 노동, 돌봄의 현장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독자는 체험의 낯섦과 별개로, 그 믿음이 삶에 남긴 변화를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생각할 수 있다. 여성 재가 수행자의 기록이라는 점에서도 이 책은 의미가 있다. 저자는 가정을 꾸리고 자녀를 기르며 부모를 봉양하는 가운데 공부와 수련을 이어 갔다. 종교의 공식 역사나 교리 설명만으로는 충분히 드러나지 않는 신앙의 시간이 여기에 담겨 있다. 생활의 책임과 내면의 공부를 함께 감당해 온 한 사람의 서술은, 수행이 어디에서 이루어지며 무엇으로 지속되는지를 묻는다. 동시에 그 삶을 가능하게 한 노동과 인내의 무게도 돌아보게 한다. 저자의 관심은 개인의 생활, 자신의 종교 안에만 머물지 않는다. 종교학자들과 대화하고 여러 종교단체를 답사하면서 다른 신앙의 언어와 실천을 접한다. 이 교류는 개인의 체험을 학문적으로 인증하는 절차라기보다, 자신이 이해한 진리를 다른 관점에 비추어 보는 기회로 읽힌다. 체험에서 출발한 질문이 경전 공부로 이어지고 다시 종교 간 대화로 넓어지는 과정은, 확신을 지닌 신앙인도 계속 배우고 질문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이 책은 완성된 경지에서 내려다보는 회고록이 아니다. 저자는 여전히 자신의 부족함을 발견하고, 미처 실천하지 못한 것을 돌아보며, 배움과 수행을 이어 가겠다고 말한다. 이 미완의 자각이 강렬한 체험의 기록에 무게를 더한다. 이 책은 독자에게 같은 체험을 하도록 요구하지 않는다. 다만 자신이 믿는 것이 오늘의 말과 행동, 타인을 대하는 방식에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 묻는다. 그 질문은 천도교인과 다른 종교의 신앙인, 종교 밖의 독자에게도 열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