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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시인의 말ㅣ 볼록하고 오목한 생각이 만나면·4
1부 심장이 쿵쾅쿵쾅 뭐지, 뭐지?·11 홍염·12 초등학생의 업무 강도·14 층간소음·16 독수리 안과·18 파리지옥·20 꽈배기의 운명·22 해부학적 접근·24 사과의 똥·26 오리가 된 날·28 입틀막·29 2부 나도 모르게 볼록 마음·32 오목 마음·33 그네·34 봉숭아 꽃물·36 슬로우 조깅·37 목이 길어진다는 것은·38 꼬리가 달린다면·40 편지·42 마음자리·44 몰라서 하는 말이겠지만·46 3부 바다는 고스란히 자작자작·50 매실청·52 짭조름한 하늘색·53 꽃차·54 참새의 시간·56 거미·58 어쩌려고·60 씨앗의 기능·62 사이·64 풍경·65 빗소리 그리기·66 호두 한 알·68 4부 갑자기 다른 여름이 다른 여름·72 곶감·74 반짝반짝·76 비 온 뒤·77 엄마의 제안·78 엄마의 판소리·80 이상한 실눈·81 말랑말랑해지기까지·82 내가 모르는 동안·84 비틀거리는 말·87 그 여름·88 5부 파랑은 파랑이 아니어도 흔들흔들·92 그림자·94 그림자는·96 뾰족한 하루·98 눈물은 얼룩을 남기고·100 오릿대·101 입김·103 거북이·104 한밤중·105 파랑은·1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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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심장이 쿵쾅쿵쾅’은 어제 있었던 그저 그런 일을 짝꿍한테 말하는데, 멀리 앉아 있던 그 애가 의자를 끌어 바짝 다가오는 순간(「뭐지, 뭐지?」)에서 시작한다. 그저 그런 하루를 쿵쾅거리게 한 것은 그 애가 끌어당긴 의자 하나다. 주인공의 예리함은 어른들의 업무 강도에 빗대어 숙제의 고단함을 토로하기도 하고(「초등학생의 업무 강도」), 엄마의 잔소리를 항성 폭발에 비유할 줄도 안다(「홍염」). 어른들의 말과 규칙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자기만의 방식으로 해석하고 비틀어 보는 어린이의 시선이 유쾌하다.
2부 ‘나도 모르게’는 1부의 쿵쾅거림이 설렘으로 깊어지는 장이다. 그네를 구르며 옆 동네 그 애가 볼 때까지 높이 오르려 하고(「그네」), 걷는 것과 뛰는 것 사이 어디쯤을 달리는 마음을 따라가며(「슬로우 조깅」), 토라진 친구를 찾느라 목이 길어진 백로에게서 강물 속 쓸쓸한 나를 발견한다(「목이 길어진다는 것은」). 마음속에 감춰 둔 말을 꺼내어 그 아이에게 건너갈 다리를 놓는 일(「편지」)도 이 장의 이야기다. 어린이의 마음은 때로 말보다 앞서 움직이고, 때로 자신조차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흔들린다. 시인은 그 서툰 움직임을 섣불리 설명하거나 판단하지 않고, 아이의 눈높이에서 섬세하게 따라간다. 3부 ‘바다는 고스란히’에서는 시선이 자연으로 옮겨 간다. “바다는 고스란히 하늘을 담고 있으니까”(「짭조름한 하늘색」)라는 구절처럼, 이 장의 시들은 자연을 가만히 바라보는 동안 어느새 그 풍경을 닮아 가는 마음을 발견한다. 자작나무 숲을 걷다 보면 발걸음과 숨소리가 가지런해지고(「자작자작」), 잘 말린 꽃은 꺾이는 순간에도 향기를 지킨다(「꽃차」). 씨앗의 기능을 번호를 매겨 차근차근 풀어 가는 「씨앗의 기능」, 호두 한 알을 귀에 대고 흔들면 달그락달그락 고소한 소리가 굴러오는 「호두 한 알」처럼 형식과 감각의 재미도 함께 담았다. 4부 ‘갑자기 다른 여름이’에는 할머니와 가족이 있다. 「다른 여름」은 할머니의 밥상과 부채가 우리 집으로 옮겨 오고 약봉지만 수북해진 소쿠리와 함께 달라진 여름을 그린다. 「곶감」은 할머니가 남기고 간 손재봉틀 소리를 아빠의 기계 손잡이 소리에서 되살린다. 부재와 그리움을 직접 말하기보다 달라진 풍경과 익숙한 소리를 통해 전하는 시들이다. 한편 「엄마의 제안」, 「엄마의 판소리」처럼 세대 간 소통을 재치 있게 그린 시도 함께 실렸다. 5부 ‘파랑은 파랑이 아니어도’는 외로움, 눈물, 그림자 같은 마음의 결을 들여다본다. 떠나고 싶은 흔들의자와 머물고 싶은 눈사람 사이에서 흔들리는 겨울밤의 외로움(「흔들흔들」), 그림자가 사라지자 사라진 건 나일까 놀라는 마음(「그림자」), 뭉툭한 하루를 뾰족하게 깎아 쓰는 일(「뾰족한 하루」)이 이어진다. 「눈물은 얼룩을 남기고」는 이유 없이 울고 싶은 날의 눈물이 “알록달록한 마음”을 남긴다고 노래한다. 마지막 시 「파랑은」에서 파랑을 알지 못하는 전갈에게 먼저 손 내미는 파란 옷의 신사는 독자와 만나고 싶은 시인의 모습 아닐까? ‘줄탁동시(啐啄童詩)’ 시리즈 ‘줄탁동시’는 어린이가 선생님, 부모님과 함께 읽는 동시라는 뜻을 담고 있다. 병아리가 알 껍질 안쪽에서 쪼아대는 것을 ‘줄(啐)’, 그 소리를 듣고 어미 닭이 껍질 밖에서 쪼아주는 것을 ‘탁(啄)’이라 한다. 어린이가 시를 읽기 시작하며 넓은 세상을 만나고자 할 때, 알 껍질의 안팎에서 병아리와 어미 닭이 동시에 쪼듯이 함께 힘을 보태자는 마음을 담았다. 시리즈 1권은 곽해룡 시인의 『뿔』이다. 시인의 말 볼록하고 오목한 생각이 만나면 어릴 적 나와 어른이 된 지금의 내가 만나는 일은 가끔 외롭기도 하지만 반갑고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덕분에 볼록하고 오목한 생각들이 모여서 54편의 알록달록한 시가 탄생했답니다. 여전히 생각이 많은 덕분이기도 하고 여전히 철없는 탓이기도 하지만 꽈배기의 운명처럼 그렇게 여러분들과 제 마음이 만나기를 희망해요. 이 책이 나오기까지 그림으로 부족함을 살펴주신 백지현 화가님, 언제나 응원을 아끼지 않는 손증자 여사님과 가족들에게 고마움을 전해요. 2026년 알록달록한 가을 강지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