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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빚
내 고향 내 친구들 도를 닦듯 굶으며 춘천의 봄, 춘천을 아는가 가을, 시, 숙이야 사랑을 배우는 사람들이여 말도 안 된다 바다엽신 기죽을 거 없다 젊은이여 방황하라 다시 배고프리라 점보빵과 화이트 크리스마스 한 다발의 시린 사랑 얘기 신혼여행을 세계 도처에 그 겨울 우리 마누라가 먹은 세 개의 참외 소묘 한 묶음 여행 일지 해바라기의 햐수 만나고 싶은 그 여자 연못가에서 꽃 가꾸기 맞기만 하는 권투선수 공상에의 권유 눈 오는 날에 방생 구조오작위 달라지는 우시장 하찮은 것들을 위하여 거미 미꾸라지 지렁이 먼지 콩나물 도라지 호박꽃 똥개들의 말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노니 대학생과 국화빵 봄을 기다리는 사람들을 위하여 광대가 소녀들이여 겨울편지 누가 그를 사랑하나 |
Lee Oi soo,李外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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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돈의 노예도 기계의 하수인도 아니다. 젊은이들이여, 이제는 방황부터 다시 시작하기로 하자. 겨우 30년도 못 살고 인생을 꺾어먹은 처지에, 마치 인생을 달관해 버리는 듯한 얼굴로 자신을 위장하며 앉아 있는 일은 없기로 하자. 이기와 타산에 물들어 있으면서도 그 사실이 조금도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고 자기 합리화에 열을 올리는 속물도 되지 말기로 하자. 사랑을 상실한 이 시대. 전화기 앞에서 손가락 하나로 애인을 쉽게 불러낼 수 있는 편리한 시대. 그러나 새벽 그리움의 물살로 가득 찬 낱말들이 우리의 저 가슴속 깊숙이를 설레게 하던 연애편지는 사라져버린 시대. 진실을 모두 흘려버리고 껍질만 남은 시대 젊은이들이여. 우리는 이 시대를 방황하자. 흘려버린 우리를 찾아 방황하자. 방황 끝에 비로소 젊음은 확인된다.
---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