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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상의 계절
잠시 쉬어가도 좋다는 말
조은주 저
위즈덤코드 2026.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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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시인의 말

1부 계절의 창 — 자연과 계절의 서정
목련은 늦지 않는다 · 하늘의 숨결 · 차창 밖의 봄 · 홍매 · 물안개 아침 · 겨울나무 · 봄은 이미 뜨겁게 · 비가 남긴 선율 · 깨어나는 계절 · 수선화 언덕에서 알았다 · 가을풍경 · 벚꽃 진 자리 · 연화리 여름바다 · 꽃비 아래 · 나무의 시간

2부 엄마라는 계절 — 어머니·가족·사랑
엄마의 발 · 무화과가 익어가던 시절 · 안부 · 유채꽃 닮은 울 어머니 · 내일을 데리고 · 엄마는 언제나 네 편이야 · 정원의 정적 · 엄마의 마음 · 그때 우리 · 우리 사이에 · 하얀 아침을 나누다 · 정성의 종착지 · 꽃보다 환한 날

3부 도시의 저녁 — 도시와 시대, 그 사이의 마음
저마다의 저녁 · 퇴근길 · 낙엽이 풀어놓은 알고리즘 · 좁은 하루 · 스우시 · 가로등 위의 까마귀 · 시선의 온도 · 은빛의 높이 · 팔아야 한다는 것 · 어쩔 수 없었잖아 · 압구정역 3번 출구

4부 지나온 자리 — 기억·상실·시간
잔상의 계절 · 드라이플라워 · 침묵의 안쪽 · 깊어가는 계절 · 비가 머문 자리 · 남겨진 자리 · 빈 화분 · 기억나지 않는 시 · 어떤 계절은 창문 하나로도 · 지워지지 않는 이름 · 붉은 유리 · 빗방울은 기억을 두드린다 · 얼굴

5부 나를 지나치지 않는다 — 성찰과 위로
혼돈 · 작정 · 빛의 흔적 · 잠시 숲으로 · 버티는 힘 · 나만 없다 · 쉼 · 파도가 남긴 흔적 · 소원을 쌓다 · 한 줌의 햇살 · 사량도 · 나무는 서두르지 않는다 · 지나치지 않는다

저자 소개 1

온더포엠

일상의 풍경과 사람, 그 곁에 머문 마음을 시로 쓴다. 2017년 《문학도시》를 통해 작품을 발표한 이후 여러 매체에 시를 실으며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브런치 작가로 활동하며 글을 통해 독자와 만나고 있다. 길숲미디어 대표로 글과 문화를 잇는 일을 하고 있으며, 문학코칭지도사로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나 삶의 현장에서 마주한 마음과 순간들을 문학의 언어로 담아내고 있다. 자연과 사람, 여행의 풍경과 일상의 기억을 바라보며 마음에 남은 장면을 천천히 문장으로 옮긴다. 《잔상의 계절》은 지나간 시간 속에 남겨진 풍경과 기억, 마음의 흔적을 한 권의 시로 엮어낸 시집이다.

관련 분류

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11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136쪽 | 128*188*20mm
ISBN13
9791199599901

책 속으로

▎ 「목련은 늦지 않는다」 _ p.15

앙상한 가지 끝에
작은 소망 하나 매달려 있다

햇살은
여러 번 다녀가고
봉오리는
제때를 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흰빛이 여물어간다

▎ 「차창 밖의 봄」 _ p.20

저 여윈 가지에도
새순을 준비하는 시간이 흐르고
차가운 바람 사이로
연둣빛이 번져간다

나의 시린 마음도
누군가의 따뜻한 하루에 닿아
조용히 제 빛을 찾을 것이다

▎ 「엄마의 발」 _ 뒤표지 발췌

내가 걸어온 길
그보다 더 먼 곳에
엄마의 발이
먼저 닿아 있었네

▎ 「무화과가 익어가던 시절」 _ p.50

툇마루 아래 누렁이는
낯선 소리마다 목청을 높였지만
기다리던 발자국은
끝내 들려오지 않았다

해가 기울면
나는 먼 산을 오래 바라보았다
산 그림자가 마당까지 번져오면
무화과 하나
저녁을 붉히고 있었다

▎ 「빈 화분」 _ p.99

바람은
화분 가장자리를 스치며
아직 끝나지 않은 계절을 흔든다

비어 있다는 것은
사라졌다는 뜻만은 아니다
다시 뿌리내릴 것을 위해
자리를 남겨 두는 일

빈 화분은
아무 말 없이
창가를 지키고 있다

▎ 「사량도」 _ p.131

숲 사이로 흩날리는 햇살
동박새 비비배배 울음 한 줄
숲의 호흡 위에 겹겹이 내려앉아
숲이 머물게 한 순간

마음 무거운 날
다시 걸어오면
숲은 여전히 그 자리에
동박새 한 줄 울음으로
나를 기다린다

▎ 「지나치지 않는다」 _ p.135

양말을 신다가
멈춘 아침
거울 속
낯선 얼굴 하나

한쪽 발은
아직 맨발이다

천천히
나를 신는다

오늘은
나를 지나치지 않는다

출판사 리뷰

이해인 수녀·시인 추천

▎ 십 년 가까이 품어온 첫 시집

2017년 《문학도시》를 통해 작품을 발표하기 시작한 시인 조은주(필명 온더포엠)의 첫 시집이다. 십 년 가까이 부산의 풍경 속에서 써온 시 가운데 예순다섯 편을 골라 다섯 부로 묶었다. 2026 부산문화예술지원사업 우수예술-문학(개인) 선정작이다.

▎ 딸아이가 세례를 받던 날, 어린 시절의 오후가 겹쳐졌다

시인은 어릴 때 유아세례를 받았다. 자라면서 성당과는 멀어졌고 오랫동안 신앙생활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그 시절 성당의 조용하던 공기와 사람들의 얼굴은 이상하게 지워지지 않고 남아 있었다.
딸아이가 세례를 받는 모습을 보던 날, 자신의 어린 시절 어느 오후가 그 위에 겹쳐졌다. 이미 지나간 계절인데 다시 돌아오는구나, 잊은 줄 알았던 마음이 문득 내려앉는구나. 《잔상의 계절》은 그 자리에서 출발한 시집이다.

▎ 지워지지 않는 것들에 대하여

이 시집이 붙드는 것은 사라진 뒤에도 남아 있는 것들이다. 말끝에 남은 마음, 벚꽃이 진 자리, 어머니의 휘어진 발가락, 퇴근길 도시의 저녁. 시인은 그것들을 설명하지 않고 오래 바라본다.
시인의 말에서 그는 이렇게 적었다. "모든 계절은 지나간다. 그러나 그날의 빛과 그림자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 흔적들을 모아 《잔상의 계절》이라 이름 붙였다."

▎ 돌아보되, 머무르지 않는다

다섯 부는 자연에서 시작해 가족과 도시를 지나 자기 자신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지나온 자리에 주저앉지는 않는다. 마지막 시의 마지막 두 행이 이 책이 향하는 곳을 가리킨다.

오늘은
나를 지나치지 않는다
- 「지나치지 않는다」

연화리 바다와 사량도의 숲처럼 부산·경남의 풍경이 여러 편에 들어와 있다. 지역의 정서를 시로 기록한 자리이기도 하다.

▎ 이런 분께 권합니다

· 성과와 속도에 지쳐 잠시 멈추고 싶은 분
· 어머니를 떠올리면 마음 한쪽이 조용해지는 분
· 퇴근길 지하철에서 한 편씩 읽을 시집을 찾는 분
· 첫 시집의 설렘을 함께 읽어주고 싶은 분

▎ "잠시 쉬어가도 좋다는 말"

마지막 장을 덮었을 때 '잘 쉬었다'는 마음 하나가 남는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추천평

사계절의 풍경과 마음의 변화, 가족과 일상의 이야기들을 더없이 간결하고 담백하며 감칠맛 나게 그려낸 조은주 시인의 첫 시집 탄생을 축하드립니다. 하얀 안개꽃을 닮은 겸손과 빨간 석류 열매 닮은 기쁨의 언어들로 나날이 더 빛나시길 바랍니다. 행복하게! - 이해인 (시인, 수녀)
조은주 시인의 시집 《잔상의 계절》에 담긴 시편들은 일상의 풍경과 지나간 시간을 건너다보는 따뜻하면서도 깊은 시선을 지니고 있다. 조용히 피어나는 희망과 서정의 깊이를 담아낸 따뜻한 시가 눈길을 끈다.

시인은 앙상한 가지와 시린 한기 속에서도 결코 서두르거나 조급해하지 않는 자연의 이치를 섬세한 혜안으로 포착해낸다. 「목련은 늦지 않는다」에서 보여주듯 굳은 껍질 안에 여린 숨을 품어 안고 마침내 하늘을 열어내는 목련처럼, 시인의 시선은 시련 속에서도 제때를 기다릴 줄 아는 성숙한 인내를 노래한다.

《잔상의 계절》은 단순한 계절의 기록이 아닌, 시린 마음을 품은 누군가가 마침내 자신만의 제 빛을 찾도록 이끌어주는 다정한 마중물이 될 것이다. 겨울의 끝자락에서 새순의 연둣빛을 기다리는 모든 이들에게 이 아름다운 시집을 기쁜 마음으로 추천하고 싶다. - 조서희 (단국대학교 교수·한국시인학교 교장)
지나간 것들이 우리에게 말을 걸어올 때가 있습니다. 분명 지나간 일인데, 어느 날 문득 떠오르는 사람이 있고, 오래전 풍경 하나가 마음을 붙잡을 때가 있습니다. 그때는 몰랐던 마음을 시간이 한참 지난 뒤에야 알게 되기도 합니다. 《잔상의 계절》은 바로 그런 마음을 담은 시집입니다.

특히 저는 「엄마의 발」을 오래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내가 걸어온 길보다 엄마의 발이 더 먼 길을 걸어왔다는 깨달음. 이 시집에는 그런 뒤늦은 깨달음이 곳곳에 있습니다.

이 시집의 시들은 크게 소리 내어 위로하지 않습니다. 대신 조용히 곁에 앉아 "괜찮다"고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지나간 것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지나온 시간을 다시 바라볼 수 있는 눈을 선물하는 시집입니다. - 더블와이파파 (《이 시대의 신중년이 사는 법》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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