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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1부 하얀 밤 적신 손수건오래된 책장테트라포드세탁기봄손수레환삼덩굴봄날, 벚꽃금낭화낙화경칩에7월 소묘튤립 뿌리요로결석2부 해탈한 낙엽 하나첫눈매미여생색즉시공가던 길사막에서여름날귀의저녁청포도무상無相 1삶의 여적餘滴3부 낮달같이 훤한 미소영춘화 피던 날배롱나무입동 즈음연꽃 좌대蓮臺가을 3제간이역에 내려잎사귀홍시 하나겨울 연못경칩 부근직박구리홍가시나무호자나무4부 베갯잇 솜씨 반닫이가 환하다달항아리별의 노래우수 부근설악초꼭두서니가위나팔꽃 아내은하수종점홍매파꽃모란꽃노후5부 먹먹한 껍질 뒤집을까노란 목련 천지에 가다코로나 19말도몽돌해변박각시수우재에서가을 만경강선운산 동백산사의 봄왕버들자작나무■ 해설자연과 삶의 경계에서 길어 올린 존재의 시학| 오종문(시조시인 · 한국시조시인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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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론이승훈 시인의 시 정신은 자연과 인간의 삶을 분리하지 않고 하나의 생명이 있는 흐름으로 바라보는 데 있다. 꽃이 피고 지는 일, 오래된 책장에 쌓인 세월, 사막을 건너는 낙타의 눈썹까지 익숙한 풍경과 사물에서 삶의 본질을 길어 올린다. 그 시선은 자연의 변화에 머물지 않고 인간의 상처와 고독, 사랑과 연대, 역사적 기억으로 확장되며 개별적인 체험을 보편적인 삶의 문제로 전환한다.「테트라포드」의 견딤은 거센 파도 앞에서 서로의 어깨를 기대는 존재의 형상으로 나타나고, 「홍가시나무」의 붉은 상처는 개인의 통증을 넘어 살아 있음 자체가 감당해야 하는 고통으로 번진다. 「우수 부근」에서는 얼어붙은 시선과 홍매화의 붉은 핏방울이 맞물리며 상처 입은 존재에게 찾아오는 봄의 기척을 포착하고, 「꼭두서니」의 붉은 생명성은 소멸과 지속이 교차하는 생의 본질을 환기한다. 「여름날」에서는 폭우와 무너진 집, 달팽이와 사람들의 마른 갈증이 한 장면에 포개지며 개인의 슬픔을 시대의 풍경으로 넓힌다. 「별의 노래」에 이르면 어머니의 노동과 삶의 흔적이 뜨거운 가마를 지나 별의 이미지로 상승하면서 한 인간의 생애가 우주적 시간 속에서 새롭게 조명된다. 이들 작품에서 자연은 인간의 상처와 회복, 소멸과 지속의 의미를 함께 품는 생명의 장이다. 그러나 시인의 시선은 추상적 초월에 머물지 않는다. 「오래된 책장」은 책장과 책갈피, 월세방과 한 문장이라는 구체적인 삶의 흔적을 통해 사물에 깃든 시간과 존재의 고단함을 드러내고, 「은하수」는 밤하늘의 별빛을 어머니가 퍼 주시던 쌀밥으로 바꾸어 우주의 신비를 일상의 온기로 끌어당기고, 「낙화」에서는 소멸의 순간에서 인연의 그리움을 읽어낸다. 멀리 있는 진리를 관념으로 설명하기보다 가까이 있는 사물의 구체적인 움직임에서 삶의 의미를 발견하는 것, 이것이 이 시조집을 지탱하는 중요한 시적 자산이다. 상실과 상처는 단절로 끝나지 않고 기억과 사랑을 통해 다시 생의 의미로 전환된다. 이러한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서사는 ‘나’의 경험에서 출발해 ‘우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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