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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닫히지 않는 마음
먼 길 돌아온 이 자리에서, 다시 돌아본 그때 그 시간에 관한 이야기
정이분 저
느린서재 2026.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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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프롤로그 먼 길 돌아온 이 자리에서

1부 그늘을 쓸어안는 시간

자신의 적당함을 찾아갈 용기
슬픔을 먼저 알아본 사람
시든 꽃에 물을 주듯
젖음과 마름 사이에서

2부 우리가 지나온 사랑과 이별

그들은 서로를 향해 걸었다
울룰루 아래 묻어둔 편지
울음이 지나간 자리
철이 든다는 것

3부 그렇게 닳고 다듬어진 사랑이

그 겨울, 우리의 나이테가 깊어졌다
그녀의 바다를 닮아간다
낡은 스웨터의 시간
그의 여름이 익어갔다

4부 끝내 닫히지 않는 마음

흘려보낸 이름들에게
겨울은 진심을 숨기지 않는다
소리 없이, 사랑이 온다
기대는 식어도 사라지지 않는다

5부 삶이 나직이 건넨 대답

사막은 답을 재촉하지 않았다
이름을 묻지 못한 사람
혼자 자라는 존재는 없다
자라지 않는 나무를 돌보는 일

에필로그 감당할 무게만 짊어질 것

저자 소개 1

산티아고를 걸으며 품었던 다짐을 간직한 채 청춘을 보냈다. 서호주의 사막과 도시를 오가며 타인의 여정을 돕는 코디네이터 일을 하며 길 위를 떠돌았다. 십수만 킬로미터를 달렸고, ?꽃보다 청춘? 호주 편 촬영 지원을 한 뒤 길었던 이십 대의 유랑을 마쳤다. 엄마가 된 뒤 먼 길을 지나 고향 울산으로 돌아왔다. 아이와 함께 계절을 건너며 한 해의 빛과 온도를 새로이 배우고, 무심히 지나쳤던 풍경 앞에 멈춰 서서 돌아오는 마음을 들여다보았다. 지금은 여름과 조금 더 깊은 여름이 존재하는 사이공에서 삶의 새로운 단어들을 수집하고 있다. 멀리 가야만 비로소 잘 살아지는 줄 알았던 삶이
산티아고를 걸으며 품었던 다짐을 간직한 채 청춘을 보냈다. 서호주의 사막과 도시를 오가며 타인의 여정을 돕는 코디네이터 일을 하며 길 위를 떠돌았다. 십수만 킬로미터를 달렸고, ?꽃보다 청춘? 호주 편 촬영 지원을 한 뒤 길었던 이십 대의 유랑을 마쳤다.
엄마가 된 뒤 먼 길을 지나 고향 울산으로 돌아왔다. 아이와 함께 계절을 건너며 한 해의 빛과 온도를 새로이 배우고, 무심히 지나쳤던 풍경 앞에 멈춰 서서 돌아오는 마음을 들여다보았다.
지금은 여름과 조금 더 깊은 여름이 존재하는 사이공에서 삶의 새로운 단어들을 수집하고 있다. 멀리 가야만 비로소 잘 살아지는 줄 알았던 삶이, 이제는 가까운 이들과 건너는 매일의 일상에 닿아 있음을 안다.
마음에 쉽게 가라앉지 않는 것들을 매만져 쓴다.

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10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132쪽 | 104*182*20mm
ISBN13
9791193749579

책 속으로

나는 기다렸다. 누군가 멀리서 이름을 불러줄 것 같은 막연한 기대를 안고, 언젠가 나만의 ‘적당한 때’가 오리라는 믿음으로. 하지만 그 적당함은 멀리서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제 걸음 속에서 다져지는 것임을 다가오는 순간들에서 배운다. 오래 머문 기다림 끝에 시선은 전보다 단단해졌다. 이제는 억울함이나 눈물이 아닌 새로운 다짐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적당함을 찾아갈 용기」 중에서

고시원의 닳아버린 장판을 내려보며 입술을 깨물던 표정, 산티아고로 향하는 긴 여정을 배웅하러 먼 시골까지 찾아온 발걸음. 숨은 허기를 먼저 걱정하던 얼굴과 가난 앞에서 흔들리던 작은 어깨를 떠올릴 때면 나는 어제보다 한 뼘 더 깊어진다.
유난스럽지 않은 그 마음을 떠올리면 쉽게 작아지지 않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기꺼이 더 나은 사람이 되겠다고 소리 내어 말한다.
---「슬픔을 먼저 알아본 사람」 중에서

어른이 된다는 건, 빛만으로는 자라지 않는 마음의 그늘을 이해하는 일. 따뜻함과 서늘함이 번갈아 스치는 흐름 속에서 우리는 조용한 체념이 아니라 자신을 믿는 한 겹의 자세를 배워간다.
---「젖음과 마름 사이에서」 중에서

어떤 이는 생의 마지막을 감사로 매듭짓고, 또 다른 이는 후회를 품은 채 살아간다. 그 차이가 남은 삶의 방향을 바꾸기도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금도 그의 뒷모습을 종종 떠올린다. 먼 길을 감당하게 하는 용기, 비에 젖은 발을 달래며 한 걸음 내딛는 마음.
한 사람의 시계가 멈추면 이후의 시간은 남겨진 이에게 흘러갈 것이다. 누구도 이별의 무게를 비껴갈 수 없음을 생각하면 울음은 이내 잦아든다. 몇 번을 겪어도 상실의 고통이 옅어지진 않겠지만, 눈물을 품고도 다시 일어서야 한다는 것을 그녀의 삶은 이미 증명하고 있었다.
---「그들은 서로를 향해 걸었다」 중에서

줄곧 그녀를 ‘강인함’이라는 단어로만 기억해 왔다. 어떤 계절에도 기울지 않을 사람, 어떤 무게도 표정 뒤로 숨기던 사람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 의연함 속에 깊이 눌러둔 외로움을 본다. 삶의 고단함을 소리 없이 삼키던 이, 타인의 하루를 먼저 살피던 존재. 밤마다 젖은 수건을 짜던 그 수고로움은 한 생을 떠받친 기둥이었다. 그 삶의 맥박은 어느새 내 손끝에 이어지고 있었다.
---「철이 든다는 것」 중에서

출판사 리뷰

인생의 나이테가 깊어지는 시간들

이십 대의 방황과 여행자의 설렘은 청춘을 견디게 했습니다. 모자르고 부족한 것투성인 젊은 날이었지만, 그 시간들 곁에 사람이 있었습니다. 호주에서 같이 일했던 동료들, 어느 날 문득 책을 건네고 간 남자, 시한부 선고를 받고 산티아고를 걷는 순례자, 가난한 여행객에 따뜻한 우동을 사주고 어깨를 토닥거려준 낯선 이…. 지나고 보니 조금 알 것 같습니다. 그 시간들을 혼자서 지나온 게 아니라는 걸요. 타지에서 외롭다고 생각했지만 돌아보며 글을 쓰다 보니 그 시간들을 견디게 해준 것은 누군가 베풀어준 작은 호의였습니다. 그 기억들을 찾아, 글을 써내려갔습니다. 이름도 모르는 이들에게 받은 다정함을 꼭 남기고 싶었습니다. 이 이야기 속에 담아둔 감사가 그들에게 닿았으면 하는 마음으로요.

혼자서 다 해냈다고 생각했지만 낯선 땅의 일들을 정리하고 한국에 와서 보니 그게 또 아니었습니다. 나를 둘러싼 장소와 가족에 대한 기억을 하나씩 찾아 이야기를 써내려 갔습니다. 궂은 일을 평생 하면서도 힘들다는 말 한마디 없이 가장의 역할을 해낸 아빠의 뒷모습, 고향집의 흙에서 만난 작물들이 준 소소한 위로들, 아이를 돌보며 다시 알게 된 엄마라는 존경의 이름, 여자라는 이름을 등에 얹고 살아온, 할머니들의 길고도 복잡한 과거와 켜켜이 맺힌 슬픔들을… 이 책에는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고향이라는 이름으로, 나를 둘러싸고 나를 보듬어준 사람들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떠나고 싶었지만, 떠나는 것이 능사는 아니었다는 걸, 다시 돌아와 쓰며 알게 되었습니다.

혼자서 자라는 존재는 없다

너무 잘 살고 싶었던 마음도, 다른 곳에서 찾고 싶었던 행복이나 보람도, 시간이 흘러 다시 돌아보니 너무 무거운 짐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순례길을 걸으며 등에 멘 배낭의 무게를 생각했습니다. 너무 무거운 짐은, 감당하지 못할 짐은 내려놓고 가야한다는 것을요. 너무 많은 것을 등에 메고 전부 다 손에 쥐려고 했던 건 아닌지, 그래서 늘 버겁다고 생각하며 살았던 건 아닌가 싶습니다.

곁에 있는 소소한 하루와 반짝임을 외면하고 바쁘게만 산다고 해서, 내가 찾는 것이 찾아지지는 않더라고요. 타지에서 새긴 이야기들을 적어 내려가고, 고향집에 돌아와 자연을 바라보며, 걸음을 멈추었습니다. 어느 것 하나도 혼자서 자라는 건 없었습니다. 모든 건 서로 기대고, 다독이며 살아가는 중입니다. 그러니 너무 무거운 짐은 그만 내려놓고, 부러질 것 같다면 힘을 빼고 그 자리에 그대로 앉아 가만히 기다립시다.

그래서 이 이야기들이, 당신이 숨을 고르는 잠깐이 되어주면 좋겠습니다.

추천평

모든 것이 너무나 빠르게 변하는 시대 때문인지, 시간마저 더 빠르게 흘러가는 것처럼 느껴지는 요즘. 돌아볼 시간보다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현실에서 한 번쯤 뒤돌아볼 시간과 여유를 주는 책을 만났다.
덤덤히 그려지는 이야기들은 오히려 묵직하게 마음속을 요동치게 만든다. 그렇게 일어난 소란은 잠시 잊고 지낸 감정과 지난 추억을 톡톡 건드린다. 이 책은 그렇게 나 자신에게로 돌아오는 시간을 선물한다.
- 정성일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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